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뢰도 21권 – 학생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그러나 거의 아무도 읽지 않는―천무학관 지정 필독 추천 도서 108 종
학생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그러나 거의 아무도 읽지 않는―천무학관 지정 필독 추천 도서 108 종
五十五. 무현금에 대한 고찰
무현탄주나 무현금탄주, 혹은 묵금탄주란 쉽게 말해 줄이 달리지 않은 금을 연주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이런 무모한 일련의 행위가 언제, 누구로부터 시작되었는 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고산유수의 고사를 남긴 백거이라는 설, 혹은 맹인탄주자 겸 암살미수자인 고선립이라는 설도 있으나 고증된 바는 없다.
과연 현이 없는 금을 연주하는 것은 가능한가? 혹은 현이 달려 있지만 소리없이 그것을 연주하는 것은 가능한가?
연주라면 일단 소리가 나야 하고, 그 소리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을 줄 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필자도 모른다.
알 리가 없지 않은가? 들어본 적이 없는데.
적어도 필자가 태어난 이후 지금까지 그것이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다만 필자가 묵금탄주를 거론한 것은, 왜 이런 ‘무모한’ 일이 시도되었는가, 그 원인을 고찰하고자 할 목적이다.
그것을 이해하려면 먼저 장자의 제물론 편에 나오는 한 구절, 바로 ‘천뢰’라는 말을 살펴보아야 한다. 구색을 갖추자면 천지인을 맞춰야 하겠으니 당연히 지뢰, 인 뢰도 있다.
그럼 천뢰, 지뢰, 인뢰란 무엇인가.
지뢰는 자연의 소리이다. 인뢰는 자연의 소리를 흉내 낸 인간의 소리이다. 퉁소나 대금 등의 악기는 자연의 소리를 모방하여 만들어낸 인간의 소리, 즉 인뢰라 할 수 있겠다.
지뢰랑 인뢰는 이해하기 쉽다. 문제는 이 천뢰라는 것이다. 천뢰는 소리가 없는 소리이다.
그게 뭔 소리냐?
감히 추측컨대 소리를 가능하게 하는 그 바탕, 즉 침묵이 아닌가 하는 가설이 유력하다.
노자는 대기만성(大器晩成) 대음희성(大音希聲)을 거론하며 지극한 음악은 소리없는 소리’라고 설파한 바 있다. 모든 음악을 통하게 하는 위대한 음악은 구체적 인 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대음희성의 경지는 천뢰라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때문에 소리를 내지 않고 천상의 음악을 연주하는 천뢰를 실현하고자, 바로 무현금의 탄주가 시도 된다는 것이다.
물론 단순한 시도나 행위 자체로 천뢰의 소리가 가능다고 보기는 힘들다. 소리가 나지 않아도 ‘지극한 그 무엇이 들려와야 하기에 무현금은 영원히 천뢰의 씨앗 을 싹 틔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인류는 과연 천뢰를 울리는 데 성공할 것인가. 그것은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정체 모를 괴노인에게 추적 부대를 파견한 마진가는 정신적인 피로감을 느끼며 책상 앞에 그대로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그의 눈길은 휴식 중에도 책 상위의 한쪽 구석, 정리를 위해 쌓아놓은 폐서류들 맨 위를 향하고 있었다.
천무학관 사절단 십 개 조 편성안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으나, 찻물이 번져서 폐품 신세가 된 서류였다. 괴노인이 나타나기 전 그는 차를 마시며 서류를 검토하던 중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서두르게 되는 바람에 찻잔을 건드렸던 것이다. 동일한 필사본이 따로 잘 보관되고 있었으니 천만다행이었다.
그는 무심결에 손을 뻗어 얼룩진 서류를 집어 들었다. 사절단 일행의 이름 곳곳에 찻물이 번져서 뭉개져 있는 것이 왠지 그의 마음을 심히 불편하게 했다.
<천무학관 사절단 십 개 조 편성안>
작성자:유은성, 진소령
第一. 편성 원칙
필히 건전한 학내 풍토를 위하여 연인지간(戀人之間)은 절단한다.
二. 신입 관도 네 명은 지도 편달을 위해 필히 해당 시험관과 같은 조에 배정한다.
三. 가능하면 구룡칠봉(九龍七鳳)을 위시한 인재들은 각 조별로 적절히 분산 배치한다. 四. 안전한 학풍을 유지하기 위해 여(女)관도들은 가능하면 한 조로 배정한다.
第二. 십 개 조 편성 명단
제1조 용천명, 유엽성, 맹연호, 팽조영,
제2조마하령, 나예린, 유란,
제3조 모용휘, 공손절휘, 장홍, 효룡, 단대풍, 전옥기 제4조 남궁상, 연비, 도광서, 금영호, 하윤명, 제갈유 제5조 진령, 화설옥, 황보옥연, 청문, 이자룡, 팽혁성
제6조 청흔, 백무영, 변태남,
제7조 하세인, 윤준호, 유운비, 비연태, 당철기, 천소해
제8조 천야진, 단목우, 당철표, 당문천,
제9조 현운, 당삼, 노학, 일공, 임성진, 추일태
제10조 남궁산산, 관설지, 당문혜, 이진설, 단목수수, 강유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