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38권 13화 : 자유를 찾아서 – 2
자유를 찾아서 -2
허물어진 뼛조각들을 밀치며 밖으로 나오니, 타이탄 둘이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게 보였다.
한눈에도 막강한 기운을 풍기는 타이탄들! 무적이라 여겼던 샌드 웜을 죽음으로 되돌린 걸 보면, 기분 탓이 아닐 것이다. 라이는 자신도 모르게 뒤를 둘러봤다.
뒤쪽에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자마자 라이의 몸은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찔리는 게 있다 보니 너무 무서웠던 것이다.
저 둘은 무적이라고 생각했던 샌드 웜을 처치한 사람들이다. 밤새도록 라이를 도망치게 만들었던 클리프 바그룩보다 더욱 막강한 존재들. 도망 중인 라이로서는 다른 건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저 절대적인 강자들이 자신을 향해 적대감을 보이는 순간, 살아남을 수가 없다는 걸 잘 알았기 때문이다.
공포에 질려 미친 듯 도망치던 라이는 뒤쪽에서 쫓아오는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기에 자신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다. 다행히 그 둘은 자신을 쫓아오지 않고 있었다.
막강한 존재감을 뿜어내던 두 타이탄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아마도 공간 저편으로 돌려보낸 모양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네 명의 사람들이 남아있었다.
남자 둘과 여자 둘.
그들은 라이 쪽은 신경조차 쓰지 않고, 샌드 웜의 뼈대를 살펴보기 바빴다. 자신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증거였다. “나를 잡으러 온 게 아니었나?”
처음에는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방금 본 타이탄들은 지금껏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형태였다. 얼핏 본 것만으로 공포에 질려 도망친 탓에 기억이 희미하긴 했지만, 둘 다 방패를 들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
‘두 타이탄 모두 빨간색이었나? 아니면 하나만 빨간색이었나…………?’
그런 것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냅다 도망부터 쳤다니.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일단 위험하지 않겠다는 판단이 서자마자 라이는 타이탄에서 내렸다.
샌드웜에게 잡아먹힌 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아직 자신을 찾고 있는 용기사가 날아다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타이탄은 워낙 덩치가 크기에, 상공에 용기사가 있다면 곧바로 포착당할 것이 뻔했다. 그런 만큼 될 수 있다면, 위험은 피하는 게 좋았다. 타이탄을 공간 저편으로 돌려보낸 후, 라이는 사막 위를 달려가기 시작했다.
자유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