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서생 4부 – 136화 : 웨인가의 비극.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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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서생 4부 – 136화 : 웨인가의 비극. (3)


2. 웨인가의 비극. (3)

이런 빌어먹을 타임 씨! 여기서 또 상황을 꼬아주시겠다는 건가?

호크 웨인의 부활 소식까지는, 반전에 놀라기보다 반가움이 앞섰었다. 난 도널드 놈을 해치우고 난 다음에는 피비가 웨인가를 추슬러서 어느 정도 정상화하도록 유도할 생각이었었다. 하지만 만약 호크 웨인이 부활한다면, 그가 피비보다는 더 모든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해줄 적임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내 느낌상, 전체적인 정황상, 호크 웨인은 도널드 웨인 놈과 여러모로 달라. 잘 친구먹으면 최고지만, 적이 되면 도널드 따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골치 아프고 난감한 스타일일거야. 그런 그가 도널드 놈 때문에 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깨는 스토리의 연속이로군.

“호크가 그렇게 바보, 아니, 미안. 호크 웨인이 그렇게 순진한 사람이란 건가?”

이번에는 피비의 고개가 좌우로 저어졌다.

“그렇지 않아요! 호크는 세상 누구보다 현명한 사람이에요! 다만, 다만 그는 동생을 너무나 사랑해서………”

피비는 더 말을 잇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었다. 습관적으로(?) 애인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긴 했으나, 그의 과도한 형제애를 상기하게 되니, ‘질투 섞인 분노’도 일어나는 눈치였다.

“알겠어, 피비. 그런데 이런 방해를 받지 않거나, 여하간 도널드 놈보다 빨리 호크에게 갈 수 있는 길이 있는 거야?”

“있긴 한데…”

“뭐야? 어떤 길인데 그래?”

“생각해보니 보통 인간은 지날 수 없는 통로예요.”

흠. 어떤 통로인지 몰라도, 그래서 서둘러야 한다면서도 망설였던 모양이군.

“어디든 그쪽으로 가보자.”

보통 인간이 아닌 나는,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코스를 결정해 버렸고, 아직 여전히 번쩍번쩍 마법을 쓰면서 바이킹들과 맞짱중인 나누크 좀비들을 보며 말을 이었다.

“저 나누크 좀비분들은 당신의 조상이거나 하여간 동족일 텐데, 마구 뚫고 지나가기는 좀 그렇잖아?”

솔직히, 무슨 방어 마법같은 것도 쓰는 건지, 바이킹 해골들의 도끼질에도 일시적으로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고 있는 마법 좀비들을 쉽게 뚫을 자신도 없지만, 기왕이면 인명, 아니, 좀비명중시(?) 컨셉으로 나가는 거긴 해. 하지만, 그렇다고 나에게 좀비명중시 사상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니까, 뭐. 크흠.

“알겠어요. 고마워요.”

거봐. 마법 다람쥐의 거짓말 탐지 기능도 못 잡아내잖아?

피비는 다시 오던 길을 뒤돌아가며 다른 길로 안내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 뒤를 따르며 바쁘게 맷돌을 굴려야했다. 암 생각 없이 가기에는

반전변수가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피비! 지금까지 도널드 놈이 호크에게 접근하지 못했던 이유도 있을 거 아냐. 당신이 없을 때라도 말야.”

“예. 호크의 안식처에는 항상 ‘샌드 드래곤’ 한 쌍이 그를 지키고 있어요. 호크와 나 이외에는 어떤 존재의 접근도 허용하지 않아요.”

샌드 드래곤? 또 새로운 딴 세상 괴물의 등장인가? 도널드 놈이 지금까지 접근할 엄두도 못냈었다면, 샌드 킹 버그들보다 무서운 상급의 괴물들인

모양이군. 어쨌거나!

“그것도 호크가 죽었을 때 얘기고, 도널드 놈이 호크를 소리쳐 깨우거나하면 호크가 드래곤들을 얌전하게 만들어주겠군.”

“그래요. 호크는 언제나 동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었죠.”

이 아가씨, 역시 형제 사이를 살짝(?) 질투했었군. 그것도 지금은 어쨌든!

“드래곤들이 침입자에게 반응하면, 당신도 알 수 있는 거겠지?

“예. 아직은 그들이 화를 내고 있지는 않아요.”

“그걸 느낄 수만 있는 거야? 드래곤들을 조종할 수는 없고?”

“가능해요. 그렇지만, 그러려면 내가 그 일에만 집중을 해야, 아! 벌써 도널드가 도착한 거 같아요!”

쳇. 결국 이렇게 되는군.

“피비! 당신은 빨리 통로와 통과 방법을 알려주고, 드래곤 원격 조종에 들어가!”

“알겠어요! 그리고, 통로는 바로 여기예요!”

그 사이에 우리는 막다른 장소, 40여 평정도 크기의 공간 입구에 도착해 있었고, 피비는 서둘러 방(?) 안으로 들어가면서 지름길(?)에 관련된 사항을 알려주었다. 그리고는 문제의 지름길이 시작되는 곳의 바로 옆에 결가부좌 비슷한 자세로 앉아 눈을 감았다.

뭐,냐, 이건. 이 작은 연못, 아니 우물 같은 구멍이, 소위 지름길이라고? 위험한 길이라고해서 함정 같은 게 많은가보다 했더니, 길 자체가 바로

함정이었네 그려.

폭이 1.5미터 정도 되는 구멍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 찰랑찰랑(?) 가득한 것은 물이 아니라 ‘모래’였다. 모래가 물처럼 흐르는 것도 모자라, 빙글빙글 회전하며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밤에는 호크와 샌드 드래곤의 안식처로 흘러가요. 그러니 20분정도만 호흡을 멈추고 흐름에 몸을 맡기면 갈 수 있을 거예요.’

피비는 이렇게 참쉽게도 얘기했었지만, 거기에 매우 친절한 부가 설명도 덧붙여주었었다.

‘만약 도중에 흐름이 멈추면 힘들더라도 자력으로 가야하고, 드물지만 역류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빨리 이런 출구를 찾아서 나오는 것이 좋을 거예요.’

비화곡 성지의 수로와, 바다 깊숙한 곳까지 겪으면서 물에 쪼까 익숙해졌다싶으니까 이젠 유사流) 속도 헤쳐 나가 보라고? 안 그래도 목적지 자체가 썰렁한 판국에 역류가 뭐 어째? 드물다고? 내 팔자에 과연? 게다가 마무리 멘트는 또 뭐야?

‘저도 직접 들어가 보는 건 처음이에요. 샌드 드래곤이 아직 작았을 때 자주 이용하던 통로라서 흐름을 알게 된 거죠.’

이 얘긴 결국, 이 유사 통로의 구조에 대해서 지도 잘 모른다는 거잖아! 우쒸! 그냥 다시 나누크 좀비쪽으로 가서 가로막고 놓여 진 좀비꽃들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는 편이………….

“유준. 바이킹들을 회수했어. 출발하자.”

“어? 그, 그래. 근데, 잠깐만.”

빌어먹을. 이제 와서 말을 바꾸기도 어렵고, 이런 상황에서 꼭 더 꼬이게 만드는 ‘타임 씨’에게 ‘경고성 기도’나 좀 하고 가자.

나는 상황을 재검토 해보는 척을 하면서, 타임 씨에게 ‘내 나름의 강력한 경고기도(!)’를 한 다음에야 리치몬드에게 말했다.

“리치몬드. 혹시 우리 모두를 연결 할 수 있는 ‘줄’ 같은 거 있나?”

“응.”

그 정도는 당연하다는 태도로 대답해준 리치몬드의 만능 망토가 다시 살짝 펄럭였고, 나온 것은 몽몽의 오랏줄과 비슷한 느낌의 ‘금빛 오랏줄(?)’ 뭉치였다. 금빛 오랏줄은 내가 순서를 지정해주자, 곧바로 파라락~ 풀렸다가 나를 선두로 대교, 피비, 산드라, 리치몬드 순으로 허리에 감겨졌다. “리치몬드. 그 망토 안에는 혹시, 집이나 자동차, 아니, 마차 같은 것도 들어있는 거 아냐?”

“응. 있어. 그건 지금 왜?”

“아, 아니, 그냥 물어본 거야.”

훗. 생각해보면, 수백의 해골바가지 부대까지 주둔해 있는 망토에 뭐가 있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닐 텐데, 실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있다는 얘기가 왜 더 묘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네.

약간 애매묘한 이유로 기분이 바뀐 나는, 웃으면서 모래 우물(?)로 뛰어들 수가 있었다.

푸욱! 슈우우르르르~

오~! 그래도 역시 모래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은 꽤 신선하게 더럽네. 벌써 심해처럼 몸을 움직이기 어렵, 웃!

생각보다 빨리 머리까지 빠져들면서 촤르르~ 모래 물소리(?)가 귓속을 울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눈을 뜰 수 없었으나, 몽몽이 투시 영상을

띄워주면서 한결 마음이 편해지고 있었다.

-대교! 괜찮아? 손을 조금 앞으로 뻗어봐.

나는 뒤쪽으로 손을 뻗으며 전음을 보냈고, 대교도 마주 손을 뻗어 잡으며 답해왔다.

-예, 오라버니. 모래가 곱고 따듯해서 느낌이 좋아요. 후훗. 재밌기도 하고요.

으음. 내가 걱정할까봐 괜히 하는 소리가 아닌 거 같군. 하긴, 비화곡 성지의 수로보다는 넓고 따듯하며, 흐름에 몸을 맡기고만 있어도 되니까, 편해서 좋기도 하네. 계속 이렇게만 갈 수 있다면 출발 전에 기분나빠했던 것이 미안해질 지경이야. 그런데, 아쉽게도 나는 지금, 울 이쁜 대교와 색다른 경험을 하는 기분만 즐길 때가 아니지?

-산드라! 당신은 어때? 괜찮아?

‘예, 로드. 전에 말씀드렸듯, 저는 본래 호흡이 필요치 않습니다.’

뱀프들이 그런 거야 알지만, 예의상 물어본 거였고.

-알겠어. 도널드 놈쪽의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지?

나는 피비가 샌드 드래곤 조종에 몰입하기 전에 산드라의 마인드 리딩을 허용 해달라고 요청했었고, 피비도 승낙했었다.

‘샌드 드래곤의 시야로 보는 것이라 전체상황 파악은 어렵지만, 도널드는 현재 샌드 드래곤의 공격을 피해서 안식처 밖으로 달아난 모양입니다.’ 샌드 드래곤의 시야뿐이라고? 피비가 그 정도까지만 허용한 모양이군. 결과적으로 리버를 이용해서 도널드 놈을 해킹할 때와 비슷한 상황인 셈이로군. 정보 창구가 협소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당장 중요한 사항은 체크되었으니, 일단은 만족!

-좋아. 계속 체크 부탁해. 아, 그리고 리치몬드가 이제 텔레파시를 쓸 수 없다니까, 녀석과의 중간 역할까지 부탁해야겠네.

‘알겠습니다, 로드.’

-너무 많은 일을 시켜서 미안.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로드께 많은 도움이 되어 기쁠 뿐입니다.’

훗. 하여간, 허우대만 멀쩡한 시그마보다, 이 아가씨가 보물이라니깐.

몽몽!

이번에는 원조 만능 도우미, 몽몽을 불렀더니, 녀석은 즉각 은발 소년 모드로 나타났다.

-천천히 듣기로 했었던 보고를 지금 들어야겠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호크 웨인에 관한 데이터를 중점적으로 준비해 두었습니다.」

역시 우리 몽몽 선생. 현재 상황에서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를 잘 아는구먼.

사실, 사막 원정대를 준비하고 오는 동안, 몽몽은 도널드 놈의 의식 분석을 계속하여 꽤 많은 추가 정보를 확보해 놓았다고 했다. 특히, ‘호크 웨인의 신체에 남겨진 증거가 뭔지를 알아낸 것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아니, 결정적이라고 생각했었다가 맞겠지? 나는 그 얘기까지만 알면 되었다고 생각해서 다른 보고는 나중에 천천히 듣겠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그 증거의 효용성이 애매해져버린 상황이야. 증거를 들이댈 대상이었던 피비가 먼저 ‘증거고 뭐고, 그냥 당신 말을 믿겠삼’ 이라고 나오는 바람에 1차적으로 김이 빠졌는데, 이제는 살해당한 줄 알았던 피해자가 부활해버릴 판국이라서 살해의 증거가 더더욱 쓸모가 불분명해져 버렸어. 이제 당장 급한 정보는 범인보다, 피해자인 호크 웨인에 관한 것이지.

-도널드 놈이 자기 형제를 살해한 이유는 잘난 형제에 대한 열등감과 질투, 거기에 피비를 빼앗긴(?) 것에 대한 분노, 그쯤 되겠지? 웨인가의 막대한 부와 권력을 독차지하고 싶은 욕심도 당연히 컸을 테고, 그 외에 또 뭐가 있지?

「보다 근본적인 애증은, 부모 대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웨인 형제의 부모는, 현재 대륙에서 미국의 역사가 시작되기 전, 영국에서 생을 마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형제가 10세 전후였던 시기로 추정됩니다. 이 시기에 이미 갈등이 시작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최소한 200년 이상 전의 과거, 그리고 형제가 아직 뱀파이어가 되기 전부터 예고된 비극적 사건이었단 얘기로군. 그나저나, 시간이 별로 없는데, 얼마나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

몽몽의 보고는, 피비가 말했던 도착 시간에서 10분정도밖에 남지 않았을 때 시작된 것이었다. 하지만 몽몽은, 평소보다 빠르고 함축된 패턴으로 보고를 해주었고, 그래서 나는 짧은 시간에도 꽤 많은 사연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모든 비극의 시작은 형제의 어머니, ‘미즈 오노’라는 여자였나 보군. 가족 중에서 가장 자기 엄마에게 정신적으로 종속되었던 마마보이 도널드까지도 자기 엄마의 ‘부도덕함만은 인정하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니, 어지간히 심한 바람둥녀였던 모양이야.

미즈 오노. 어감이 좀 그렇지만, 일본 여자는 아니고, 영상을 보니까 ‘살리나’와 상당히 비슷한 스타일의 백인여자였다. 이 오노 여사께서는 심각한 남자 밝힘증을 숨기고 어찌어찌 형제들의 아버지가 될 남자, ‘클라크 웨인’을 꼬셔서 결혼까지 하게 되었는데, 형제를 낳고 얼마의 시간이 지날 때까지는 그럭저럭 본성을 자제했었던 모양이었다.

추정되는 클라크 웨인의 성품은 지나칠 정도로 신사적이며 모범적인 남자. 그런 스타일에 금방 질려버렸던 건지, 미즈 오노는 차츰 주변의 젊고 잘 노는 꽃돌이들에게 한눈을 팔기 시작하고, 결국에는 불륜 현장을 남편에게 딱 걸리기까지 한 모양이야. 당근 분노한 남편에게 이혼을 당하고, 화려한 귀부인 신분에서 비루한 처지로 전락, 이혼당하고 몇 년도 되지 않아 비참한 생활을 비관하여 자살로 인생마감!

표면적인 스토리만 해도 어린 형제에게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남길 만했지만, 여기에 또 한 가지 일이 더해진다. 소년 호크, 그가 바로 자기 어머니의 방탕함을 아버지에게 고발한(?) 당사자였다는 점이었다. 물론 어린아이가 뭘 알고 그런 것은 아니고, 그야말로 어린아이답게 암 생각 없이 아빠에게 엄마의 이상한 행동을 알렸던 거겠지만, 그 사실을 두고, 도널드 놈은 ‘형과 아빠가 엄마를 비참하게 죽게 했어’라고 비뚤어진 증오를 품게 되었다는, 그런 얘기였다.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이 그 어머니에게 의존적이던 동생에 대한 책임감으로 이어지고, 그게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고착화되었다는 건데, 이거, 알면 알수록 생각보다 골치 아프네? 이렇게까지 뿌리 깊은 감정이라면, 타인인 나는 물론이고, 호크의 애인인 피비조차 끼어들 여지가 많지 않겠어. 피비도 그걸 알고 있어서 아까 형제의 정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화를 내는 모습을 보였던 거 같은데, 이거 자칫하면 최악의 경우가・・・ 음? 뭐야? ‘로드!’

「주인님!」

제기, 듣기도전부터 나쁜 소식 콤보라는 느낌이 팍팍온다.

‘로드! 호크 웨인이 깨어났습니다! 피비는 도널드 웨인이 돌아와서 그에게 호소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봐!

「유사의 흐름이 정체되기 시작합니다! 흐름 관련 진동 분석 결과, 역류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것 두, 거봐! 우쒸! 지금 나쁜 예감 맞은 거 좋아할(?) 때가 아니고!

-남은 거리? 방향은?

나는 비교적 편하게 늘어뜨리고 있던 팔다리를 움직여보며 모래 수영을 할 각오까지 했지만 몽몽의 보고는 절망적이었다.

「백여 미터 거리의 목표 지점이 확인됩니다! 하지만 역류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염병!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 빌어먹을 타임 씨는 뜬금없는 설정 변경을 억지로 해서라도 날 괴롭힐 양반인데, 미리 운까지 띄웠던 ‘드물게 발생하는 역류 설정’을 안 써먹을 리가 없지! 썅! 어쩐다?

유사의 흐름 변화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어, 벌써 우리 모두를 뒤로 밀어붙이고 있었다.

-리치몬드! 나와 대교의 밧줄만 풀어 줘!

그래. 여기서 다시 왔던 곳으로 빽할 수는 없지! 나와 대교라면 어떻게든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거야.

-산드라! 나와 대교의 밧줄이 풀리면, 피비와 리치몬드를 데리고 출발 지점으로 워프 해!

‘로드! 유사의 힘이 엄청납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산드라가 내 명령에 토를 달만큼, 유사의 수압, 아니, 사압이 얼마나 강한지는 그야말로 피부로 느껴지고 있었다. 대교와 함께 원앙해비를 쓴다고 해도 역류를 거슬러 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지고 있었다.

「주인님! 두 분의 원앙해비를 이용한 경공으로도 현재 상황 극복은 무리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산드라와 함께 워프하여 다른 루트를 선택하시는 패턴을 권고합니다!」

아이 씨! 맘 약해지게 몽몽까지 이러네?

-대교! 이노무 타임 씨가 또 이런다!

-예? 이건 그냥 우연히 발생한 일인데, 왜 그 분을……

-그 나쁜 우연이 왜 나한테만 때맞춰 일어나냐고! 빌어먹을 타임 씨가 또 이렇게 나온 이상, 이번에는 나도 가만있지 않겠어!

-오라버니! 제발 진정하세요! 어디든 다른 출구가 또 있다고 했잖아요! 그걸 찾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가능하면 그래야지! 하지만 그건 그거고! 난 아까 애써 타임 씨한테 ‘기도씩이나 했단 말야! 근데도 또 심술이라니! 반드시 복수하겠어! -아아! 기어이, 천지신명의 수장께 그런 마음을 품으시다니, 제발 진정하시고 다시 기도를 하시는 것이, 아, 저라도 먼저…………….

쳇! 항상 내편이고 나 위주인 대교인데, 타임 씨한테만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더 열 받아!

「주인님!」

응? 뭐,야? 역류가, 멈춰지고 있어? 어, 어? 이것 봐라? 흐름이 다시 원래대로 바뀌는 분위기? 이거 설마? -대교?

-아, 아니어요. 전 아직 그분께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드리지 못했어요.

호오~ 그렇다면, 나의 ‘복수 협박’이 통했나? 하핫! 이거 참. 막상 이러니까 오히려 살짝 당황스럽네?

이성적으로는 단지 우연한 현상의 연속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분은 묘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우리는 다시 빠르고 안정적으로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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