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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자국 – 54화


“무사제대, 무사제대, 무사제대!”

“뭐 하는 거냐?”

“헉, 상사님? 벼, 별똥별을 봤습니다!”

“이런 하루 세 번 식후 30분에 똥물을 복용할 새끼를 봤나. 경계 세워놓았더니 별님들이나 보고 염병, 청승, 지랄을 떨고 앉았냐? 야, 이 설사병 걸 린 양하고 붙어먹을 호쾌한 새끼야. 너 실전이 무슨 말인지 모르냐? 실전이 실성 비슷한 건 줄 아냐? 너 정말 실성했냐?”

“그런 걸까요?”

“이 자식이 왜 이래? 야, 어? 야, 너 눈깔 왜 그래?”

“상사님. 별이 이상합니다.”

“알았다, 알았어. 일단 침착해라, 일병. 응? 방아쇠에서 손 떼라. 앞에총. 일병, 앞에!”

“상사님. 정말 별이 이상하단 말입니다. 유성우도 아닌데. 저 학교 다닐 때 천문부였거든요? 저렇게 움직이는 별은 없습니다. 별이………… 별자리가 춤 을 추는……”

“알았으니까 앞에! 잠깐, 너 방금 뭐라고 지껄였냐. 춤추는 별자리?”

부대의 전설이 될까 두려워하던 상사는 갑자기 관심을 느꼈어요. 원래 그럴 사람이 아니었죠. 천문학에 대해선 방위 측정에 대한 것 외엔 아무 관심 이 없었고 별자리에 관련된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면 별자리로 만들어줄까 묻는 사람이 상사였어요. 하지만 며칠 전 전장까지 천체 망원경을 가 져온 얼빠진 소위님이 신경 쓰이는 이야기 하나를 했지요. 그 어린 소위님은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실수를 범해서 상사의 기분을 건드리고는 그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살아 움직이는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죠. 그건 정말 아름답지만 천체 현상은 아니며, 보는 즉시 도망쳐야 한다고 했 어요. 상사가 콧방귀를 뀌고 싶은 것을 참는다는 얼굴을 해보이자 소위님은 진지한 목소리로 그건 그들 앞에, 즉 솔베스로 진군 중인 시에프리너 토 벌군 앞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죠. 왜냐하면 드래곤들이 도망치고 있기 때문이에요.

상사는 미심쩍은 기분으로 일병과 같은 방향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상사는 일병이 들고 있는 소총에 대해 까맣게 잊어버렸어요.

엄밀하게 말해서 별처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밤하늘에서 화려하게 반짝이고 있지만 뭔가가 달랐죠. 하지만 춤추는 성좌라는 말을 처음 떠올린 작 자가 누군지는 몰라도 그건 정말 적절한 칭호였습니다. 어떻게 봐도 드래곤을 형상화한 별자리가 꿈틀거리며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 건 진짜 드래곤이었습니다. 어둠 때문에 드래곤의 몸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머리부터 꼬리까지, 그리고 거대한 날개 곳곳에 붙어 있는 보석과 보 물들은 초현실적으로 번뜩이고 있었지요.

그 이름 자체가 일종의 관용어가 되고 있는 듯한 경향을 보이는 드래곤이 하나 있지요. 드래곤 레이디 아일페사스는 결코 그 드래곤에게 존경을 요 구하지 않습니다. 그랬다간 지독한 모멸이나 받게 될 거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죠. 아일페사스는 현명하게도 그 드래곤을 완전히 무시했어요. 그 때문에 그 드래곤은 아일페사스를 좋아하는 편이었지요. 그 드래곤은 다른 드래곤과 달리 레어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어느 곳의’ 하는 식의 수식어 는 쓸 수 없었어요. 언제나 방랑 중이었죠. 그렇다면 드래곤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보물들은? 예. 직접 가지고 다녔어요. 거대한 지갑을 만드는 대신 마법적인 수단으로 몸 곳곳에 붙이고 다니죠. 그 무게만 해도 상당히 부담될 테지만 원래 힘이 엄청나게 좋았던지라 문제가 없는 것 같아요.

바로 그 드래곤이 솔베스로 날아오고 있었습니다. 이유야 뻔하죠. 다른 드래곤들이 모두 그곳에 접근하기 싫어해서일 겁니다. 어쩌면 시에프리너가 그 드래곤에게 절대로 솔베스에 오지 말라고 말했는지도 모르죠. 상사는 절망감 속에서 외쳤습니다.

“적습! 적습! 프로타이스! 춤추는 성좌 프로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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