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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자국 – 59화


“왕비는 이루릴에 대항하는 것은 유익할 것이 없다고 판단했고, 예언자를 가질 수 없다면 예언자의 짝퉁을 가지겠다고 결정했고, 그래서 예언자를 놓아준 다음 정체를 감추고 그 뒤를 따라가서, 미래를 볼 줄 안다고 으스댄 주제에 바로 앞은 볼 줄 모르는 멍청이를 유혹하여, 전통적인 방법에 따라 짝퉁 제작을 시도하여 성공했지.”

“그렇게 말하지 마.”

“하지만 그 과정에서 왕비는 이루릴의 목적이 전쟁 억제가 아니라는 의혹을 느꼈지. 단순히 전쟁을 막는 거라면 3년이라는 특정한 기한 동안 감금 한다는 것은 이상하니까. 그래서 왕비는 1년을 기다린 다음 다시 예언자를 불러온 거야. 방금 생산된 따끈따끈한 짝퉁을 이용해서.”

“말하지 마.”

“그래서 나는 예언을 했어. 세상에서 가장 확실하게 한 인간을 망가뜨릴 수 있는 인물은 그 어머니일 텐데, 내 아들이 바로 그런 사람에게 붙잡혀 있 “거든.”

왕지네는 고개를 깊이 숙이고 손가락을 깨물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던 예언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꽃을 감상하는 척하며 왔다 갔다 했습니다. “미안해.”

왕지네는 대답하지 않았지요. 이제는 그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힘든 데밀레노스의 후원을 둘러보며 예언자는 목구멍을 툭툭 치받는 것을 억누르려 계속 생침을 삼켰습니다. 숨쉬기도 힘들었지요.

“이건 신세 한탄이 아니야. 나를 동정해 달라고 징징거리는 어린애 짓이 아니야. 당신은 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한 거야. 당 신은 예언이 폭력이라는 내 말을 믿어줬어. 그래서 난 당신에게 왜 예언을 했는지 설명해야 해. 내 믿음에 대한 당신의 믿음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 해.”

왕지네는 잇자국이 난 손으로 왕자의 조그맣고 통통한 손가락을 어루만졌습니다. 그녀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시에프리너가 없어지면 다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어.”

예언자는 꽃을 들여다볼 뿐 왕지네를 돌아보진 않았습니다. 멀리서 보고 있을 병사들에게 그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보일 위험을 피하고 싶 었지요.

“추락하지 않는 드래곤에겐 아무 유감 없어. 하지만 그 아들이 바이서스를 파괴한다고 했잖아. 시에프리너가 없어지면 바이서스도 안전해지고 당신 도 예언을…………”

예언자는 울컥했습니다.

“그러면 시에프리너는 도대체 왜 죽는 거지?”

“응?”

“원래부터 나는 시에프리너의 아들이라고 말했어. 시에프리너가 아니라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을 일 때문에 죽는다면 시에프리너의 살해는 애초부 터 그 정당성을 찾기가 거의 힘들어져, 파멸을 일으킬 자의 어머니라는 이유로? 어차피 모든 사형수는 어떤 여자의 자식이야.”

“하지만……”

“하지만, 그래. 하지만 그것만이라면 최소한 자기변명은 해볼 여지가 있지. 하지만 시에프리너 살해에 성공하는 방식으로 내가 틀린 예언자가 된다 면? 그렇다면 시에프리너는 도대체 왜 죽어야 하는 거지? 내가 한 예언은 틀렸는데?”

왕지네는 예언자의 등을 물끄러미 보다가 탁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틀린 것이 아냐. 안 한 거지.”

“뭐?”

“또 나를 바보로 생각했구나? 그 버릇 고쳐.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는 당신이라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내가 시에프리너를 없애면 당신 예언이 틀리 게 되는 것이 아니야. 예언을 안 한 것이 되는 거지.”

예언자는 움찔했습니다. 그는 몸을 돌려 아기를 보는 척하면서 왕지네에게 속삭였어요.

“당신이 시에프리너를 없앤다고? 어떻게?”

“시에프리너의 그림자를 지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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