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마시는 새 : 2장 – 은루(銀淚) (2)
케이건은 푼텐 사막을 바라보았다.
희게 불타오르는 사막 위로 하늘빛은 검푸른 색에 가까웠다. 사막의 하늘은 여간해선 푸르게 보이지 않는다. 하늘이 푸르게 보이는 곳은 보다 습기가 많은 땅이다. 하지만 지금 케이건은 남쪽 창가에 앉아 있었고 푼텐 사막 남쪽에는 습한 키보렌 밀림이 있었다. 그 때문에 그곳의 하늘은 푸르렀고, 사막의 요괴스러운 흰빛에 대비되자 질병처럼 검푸르게 보였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케이건은 들어오라고 말했다.
문이 열리고 발걸음 소리가 조금 난 후에야 케이건은 고개를 돌렸다.
“손님. 탁자 위에 내려놓으면 되겠습니까?”
케이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 주막의 젊은 아들 모티는 들고 온 솥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묻지도 않은 말을 꺼내놓았다.
“어머니는 이걸 만지려고도 하지 않으세요. 아버지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제가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모티는 막대기를 물고 온 강아지 같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케이건은 모티를 칭찬하는 대신 고개를 약간 기울였다. 케이건의 응시가 길어지자 모티는 당황하고 말았다.
“저, 다른 건 필요 없으십니까?”
“필요 없네, 모티. 나가 보게.”
우물쭈물하던 모티는 갑자기 말했다.
“아, 참. 아버지께서 여쭤보라고 하셨는데요. 며칠 동안 묵으실 생각입니까?”
“오래 있진 않을 거야. 나는 도깨비 한 명과 레콘 한 명을 기다리고 있네. 조만간 그들이 도착할 걸세.”
더 이상 화제를 끌어댈 수 없던 모티는 마치 쫓겨나가는 듯한 낭패스러운 태도로 방을 나갔다. 홀로 남은 케이건은 탁자 위에 놓인 솥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음속으론 모티의 태도에 대해 생각했다.
인간이란 얼마나 괴상한 생물인가. 케이건은 마지막 주막의 주인을 만난 지 이틀도 되지 않았지만 그가 어떤 인물일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사막과 그것이 품고 있는 무한한 위협으로부터 주막을 지켜온 자가 얼마나 단단한 사내인지 추측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다. 하지만 그 주인은 아마도 울며 거부했을 부인에게 요리를 강요하고 젊은 아들에게 그 요리를 가져가게 했다. 어쩌면 요리는 직접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솥을 가지고 나타난 것은 젊은 아들 모티였다. 케이건은 그것을 바라지 않았다.
케이건은 한숨을 쉰 다음 모티가 가져온 솥의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나가 고기를 뜯어먹기 시작했다.
카라보라에서 케이건은 훨씬 조용한 생활을 했었다. 그곳에 있는 그의 오두막에는 다른 공간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조리장이 있다. 그곳에 케이건은 온갖 종류의 칼과 톱, 집게, 망치, 절구, 쇠꼬챙이 등을 갖춰놓고 있었고 큼직한 무쇠솥 세 개를 걸쳐 놓을 수 있는 부뚜막도 가지고 있었다. 이틀이나 사흘쯤 걸려 남쪽으로 내려가 추위 (물론 나가적 의미에서)에 비틀거리는 나가 정찰 대원 몇 명 잡은 다음 다시 오두막으로 돌아올 때까지 케이건은 아무도 만나지 않을 수 있었다. 그곳에는 그의 사냥감에 비명을 지르는 주막 주인도, 덜 여문 가치관으로 감당하기 힘든 일에는 경외감을 느껴버리는 주막 주인의 멍청한 아들도 없었다. 그 고요한 곳에서 케이건은 나가의 시체를 토막내어 삶아먹으며 평화롭게 살았다.
목가적인 살육의 나날이었다.
하지만 하인샤 대사원에서 그에게 전갈을 보냈고 이제 케이건은 이 괴상한 주막에서 두 명의 동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사실을 떠올린 케이건은 씹던 뼈다귀를 탁자 위에 팽개치곤 얼굴을 감싸쥐었다. 오레놀이 남겨놓은 서신에는 그의 동행자가 도깨비와 레콘이라고 되어 있었다. 케이건은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인간을 대하는 법도 거의 기억나지 않는 판국에 도깨비와 레콘이라니.
“도깨비가 어떤 자들이더라.”
진땀을 흘릴 정도로 힘겹게 기억을 더듬던 케이건은 겨우 이십여 년 전의 판막음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러자 다른 것들도 떠올랐다. ‘킴이’-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케이건은 도깨비가 인간을 그렇게 부른다는 사실을 가까스로 떠올릴 수 있었다. 판막음을 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나선 것은 바우 머리돌 성주였다. 그리고 그때 케이건은 이미 씨름에 나선 것을 후회한 지 오래였다. 하지만 지고 싶지 않다고도 생각했다. 그때의 감정을 떠올린 케이건은 약간 놀랐다. 그때는 호승심 같은 것이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의 과거를 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케이건은 그 마지막 씨름에 대해 생각했다. ‘잡치기였던가? 호미걸이였던가?’
잠시 골똘히 생각해 보던 케이건은 곧 흥미를 잃었다. 그게 무슨 상관인가. 판막음을 했으니 아마 이겼던 모양이다. 케이건은 그 씨름에 대해 더 생각해 보는 것을 관뒀다. 관심도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세 시간 후 케이건은 그런 결정을 후회했다.
마지막 주막의 주인은 꽤 멀리 떨어진 곳에서부터 도깨비 비형 스라블을 발견했다. 하지만 주인은 그가 주막을 찾아드는 길손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왜냐하면 주인은 지금껏 하늘을 날아오는 손님을 맞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비형이 마지막 주막에 꽤 가까이 다가왔을 때야 주인은 그것이 딱정벌레를 타고 날아오는 도깨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딱정벌레는 모래바람을 심하게 일으키며 바위 옆에 내려앉았고 그 모래가 가라앉을 때쯤 도깨비는 이미 계단 위까지 도달해 있었다. 주막 안으로 뛰어든 비형은 주인을 흘끔 바라보았고 주인은 거의 주저없이 2층을 가리켜 보였다.
“저기, 왼쪽 첫째 방이오.”
비형은 위쪽을 흘끔 쳐다보았다. 주막의 1층 가운뎃부분은 천장까지 뚫려 있었고 난간형 복도가 그 주위를 빙 두르고 있어 2층의 방들을 볼 수 있었다. 주인이 가리킨 방을 확인한 비형은 빙긋 웃었다.
“좋은 꿈 꾸셨습니까! 내 딱정벌레는 마구간에 넣어두시면 됩니다! 마구간은 있죠?”
주인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것을 확인한 비형은 그대로 2층으로 달려올라가 문을 열어젖혔다. 그리고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인간에게 질문했다.
“좋은 꿈 꾸셨습니까! 우리 성주님을 어떻게 모래판에 메다꽂았습니까?”
“나는 케이건 드라카요.”
케이건과 비형은 잠시 서로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케이건은 자신이 뭔가를 잘못 대답했나 보다 생각했지만 뭘 잘못 말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분명히 처음엔 이름을 말해야 할 텐데. 도깨비들은 좀 달랐던가? 그리고 비형 역시 자신이 뭔가 잘못했다고 느꼈다. 다행히도 비형은 자신의 실수가 뭔지 깨달았다. 비형은 쾌활하게 웃었다.
“아, 이런. 미안합니다. 비형 스라블이라고 합니다. 화나지 않으신 거죠?”
케이건은 왜 비형이 미안한 듯이 웃는 건지, 자신이 왜 화가 나야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등에 땀이 흐를 것 같다고 생각하며 케이건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인샤 대사원에서……, 맞소?”
“맞습니다. 절 기다리셨죠?”
“그렇소.”
침묵.
“저, 어떻게 우리 성주님을 모래판에 메다꽂았습니까?”
“미안하오만 무슨 기술이었는지 기억이 안 나오.”
“예? 호미걸이였습니다! 도깨비들 중엔 그걸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저는 성주님처럼 허리를 많이 숙이는 분에게 어떻게 호미걸이를 걸 수 있었느냐고 질문한 겁니다. 그런데 무슨 기술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만일 제가 판막음을 했다면 죽을 때까지 그 이야기를 했을 겁니다. 잊어버린 겁니까? 완전히? 분명히 번복의 여지없이?”
“글쎄. 그런 것 같소.”
비형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케이건을 바라보았다. 케이건은 불안을 느꼈다. 도깨비들도 이해할 수 없는 건 존경해버리던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머리가 아파왔다. 케이건은 어금니를 깨문 채 비형을 쳐다보았다.
비형은 어깨를 으쓱이고는 배낭을 벗어 발 옆에 내려놓았다.
“그러실 수도 있겠군요. 이십여 년 전의 일이고, 우리처럼 씨름을 좋아하시지 않는다면.”
케이건은 안도했다. 하지만 말 끝에 항상 질문을 덧붙이는 비형의 화법은 그에게 다시 고민거리를 제공했다.
“그런데 지금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케이건은 잠시 주뼛거리다가 비형에게 의자를 밀어주었다. 그리고 비형이 의자에 앉을 때쯤엔 대답할 말도 떠올릴 수 있었다.
“그건 왜 물어보시오?”
“이십여 년 전에 판막음을 하셨으니 나이가 지긋하신 분을 만나게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연세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군요. 아, 판막음을 하셨을 때 꽤 젊으셨나 보지요?”
“그래요. 젊었소.”
케이건은 비형의 의문 종결형 화법에 좋은 점도 있다고 생각했다. ‘맞장구를 치거나, 아니면 질문을 되돌려주면 되겠군.’ 케이건은 그 요령을 시험해 보았고 그것이 잘 들어맞는 것을 확인하고는 안도했다. 그리고 오레놀의 서신을 비형에게 건네줄 때쯤 케이건은 눈앞에 있는 도깨비를 관찰해 볼 여유까지도 되찾았다. 비형이 서신을 읽는 동안 케이건은 과거의 기억들과 비형을 대조해 보며 서서히 도깨비에 대한 그의 지식을 회복해 나갔다.
서신을 다 읽은 비형은 그것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여기에는 제가 이미 들었던 내용밖에 없군요. 저와 당신, 그리고 레콘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까? 아, 예. 어쨌든 우리 세 명이 키보렌으로 들어간 다음 무룬 강을 따라 내려간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며 무룬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나가를 찾은 다음 그를 보호하여 하인샤 대사원까지 데리고 간다. 노래를 신호로 사용한 이 점은 정말 기막히군요. 한계선 남쪽에서 그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건 우리뿐일 겁니다. 물론 노래를 부르는 나가는 그 사람뿐일 테고요. 혼동을 일으킬 염려도 없고 다른 자들에게 들킬 리도 없는 신호군요. 어쨌든, 이걸로 끝인 겁니까?”
“끝이오.”
비형은 고개를 좌우로 까딱거렸다. 케이건은 그 동작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어 경계했지만 별 의미가 없는 동작이었다.
“저는 이 서신에 나와 있지 않은 것이 궁금한데요. 다른 사람도 그럴 거라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이죠. 하인샤 대사원의 킴들은 왜 이 나가를 데려오려는 거죠? 이 나가는 도대체 누구죠?”
“나는 당신이 아는 것 이상은 알지 못하오. 짐작되는 바도 없고.”
“그렇다면 이것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저는 이 무룬 강이라는 것을 오늘 처음 들었습니다. 당신이 이 강을 찾을 수 있습니까?”
“그렇소. 펠도리 강은 무룬 강의 주요 지류 중에 하나요.”
설명을 끝냈다고 생각한 케이건은 비형이 입을 헤벌리고 있는 것을 보고는 생각을 바꿨다.
“따라서 펠도리 강을 따라가면 무룬 강에 갈 수 있소.”
“그 펠도리 강이라는 건 어디 있죠?”
“사막을 남쪽으로 내려간 다음 하루 내에 찾을 수 있소. 대사원에서 이 주막을 집결지로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일 거요.”
“아하! 한계선 남쪽에 대해 정말 잘 아시는군요?”
케이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내가 ‘길잡이’일 거요.”
“어? 그 길잡이라는 것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처럼 발음하시는군요?”
케이건은 괜한 말을 꺼냈다고 생각했다. 설명하기 귀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형은 눈에서 빛이 날 정도로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케이건은 두 손 들었다.
“셋만이 하나를 상대한다는 옛말 아시오?”
“예! 압니다. 지상에 있는 네 선민 종족들 중 하나를 상대하기 위해선 다른 세 선민 종족이 모두 협동해야 된다는 뜻 아닙니까? 그러고 보니 우린 나가 한 명을 구출하기 위해 세 종족이 모였군요. 이것 말씀이십니까?”
“그렇소. 그런데 그 말에는 약간 고풍스러운 설명이 더 붙어 있소. 하나를 상대하기 위한 셋이 모였을 때 그 셋은 각자 길잡이, 요술쟁이, 대적자가 되어야 하오. 아마 당신이 요술쟁이일 거요.”
“어? 저는 요술 못 부리는데요?”
“그건 책략으로 질서를 어지럽히는 광대, 놀이꾼 같은 것을 의미하는 거요. 꼭 요술을 부려야 된다는 말이 아니고. 그리고 당신네들의 도깨비불은 다른 자들에겐 충분히 요술로 보이고.”
“그럼 길잡이도 꼭 길을 찾는 사람은 아닐 수도 있겠군요?”
“그렇소. 아마 하인샤 대사원의 승려들은 내가 의사 결정을 맡는 길잡이여야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오. 나가나 키보렌에 대해 잘 아니까.”
“그럼 아직 도달하지 않은 그 레콘이 대적자겠군요. 대적자는 뭐죠?”
케이건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의사 결정자로 인간을 둔 것이나 책략꾼으로 도깨비가 선택된 것만큼이나 레콘은 대적자로서 적격이다. 옛이야기에 목을 맨 얼빠진 중놈들.
“간단히 말해서 방해되는 것 다 때려부수는 파괴자요. 레콘에게 어울리겠지.”
비형은 두 시간 뒤에 케이건의 말에 완전히 동의하게 되었다. 레콘은 사막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당연한 노릇인데, 레콘의 풍성한 깃털은 적의 거친 공격을 막거나 체온을 보존하는 데는 확실히 도움되지만 더위를 피하는 데는 막심한 불이익만을 제공한다. 하지만 꼭 사막 여행을 해야 할 경우 레콘은 누구보다도 빠르게 사막을 가로지른다(물론 딱정벌레에 탄 도깨비는 예외로 쳐야겠지만.).
그래서 주인은 지평선에서 무지무지하게 커지는 길손의 모습을 보자마자 그것이 레콘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등 뒤로 모래폭풍을 일으키며 달려오는 그 모습은 끔찍하기까지 했지만 앞서 찾아든 두 명의 길손이 있었기에 주인은 당황하지 않았다. 레콘은 거의 나는 것에 가까운 속도로 달려와서는 계단을 오르는 것도 귀찮다는 듯이 30미터 절벽을 단숨에 뛰어올랐다. 하지만 주막 안으로 들어설 때는 약간 지체해야 했다. 7미터나 되는 철창을 들고 문을 들어설 때는 누구나 행동이 조심스러워지는 법이다. 주막에 들어선 레콘은 주위를 휙 둘러보았다. 그리고 탁자에 앉아 저녁을 먹고 있는 케이건과 비형을 발견하고는 그쪽으로 곧장 다가왔다. 주막의 1층 중앙은 천장까지 뚫려 있어 대단히 높았지만 기둥이 아닌가 의심스러운 철창을 짚으며 성큼성큼 걸어오는 신장 3미터의 레콘은 폐소공포증을 일으키기에 적당한 모습이었다. 비형은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그리고 케이건은 다시 불안을 느꼈다. 도깨비는 그럭저럭 넘어갔지만, 케이건은 레콘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는 아직 떠올리지 못했다. 케이건은 자신의 불안을 감춘 채 쿵쿵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레콘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케이건으로서는 고맙게도 레콘이 먼저 부리를 열었다.
“도깨비와 인간이라. 제대로 찾아왔군.”
케이건은 안도했다. 비형이 그 말에 대답했다.
“비형 스라블입니다. 이쪽은 케이건 드라카이고. 대사원의 의뢰를 받고 오신 분이죠?”
“음.”
레콘은 그렇게 말한 다음 주위를 둘러보다가 철창을 2층 난간에 걸쳐놓았다. 비형은 다시 미소를 머금었고, 앉을 만한 의자를 발견하지 못한 레콘이 마룻바닥에 주저앉자 더욱 큰 미소를 지었다. 바닥에 앉았지만 여전히 케이건과 비형을 내려다보고 있는 레콘의 모습이 재미있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콘이 부리를 열자 비형은 더 이상 웃을 수 없게 되었다.
“나는 티나한이라고 한다. 도깨비들에게 불만을 좀 가지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