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마시는 새 : 17장 – 독수(毒水)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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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마시는 새 : 17장 – 독수(毒水) (23)


갈로텍은 몸의 관절이 부서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저 곧게 서 있는 자세였지만 그 자세는 가장 참혹한 고문으로 그의 몸을 파 괴했다. 몸 전체가 바깥을 향해 폭발하려는 것 같았다. 갈로텍은 자신의 니름이면서도 자신의 니름이 아닌 니름을 들었다.

<갈로텍! 갈로텍!>

그것은 카린돌의 니름이었다. 갈로텍은 마침내 카린돌이 자신 에게 이르렀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거대하게 부푼 카린돌은 그의 몸을 그대로 파괴하고 있었다. 갈로텍은 흐려지는 시야 속 에서 케이건을 바라보았다.

케이건은 바라기를 서서히 들어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으 로 갈로텍을 겨냥하고 있었다.

갈로텍은 어떻게든 카린돌을 설득해 보려 애썼다. 지금 도와주 지 않는다면 케이건에게 먹혀버릴 것이라고. 하지만 갈로텍은 니 를 수 없었다. 게다가 갈로텍은 카린돌에게 그렇게 니르는 것이 도움이 될지 알 수 없었다. 카린돌이 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일지 도 모르기 때문이다. 갈로텍은 세페린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부르 며 죽음을 각오했다.

그때 케이건이 바라기를 휘둘렀다.

갈로텍의 몸에 닿지도 않을 거리였다. 하지만 갈로텍은 무엇인 가가 자신의 몸을 휩쓸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음 순간 갈로텍 은 더 이상 몸이 고통스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까지 고 통의 앙금은 남아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가해지던 통증은 사라졌 다. 갈로텍은 후들거리는 무릎으로 간신히 몸을 지탱한 채 케이 건을 바라보았다.

”복수를 원하나?”

갈로텍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케이건을 바라보았다. 케이 건은 조용히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갈로텍은 케이건의 눈치를 살피며 천천히 소드락을 하나 꺼내었다. 케이건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갈로텍은 그것을 입 안에 털어넣었다. 조금 후 갈로텍은 겨우 대답할 수 있게 되었다.

”네가 한 건가?”

”그래.”

갈로텍은 재빨리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려 했다. 그리고 곧 그것이 불가능함을 깨달았다. 그의 내부에는 그 자신뿐이었다. 갈로텍은 더 이상 군령자가 아니었다. 갈로텍은 마음속으로 주퀘 도의 이름을 불렀다. 대답이 없었다. 갈로텍은 그라쉐를, 노기를, 그리고 화리트를 불렀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다. 갈로텍은 케이건을 다시 바라보았다.

”어떻게?”

”왜라고 질문해봐.”

”왜?”

”내겐 물이 필요하거든.”

”물이라니?”

”물이 가장 날카롭지. 이제, 그 물에 독을 풀어 온 세상을 중 독시켜야 해.”

갈로텍은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갑자기 자신이 한없 이 왜소해진 것처럼 느꼈다. 언제나 그의 내부에 있던 든든한 지 지대가 깡그리 사라졌다. 그것은 견디기 힘든 상실감이었다. 갈 로텍은 그대로 무릎을 꿇고 소리 높이 울고 싶었다. 그는 원했 다. 무엇보다도 간절히 원했다. 한 가지 이유를.

케이건이 그를 도와주었다. 그는 거의 밀어로 들릴 만큼 부드 럽게 말했다.

”복수를 원하나?”

갈로텍의 손아귀에 다시 힘이 들어갔다.

갈로텍은 뒤를 한 번 돌아보고는 다시 케이건을 바라보았다. 갈로텍은 사이커를 들어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케이건은 바라기를 힘 있게 쥐어들었다. 굉음이 모든 곳을 지 배했고 땅은 흐느끼듯 경련했다.

회오리가 포효하며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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