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마시는 새 : 16장 – 춤추는 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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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마시는 새 : 16장 – 춤추는 자 (3)


인실롭은 우울한 심정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텐그라쥬의 하늘을 반나절 동안 불태우던 태양은 남은 열을 모아들이며 서녘으로 기울어가고 있었다. 그림자들은 짙어지고 흐려졌으며 밀림 전체가 거대한 암흑 덩어리로 바뀌기 직전의 짧은 시간 동안만 공개할 뿐 그 나머지 시간들 동안 완고하게 숨어 있는 색채와 모양이 숲 전체에서 피어올랐다.

일몰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하텐그라쥬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인실롭은 자신의 난처한 처지에 보낼 적당한 저주를 떠올릴 수 없었다. 그가 마침내 진격 준비를 니르려 할 때였다. 황혼이라기보다는 아직 오후에 가까운 빛 속에서 누군가가 달려왔다.

인실롭과 수호 장군들은 긴장하며 도시 쪽을 바라보았다. 지휘부가 설치된 곳은 높았으며 그래서 그들은 어떤 나가가 도시 외곽을 향해 맹렬하게 달려오고 있는 모습을 쉽게 관찰할 수 있었다. 그 방향은 분명히 군단을 향하고 있었다. ‘이런, 정말 아슬아슬하게 구는군!’ 인실롭과 수호 장군들은 달려오는 자의 목적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닐렀다.

<누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인실롭은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나도 보고 있습니다.>

<아니요. 뒤쪽입니다.>

인실롭은 당황하여 몸을 돌렸다. 그에게 니른 수호 장군은 걱정 섞인 표정으로 반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숲 저편, 군단들 뒤편에서 정신적 웅성거림이 전해져 왔다. 잠시 후 인실롭은 뒤편에서도 누군가가 달려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실롭은 앞뒤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두 사람 중 누가 먼저 도달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사실 그렇게 중요한 문제일 수 없다. 인실롭은 그들의 목적을 모두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쪽에서 오는 자가 먼저 도달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을 때 인실롭은 알 수 없는 불안을 느꼈다. 그리고 그 불안은 다가오는 자가 정찰 임무를 맡은 병사라는 것이 밝혀졌을 때 더욱 크게 증폭되었다. 인실롭은 비늘을 부딪치며 병사를 바라보았다.

병사의 모습은 누구에게도 평안과 희망을 주기 어려울 듯한 모습이었다. 숨막힐 듯한 얼굴, 조급한 정신을 따라가지 못해 비틀거리는 팔다리.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실롭을 굳어버리게 만든 것은 그 눈이었다. 인실롭은 그런 눈을 알고 있었다.

병사는 인실롭 앞에 도달하여 멈춰섰다. 숨이 막히거나 심지어 물 속에 있다 하더라도 나가는 니를 수 있다. 그래서 달려온 병사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 정확하게 닐렀다.

<북부군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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