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서생 4부 – 38화 :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쉬운 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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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서생 4부 – 38화 :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쉬운 암호


8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쉬운 암호

미스 카이와의 재회 이후, 1시간 20분 정도가 지났을 때.

3년 전 원판에게 고용되어 오늘까지 마법사 케인으로 살아왔었다는 미스 카이는, 나에게 원판의 비밀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서 모든 임무를 끝냈다. 그녀는 그렇게 홀가분한 입장이 되어서 떠났고(그래도 아직은 같은 층의 어딘가에 있는듯), 그녀에게 덮침을 당했던 소냐는 그 전에 먼저 뛰쳐나가 버렸기에, 이제 나 혼자 남아 있게 되었다.

으으음. 소냐가 이 방에서 뛰쳐나가며 뿌리던 눈물이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군.

‘이럴 수가! 무서운 원판 아빠 때문에 남친은 꿈도 못 꾸고 살아서 이성과 키스는 고사하고 손도 못 잡아본 순진무구청정소녀인 나의 입술을 이렇 게 허무하게 강탈당할 줄은… 그, 그것도 같은 여자에 게 으흐흑~.’

당연히 진짜 소냐가 이렇게 디테일하게 외쳤을 리가 없다. 하지만 어쩐지 온몸으로 그렇게 절규하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고 할까…………?

여하간… 그 녀석, 요즘 애들답지 않게 정말 순진하긴 했었나봐. 더구나 서양애가. 음. 서양 소녀들은 무조건 동양보다 개방적이란 인식도 편견이 려나…………? 뭐, 암튼. 충격 먹고 가출(?) 한소냐를 걱정해줄 틈도 없이… 이제 나야말로 골머리 썩을 일만 남았어. 원판… 그 배배꼬인 스크류바 같은 시키 때문에… 에효오~.

난 일단 미스 카이가 뒹굴던 소파의 맞은편 소파에 벌렁 누워버렸다. 전투 때문에 육체가, 원판 때문에 정신이 ・・・ 그렇게 양쪽 모두에 쌓인 피로가 장난이 아니었다.

젠…장. 아깐 진짜 다 때려치고 싶었지만… 정말 그럴 수는 없는 거고 말야. 결국 또 맷돌을 득득 굴려 볼 수밖에 없겠지…………? 그나마 다행인건 내 머릿속 맷돌도 그동안 많이 업그레이드되어서 웬만큼 굴려서는 뽀개지거나 어처구니 (손잡이)가 빠질 것 같지는 않・・・ 으음. 시작도 하기 전부터 현 실 도피를 안 되지, 안 돼.

난 눈을 감고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찬찬히 드르륵~ 드르륵~ 맷돌을 굴려 그동안 원판으로부터 받았던 정보 소스들을 갈아(?) 보기 시작했다. 아…………! 여, 역시… 나 진유준………! 어렵고 복잡한 문제일수록 열심히 몰두하면 결국 전부 쉽게 풀리기 전에 졸립…구나… 으음…쩝…………. …응? 어랏?

잠시 몇 초간 멍 때리기는 했으나, 결국 얼마간 정신없이 골아 떨어졌다가 깼음을 자각할 수가 있었다.

에고고~ 다른 사람들은 뺑이 치고 있을 텐데 나만 퍼질러 자고 말았네. 어… 물론 대빵이 지휘를 잘하려면 정신이 맑아야… 음. 음?

곧바로 자기변명부터 하면서 일어나 앉았더니, 이번에는 뱃속에서 꼬르륵~ ‘밥도’ 라는 신호를 보내온다.

…그래. 결국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몽몽. 지금 데릭 허버트는 뭐해?”

「예, 주인님. 그는 현재 VIP 전용 식당에서 점심 식사 준비를 하고 있으며 90퍼센트 이상 마친 상태입니다. 식탁에는 ‘로드 오브 헬’, ‘미스 카이 두 석의 예약 카드가 있습니다.」

데릭, 그 양반・・・ 출세할 타입이군.

나는 곧 몽몽이 알려주는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은 48층 겸 옥상 라운지에 있었는데 소위 ‘백상어 수족관’도 함께 있었다.

이제 안전하고 거대한 수영장이 되어버린 곳에서 비키니 차림의 미스 카이가 느긋하게 수영을 즐기고 있고… 저곳의 전 주인이었던 상어들은… ‘요리’ 가 되어서 식탁에 놓여지고 있군. 인생, 아니 죠스생무상이랄지………….

“아! 로드 오브 헬…………! 곧 모시러 갈 예정이었는데 먼저 친히 납시었군요.”

데릭 허버트는 악질 인종차별주의자이며 인간사냥을 즐기는 특수부대 출신 악당・・・ 이라는 전직 (?)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고급 호텔 매 니저 모드로 변해서 날 안내하기 시작했다.

“뭐… 격식은 됐고, 상어지느러미도 됐고… 밥 없수? 밥!”

“…한국에서 수입된 ‘형수님 밥주걱표, 압력솥’에… 역시 한국산 ‘임금님의 남친표, 햅쌀로 지은 밥이 있습니다만…………….’

과연 카피 문화의 나라 주석인 짝뽀의 식당답군. 상표는 아무래도 여기서 새로 만들어 붙인 것 같지만 말이야.

“그리고 미안하지만 몇 명 더 먹을 수 있게 준비해주면 좋겠는데…

따로 ‘전용 식당(?)이 있는 몽몽 남매들은 빼고.

“여자애들 세 명(소냐+세이렌 자매)에 남자애들 네 명 (BB+ 아쿠아린 형제), 그리고 리철민과 리순희라고. 성인 남녀 두 명도 추가해야겠군.” 마계 쪽 애들은 내 알 바 아니고…………

“아, 혹시 쐬주 있으면 그것도 좀 부탁합시다.”

리철민과의 약속이 생각나서 시키긴 했지만 지금은 술 마실 때가 아니니, 잔에 입만 댔다가 남은 쐬주는 키핑해 놓으라고 해야겠군.

“후후~ 자기 아이들은 당연하지만, 아직은 분명히 적의 조직에 속해 있는 자들까지 챙겨주시다니…..”

미스 카이였다. 그녀는 방금 수족관에서 나온 인어 아가씨 모드로 미소 지으며 데릭으로부터 수건을 받아들고 있었다.

“어때요? 메시지에 담긴 수수께끼는 좀 푸셨나요?”

“글쎄, 뭐… 일단 신경 끄고 밥이나 먹읍시다.”

내가 다소 씁쓸하게 웃자 미스 카이는 눈치 빠르게 입을 다물었다.

저 아가씨, 아직도 은근히 날 ‘탐색하는 듯한 기색이 느껴지는데 지금까지 뭔가 숨기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음. 몰라. 귀찮아. 지금 은 밥이나 먹자.

나는 잠시 후 요리가 나오면서 더욱 먹는 일에만 몰두하기 시작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서 CR 애들과 리씨 커플까지도 하나 둘씩 식당에 도 착했으나, 누가 인사를 해도 내가 시큰둥하게 반응 하니까 곧 다들 섣불리 말을 걸어오지 않게 되었다.

지금은 분위기 띄우고 놀 기분이 아니라서… 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단히 암울한 기분인 것도 아니야. 오히려 비교적 평온한 상태인데… 이건 아무래도 푸욱- 잘 자고 일어나서 그런 거겠지?

얼마 후.

나는 매진했던 목표, 잘 자서 맑아진 머리와 잘 먹어서 뿌듯한 배를 완성하고 식당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옥상에 설치된 전파 수신탑 같은 구조물 로 기어 올라갔다. 48층 이상의 높이라서 섬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오는 절경이 발밑에 펼쳐지고 있었다.

흐으으음~ 그래. 이 맛이야. 난 역시 이렇게 높은 곳에서 바람을 쐬어야 정신가심이 잘돼.

「주인니임…..? 신체 사이클은 비교적 양호하신 것 같지만.. 그래도 역시 심란하신 거죠?」

“음… 요몽. 넌 밥 먹었냐? 편식 안 하지?”

「넵! 저, 요몽은 편식 같은 것도 안 하고 항상 잘 먹습니다! 하지만 패티는… 그렇다 치고, 몽몽 오빠는 남자면서 가리는 것도 많고 항상 깨작깨작 얼마나 곰살 맞게 먹는다구요!」

훗. 얼마 전에 녀석들에게 ‘미각(味覺) 인식 프로그램’을 허용해 줬더니 이젠 아주 제대로 식사시간을 즐기는 모양이군.

“알았다. 그럼 니들도 니들 방에서 잠시 쉬고 있어.”

・・・쯧. 이 녀석, 가서 쉬랬더니 왜 도리어 더 내 얼굴 앞으로 바싹 날아와서 빤히 보기 시작하는 거야?

“뭐, 인마.”

「움~ 그냥요. 그게… 이번에는 원판 씨가 너무 나빴어요. 중요 한 메시지가 그게 뭐예요? 차라리 현재 지구의 최고 슈퍼컴퓨터가 백년쯤 걸려야 풀 수 있는 공식의 암호문을 만들어서 줬으면 저희들이 금방 풀어냈을 텐데…

“인마. 원판이 니들이냐? 아무리 그 녀석이라도 그런 암호문만 들려고 했다간 아직까지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었겠다.”

「헤~ 그런가요?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저도 이렇게 알쏭달쏭한 메시지는 처음이에요. 우리 패티 훈련시키느라. 저도 암호께나 풀었다고 자부 했는데 말예요. 우웅~ 16년 동안 암호 풀이만~ 암호풀이의 달인, ‘갸우뚱’ 요몽 선생도 못 푸는 암호라니…………」

“홋. 너도 신경 꺼라. 이건 아무래도………….”

나는 조금 더 편하게 자세를 잡아 앉으며 말을 이었다.

“이렇게 푸는 게 정석인 것 같으니까.”

「예? 주인님은 벌써 뭔가 알아내신 거예요? 진짜요?」

요몽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물었지만, 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건 아직 아니지만… 그냥, 편하게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말이야. 그냥, 왠지, 그런 것 같아.”

「편하게요? 어떻게 편하게요? 네? 편하게! 생각! 왠지! 어떤 게 키포인트인가요? 네?」

“…정신없다, 이 녀석아. ‘편하게’는 그냥 ‘편하게’지 뭐가 더 있겠냐.”

요몽은 실제로 ‘갸우뚱’을 연속했지만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으우우~ 주인님 나빠요! 만날 원판 씨 보고 뭐라고 하시더니, 주인님도 만만치 않게 뜬금없으시잖아요.」

“홋. 바로 그거야.”

「예?」

“그 뜬금없음…………! 그게 키포인트인 것 같다고.”

다시 갸우뚱 선생 모드로 들어가는 요몽.

“아까 잠들기 전까지. 그리고 밥 먹으면서도 계속 생각해봤는데 말야. 원판이 아무리 잘난 천재라고 해도 말이지, 프리메이슨에도 장난 아니게 똑 똑한 인재들이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을 거 아냐. 그러니까. 원판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난해한 암호를 만들어서 쓴다 해도, 그건 나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기도 전에 12인의 사도에게 간파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지. 그래서 원판은 그 녀석과 오직 나만이 알 수 있는… 결정적으로, 논리적인 과정 으로 접근해서는 오히려 해석할 수 없는 그야말로 ‘뜬금없음’에 중점을 둔 암호 메시지를 생각해내지 않았을까…라는, 뭐, 그런 생각이 들어.”

설명을 들으면서도 계속 갸우뚱을 반복하던 달인 요몽 선생이 문득, 뭔가를 깨닫는 것 같았다.

「아~! 그래서 오늘 미스 카이가 소위 ‘낚시’를 한 거군요! 그렇죠?」

“그래. 미스 카이는 원판이 세세한 일은 자신에게 일임했다고 했지만, 자신의 능력으로 나와 대적하기 시작한 건 ‘백화점 상황을 끌어들였을 때부 터’라고도 했지. 뜬금없는 말장난 낚시는 그 전에 한 거고 말야.”

「오~ 그렇다면 그 낚시, 저도 안 할 유치뽕짝 말장난 자체가 원판 씨의 또 다른 비밀 메시지였다 이거군요옷!」

・・・난 대뜸 ‘요몽틱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본인 의견은 다른 모양이군. 뭐, 암튼.

“그 낚시도 메시지가 맞는 거라고 치면… ‘이쯤에서 애써 저에게 맞추려 하는 태도를 버리고, 당신 본래의 스타일로 돌아오십시오. 본래의 얼렁뚱 땅 찍어 맞추기 제왕의 모습으로!’…쯤 되려나?”

쯧. 어째 자학성 멘트를 한 기분은 들지만… 할 수 없지. 내가 그 자식보다 머리 딸리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는 거니까.

“뭐・・・ 그러니까, 결국 원판의 메인 메시지도 그런 식으로 구성된 걸 거야. 내가 그냥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방식과 패턴으로 쉽게 생각해낼 수 있으면 그만이라는 얘기지. 그걸 더 애써 복잡하게 계산하고 따지다가 딴 길로 새는 건 원판을 감시하고 있는 프리메이슨 녀석들이 할 짓이고 말

“야.”

・적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어렵지만, 주인님에게는 가장 쉬운. 그런 암호라는 거군요.」

[….“그래. 이번 메인 메시지부터 내 머리에 그냥 떠오르는 대로 해석해볼까? 이번에 미스 카이에게 소냐를 덮치게 한 일 같은 경우, 본래는 상대가 꼭 소냐일 필요는 없었던 것 같아. 미스 카이는 소냐가 들어오기 전에 투시력으로 복도 밖의 소냐를 먼저 발견했었는데, 그때까진 상대가 남자가 아니 어서였는지… 다소 실망한 표정이었거든? 그러다가 소냐가 생각보다 순진하고 때묻지 않은 소녀인 걸 보고 장난기와 기타 등등(?)이 발동한 것 같 기는 하지만… 음, 암튼. 키스의 대상은 ‘CR 자체’ 라는 거고, 또… 키스의 의미를 이것저것 다 빼면 결국 ‘결합’ …이잖아? 그러니까 원판의 메시지 는 ‘모든 것을 CR애들과 연결해서 생각하라’는 뜻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봤는데…….”

뭐시여. 요몽 이 녀석, 정작 중요한 얘기가 나오니까 왜 듣지도 않고 있는 표정인 거야?

「아.. 이건 상대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절대적 신뢰와 소통의 확신이 없으면 불가능한… 별처럼 많은 적들에게 둘러싸인 채 오직 단 한 사람의 구원을 바라는… 오오~ 너무나 애절하고 로맨틱한 메시지…………!」

옘병.

「역시 원판 씨는 주인님을 끔찍이 사모……………」

“몽몽!”

「! 몽몽 옵!」

요몽이 제대로 불평을 늘어놓을 틈도 없이 급속 출동 및 입막음과 포박까지 완료한 몽몽.. 녀석은 곧바로 나에게 척, 경례를 하고는 포박된 요 몽을 어깨에 둘러매고 사라졌다.

몽몽 녀석, 체포 실력이 늘은 것도 그렇지만… 어쩐지 갈수록 나의 ‘요몽 체포’ 명령을 기다리고 반기게 된 것 같은데…………? 이제 이럴 때만 요몽에 게 권위를 세울 수 있어서 그런가……?

과정이야 어쨌든 정신 사나운 요몽이 사라진 후, 나는 뒤로 이어진 철골 구조물 위로 아예 누워버리며 본격적인 맷돌 굴리기에 들어갔다.

오늘 메시지 해석의 정확성은 잠시 접어두고… 역시 전체적으로 다시 분석해봐야겠지? 그러려면 우선… 범위부터 정해야겠지…………..? 자꾸 거슬러 올라가면 한도 끝도 없으니까… 음. 그래. 역시 소위 ‘쥐라직 팜’이 있는 섬・・・ 거기서부터 생각해보자. 그곳에서부터 ‘원판의 프리메이슨 엎어버리기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야.

10여 년 전까지 ‘에볼루션 필드 넘버 9’이었다는 섬…………! 원판은 프리메이슨에게 의심을 받지 않는 가운데 그곳을 찾아가기 위해서 나의 행동을 교 묘하게 이용했다. 당연히 그냥 구경만 하러 갔을 리는 없고, 뭔가를 찾아내기 위해서였겠지만, 아직까지 나는 물론이고 거진 만능박사 몽몽 선생도 그게 무엇인지를 밝혀내지는 못했다.

원판 녀석은 그 섬의 중앙 시스템이 있는 지하기지 안에는 아예 들어기지도 않았어. 물론 나보다 먼저 지하기지에 들어갔었던 소냐 일행이 원판에 게 송수신 단말기를 전해줬으므로, 원판이 그걸 이용해서 필요한 정보를 얻었을 가능성…은 당연히 제일 먼저 생각했었지. 하지만 몽몽이 원판의 손에 있던 송수신기를 확인한 바에 의하면, 나와의 대화를 위한 채널 검색 외에는 다른 작업을 한 흔적이 전혀 없다고 했단 말야…..? 또한……. 

“몽몽. 바쁘냐?”

「아, 아닙니다. 주인님!」

“음… 지난번의 공룡섬 지하기지 안에 있던 시스템 말인데, 그곳의 데이터를 전부 분석해 봐도 딱히 의심할 만한 건 없었다고 했지?”

[……딱히 의심할 만한’이란 표현은 기준이 불명확하나, ‘코드 명 원판이 얻었을 경우에 프리메이슨을 위협할 수 있는’이란 조건 을 말씀하신 것이 라면… ‘해당 조건에 부합되는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음’ 입니다.」

“꼭 시스템 안의 데이터가 아니더라도, 살아 있는 샘플. 그러니까 세이버 세 마리나 다른 공룡들의 경우에는 어때?”

「해당 섬에서 제가 접촉한 모든 생명체의 정밀 스캔 분석 결과, 시스템의 데이터와 일치할 뿐 예외적인 생명체는 없었습니다. 또한 생물 병기로서 의 실제적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재차 검토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프리메이슨 체제 전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은 1퍼센트 미만입 니다.」

…하긴. 프리메이슨이 아무리 방대한 조직이라고 해도 그렇지, 버려진 연구시설에 조직 전체를 위협할 수도 있는 뭔가가 굴러다녀도 모를 정도로 허술할 리는 없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원판이 거기서 뭔가 찾으려고 했던 것도 분명한 사실이란 말야……………? 및 년씩이나 공들여 준비한 음모로 날 그곳에 유인한 목적이, 나에게 ‘지하 공룡 테마 파크'(?)를 구경시켜 주는 걸로 끝났을 리가. 응? 가・・・만? 그럴 수도 있으려나…………? 원판은 그때 분 명 소냐를 먼저 지하에 보낸 다음………….

“몽몽. 우리가 지하에 내려가기 직전에 원판이 했던 말을 재생 해줘.”

몽몽은 충실하게 녹음해 두었던 원판의 말을 재생하기 시작했고. 그 중에서 한 부분이 새삼 내 귀에 쏘옥 들어왔다.

“…그 아이들의 임무는 에볼루션 필드 넘버 9의 닫힌 출입구를 열고 어두운 곳의 전등 스위치를 켜는 것뿐입니다. 그 이상은 딱히….”

그래. 이거야. 원판 녀석의 목적은 정말로… 폐쇄되어 있던 지하 공룡 테마 파크를 임시 개장하여 나에게 관람을(?) 시켜주는 거였어. 자기가 뭔가 를 찾으려 했던 것이 아니라 내가 뭔가 찾아주길・・・ 아니, 나보다는 ‘몽몽’에게 기대했던 거야. 그래… 거길 만들어 놓은 프리메이슨들조차 제대로 알 지 못했을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는 건 오직 몽몽뿐일 테니까!

나는 불연 듯 누워 있던 몸을 일으켜서 다시 앉았다.

물론 몽몽도 아직 그 뭔가를 찾지 못했어. 하지만 그건 공룡 섬에서만 그랬던 거고, 이제 이번 메시지인 ‘키스’ 아니, ‘결합’ 개념을 도입해 보면 어떨까?

“몽몽. 두 번째 에볼루션 필드… 그러니까, 바로 이 섬에 와서 얻은 데이터들은 어때? 어느 정도나 분석이 되어 있는 거지?”

「1차 분석의 단순 수치는 94.6퍼센트입니다. 그러나 정밀 분석 시. 수정 폭이 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뭐, 그래도 일단 시작은 해보자구. 짝뽀의 특급 계산기 두뇌나 리철민의 바이오 블레이드 같은 부록(?)들은 뒤로 미루더라도, 좀비들… 그러니까, 원형 프리온과 변종 프리온에 관한 데이터를 먼저 공룡 섬의 데이터와 연계해서 분석해줘. 어… 그리고 거기에 CR 애들에 대한 데이터도 함께 넣어 서 버무릴 수 있지? CR 애들 데이터는 벌써 다 확보되어 있을 테니까 말야.”

「… 말씀하신 조건 모두를 포함한 ‘버무리기’… ‘유동적 복합 데이터의 무제한 분석’에는 저의 메인 분석 시스템 외의 추가 확장 알고리즘… 즉, ‘창의성’이 요구됩니다.」

으음. 창의성이라…………..! 당연히 ‘기계’에겐 쥐약인 분야겠지만, 우리 몽몽이라면……….

「해당 작업에는 많은 시간이 요구됩니다. 소요 시간 추정도 어렵다는 점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의 결론 도출을 위해 노력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거 봐. 된대잖아?

“녀석. 또 뭔 죄송? 그게 뭐가 죄송할 일이냐. 난 오히려 우리 몽몽 선생이 ‘창의성’까지 있는 인공지능이란 사실이 새삼 대견하고 고마운 걸? 후 훗~ 정말이지. 난 너 없었으면 지금까지 우찌 살았을지 모르겠다. 역시 넌 진짜 최고의 파트너야.”

「아・・・ 가, 갑자기 그런 말씀을…………」

녀석. 대단치도 않은 칭찬에 곧바로 얼굴을 붉히고 어쩔 줄 몰라하고 그러네.

“어, 잠깐. 그래도 우리 대교는 빼고다.”

「아・・・ 예그야 당연히 ・・・훗.」

오호~ 몽몽이 저렇게 웃는 건 오랜만이라기보다, 거의 처음인 것 같군.

몽몽뿐 아니라 나 역시 정신적으로 한층 여유로워졌기 때문일까…? 척척박사 몽몽의 분석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을 텐데, 내 머리 속의 소위 ‘버 무리기’는 벌써 어느 정도 결과를 내놓기 시작했다.

최근・・・ 내가 CR 애들과 함께 다니면서 깨달은 사실이 하나 더 있지. 그건 바로, 그 녀석들이 내 예상 이상으로 ‘강하다’라는 점……………! BB형제와 비 비안의 괴력은 말할 것도 없고, 얼마 안가 몽몽도 못 찾게 될 것 같다는 투명 소냐………! 그리고 지상 40층 이상의 높이까지 대규모의 물을 끌어올리 는 물귀신 남매들…………! 그밖에도 엄청난 독극물 자체 생산 소녀와 강철을 능가하는 강도의 가시 소녀라던가 저마다 다양하고 강력한 능력들을 가지 고 있어. 뭐… 개중에는 야생 꼬맹이 소녀 실키와 사탄의 인형 처키처럼 전투력에 문제가 있는 애들도 있으나, 개들도 첩보전에선 유용한 카드가 될 수 있겠지.

우리 애들이라고 해서 좋게만 보는 것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봐도,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강적들 중의 한 명・・・ 예를 들어 ‘빅 고렘, 론’과 CR 애들 중 하나를 싸우게 한다 해도 승부는 결코 쉽게 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CR들은 아직… ‘어리다’. 흥분하면 할수록 끝없이 단단해지는 피부와 한계를 알 수 없는 괴력의 BB형제. 그리고 몽몽이 자신을 포착하는 스캔 방식을 본능적으로 감지하는 건지, 투명화 방식을 하나씩 추가하고 있다는 소 냐. 이 녀석들만 봐도 CR들의 잠재력은 장난이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개들은 프리메이슨으로부터 ‘실패작이라는 낙인과 함께 쓰레기 취급을 받았어. 능력 발현의 불안정함과 재생 과정에서의 노화 현상. 그리고 무엇보다 근본적이고 치명적인… ‘짧은 수명’……!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났음에도 진화에 필요한 시간만은 빼앗긴 셈이랄까………? 그래서 만약 원판이 이런저런 핑계로 걔들을 프리메이슨 밖으로 내보내지 않았다면 그 아이들은 짧은 인생 내내 잔인한 생체 실험의 모르모트로 서 고통 받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을 거라고… 씨파. 그 더러운 것들이 애들을썅! 진정, 진정하자, 진유준. 새삼 열받기는 하지만…………… 나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CR…………! 너무나 강하지만 너무나 불완전한 아이들! 그런데… 공룡섬에는 뭐가 있었지……………?

고대의 세계를 지배하던 괴수들…………! 비록 인위적인 과학의 힘을 빌었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DNA는 분명 수십만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서 당당 히 본래의 모습으로 부활했어. 그리고… ‘프리온’은 또 어떤가. 기본적으론 인간의 뇌세포를 파괴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고, 변형 프리온은 모든 세포 를 오염시키기까지 해. 하지만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인간을 보다 끈질긴 생명체(?)가 되게 했다고 볼 수도 있어. 어쨌든 좀비는 머리가 파괴되기 전 까지는 멈추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일종의 불사신이니까 말야. 만약, 만약・・・ 공룡들의 DNA와 프리온에 CR 아이들의 불완전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코드 같은 것이 숨겨져 있다면……………?

결론을 길게 생각할 것도 없었다.

그래. CR 애들은 더 이상 모자란 계륵(Chicken Rib) 따위가 아닌… 진짜 최강의 비밀 특공대 (Confidential Raiders)가 되는 거야. 원판의 ‘보 검’으로서 프리메이슨의 심장부를 난도질 할 수도 있는…………!

나도 모르게 주먹으로 불끈 힘이 들어갔다. 그러나 곧 약간은 풀어질 수밖에 없었다. 명색이 대한민국 모범청년으로서 반성의 마음이 들었기 때문 이었다.

으음… 내가 너무 흥분했나? 아무리 프리메이슨 놈들에 대한 감정이 안 좋아도 그렇지, 어린애들 시켜서 난도질 운운은 좀… 내가 직접 하는 건 몰 라도… 크흠. 음.. 뭐, 여하간 중요한 건 나의 이런 생각이 맞다면 CR 애들에게 정상적인 삶을 돌려줄 수 있게 된다는 거야. 그래… 힘의 사용에 대한 건 차후의 문제고 말이지.

물론 아직 아무것도 확실한 건 없었다. 정황상의 심증은 충분한 데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셈인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그 충분하다는 심증도 나 혼자 생각에 불과한 건지도 몰라. 게다가 모든 일이 내 추측대로라고 해도… 원판이 이렇게 모든 일을 배 배 꼬아 놓은 건… 적들뿐만 아니라 나 역시 ‘어느 정도는 헤매주길 바랐다고 봐야 해. 나도 전부터 그런 걸 느끼고 있었기에… 지난 번 공룡 섬에선 원판에게 이렇게 경고하기도 했었지.

“댁들 음흉콤비(닥터 제이 포함)의 작전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행동하는 진유준’이 필요하다 이건데… 과연 그렇게 잘 될까나?”

그래… 그때 원판은 ‘그런 게 아니다’라고 부정하지 않았었어. 생각해보면… CR애들이 예의 ‘완전체’가 된다고 해도 프리메이슨과 무작정 맞짱 떠 서 승리할 수 있을 정도는 못돼.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의심받지 않고 프리메이슨 내부로 복귀하는 작전’ 같은 게 먼저 이루어져야 할 거야. 그리 고 그럴 때 나는 ‘이들에게 배신당했다! X됐다!’ 라는 입장을 연기해주어야 할 테고 말이지.

그런…데… 그럼 이제 이를 어쩌지?내가 모든 것을 미리 알고도 실감나는 연기를 할 수가 있을까…………? 물론 나도 맘먹고 하면 한 연기한다고 자 부하지만… 그래도 진짜 배신당했다고 생각해서 진심으로 분노하는 것과 꾸며낸 연기에는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런~ 큰일이다! 난 왜 이 렇게 빨리 모든 걸 알아내버린 거지? 아아~ 너무 똑똑한 것도 문제로구나! 나 진유준! 난 너무 지나치게 똑똑해! 날 이렇게 환상적으로 똑똑하게 만 들어 준 하늘이 원망스러워어~!

「주인님?」

“…왜, 요몽.”

「갈수록 표정이 밝아지시는 것 같아서 좋았는데 갑자기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뭔가 하소연하는 듯한 행동을 하셔서 놀랐어요. 대체 뭐하 시는 거예요?」

“그냥… 원판 놀이.”

솔직히 이번 건 별로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뭐, 어쨌든 간에 ! 더 이상은 혼자 맷돌 굴리기로 에너지 낭비할 필요는 없겠지. ..? 어차피 몽몽 선생의 분석이 끝나야 모든 일이 확실해질 테니까 말야.

“그보다, 넌 벌써 풀려난 거냐? 어이, 몽몽. 넌 다 좋은데, 얘한테 너무 물러서 탈이야.”

「죄송합니다, 주인님. 하지만 주인님의 감금 시간 지정이 없었으며, 패티의 사면 요청 때문에…………」

“뭐? 패티? 걔 왔었어?”

「넵! 점심시간이었잖아요. 인공위성 관리에 바빠서 곧바로 돌아갔지만요.」

거참. 그 녀석은 대체 언제 얼굴 한 번 볼 수 있게 되려는지 모르겠네.

「웅~ 요즘은 몽몽 오빠가 어쩐지 패티 말을 더 잘 들어주는 것 같아서 질투가 날 때도 있지만… 어쨌든 이번엔 덕분에 일찍 풀려났네요.」

「요몽. 내가 패티 말을 더 잘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패티의 요구가 더 타당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야.」

「에에~ 됐네요. 항상 패티 말이라면 껌뻑 죽으면서!」

「아니, 난 그런 게 아니라……………」

또링~!

「아. 주인님. 마침 대교님으로부터의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마침?”

「아, 아니. 그냥 도착했습니다.」

“홋. 알았다. 보여줘.”

적장 포획 완료!

^_^_v

적의 성을 포함, 여러 가지 득템!

칭찬해 주세요~!

*^^*

이런, 이런… 우린 결국 유럽의 고성을 별장(?)으로 가지게 된 모양이군. 어디… 몇 가지 이모티콘 샘플 중에서 무난한 걸로 답신을…………. “몽몽. 이걸로 좀 보내줘.”

(n∇n=)

+8H

1-1 추카! 추카!

11 ♬대교짱!

띠리륑~♬

“전송했습니다.”

계속 몽몽이 만들어주는 걸로 보내니까 성의가 없는 것도 같고. 나도 빨리 이모티콘 사용에 익숙해져야 할 텐데………….

또링~!

식사는 잊지않으

셨겠죠? 당신께

선 뭔가에 몰두하

면 식사도 잊곤해서

걱정이에요.

으음… 이모티콘 안 들어가는 문장은 몽드폰의 문자판으로 직접 입력해볼까? 이거 쯧. 역시 아직은 쫌 쉽지 않구먼. 띠리륑~♬

난 잘먹고 밥심으

로 원판놈 수수께

끼도 풀었음.

나도 칭찬요망.

훗. 나도 어째 차츰 염장파에 물들어 가는 기분이 드는걸? 물론 그렇다고 해도 어제 실수로 보낼 뻔했었던 메시지처럼 심하게 닭살 문자는 결코 보 낼 일이 없겠지만…………….

또링~ ♬

추카! 추카! 무

슨 일인지 몰라

도 일단 추카!

유준 오라버니

킹왕짱!

이… 이거 참. 이렇게 문자 보면서 헤벌레 정신 줄 놓으면 안 되는데…………….

또링~ ♬

저와 수하들은

곧 전열을 정비,

다음 목표를 찾아

가요.

또링~♬

오라버니 제 걱정 너무 하지마시고 

그쪽 일에 집중 해주시길..

유준 오라버니께

언제나 ♥한

마음을….

이쁜 애기가 보냅

니다*^^*

-에? 뭐?

대교가 보내온 마지막 메시지의 염장 및 닭살 지수는 둘째 치고… 애, 애기? 이, 이거 설마… 어제 그… 내가 대교를 애기라고 했던 그 X팔린 메 시지가 취소되지 않고………….

“야! 몽몽!”

「어제 발송된 메시지는 삭제되기 전에 이미 대교님께서 확인 하셨습니다. 미처 보고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미치겠네. 이 천하의 진유준이 정말 그런 낯간지러운 메시지를 보낸 셈이… 으으 닭살! 닭살이 ………….

“야, 인마, 몽몽! 너어~.”

「아. 주인님. 때마침, 천음마군 팀의 연락입니다!」

“때마침?”

「아, 아니. 그냥 천음마군 팀의 연락입니다.

“몽몽, 너… 젠장! 연결해!”

“여보세요? 유준 형님?”

윈드 녀석 목소리로군.

“그래, 나다.”

“아, 접니다. 윈드!”

“안다. 여긴 대충 정리했는데, 거긴 어떠냐?”

“와아~ 정말입니까? 벌써 주석궁을 점령하신 겁니까? 유준 형님과 그 몇 명이서 어떻게 벌써..”

“그래, 인마. 끝냈다고 했잖아. 그쪽은 어때? 잘 돼 가냐?”

“아… 그게, 지금 좀…………….”

팀장은 천음마군인데 왜 이 녀석이 연락을 하나 했더니, 뭔가 문제가 있는 모양이군.

“지금까지는 제가 중간에서 양측의 의견을 조율 중이었는데, 갑자기 천음마군 형님이…………….”

“왜? 그냥 쳐들어간대?”

“예! 맞아요! 더 이상 말리기가 어려워요!”

당연히 그렇겠지. 그 인간이 지금까지 참고 있었던 게 용한 거고 말야.

“이 전차 부대의 지휘관, ‘판타지아의 수호신’은 정말 대단한.. 아니, 승산 이전에 이런 상황에서 같은 편끼리 싸운다는 거 자체가 어리석은 짓이 잖아요! 어떻게든 힘을 합쳐서….”

“포기해라, 윈드.”

“예?”

“나에게 말려달라고 연락한 거라면, 포기해라. 내 말도 잘 안 들어, 그 인간.”

“그, 그럴 리가… 제가 보기에 유준 형님은 모두에게 절대적인 보스인걸요?”

“아 글쎄, 그 인간만 빼고 그래. 뭐, 간혹 그런 점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천음마군은 바보가 아니야. 뭔가 생각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음. 암튼. 넌 일단 지켜만 봐. 너 같은 타입은 때로 천음마군의가 방식을 봐두는 것이 더 공부가 될지도 모르지.”

“공부…라고요?”

“뭐가 되었든, 잘 따라다니는 것부터 해봐. 아, 넌 참 비비안이 데리고 다니지? 뭐, 너 같은 두뇌파에게는 크게 흉이 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

“아, 아니에요! 저도 남자예요! 이번엔 반드시 제 발로, 저의 두 발로 그의 뒤를 놓치지 않겠어요!”

으음. 아무리 원판 계열이라도 아직은 초짜 티가 확실하게 나는군. 이렇게 가벼운 도발에도 넘어오는걸 보니 말야. 어쨌거나…………

“몽몽.”

「예, 주인님! 모든 가용 채널을 동원하여 현장 상황을 중계하겠습니다!」

평소보다 살짝 군기든 몽몽이 재빠르게 천음마군 팀의 상황을 영상으로 띄워주기 시작했다.

랜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