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마시는 새 : 9장 – 북부의 왕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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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마시는 새 : 9장 – 북부의 왕 (11)


갈로텍은 하텐그라쥬의 밤하늘을 바라보며 닐렀다.

<용이라도 한 마리 날아올 것 같은 으스스한 밤이군요.>

세리스마는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런 기분을 느낀다는 거지, 갈로텍? 내가 보기엔 맑은 하늘인데.>

<글쎄요. 제가 흥분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밤하늘인데도 불구하고 예사롭지 않게 보이는군요.>

세리스마는 부드럽게 웃었다.

<왜 흥분했다는 것인지 설명해 주게.>

<가주들이 저희들의 설명을 받아들였습니다. 이제 그녀들은 여신을 되찾기 위해 대확장 전쟁을 재개하자는 데 완전히 동의했습니다!>

세리스마는 감탄했다.

<잘됐군! 그 이야기는 정말 기가 막혀. 주퀘도 사르마크의 제안이었지?>

<그렇습니다. 세리스마. 정말 약삭빠른 사내지요.>

<그런 기쁜 일이 있는데 왜 용이 날아올 것 같다느니 하는 불길한 니름을 한 건가?>

세리스마의 질문에 갈로텍은 머쓱한 정신을 보였다.

<일이 놀랄 정도로 잘 진행되다 보니 오히려 불안한 기분이 느껴진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화리트 마케로우가 죽었을 때 저는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륜 페이가 그 자리에 있었고 화리트의 유지를 받아들였습니다. 륜 페이는 우리가 전혀 준비하지 않았던 존재였습니다. 니름 그대로 행운이었지요! 그런데 그 망할 비아스가 사모 페이를 암살자로 지명했습니다. 그 년은 우리 일을 망치기로 작정한 듯해 보였습니다. 저는 정말이지 그때 비아스의 심장병을 깨 버리고 싶었습니다.>

세리스마는 빙긋 웃었다.

<자네가 극기심을 발휘해 주어서 정말 고맙군. 갈로텍.>

<지금에서야 편한 마음으로 니를 수 있게 되었는데, 왜 그때 사모 페이의 심장병을 깨지 않으신 겁니까? 그것이 지나치게 위험한 일이었다면 카루를 보내는 대신 저나 그로스를 보내셔야 했습니다. 하지만 계획을 전혀 알지 못하는 카루를 보내신 것은 너무 위험했습니다.>

세리스마는 탁자 위에 놓인 양피지를 만지작거리며 닐렀다.

<우선, 카루는 내가 보낸 것이 아니야. 카루 자신이 가겠다고 했어. 카루가 사모 곁에 있는 이상 심장 파괴를 함부로 사용할 수는 없었네. 그리고 륜은 심장을 적출하지 않았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존재지. 륜 페이가 안전하게 북부로 넘어간 것을 카루가 보고했을 때 나는 사모가 륜을 죽일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낮아졌음을 깨달았네. 그래서 나는 사모를 제거해서 륜을 돕기보다는 만약의 경우 그를 제거할 자로서 남겨 두는 쪽이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했어. 실제로 지금 그렇게 되지 않았나? 우리에게 있어 륜을 제거할 무기는 사모밖에 남지 않았어. >

<예. 니르신 대로 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사모가 지나치게 빨리 암살에 성공하면 어쩌실 생각이었습니까?>

<그랬다면 다시 기다려야지.>

<네?>

<1년을 더 기다렸다가, 다른 수련자 한 명을 보내면 되는 문제였어. 갈로텍. 카린돌은 하텐그라쥬에 있었어.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었지. 의심받을 꼬투리를 만드느니 완벽한 기회가 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편이 더 낫지.>

갈로텍은 이해했다. 그는 의자에 앉으며 닐렀다.

<그 니름이 옳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다리지 않아도 되어서 행복하군요. 만약 1년을 더 기다렸다면 저는 온몸의 비늘이 다 빠져 버렸을 겁니다. 이미 12년을 기다렸습니다.>

<12년을 기다렸으니 1년 더 기다릴 수도 있는 거야. 하지만 나 역시 1년 더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네. >

세리스마와 갈로텍은 마주 보며 웃었다. 세리스마는 창밖을 돌아보며 닐렀다.

<그래, 우리는 성공했어! 이제 우리는 용이 부활해서 날아오더라도 물리칠 수 있어. 우리는 얼마든지 그 불을 꺼 버릴 수 있어. 하지만 북부의 불신자들을 모두 물리치는 것은 역시 전쟁을 통해야 하겠지. 그런 점에서 묻겠는데, 군대 창설 계획은 어떻게 되고 있지?>

<그건 주퀘도 본인에게 들으시는 편이 낫겠습니다. 주퀘도는 불사의 군대를 몰아 북부를 친다는 생각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 자를 위로 올라오게 하겠습니다. 그동안 저는 아래로 내려가서 누구를 좀 만나야겠습니다. 그렇잖아도 만나고 싶었는데, 그동안은 바빠서 만나지 못했습니다.>

<노기 하수인에게 감사라도 할 생각인가?>

<아니요. 화리트와 카린돌을 만날 생각입니다.>

<그 남매를?>

갈로텍은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저는 그 남매를 가지고 노는 것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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