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뢰도 16권 4화 – 믿을 수 없는 소동, 믿을 수 없는 비무
믿을 수 없는 소동, 믿을 수 없는 비무
-검후 대(對) 비류연-
도성의 말마따나 단순히 고생만으로 끝날 문제는 아니었다.
모용휘로서는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감히 질서정연한 이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하늘의 폭거처럼 느껴졌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용휘로서는 그 발단을 알지도 못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의 동거인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을 저질렀는지 굳이 알아내 어디다 써먹 겠는가? 하지만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태가 이보다 더 나빠질 수는 없다고 장담할 수 있을 정도로 최악이라는 점이었다.
감히 검후 이옥상에게 대항하다니… 그냥 배를 종횡(縱橫)으로 가르는 안락사 쪽을 택하는 편이 훨씬 더 나았다. 비류연은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 린 것이다. 이대로 그는 강호에서 영원히 매장당할지도 몰랐다. 무림 구주 강호가 아무리 광활하다지만 검후의 분노를 산 이를 달갑게 받아 들여줄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뽑아라!”
다시 한 번 검후가 차갑게 일갈했다. 하지만 비류연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여전히 아무런 동작도 취하지 않고 있었다. 똑바로 들어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얼굴인 데 그러고 있으면 더더욱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게 된다.
“내 말이 들리지 않느냐?”
검후가 또다시 호통쳤다. 그러자 마침내 비류연이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수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만 그는 누구라도 피하고 싶어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서도 침착했고,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있었다.
“사부님, 제발 그만두세요!”
나예린이 달려와 검후의 옷자락을 잡으며 애원했다. 다급한 기색이 역력한 애처로운 목소리였다. 차갑게 두르고 있던 얼음의 가면은 이미 벗겨진 후였다. 그녀는 지금 아무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부인 검후도 거기에서 예외일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옥상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너는 물러가 있거라!”
하늘 같은 사부의 엄격한 목소리는 추호의 물러섬도 번복도 있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령아, 너는 지금 뭐 하는 게냐? 어서 이 아이를 데려가거라!”
무엇을 해야 할지 안절부절못하고 있던 독고령은 신탁을 받은 무녀처럼 즉시 행동했다. 그녀는 이진설과 함께 자신의 사매를 붙잡아 억지로 떼낸 다음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데려갔다.
“자, 어쩌겠느냐? 설마 두려운 거냐?”
흘려들을 수 없는 말에 비류연은 반쯤 내리깔고 있던 시선을 들어 검후의 시선을 마주보았다. 하지만 상대방의 도발에 격분하거나 하는 미숙함은 일절 없었다. 예리한 보검을 방불케 하는 검후의 시선이었지만, 비류연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뭐 깜짝했다고 해서 보이지도 않겠지만…….
앞머리에 가려진 두 눈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예단하기 쉽지 않았다.
“전…….?”
마침내 비류연의 입이 열리는가 싶더니 곧 다시 닫혔다. 그는 두려움이 뭔지 알지 못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그답지 않게 그는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왜 그러느냐? 설마 겁을 집어먹은 거냐?”
만일 그렇다면 정말 한심한 놈이라고 이옥상은 생각했다. 이런 한심한 놈이 자신의 애제자 옆에서 꼬물거린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 것은 사부인 자 신이 용서할 수 없었다. 그리고 비류연 역시 그렇게까지 한심한 놈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보고 있는 사람은 겁쟁이였나? 그렇다면 얌전히 꼬리를 말고 패배를 시인할 테냐? 그렇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지금 두 손을 들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자신 이 겁쟁이에다 비겁한 패배자임을 인정하고, 두 번 다시 내 제자의 눈앞에 나타나지 않으면 되는 거다!”
저편에서 그 말을 들은 나예린의 안색이 새파랗게 변했다. 그녀의 사부가 저런 요구를 할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미안하지만 그 말씀엔 따를 수 없네요. 제가 배운 것은 싸우기도 전에 상대를 패배시키는 방법뿐이라서요. 미리 지는 법 따위는 가르쳐준 적도 배운 적도 없습니 다. 아무리 유명한 분이라 해도 승리를 거저먹으려 하시면 안 되죠.”
“호오, 그래도 배짱이 조금은 있구나! 안심했다.”
검후 정도의 초절정 고수쯤 되면 목소리조차 그저 단순한 외침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안에 실린 유형 무형의 살기를 보이지 않는 울림으로 변환시켜 상대의 심신 을 압박하는 것이 가능하다. 엄청난 존재감과 심후한 내공이 그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기 이전에 상대의 기를 꺾고 의지를 제압하는 이 방법은, 백수의 왕 사자가 우렁찬 포효로 뭇 동물을 제압하는 것과 비슷하다. 방법은 다르지만 원리는 같다. 상대방에게 존재의 우위를 인식시
키는 행위인 것이다. 이것은 정신과 정신의 대결, 자아 수성(成)의 의지력이 약한 쪽이 지는 한판 승부인 것이다. 싸우기도 전에 패하는 것은 그가 할 수 없는 일이 었다.
“이제 검을 뽑을 마음이 들었느냐?”
냉엄한 목소리로 검후가 물었다.
“끝내 절 싸우게 만드실 요량인 모양이시네요. 될 수 있으면 당신과 싸우고 싶지 않았는데 말이죠. 싸워야 할 이유도 의의도 없는 싸움이라는 생각도 들고…….”
천무삼성의 한 사람이라는 사실은 아무래도 좋았다. 문제는 그녀가 나예린의 사부라니……. 무척이나 껄끄러운 상대였다. 상대가 검후라는 것보다 그쪽이 더 신 경쓰였던 것이다. 남들이 그런 그의 생각을 알았다면 자기 목숨은 걱정하지 않고 사후의 일이나 걱정한다고 맹비난했을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검후의 의지는 강철 처럼 굳건했다.
“넌 반드시 나와 싸워야 한다. 그리고 패하면 내가 공인했듯이 두 번 다시 저 아이 앞에 나타나지 말아야 한다. 혹시나 스쳐 지나가는 일이 있어도 공기처럼 대해야 한다. 왜냐하면 나 검후 이옥상이 그걸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후가 한쪽 손으로 독고령의 부축을 받고 서 있는 나예린을 가리키며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 생각인 모양이었다. “정말 고집불통이시군요! 제자 분들이 고생 좀 하겠어요.”
“그럴지도 모르지.”
검후가 순순히 시인했다. 한편 그녀가 지금 이 순간 독고령에게로 시선을 돌리지 않은 것은 독안봉으로서는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제가 그 말대로 하지 않으면 강제 집행하실 용의가 있으신가요?”
“물론!”
“그렇다면 제가 이 자리를 피해도 소용이 없겠네요?”
“당연하다!”
흔들림 없는 태도, 망설임 없는 대답이었다. 더 이상 피할 곳은 없었다. 그 사실을 비류연은 인정해야만 했다.
“좋습니다. 무척 강압적인 방식이 딱 제 취향이군요. 그 의견에 따르도록 하지요. 그런데 지금 이 시합은 너무 형평에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전 어느 쪽이든 잘못되 면 잃기만 하는데, 그건 좀 억울한 일 아니겠어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도록 해라. 그것을 허락하겠다.”
“만일 뭐, 이 내기에서 제가 이기게 되면 저에게는 뭐가 돌아오는 거죠? 이유도 없이 싸워야 하는데, 아무 소득도 없다는 것은 정말 참기 힘들거든요.”
“이길 생각인가? 이 몸을?”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않은 채 검후가 되물었다. 어이없기는 주위 관중도 마찬가지였다.
“물론이죠. 지려고 싸움하는 얼간이도 있나요? 이미 졌다는 마음가짐으로 할 수 있는 게 도대체 뭐가 있겠어요. 안 그래요?”
“호호호호! 재미있는 말을 하는구나. 확실히 그렇지. 졌다고 결정된 싸움을 할 필요는 없지.”
아무래도 비류연의 무모함이 검후의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분노 대신 그녀는 맑은 교소를 터트렸다.
“과연 확실히 저런 미친 짓거리는 딱 저녀석답군! 안 그런가, 준호?”
“예, 장형! 확실히 말씀대로입니다. 검후님 앞에서 저럴 수 있는 것도 저 사람뿐이겠죠. 그런데 저러고도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요, 효룡?”
“글쎄… 아마 힘들지 않을까? 이번엔 상대가 너무 안 좋아!”
어이없어 하는 관중 중에는 장홍, 효룡, 윤준호, 이 세 사람도 끼여 있었다. 이제는 비류연이 저질러놓는 사건 사고에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이번 기 회를 통해 또다시 그 관점을 수정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었다. 한편 그들이 보는 지금, 검후는 잠시 뭔가 고민을 하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그녀는 마침내 한 가지 제 안을 내놓았다.
“공인(公認)!”
검후의 말은 짧고 간결했다. 하지만 그 여파는 상상 초월의 파급 효과를 나타냈다.
“고… 딸꾹, 공… 뭐?”
관중 틈에 섞여 있던 또 하나의 인물, 빙봉영화수호대 대주 위지천이 헛딸꾹질을 하며 떠듬거렸다. 지금 자신의 귀가 잘못된 건가? 뭔가 굉장히 황당하면서도 비 현실적인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지금 그의 악물어진 어금니 사이에서는 한 줄기 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이 사내는 닦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장 내를 주시했다.
“고… 공인?”
“고 – 오-옹 – 인?!!!”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검후의 말에 주위 사람들의 눈이 몽땅 휘둥그레졌다. 공인, 공신력 있는 인증, 둘 사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겠다는 말이었다. 이 의외의 제안 에는 비류연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요?”
“난 대장부는 아니지만 일구이언을 하지는 않는다.”
만일 나예린의 아버지이자 무림맹주인 나백천이 들었다면 입에 거품을 물고 기절했을 만한 제안이었다. 기절까지는 아니라도 충격을 받기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 가지였다. 천하제일미라고 일컬어지는 빙백봉 나예린. 천무학관뿐만 아니라 백도 전역에 걸쳐, 그리고 마천각 내부에까지 추종자를 거느리고 있는 절세 미모의 소 유자. 그러나 만년 빙하 같은 마음으로 그 어떤 남자에게도 마음을 허락한 일이 없었던 고고한 한 마리의 봉황. 그 누구의 손도 닿지 않는 밤하늘의 차갑고 고독한 빙월(氷月)……. 그녀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은 검후의 제안에 모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사실 비류연의 입장에서는 이런 제안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도 강호 남자의 반 이상을 적으로 돌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 사부님!”
한 발짝 늦게 사태를 인식한 나예린이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러나 검후는 자신의 애제자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듯 무시한 채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래! 나, 검후 이옥상의 공인을 받을 수 있단 이야기지. 공식적으로!”
그녀는 특히 ‘공식적’이라는 말에 힘을 주었다.
“어떠냐?”
비류연은 잠시 침묵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 주판은 쉴새없이 튕겨지고 있었다. 마침내 비류연이 숙고를 끝내고 고개를 들었다. 이미 계산은 끝났고, 검산까지 마 친 상태였다.
검후의 보증, 확실히 그것은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었다. 현 무림에서 그녀의 보증은 천금과도 맞먹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어떤 재력가나 권세가의 보증보다도 그 효력이 확실했다. 그녀와의 대결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그것은 매력적인 제안임에 틀림없었다.
“그건 무척 마음에 드는 제안이군요. 항거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기도 하구요…….”
비류연이 입술을 오른쪽 귓가로 끌어당기며 웃었다. 하지만 나예린은 울고 싶었다. 그녀는 당황했고 또 조급해졌다. 그녀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일이 진 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그녀는 비류연과 자신 사이가 승인, 허락을 운운할 정도로 친밀했던가 하는 의문까지 들었다. 공인이라니… 그런 건 혼인을 전제 하지 않는 이상은 절대로 나오지 않는 개념이 아닌가. 다른 건 몰라도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했다. 그리고 그보다 더욱 무서운 예감이 그녀를 덮쳤 다.
“안 돼요, 류연! 받아들이면 안 돼요! 어서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어요! 승산은 없어요! 당신은 절대 그분께 이길 수 없다구요!”
그녀의 외침은 차라리 절규에 가까웠다. 그런 조건을 내놓았다는 것은 검후가 진심이라는 것을 뜻했다. 전심전력으로 비류연을 패배시킬 생각인 것이다. 그가 불 구가 되든 혹은 죽든, 그 어떤 지경이 되든 상관치 않고 말이다. 그러나 비류연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무엇을 사과하란 말이죠?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된 것? 아니면 당신이 날 사랑하게 된 것? 어느 것도 누군가에게 용서를 빌 만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군요. 남 녀가 서로에게 감응(感應)하고 끌리는 것은 하늘의 이치이자 자연의 섭리, 천도(天道), 천리(天理) 아닌가요? 그런데 무엇이 부끄러워 사과를 하고 용서를 빌란 말 이죠? 검후의 신분이 높고, 그 권위가 나보다 높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당신의 스승이기 때문인가요? 존중해줄 수는 있어도 굽실거릴 수는 없어요.”
뭐라 반막해야 될 것 같은데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사랑이라는 말은 그 독특한 성질에 걸맞게 그의 입에서 느닷없이 갑작스럽게 돌발적으로 튀어나왔다. 나예린의 얼굴은 홍당무처럼 빨갛게 변했다. 이렇게 충분히 험악한 상황에서 그런 말을 들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는 무방비 상태로 직격탄을 맞고 말았다. 그 말은 어떤 힘보다 강력하게 그녀의 마음을 뒤흔 들어놓았다.
잠시 숨을 고른 비류연이 다시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데도 당신은 내가 포기하길 바라나요?”
나예린은 그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비류연도 집요하게 그 답을 얻기를 원하지 않았다. 이 경우 보통 침묵이 답이 되는 요건이 충족된다고 볼 수 있는 것 이다.
“내가 왜 그 질문에 답하지 못했을까? 왜?”
자욱한 안개 속을 헤매는 나그네처럼 아직도 자신의 마음을 확신할 수 없는 나예린이었다. 다만 지금 확실한 건 심장이 생명의 찬가를 연주하며 힘차게 뛰고 있고, 따뜻한 피가 전신을 빠르게 돌고 있다는 것이었다. 차가웠던 마음에 온기가 돌고 얼어붙어 있던 마음의 시간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이십 년 동안 굳게 잠겨 있던 자물쇠가 풀리고, 녹슨 마음의 경첩이 지금 삐걱 소리를 내며 열리려 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요즘 애들은…….?”
검후는 머리가 지끈해지는 것을 느꼈다. 제자의 저런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아니 때때로 흘깃 훔쳐볼 때마다 온통 새로운 모습뿐이었다.
‘저녀석 때문인가?’
검후의 날카로운 시선이 다시 자신의 눈앞에 의연하게 서 있는 비류연을 향했다. 후들후들 다리를 떨지 않는 것은 칭찬해줄 만했다.
현 무림에서 가장 강대한 권위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천무삼성을 앞에 두고도 비류연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의 정신은 항상 강철 기둥처럼 굳건히 서 있었 고, 이 세계에서 자신만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고 있었다. 그는 언제 어느 때라도 자기 자신을 잃는 법이 없었다. 남들이 정신나갔다고 욕해도, 미친놈이라고 해도, 예를 모르는 무례한 놈이라 욕해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기 정체성을 명확하게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검후의 아미가 살짝 꿈틀거렸다.
“놈, 말 한번 청산유수로구나. 좋다! 그 기백을 높이 사서 너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겠다.”
“기회라 하시면?”
“내 십초를 받아봐라! 만일 네가 나의 십 초를 받아낸다면 나의 패배로 간주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