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뢰도 18권 – 학생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그러나 거의 아무도 읽지 않는―천무학관 지정 필독 추천 도서 108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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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뢰도 18권 – 학생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그러나 거의 아무도 읽지 않는―천무학관 지정 필독 추천 도서 108 종

학생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그러나 거의 아무도 읽지 않는―천무학관 지정 필독 추천 도서 108 종

쭗십삼(三)비급유용론

-일부 발췌-

..(전략)…….

일각에서는 천 년 전이든 오백 년 전이든 비급이란 것은 발굴되어 봤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골동품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있다. 비급무용론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물론 비급 안에 무공의 요결을 모두 집어넣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면 우리는 왜 과거의 선현들이 남겨놓은 사서 (四書)니 오경(五經)이니 하는 것들을 읽는 것인가.

‘비급무용론자들이 정보 기록 도구로서의 비급의 효용성을 매우 가볍게 취급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본다. 비급은 언제 소실될지 모를 무공의 요체를 개인의 치 매뿐만 아니라 역사적 치매로부터도 구해준다. 얼마나 많은 고수들의 무공이 그들의 죽음과 함께 과거 속에 묻혔는가. 비급이란 것이 없었다면 더 많은 무공들이 같 은 신세가 되었을 것이다. 흐릿한 기억을 상기시켜 준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무공을 익힐 때 자신이 익혀야 할 초식들을 잊어버린다. 다 외웠다 하 더라도 한두 달 쓰지 않으면 그중 일부를 또다시 금세 잊어버리고 만다. 묘리(妙理)를 이해하여 그 요체를 깨닫는 것이 아니라 형(形)을 암기하는 것만도 이토록 어 려운 것이다. 수박 겉 핥기도 수박이 너무 크다 보면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런 험난한 여정에 도움을 줄 비급이란 존재가 없었다면 안 그래도 어려운 과정이 얼마나 더 어려워지겠는가? 둔필승총(純筆勝聰), 둔한 필이 총명함을 이긴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비급이란 결과물이 아니다. 그것은 더 넓은 세계로 자신의 정신을 확장시키기 위한 일종의 안내서이자 지도이다. 그것마저 없다면 우리는 매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인간의 삶은 유한한데 시행착오만 반복하다가 언제 진보할 수 있겠는가. 비급이란 것은 이런 시간 낭비를 비약적으로 줄여준다. 언 어의 한계라는 것이 명확함에도 책이란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시간과 싸우기 위해 만들어낸 가장 강력한 도구인 것이다. 열 번의 실패를 단 한 번의 실패로 줄이는 데 관심이 없는 게으른 자만이 비급의 유용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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