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왕전생 8권 – 8화 : 장강수로채 (1)

랜덤 이미지

낭왕전생 8권 – 8화 : 장강수로채 (1)


장강수로채 (1)

혼란은 빠르게 수습됐다. 의창 객 잔의 주인은 점소이들을 움직여 부 서진 집기들을 치우고 새로운 가구 를 채워 넣었다.

싸움을 걸었던 호룡방의 무사들은 청운방에 끌려갔다. 투권이 없는 호 룡방은 청운방의 상대가 되지 못했 다.

그리고 설우진은 기절한 투권을 데 리고 이 층으로 올라갔다. 내상의 정도가 심하지 않아 굳이 의원에게 데려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 다.

한데 막 방문을 열려는 찰나 뒤쪽 에서 객잔 주인이 다급히 뛰어왔다. 설우진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 다봤다.

“아까는 경황이 없어 미처 말씀을 드리지 못했는데 저희 가게를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뭐, 딱히 당신을 위해서 나선 건 아닌데………….”

“그래도 대협께서 나서 주시지 않 았다면 한동안은 가게 문을 닫아야 했을 겁니다. 해서 드리는 말씀인데 상층으로 방을 옮기시지요.”

“그 말은 더 좋은 방으로 바꿔 주겠다는 건가?”

“네, 돈으로 성의를 표하는 것보단 그것이 더 나을 듯싶어………… 조심스 럽게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살만 뒤룩뒤룩 찐 줄 알았더니 그 래도 눈치는 좀 있군, 내가 말을 꺼 내기 전에 이리 달려온 걸 보면.’ 

설우진은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이유야 어찌 됐든 객잔을 둘러싼 싸움으로 식사 자리가 엉망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선의로 나선 건 아 니었지만 자신이 개입한 덕분에 객 잔이 입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 다. 해서 따로 자리를 마련할 참이 었다, 자신을 부린 대가를 받아 내기 위해서.

“달랑 방만 바꿔 주는 건 아니겠지?”

“하하, 그건 걱정 마십시오. 이미 숙수들에게 귀한 손님께 드릴 요리 를 만들라 지시해 뒀습니다.” 

“그게 참말인가?”

투권을 등에 업고 있던 궁악비가 반색하며 물었다.

그는 생긴 것과 다르게 미식가적인 기질을 지니고 있었다. 오죽하면 낭 왕이 되기 전에 돈이 아닌 요리로 선금을 받고 일을 나섰을 정도였다. 궁악비의 뜨거운 시선에 주인은 땀 을 삐질 흘리며 대화를 이어 갔다. 

“현재 다섯 가지 요리를 조리 중에 있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요리들이라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드셔 보시 면 분명 만족하실 겁니다.”

“그럼 그 안에 칠어육선도 들어 있 는가?”

칠어육선, 여섯 신선이 즐겨 먹었 다는 생선찜으로 일곱 가지 생선이 신기하게도 저마다 다른 맛을 자아 냈다. 하지만 만드는 과정이 까다로 운 탓에 칠어육선을 만들 수 있는 곳은 호북 전체를 통틀어도 열 곳이 넘지 않았다.

“어르신, 생선을 맛 좀 아시는군요. 그렇지 않아도 우리 객잔의 가장 자 신 있는 요리가 칠어육선입니다. 지 금 수석 숙수가 전담해서 조리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하하하, 이거 내가 운이 좋군, 돈 주고도 먹기 힘든 요리를 공으로 먹 게 생겼으니.”

궁악비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설우진은 옆에서 그 모습을 어이없 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아까 그 싸 움에서 손 하나 보탠 적 없는 양반 이 마치 자기가 모든 걸 해결한 것 처럼 입을 털고 있지 않은가.

‘그래, 많이 드십시오, 팔자 좋게 요리 타령을 할 날도 그리 멀지 않 았으니.’

설우진은 한마디 하려다 꾹 참았 다, 궁악비 앞에 놓인 가시밭길을 알기에.

일행은 그사이 새로운 방 앞에 다 다랐다.

주인이 먼저 문을 열었다. 특실이 라는 이름에 걸맞게 방은 엄청나게 컸다. 백 명의 사람이 들어와도 넉 넉해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망이 끝내줬다. 장강이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커다란 창이 자리해 있었는데 그걸 여니 장 강의 물결 위로 보름달이 비쳤다.

“이곳에서 조금만 쉬고 계십시오. 요리는 완성되는 대로 하나씩 내오 겠습니다.”

주인이 일 층으로 내려가자 궁악비 가 투권을 침상에 눕히고는 설우진 쪽으로 다가왔다.

“허리에 칼을 차고 다니는 걸 보면 도법을 주력으로 익힌 것 같은데 아 까 보여 준 주먹질은 뭐지? 단순한 움직임 속에 폭발적인 힘이 깃들어 있던데.”

“남의 무공비전을 묻는 건 실례 아닌가요?”

“한 배를 타기로 한 사이일세. 그 리고 무엇보다 자네의 무공을 알아 야 싸움이 벌어졌을 때 손발을 맞추 기가 편하지 않겠는가.”

일리 있는 말이었다. 이에 설우진 은 투권과의 싸움에서 사용했던 무 공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전 따로 권법을 익힌 적이 없습니 다. 해서 저자와 다툴 때 눈으로 움직임을 읽고 그에 대응해 주먹을 휘 둘렀을 뿐입니다.”

“그런 것치고는 위력이…………….”

“내공의 차이죠. 저자의 권법 실력 은 간담이 서늘할 정도로 대단했지 만 그 끝에 실려 있는 힘이 생각보 다 약했습니다. 제대로 된 내공심법 을 익히지 못했다는 뜻이죠.”

랜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