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 이미지

동천(冬天) – 539화


기로(岐路)의 남자 2.

짝, 짝, 짝, 짝!

박수무당(拍手巫堂) 전철(電鐵)은 소문난 그대로 박수를 쳐가며 찾아온 손님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고 있었다. 으레 무당이라면 여인을 생각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때때로 점쟁이에서 이 바닥으로 직업을 옮긴이들이 있으니 그들이 바로 사내 무당이었다. 도리어 점과 신의 섬김을 겸용하고 있다고 하여 더욱 용하게 봐준다는 소문 때문에 사내 무당이 여자 무당들보다 더욱 짭짤한 수입을 벌어들인다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였다.

여하튼 그는 결리는 어깻죽지와 등허리의 통증을 감내하며 박수를 쳤다. 이 무당이 바로 부적 값을 돌려줄 수 없다며 개기다가 동천에게 얻어맞은 그 무당이었던 것이다.

“허어! 내려오신다, 내려오신다! 허어! 다가오신다, 다가오신다!”

짝, 짝, 짝, 짝!

전철은 목청껏 소리친 후 다시 박수를 쳤다. 그리고 그의 맞은 편에 앉아서 죽은 아버지를 기다리는 나이 사십 줄의 전삼복(田三福)은 벌써 한 식경 째 계속되는 저 소리에 기다리다 못해 아주 짜증이날 지경이었다.

‘도대체 뭐가 이렇게 늦어? 씨발, 기어서 오셔도 벌써 왔겠다.’

하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온갖 잡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채워가려는데, 돌연 박수무당 전철의 박수소리가 멎었다. 그리곤 그의 상체가 주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떨리기 시작했다.

부르르르르!

다름 아닌 염려하던 어깨가 저려왔기 때문이다. 그것을 착각한 전삼복이 소리쳤다.

“헉? 왔구나!”

오긴 뭐가 왔단 말인가. 남은 아파서 죽겠는데. 그러나 돌아가는 상황을 보건대 여기에서 아니라고 부인하면 돌팔이 무당으로 소문이 퍼질 여지가 농후했다. 한 식경 동안 전삼복을 지켜본 결과, 싸가지가 아주 바가지였던 것이다. 그는 나름대로 접신(接神)을 10회 이상 겪어본(확인된 바 없다) 숙련자였지만 일에 대한 자긍심이 별로 없는 관계로 접신이 들린 듯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

“끄으으으! 이, 이놈, 삼복아!”

전삼복은 너무도 실제 같아 보이자 앞뒤 가릴 것 없이 납죽 엎드렸다.

“예예! 아버님! 소자 삼복입니다!”

“왜 어찌… 크륵! 호, 혼자만 왔더란 말이냐!”

무언가 찔리는 것이 있는지 그가 술술 알아서 불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요! 하지만 형님은 이런 개 허접 같은 곳은 믿을 게 못된다며 안 오시겠다고 하시는 바람에……, 어이쿠! 으악! 잘못 했슈!”

개 허접이라는 소리에 흥분하여 전삼복을 밟아버린 전철은 내심 아차 했다. 이자의 아버지가 평소 인자하고 근엄했던 분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아고고! 아버님, 살아생전에도 모자라 남의 몸을 빌어서까지 때리시면 어쩝니까. 그리고 잘못한 것은 형님이니 때리시려면 형님을 때리셔야지, 제가 아무리 빚에 쪼들려 숨겨놓으신 재산이 있을까싶어 이렇게 찾았다지만 도대체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러시는 겁니까요!”

제 놈이 다 불어놓고도 잘못이 없다니……. 전철은 기가 찰 노릇이었다.

‘허어, 이 짓 5년에 이런 놈은 또 처음이로세!’

그의 생각에 ‘또’ 자가 끼어있는 이유는 며칠 전 무당을 뚜드려 패고 부적 값을 받아낸 동천 때문이었다. 각설하고, 잠시 어이없어 하던 전철은 옳다구나 싶어 싸대기를 한 대 후려갈긴 후 얼굴을 심하게 비틀었다. 접신에 실패했을 시 그럴 듯 하게 얼굴을 꾸미는 그의 전매특허가 발동된 것이다.

“이, 이 망할 놈! 크으으, 닥치거라! 내 저승에서 아, 악귀를 수하로 거느렸는데! 흐으, 흐으! 오늘 이렇게 하계로 내려온 김에! 부, 불러내어 삼복이 네놈부터 혼쭐 내주리라! 우움―바리바리 야만다라. 우움―바리바리 야만다라!”

기겁을 한 전삼복은 박수무당의 허벅지를 붙잡고 애걸복걸 빌었다.

“아이고, 아버님! 살려주십시오!”

‘커헉―? 아, 안 그래도 온몸이 쑤시고 결려죽겠는데 잡고 흔들면 어떻게 이 잡놈아!’

휘청거린 전철은 맥없이 쓰러지면 전삼복이 의심할까봐 발악적으로 소리내어 가짜 주술을 읊었다.

“우, 우움! 바리바리! 야만다라! 우움―! 바리바리 야만다라아아아아!”

쾅!

돌연 문짝이 부서지고 한 여인이 들어왔다. 바로 술에 취한 소연이었다. 전철의 허벅지를 붙들고 있다가 놀라 뒤로 자빠진 전삼복은 아버님이 겁을 준 것에 비해 아리따운 여인이 들어오자 어리둥절하여 물었다.

“아, 아버님! 저승의 악귀는 저, 저렇게 다 삼삼한가 보죠?”

같이 기겁을 했던 전철은 그 소리에 퍼득 정신을 차렸다. 손님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 것이다. 그는 어찌할 바를 몰라하다 대세에 편승했다.

“크헐헐헐! 내 어찌 징그러운 놈을 수하로 두겠느냐!”

“오오, 아버님! 소자, 아버님이 자랑스럽습니다! 이, 이렇게 미녀를 거느릴 수 있다면 저는 당장에 죽어도 억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흑흑, 요즘 빚쟁이들에게 쫓기느라 사는 게 사는 것 같지도 않은데……. 아버님, 지금 손목 끊을까요?”

진짜 이런 놈은 처음이었다. 죽어도 제 놈 집에서 죽지, 왜 엄한 남의 사업장(?)에서 손목을 끊는다고 지랄이란 말인가.

“되, 되었다! 흐으! 흐으! 거느릴 수만 있고 즐길 수는 없는 존재이니 올 생각은 말거라!”

“예? 그런 거였습니까? 아이고, 그럼 전 안 죽을 랍니다.”

‘개잡놈! 잿밥에만 관심이 있었구나!’

생각 같아서는 진짜로 손목을 따게 만들고 싶었지만 전철은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따지고 보면 그 정도로 자신의 연기가 대단했다고 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어 그는 정체 모를 소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저 소녀는 왜 갑자기 들이닥친 거지? 아니, 그것보다 어디에선가 본 듯한 얼굴인데? 허어! 내가 저 소녀를 어디에서 보았더라?’

그때 뒤이어 들어오는 동천이 그녀를 불렀다.

“야! 여기엔 또 왜 왔어! 거기 점소이 녀석을 아작 낸 것 가지고는 모자라디?”

전철은 짜증을 내며 따라 들어오는 동천은 본 후에야 그녀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컥? 그러고 보니 저 잡놈과 한패가 아닌가!’

그때의 소연은 있는 듯 없는 듯 밖에서만 서있었기 때문에 전철이 한눈에 알아보지 못한 것이었다.

“아버님, 저 뒤의 녀석은 뭡니까? 저 삼삼한 여인과 아는 듯 보이는데 저놈도 저승의 수하입니까?”

전철은 아니라고 할 수도 없어 긍정했다.

“으, 으응. 그렇다아…….”

어쩐지 갈수록 작아지는 그의 음성이었다. 그로서는 ‘제발 못 들어라.’ 하는 마음이겠지만 방이 좁고 고요한 이곳에서 요행을 바라기는 어려웠다.

“뭐? 누가 누구 수하? 안 그래도 기분 더러운데 이게 무슨 개소리야?”

“……가 아니라.”

동천이 박수무당 전철을 죽일 듯이 노려보자 그때의 악몽이 떠오른 전철은 기겁하여 말꼬리를 돌렸다. 무언가를 느낀 전삼복이 다소 험악해진 눈으로 물어보았다.

“아니, 아버님! 그 무슨 말씀이십니까?”

진퇴양난에 몰린 전철은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그, 그게 그러니까 말이다.”

그것을 본 동천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혀를 내둘렀다.

“이 인간이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사기를 치네? 이 몸이 그때 말씀했지? 효력 없는 부적 팔아서 배때기 불리면 아주 작살이 난다고.”

지레 겁을 먹은 전철은 이번에도 맞으면 사망이라는 생각에 재빨리 변명을 시도했다.

“이보게! 이제 난 부적 따윈 안 판다네! 지, 지금은 접신 중이었어!”

동천은 피식 웃었다.

“누가 뭐래? 그냥 그렇다는 거야. 나한테만 피해 끼치지 않으면 그만이지, 이 몸이 그런 것까지 참견할 정도로 한가하신 분인 줄 알아?”

‘이, 이 새꺄! 그럼 왜 그따위 말을 해서 사람 간 떨어지게 만들어?’

일단 안도한 전철은 좋게 말했다.

“그런가? 그것 참 앞서가는 생각일세, 그려. 허, 허허!”

그러나 진짜 간 떨어지게 만드는 소리는 바로 다음에 이어졌다.

“이 잡놈이 감히 아버님의 행세를 해?”

“헉? 아닐세, 아니야! 하, 하도 혼란스러워서 자네 아버님은 저승으로 다시 돌아가신, 켁? 으엑?”

퍼버버버벅! 퍽퍽!

“쭈거라! 쭈거!”

“으악! 악! 마, 맞을 때 맞더, 크에엑?”

박수무당이 하고싶은 말을 다 하지도 못하고 비명을 질러댔지만 요는 이렇다. 맞을 때 맞더라도 정말로 궁금한 것이, 저 여인은 무엇 때문에 자신의 사업장을 찾았단 말인가! 보아하니 어린놈은(동천) 이곳에 찾아올 생각이 없었던 듯한데 말이다.

“아아, 머리 아파. 여기가 어디지?”

술이 깰 듯 말 듯하여 어지러워진 소연은 자신이 왜 여기에 왔는지 그것을 까먹고야 말았다. 원래 그녀는 동천에게 피해를 입은 박수무당을 찾아가 정당하게 번 돈을 빼앗겼으니 자신이 대신 값을 치르겠다는 생각으로 왔던 것인데, 왕성했던 술기운이 쉬지 않고 달려오며 어느 정도 가셔버리자 어지럽기만 하고 도통 머리를 굴리고싶은 생각이 없어진 것이다.

동천은 그녀를 툭 건드렸다.

“야, 아직도 못마땅하냐?”

그녀는 지끈거리고 울렁이는 이중고를 겪으며 제대로 취하기 전의 소연으로 되돌아왔다.

“으음… 몰라요. 머리가 아프고, 넘어올 것 같고……. 나 쉬고 싶어요.”

그녀가 정상으로 돌아오자 동천은 기쁜 것이 먼저였다. 다른 무엇보다 뒤치다꺼리를 걱정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폭력적으로 해결하자면 간단했지만 화가 난 상황에서 주먹을 휘둘렀다간 애 하나를 잡을 것만 같아 차마 때리지 못했던 것이다.

“업혀. 이 몸이 업어다 줄게.”

술에 취한 소연은 부끄러움 없이 업혔다. 의외로 가볍고 나긋했다. 미묘한 느낌이 들자 동천은 괜히 짜증스럽게 말했다.

“에이! 술 냄새! 이 계집애, 나중에 깨어나기만 해봐라! 내가 가만두나.”

옆에서는 전철이 아직도 맞고 있었다. 동천은 그런 전철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전삼복에게 더 때리라고 부탁한 뒤 밖으로 나왔다. 밖에서 쪼그리고 앉아 호연화와 손장난으로 놀고있던 화정이는 재빨리 일어나 소연의 상태를 살폈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깨어있는 줄 알고 눈치를 살핀 것이었다.

“동천. 소연 이제 괜찮아?”

“괜찮긴 개뿔! 니 눈엔 이게 괜찮게 보이냐? 엉?”

화풀이 할 곳이 없자 애꿎은 화정이에게 지랄했다.

“냐야옹.”

동천은 자신의 고함에 호연화가 반응하자 더 이상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그는 돌아갈 길을 몰라 잠시 주춤했으나 다행이 화정이가 기억하고있어 무사히 숙박소로 되돌아갔다.

풀썩!

“흐아! 거 더럽게 무겁네!”

침대 위에 소연을 내려놓은 동천은 별로 힘들지도 않았으면서 틀어진 그의 성격상 그렇게 주절거렸다.

“으음, 음…….”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소연은 약간 찡그린 표정으로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

동천이 물었다.

“춥냐?”

“…….”

술에 취해 골아 떨어졌는데 대답할 리가 없었다. 그러나 씹혔다고 생각한 동천은 제일 만만한 그녀의 엉덩이를 마구 걷어차 준 뒤(동작만 컸다) 물독에서 한바가지 퍼 올려 세수를 했다.

“어푸어푸! 씨바, 내가 저년한테 다시 한번 술을 먹이면 사람이 아니라 개다! 개!”

크앙! 왈왈왈왈!

때맞춰 밖에서 개가 짖어댔다. 동천은 후다닥 창가로 달려가 소리쳤다.

“입 닥쳐, 이 개새꺄!”

맞는 말이니 욕이라고 할 수도 없다.

“에이! 주변이라고 개떡같아서 도와주는 게 없어, 도와주는 게!”

그나저나 창원제일루에서 돈 떼먹고 도망을 쳤으니 앞으로 나가기도 껄끄럽게 되었다. 원래는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돌판을 던진 소연이 갑자기 뛰쳐나가는 바람에 쫓아가느라 본의 아니게 셈을 치르지 못한 것이었다. 동천으로서는 오히려 돈이 굳어서 잘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말이다.

“어차피 이 근처를 나돌아다니다가 황룡세가 사람들과 마주칠 수도 있으니까 차라리 잘됐지 뭐. 특히 그 눈치 빠른 미미년을 말야.”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방안이 어두워지는 것 같아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리자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초에 불을 켜고 누워있자니 졸음이 밀려왔다. 아직 잠잘 시간이 되려면 멀었지만 언제 그가 그런 거 따지고 살았는가? 다시 불을 끄고 누웠는데 소연의 침대 쪽에서 부스럭거리며 일어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자는 분위기여서 소연의 곁에 누웠던 화정이었다.

“왜 일어났어. 오줌 마렵냐?”

그녀는 도리도리 고개를 내젓고 볼멘소리를 내뱉으며 동천의 침대로 기어 들어왔다.

“소연에게서 술 냄새나. 하아하아, 거릴 때마다 냄새나서 같이 못 자겠어.”

동천이 말릴 사이도 없이 들어온 그녀는 이불 속에서 고개만 쏙 빼낸 뒤 장난스럽게 말했다.

“이히, 오랜만이다. 그지?”

“그렇긴… 하지. 야, 너무 달라붙지마. 너한테 고기냄새나.”

화정이는 동천도 같으면서 괜히 그런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동천의 나무람에 쉽게 대처방안을 내놓았다. 옷을 벗는 것이다.

“웃? 너, 너 뭐 하는 거냐?”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뭐하긴, 벗으면 냄새 덜 나.”

어차피 창피함을 모르는 그녀였기에 중요한 속옷들만 남기고 벗어서 밖으로 내던졌다. 동천은 왠지 모르게 입안이 타는 것을 느끼고 연신 고인 침을 삼켰다.

“더 안 벗냐?”

은근한 그의 물음에 화정이가 약간 꺼렸다.

“소연이 더 벗으면 혼내서 잘 때 이 이상 벗은 적은 없어. 으웅, 그래도 동천이 벗으라면 벗을게. 벗을까?”

동천은 소연의 이야기가 나오자 나중에 지랄 난리가 날 것 같아 그냥 두기로 했다. 그녀를 작살나게 혼내주려면 완전무결하게 켕기는 것 없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정도만 해도 충분했고 말이다.

“아냐, 됐어. 자고로 여인은 남기는 맛이 있어야 사랑 받는다고 강 아저씨가 말했거든.”

화정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강아지?”

“푸히히! 니가 미호냐? 강아지라고 하게?”

그녀가 또 고개를 갸웃거렸다.

“미호? 미호는 또 누군데?”

동천도 따라 갸웃거렸다.

“에? 이 몸께서 미호라고 했냐?”

“응. 미호라고 했어.”

“그으래? 흐음, 뭔가 기억이 날 듯 하기도 하고…….”

무의식 적으로 말한 것인데 기억이 날리 만무하다. 그래서 동천은 편하게 생각했다.

“됐어, 됐어. 그냥 헛말로 나온 거겠지. 이리와. 오랜만에 우리 예쁜 화정이 좀 안아보자.”

“응!”

기쁜 듯이 그녀가 찰싹 달라붙었다.

뭉클…….

동천은 바로 그녀를 떼어냈다.

“자, 잠깐 떨어져봐! 헉헉!”

화정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을 보냈다.

“왜 그래 동천?”

그러나 정작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동천 자신이었다. 화정이의 매끄러운 살결이 뼈 없는 연체동물처럼 한치의 틈도 없이 밀착되어지자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뜨거움이 아래에서부터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꿀꺽. 이게 무슨 느낌이다냐?’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그저 부드럽고 따듯했다는 것만 느꼈을 따름이다. 그런데 좀 컸다고 성숙한 여인의 몸을 안자 성욕을 느낀 것이다. 물론 본인은 그게 무슨 느낌인지 모르고있을 뿐이지만.

“왜 그래, 동천? 몸이 막 뜨거워. 어디 아파?”

그녀는 아프냐며 동천의 몸을 막 더듬었다. 화정이로서는 뜨거운 동천의 몸이 염려되어 더듬은 것이었지만 당사자인 동천은 아주 죽을 맛이었다.

“윽! 엇? 허헉?”

어디를 어떻게 건드렸는지 마지막에 동천이 죽는(?)소리를 냈다. 화정이는 주인님이 온 몸을 뻣뻣하게 굳히고 부르르 떨어대자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어, 어떻게, 어떻게. 히잉, 진짜로 아픈가봐.”

동천은 겨우 말을 꺼냈다.

“화, 화정아! 네가 좀 떨어지면! 모, 모든 게 해결돼! 헉헉.”

“내가? 으응, 알았어.”

화정이는 영문을 몰랐지만 일단 동천의 뜻대로 한 사람 정도의 공간을 물러섰다. 그제야 살 것 같은 동천이었다.

‘흐아! 강 아저씨가 여자는 요물이라 더니, 그 말이 딱 정답이로구나! …응? 그러고 보니 강 아저씨는 어떻게 되었지?’


랜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