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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冬天) – 3화


동천은 길을 내려오면서 그때일을 생각 했다. 그 일은 정말로 자신이 생각 하기에는 사소한 일이었지만 그애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때 그애들은 가주이신 황룡굉님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었다.

“가주님은 정말 멋있는 분이야.. 나는 이담에 크면 그런분 에게 시집가고 싶어…”

지금도 귀엽지만 그때도 귀여웠던 추연이 그런 말을하자 나머지 아이들이(나도 표함해서.) 앞을 다투며 추연의 환심(歡心)을 사려고 가주님에 대해 칭찮을 하려는 눈빛이 역력했다.

지금도 소심하지만 그때도 소심했던 춘천이 맞장구를 쳤다.

“맞아! 가주님의 무공(武功)은 하늘을 찌른다고 들었어!”

그말에 나는 단호히 반박(反駁)했다.

“지랄하네!”

물론 나도 춘천의 말에 별 이의는 없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 하니까… 하지만 추연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춘천의 말(語)에 한순간 심사(心思)가 뒤틀려서 그랬던 것 뿐이었다. 사실은 내가 먼저 하려고 했던말을 춘천이 가로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나의 이 한마디에 주위의 분위기가 갑자기 썰렁해 졌다. 그 썰렁한 분위기속에 나의 말을 듣고난 추연이 갑자기 눈에 쌍씸지를 켜고는 소리쳤다.

“니가 뭘 안다고 그러니!”

지금도 성질이 더럽지만 그때도 더러웠던 하천도 한몫 거들었다.

“그래 이 자식아! 니가 알면 얼마나 안다고 그래!”

이쯤되면 나도 참을 수가 없었다.

“야! 내가 왜 니 자식이냐? 이 하천(河川)에 대갈통 쳐박고 둬질놈아!”

이 하천(河川)이란 말은 그 녀석의 이름을 다르게 발음한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 이름을 싫어했다. 여하튼 대답은 곧바로 날아왔다.

“퍽-!”

한순간 내 눈앞에 별(星)이 왔다 갔다했다. 그때 나는 대낮에도 별을 만들어서 볼수있다는 사실을 알수 있었다.

“주르륵–!”

갑자기 코가 시큰 하더니 코피가 흘려 내렸다. 그냥 코피도 아니고 쌍코피였다. 한 순간 어떻게 된 일인가를 생각하던 나는 재빠르게 상황(狀況)을 분석(分析)해 나갔다.

첫째, 추연이 가주님 같은 분께 시집을 가고 싶다고 했다. 결론(結論): 내가 맞을 이유가 없다.

둘째, 춘천이 추연에게 환심을 사려고 하자 내가 점잖게 반박했다. 결론(結論): 내가 맞을 이유가 또 없다.

셋째, 하천이 자기 주제도 모르고 개기길래 점잖게 말로써 타일렀다. 결론(結論): 내가 맞을 이유가 진짜루 없다.

종합론(綜合論): 억울하다.

이상의 결론을 내리자 나의 눈에 살기(殺氣)가 감돌았다. 그러고는 내가 무지하게 열받았다는 것을 인식 시켜주기 위해서 고함(高喊)을 지르면서 앞을 향해 달려 갔다.

“으아-아–!”

“퍽-!”

“개쌔꺄..”

“퍼벅-!”

“개새..”

“퍼버-벅–!!”

“개…”

나는 한 순간 더 이상 말을 할수 없었다. 하도 맞아서 그런게 아니라 맞아도 맞아도 내가 계속 덤비자 그자식이 무식하게 옆에있는 거대한 짱돌(바위.)을 집어 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쭈-! 힘으론 안되니까 그 조그만 돌맹이로 댐빈다 이거지? 좋다.. 와라! 어서 덤비라고!!”

말은 그럴싸 했지만 나의 다리는 말과는 상관없이 생(生)의 본질(本質)을 찾아가며,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ᄐ! 이자식아 내가 그러면 가만히 있을줄 알았냐? 끄응-차!”

하천 그자식은 나의말을 다 듣고 나서 손바닥에 침을 ᄐ! 하고 뱉더니 거대한 짱돌을 집어올려 나에게로 던졌다. 그때나는 그자식이 그 거대한 짱돌을 진짜로 들어 올릴수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자식은 그런일을 당당하게 내 앞에서 실현 시켜주었다.

“쿠웅!”

“으힉-!”

하천이 던진 짱돌은 바로 내앞에 떨어졌다. 그나마 하천의 힘이 조금 모자랐으니 망정이지 그 무식한 자식이 쪼금만 더 ᄊ더라면 다리 하나가 박살 나서 지금쯤 반 병신(半病身)이 되어 있었을 것이었다. 씨발놈의 새끼.. 그자식이 싸가지가 없다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대책이 없는 자식일줄은 정말로 몰랐다.

어쨋든 나는 놀란 나머지 뒤도 안돌아 보고 달아났다. 그렇다고 아예 안본 것은 아니고, 도망가며 잠깐동안 뒤돌아 봤는데 추연은 좀 걱정스러운 듯이 나를 쳐다 봤고, 하천은 득의양양(得意揚揚)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 보았다. 춘천은 걱정스러움 반(半), 비웃음 반(半)이 절묘하게 조화가 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그게더 재수가 없었지만 어쩔수 없는 상황인지라 정신없이 도망갔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삼일(三日)동안 거대한 돌에 짖눌리는 꿈(夢)을 꾸었다…

옛날일을 한참동안 열심히 생각을 하며 길을 걸어 내려오던 동천은 잠시 생각(思)을 멈춰야만 했다. 그 이유는 무언 가가 자신의 앞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응? 저게 뭐지?”

아니나 다를까….

전방(前方)을 보니 오래된 소나무 옆에 왠 피투성이 노인(老人)이 앉아서 다 죽어 가는 것 같은데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지 자신쪽을 보면서 실실 웃고 있었다.

기실 웃고는 있었지만 두 눈에서 섬ᄍ한 빛이 나오는게 몸이 저절로 떨리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그러나 동천이 정작 보는 것은 그 노인이 아니라 자신의 앞(前)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 이었다.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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