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왕전생 7권 – 29화 : 악연 재회 (4)
악연 재회 (4)
“몸을 숨겨도 모자랄 판에 대놓고 세력을 꾸리다니. 이건 간이 크다고 해야 할지 배짱이 두둑하다고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는군.”
묵향이 진하게 풍겨 나오는 방안, 보고서를 받아 든 사마중달이 혼잣 말을 내뱉었다.
그는 설우진을 데려오라는 천주의 명을 받고 무한에 흑랑사자들을 내 려 보내 그 동태를 파악케 했다.
“철사자회의 인원은 얼마나 되더냐?”
“쉰 명에 조금 못 미쳤습니다.”
“그 정도면 딱 중소 문파 수준이 군. 무공 수위는 확인해 봤느냐?”
“직접 검을 맞대 보지는 못했지만 남궁벽을 제외하고는 딱히 눈에 띄 는 자가 없었습니다.”
“하면 너희들만으로도 충분히 설우 진을 잡아 올 수 있겠더냐?”
“솔직히 말씀드리면……… 자신 없습 니다.”
“연이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 니 의외로구나. 그리 판단한 근거가 있는 게냐?”
사마중달의 두 눈에 이채가 떠올랐 다.
그가 감정의 변화를 보인다는 건 상당히 놀랐다는 방증이다.
“설우진, 그자의 무위를 가늠할 수 가 없었습니다.”
“흐음, 놈의 경지가 그리도 높았단 말이냐?”
“네, 제 짐작일 뿐이지만 아마도 탈마에 준하는 경지에 이르지 않았 나 싶습니다.”
탈마, 마의 껍질을 깨고 새로이 태 어나는 경지.
비슷한 단어로는 정도에서 말하는 화경을 꼽을 수 있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본 천의 전신인 마교에도 그 나이에 탈 마의 경지에 이른 이는 초대 천마를 제외하고 아무도 없었다! 한데 일개 상가의 아들이 탈마를 바라보는 경 지에 이르렀다니!”
사마중달의 언성이 절로 높아졌다. 이에 하우연이 다급히 바닥에 고개 를 조아리며 말을 이었다.
“미욱한 제자가 실언을 한 것 같습 니다.”
“정말 그리 생각하느냐? 넌 내력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마천안을 읽혔다. “
“……”
“일어나라. 확실한 판단이 서지 않 는다면 실험해 보면 될 일. 내 다섯 의 귀마를 내주마. 기회를 엿봐 놈
과 대결을 시키도록 해라.”
사마중달이 파격적인 명령을 내렸 다.
귀마는 마천의 귀중한 재원이다. 한데 그들을 하나도 아니고 다섯이 나 내주겠다니.
“제게는 귀마들을 통제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건 걱정할 것 없다, 내 미리 암 시를 걸어 놓을 터이니.”
그날 밤, 하우연은 은밀히 황룡 학 관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 뒤로 다섯 개의 그림자가 맹렬한 기세로 따라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