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마시는 새 : 17장 – 독수(毒水)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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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마시는 새 : 17장 – 독수(毒水) (14)


격노에 찬 레콘이 내지를 수 있는 가장 거대한 계명성이 심장 탑 위를 휩쓸고 지나갔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외침일 뿐이었지 만 동시에 무궁한 의미를 담고 있기도 했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 던 카루는 하마터면 날려갈 뻔했다. 케이건과 사모, 그리고 비아 스 마케로우도 몇 발자국씩 물러났다. 거대한 계명성을 내뿜은 티나한은 그대로 깃털을 빳빳하게 세운 채 비아스를 노려보았다. 비아스는 그 눈을 마주보았다. 그리고 거의 태고까지 소급될 수 있는 공포를 느꼈다. 그 눈은 한 가지 의미만을 담고 있었다. 그 녀의 남은 생명은 티나한이 철창이 닿는 거리까지 오는 데 걸리 는 시간과 똑같았다. 그리고 그 시간은 매우 짧았다.

비아스는 주저없이 왼팔로 사모의 머리를 감싸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에서 사이커를 뽑아들었다. 사모의 몸이 크게 꿈틀거 렸다. 비아스는 뽑아든 사이커를 옆으로 돌렸다. 사이커의 칼날 끝이 사모의 목에 겨누어졌다. 티나한이 처절하게 외쳤다.

”그만둬!”

”다가오지 마!”

비아스는 고함을 지르면서 동시에 사모의 목을 찔렀다. 사모는 온몸의 비늘을 부딪치며 입을 벌렸다. 비아스는 사모의 목을 거 의 관통할 정도로 사이커를 찔러넣은 채 외쳤다.

”누구라도 움직이면 목을 끊어버리겠다!”

티나한은 주춤하며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났다. 온몸의 깃털이 부풀어 있었지만 티나한은 차마 달려들지 못했다. 비아스는 자신 이 상황을 통제한다는 느낌에 희열을 느꼈다. 그때 비아스는 누군가가 그녀를 바라본다는 느낌을 받았다. 고개를 돌린 비아스는 희열이 싹 가시는 것을 느꼈다. 그곳에서는 온몸의 불을 활활 일 으키며 시우쇠가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잠시도 마주할 수 없 는 눈빛이었다. 비아스는 비늘을 세우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그녀가 느껴야 하는 공포는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셈이었다.

”쿠루루루룽!”

티나한은 고개를 돌렸다. 계단을 뛰어올라온 마루나래가 산노 인의 격분을 담은 포효를 뿜어내고 있었다. 땅을 딛고 사는 생물 이라면 하나 예외없이 장송곡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죽음의 노래였다. 심지어 나가에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산노인이 뿜어 내는 포효에는 계명성에나 견줄 만한 진동이 있었고 그것은 나가 의 몸을 휩쓴다. 비아스는 의도와 상관없이 몸의 비늘들이 서로 부딪치는 것을 느꼈다. 그 뒤를 이어 갈바마리가, 그리고 두억시 니들이 뛰어올랐다. 이 까마득한 높이까지 단숨에 달려오느라지 쳐 있었지만 그들은 눈앞의 모습에 격분을 참지 못했다. 그들 앞 쪽에서 갈바마리는 양팔을 긴장시켜 뿔을 발사하듯 뽑아내었다. 그것은 그대로 바닥을 뚫어버렸다. 갈바마리는 창 같은 두 개의 뿔, 그리고 머리 사이의 손과 다리 사이의 손 모두를 비아스에게 로 향하며 외쳤다.

”사모 페이!”

”놔줘!”

그러나 비아스는 더 이상 공포를 느끼지 않았다. 화염의 화신 과 화가 볏끝까지 치민 레콘, 그리고 대호와 스물 둘의 두억시 니. 그 어떤 담대한 자라도, 심지어 영웅왕이라 하더라도 두려움 없이는 마주볼 수 없는 적수들이 그녀에 대한 증오를 활활 불태우고 있었지만 비아스는 어떤 공포도 느끼지 않았다. 비아스 마 케로우의 정신은 그런 경우 그녀 고유의 방식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비아스는 분노를 느꼈다. 그녀는 분노하고 또 분노했다. 비 아스는 사모의 볼에 얼굴을 파묻듯이 한 채 닐렀다.

<친구가 많군, 그래?>

<비아스・・・・・・ 비아스. 제발…… 왜 이러는 거야?>

<여기 있을 때도 온갖 남자들을 데리고 자지도 않을 남자들을 죄 끌어들이더니, 제 버릇은 어쩔 수 없군. 별의별 괴물들을 다 끌어모았군.>

카루는 그 니름을 들으며 니르기 힘든 혐오와 적개심이 몸을 불태우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고통 또한 느꼈다. 카루는 자신이 언제라도 비아스의 목을 찢어버릴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 만 비아스와 사모는 바짝 붙어 있었고 카루의 왜곡된 시야로는 그 둘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없었다. 카루는 자신의 서툰 손놀림 이 비아스가 아닌 사모를 찌르게 될 것을 두려워 했다.

사모가 닐렀다.

<비아스. 이러지 마. 이건…… 이건 나가 전체의 쇼자인테쉬크 톨이야. 나는 하나의 가문이 아닌 나가 전체의 핏값을 씻어야 해. 나는 그에게 죽어야 해.>

<쇼자인테쉬크톨? 미친년. 그건 내가 꾸민 일이야!>

사모는 그 사실을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본인의 니름으로 듣는 것은 그녀를 한없는 슬픔으로 몰아갔다. 비아스는 난폭하게 닐렀다.

<화리트는 내가 죽였어. 그리고 덤으로 네년도 하텐그라쥬에서 쫓아버렸지. 모든 나가들이 내게 감사했어! 나 비아스 마케로우에게! 알기나 해? 그건 내가 한 일이라고!>

<비아스>

<이제 그년들이 나를 죽이려고 해. 감히 나를………. 내게 왜? 나는 그들을 위해 너를 쫓아보냈어. 얼간이 수호자들의 압제에서 그들을 해방했고 심장 파괴의 비밀도 가르쳐줬어. 나는 그들을 위해 뭐든 다했어. 그런데 어떻게 나를? 배덕한 년들. 내가 어떻 게 해줬는데. 은혜도 모르는 비에나가들!>

사모는 아무 니름도 나오지 않았다. 비아스 또한 더 이상 그녀 에게 니를 생각이 없었다. 비아스는 고개를 들어 케이건을 바라 보았다.

”당신이 나가를 다 죽일 건가?”

케이건은 대답 없이 비아스를 바라보았다.

”이 년이 걸림돌이지? 내가 죽여주겠어. 나가를 다 죽여!”

티나한은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았다. 비아스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케이건이 억양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가를 다 죽이라고 했다. 그 이유는?”

”당신 또한 당해 봤잖아! 다 들었어. 나가들이 어떤 것들인지 잘 알고 있겠지! 이젠 나도 알아. 은혜도 모르는 것들. 나에게 보냈던 그 많은 선물과 환호를 쉽게도 망각한 채 나를 힐난하고 희생하려 했어. 얼간이를 가주로 내세워 나를 잡아먹으려고 했 어. 용서할 수 없어! 싸구려 종족들, 죽여버려!”

케이건은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내게 더 이상 사랑을 보내지 않는 것을 보느니 차라리 내가 죽이겠다는 것이군.”

비아스는 목의 비늘을 부딪쳤다.

”그래! 불만 있나!”

케이건은 대답 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비아스는 기세 있게 외쳤다.

”이제 할 말은 다 했어. 이 년을 죽일 테니, 신인지 뭔지인지 하는 너. 나가를 멸절시켜!”

티나한은 비명을 내질렀고 카루는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사 이커를 잡아당겼다. 그때 비아스가 곤혹스러운 니름을 내뿜었다.

<이게 뭐야?>

카루는 멈칫했다. 비아스는 팔을 계속 움직이려 애썼다. 하지 만 사모의 목에 꽂힌 사이커는 마치 돌에 꽂힌 것 마냥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 허공에서 거친 외침이 들려왔다.

”됐다! 붙잡았다. 그룸! 토카리!”

비아스는 어깨가 찢어지는 통증을 느꼈다.

비아스는 사이커를 놓으며 뒤로 휘청 물러났다. 고개를 한껏 좌우로 돌린 비아스는 두 자루의 작살검이 자신의 좌우 어깨를 꿰뚫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때 보이지 않는 무엇이 그녀의 허리 에 부딪쳤다. 비아스는 뒤로 벌렁 쓰러졌고 그 순간 작살검이 그 녀의 어깨를 완전히 관통하며 살을 찢어발겼다. 비아스는 니름과 육성 양쪽으로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 비아스의 온몸에서 비늘이 부딪치는 모습은 그녀를 마치 수천만 마리의 곤충떼로 이루어진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비아스는 공포에 휩싸인 눈으로 사모 를 바라보았다.

사모는 기이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두 팔을 뒤로 축 늘어뜨린 채 상당히 기울어 있는 그녀의 모습은 당장 쓰러지는 것이 마땅 해 보였다. 하지만 사모는 쓰러지지 않았다. 비아스는 상황을 깨달았다. 그때 사모의 주위에서 무엇인가가 나타났다.

코네도 빌파가 사모의 몸을 안은 채 서 있었다. 그의 오른손에 는 4번 의수인 집게가 붙어 있었고 그 집게는 비아스의 사이커를 강력하게 움켜쥐고 있었다. 허공에서 또 다른 두 사내가 나타났 을 때 티나한은 비로소 환희에 찬 함성을 내질렀다. 그룸 빌파와 토카리 빌파가 그의 아버지에게서 사모를 받아 부축했다.

”발케네 도둑놈들!”

티나한의 외침에 코네도는 씩 웃었다. 그는 사이커를 움켜쥔 자신의 오른손을 통째로 분리해 버리고는 그곳에 다른 의수를 끼 워넣으며 말했다.

”도둑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그래, 잘했다!”

아버지가 의수를 갈아끼우는 동안 그룸과 토카리는 걱정스러 운 눈빛으로 사모의 몸을 조심스럽게 눕혔다. 그들은 사이커를 뽑아도 되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코 네도는 잠깐 고민하다가 어차피 뽑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룸 빌파는 그것을 붙잡고 단숨에 뽑았다. 사 모의 몸이 급격하게 경련했다. 토카리는 황급히 옷을 찢어 사모 의 상처를 감쌌다.

땅에 쓰러진 채 무서운 저주를 토해 내던 비아스는 안간힘을 다해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두 팔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기에 비아스는 일어날 수 없었다. 비아스는 다시 저주를 토해 내었다. 사모의 상처를 싸매던 토카리가 짜증이 섞인 얼굴로 그녀를 돌아 보았다. 갑자기 토카리의 얼굴이 기이하게 바뀌었다. 비아스는 그 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때 무엇인가가 그녀의 어깨에서 튀어나온 작살검을 붙잡았다.

비아스는 엄청난 통증에 미친 듯한 비명을 내질렀다. 그 비명 은 티나한마저 깃털을 눕히게 만들었다. 작살검을 붙잡은 것은 그대로 그것을 끌어당겼고 비아스는 산 채로 불타는 것 같은 고 통을 느꼈다. 비아스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세리스마!>

엉망으로 부서진 세리스마가 땅에 쓰러진 채 작살검을 잡아당 기고 있었다. 그의 두 다리는 그를 지탱할 수 없을 정도로 부서 져 있었다. 그에게 남아 있는 것은 팔꿈치까지밖에 남지 않은 한 쪽 팔뿐이었다. 세리스마는 그 반토막 팔로 땅을 할퀴며 기어갔 다. 그리고 입으로는 비아스의 몸을 관통한 작살검을 물고 있었 다. 그 끔찍한 모습에 티나한과 빌파 삼부자는 공포를 느꼈다. 뱀이 상처 입은 동물을 질질 끌고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비아스 는 처절하게 닐렀다.

<세리스마! 무슨 짓이야, 이거 놔!>

세리스마는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다시 끌어당겼다. 반밖에 남 지 않은 팔로는 그 자신의 몸조차 끌어당기기 힘들 터이지만 세 리스마는 기적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리고 고통을 견딜 수 없었던 비아스가 작살검이 당겨지는 대로 다리를 구르며 그의 뒤를 따라가고 있기도 했다. 세리스마는 바닥에 그 자신과 비아 스의 핏자국을 길게 남기며 가장자리를 향해 기어갔다.

<세리스마! 이 짓 멈춰!>

<비아스. 나와 함께 가자.>

<미친놈! 이거 놔!>

세리스마는 비아스의 니름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닐렀다.

<카루. 그곳에 있다면, 너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카루는 그 니름을 전해 들었다.

<세리스마.>

<그리고, 카루. 부탁이 있다. 내 니름을 말로 전해다오. 나는 말할 수 없다.>

카루는 그 니름을 따랐다. 그 덕분에 사람들은 허공에서 들려 오는 목소리에 의해 세리스마의 의지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모든 이보다 낮은 여신이여. 자신을 죽이는 신이여. 그리고 어디에도 없는 신이여. 저는 세리스마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신 감금을 계획한 자입니다. 저는 그것에 대해 용서를 구하거나 하 지는 않겠습니다. 예. 이제 저는 제신(神)께서 저희들의 계획 을 이용하신 것을 압니다. 발자국 없는 여신께서는 제 계획을 이 용하여 다른 신들을 이곳에 모이게 하신 것이지요. 하지만 저는 제 계획이 여신께 도움이 되었다는 이유로 용서를 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그것을 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티나한이나 빌파 삼부자는 얼굴을 찡그렸지만 시우쇠는 당연 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카루를 통해서 세리스마는 계속 말했다.

”토끼가 표범에게 불살(不殺)의 도덕을 말하는 것이 무슨 소용 이 있습니까? 토끼도 그 말에는 웃을 겁니다. 저는 태어난 대로, 생긴 대로 살라는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야말로 죄 입니다. 자기는 약하니까 표범에게 먹혀야 된다고 믿는 토끼입니 다. 토끼는 자신을 부정의 대상이 아닌 긍정의 대상으로 바꿉니 다. 표범보다 약한 부정적이고 수동적인 자신을 선택하는 대신 표범보다 작아서 잽싸게 토끼굴로 뛰어들 수 있는 긍정적이고 능 동적인 자신을 선택합니다. 도망치는 토끼는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어떤 제한도 두지 않습니다.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제한을 두지 않으려 했습니다. 자기 자신이라는, 세상에서 완전히 긍정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대상에 게 제한과 족쇄를 두는 것이 죄입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 을 했다는 이유로 제신들과 제 계획 때문에 죽어간 북부의 모든 사람들 앞에서 용서를 구하지 않습니다.”

티나한은 더 참지 못하고 외쳤다.

”빌어먹을, 네 말은 헛소리다! 그렇다면 능력만 되면 누구든 다른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여도 된다는 거냐!”

”그것이 제 죄입니다.”

”뭐라고?”

”그것이 제 죄입니다. 저 자신의 마지막 한 부분에 끝까지 제 한을 두었다는 것이 제 죄입니다. 저는 저의 마지막 한 부분을 긍정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것을 죄로 생각합니다.”

티나한은 그것이 뭐냐고 묻지 않았다. 어쩐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카루가 다시 말했다.

”다름을 긍정할 수 있는 능력. 저는 그것에 제한을 두었습니 다. 그리고 똑같은 제한에 빠져 있는 비아스의 모습을 견딜 수 없습니다. 자기와 다른 세상 따위 부정해 버리고 없애버리려는 그 모습을 견딜 수 없습니다. 저는 이 여인과 함께 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케이건 드라카. 부탁하겠습니다.”

케이건은 꿈틀거리며 기어가는 세리스마를 바라볼 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카루는 최대한 세리스마의 니름을 정확하 게 말로 바꾸려 애쓰며 말했다.

”제가 듣고 이해한 것이 맞다면, 당신은 한 때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다르다는 것을 긍정과 기쁨의 대상으로 여길 수 있 었습니다. 다시 한 번 그렇게 하십시오. 저처럼 되지 마십시오.”

세리스마의 말을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니름으로 저주 와 폭언, 애원을 토하던 비아스가 그것을 육성으로 토하기 시작 했기 때문이다. 비아스는 두 팔이 파괴되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힘이 다 부서진 세리스마의 힘보다 앞선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깨를 쥐어뜯는 통증은 계속해서 그녀를 배신했고 세리 스마에게서 벗어나려 할 때마다 비아스는 거꾸로 그에게 협력했 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믿을 수 없어했다. 그녀는 발로 땅을 밀 며 계속 가장자리로 향하고 있었다.

”세리스마, 그만둬요! 제발 살려주세요!”

그리고 세리스마가 끄트머리를 넘어갔다. 비아스의 두 다리가 허공을 긁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세리스마 와 비아스는 심장탑 아래로 사라졌다. 티나한은 저 아래로 떨어 지며 들려오는 비아스의 비명을 들었다. 그 비명은 오래 계속되 지 않았다. 끔찍하면서도 묘하게 부드러운 소리가 들려왔을 때 티나한은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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