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마시는 새 : 2장 – 은루(銀淚) (8)
다음날 황혼 무렵, 그들은 얼굴에 증오와 안도감을 동시에 담 은 주인을 뒤로 한 채 포텐 사막 남쪽을 향해 떠나갔다. 비형과 케이건은 딱정벌레에 탔고 티나한은 그들의 뒤를 따라 달렸다. 케이건이 딱정벌레에 익숙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비형은 좌절감을 느꼈다. 비형은 케이건에게 설명이란 어떻게 하는 것인 가를 보여줄 심산이었다. 하지만 케이건은 태연하게 딱정벌레에 올랐고 체절판의 어디를 건드려야 되고 어디를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가를 몸에 밴 사람처럼 구별해 냈다. 그러고는 절망적으로 트집 잡을 것을 찾던 비형을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케이 건의 앉음새에서 잘못된 점을 하나도 발견하지 못한 비형은 허둥 지둥 케이건의 앞에 앉았다.
세 사람은 사막의 밤을 가로질렀다.
먼 곳에서 그들을 보는 방랑자가 있었다면 그 장대함과 소란스 러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딱정벌레의 날개 소리는 광포했고 사막의 모래 위를 질풍처럼 달리는 티나한의 뒤쪽에는 작은 모래 폭풍이 생길 지경이었다. 그 때문에 그들의 모습은 고 대의 이름 없는 괴수가 포효하며 사막을 달려가는 것처럼 보였 다. 딱정벌레처럼 생긴 머리와 모래로 이루어진 몸을 가진 불가 해한 괴수.
하지만 그토록 요란한 모습으로 달려가는 세 사람은 보기 드물 정도로 과묵한 여행자들이기도 했다. 케이건과 비형은 그들 양쪽 에서 굉음을 울리며 움직이는 날개 때문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불가능했고 그들의 아래쪽을 달리는 티나한 또한 당연하게 도 두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포텐 사 막이 생긴 이래 가장 소란스러운 여행자들이었으며 동시에 가장 고요한 여행자들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소란 속에서 침묵하며 키보렌을 향해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