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뢰도 28권 17화 – 무한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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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뢰도 28권 17화 – 무한의 밤

무한의 밤

-밤이 무너지다

달이 떴다.

하지만 달무리에 가려 희뿌연 빛의 잔류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달빛이 사라진 밤은 그믐밤처럼 어두웠다.

그렇게 어두워진 무한의 밤길을 달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선두에 서서 달리는 사람은 다름 아닌 장홍이었고, 그 뒤를 이어 비류연과 모용휘, 그리고 남궁상이 뒤따르고 있었다.

“이제 이 밤나들이를 나선 이유를 슬슬 가르쳐 줘도 되지 않겠습니까, 장형?”

무작정 끌려 나온 모용휘가 경공의 속도를 늦추지 않은 채 물었다.

“응? 자네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따라왔단 말인가?”

황당해하는 얼굴로 돌아보는 장홍의 시선에, 모용휘가 얼굴을 붉혔다.

“전 그저 류연한테 다짜고짜 끌려온 거라…….”

“소수정예라면서요? 네 명 한정이니까 휘 녀석이 제일 쓸 만하다고요.”

비류연이 뒤따라오며 한마디 던졌다.

“그럼 저는요, 대사형?”

남궁상의 질문에 비류연은 그것도 모르냐는 투로 답했다.

“너야 당연히 뒤처리 담당이지.”

“…….”

“류연, 자넨 끌고 올 때 끌고 오더라도 이유 정도는 제대로 설명해 주지 그랬나?”

“나도 잘 몰라요, 아저씨. 이런 건 전문가가 설명해야죠.”

“떠넘기기는. 우리가 이렇게 밤나들이를 나선 이유는 무한성 내에 숨겨진 몇 개의 비밀 거점을 방문하기 위해서라네. 그러니 눈에 띄지 않게 소수정예로 움직이자 고 류연 이 친구한테 부탁했더니, 자네들을 데려오더군. 그러니 내 잘못 아닐세! 그것만은 확실히 해두세.”

그 몇 개의 비밀 거점이란 게 뭘 말하는지는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저희들도 가지고 있는 겁니까? 첩자들을?”

항상 바른생활 청년인 모용휘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는 생리상 그런 것이 맞지 않았다.

“기왕이면 비밀 첩보원이라고 해주면 좋겠군. 아님 위장 전문 정보원 정도? 그것도 안 되면 ‘그림자’ 정도로 타협해도 좋네.”

“그래도 첩자는 첩자 아닙니까?”

“서로 대립하는 적 혹은 경쟁 업체의 정보를 빼내는 것은 전략상 당연한 일일세. 사실 흑천맹 역시 우리 쪽이 풀어놓은 수와 비슷한 수의 첩자를 정천맹 쪽에 뿌려 놓고 있다네.”

그리고 반대로 흑천맹이 정천맹의 주위에 풀어놓은 것과 비슷한 수의 첩자를 정천맹도 이곳에 풀어놓고 있었다. 간세, 밀정, 세작, 첩자, 그림자 등등, 부르는 이름 은 다양하지만 하는 일들은 거의 비슷비슷하다. 휴전 상태이긴 하지만 긴장을 늦출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서로 다 알고 있다네. 몇몇은 이미 파악하고 있지. 서로 그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그냥 두고 보면서 묵과하고 있는 거라네.”

“그건 어째서 그런 겁니까?”

“세작의 존재를 알아내면 즉시 체포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남궁상과 모용휘가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

“쯧쯧, 그런 건 하수나 하는 짓일세. 자네들은 사고방식이 아직도 꽉 막혔군. 그래서야 귀계암산이 난무하는 이 강호에서 어떻게 살아남으려고 그러나?”

“실력으로요!”

모용휘의 대답은 단호했다.

장홍과 비류연, 남궁상은 그의 대답에 비웃지 않았다.

“음, 자네의 그런 면은 존경할 만하군. 좋은 마음가짐일세. 세상이 자네처럼 다 깨끗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단 말이지. 첩보전이란 몰래몰래 조금씩 은밀하게 천 천히 적의 눈과 귀를 파악해 놓는 것이라네. 언제가 쓸 날을 위해.”

이런 첩보전의 와중에 적의 끄나풀을 발견했을 경우, 그들을 요란스럽게 잡아 나불대는 것은 하수 중의 최하수나 하는 짓이다. 심지어 자신의 명성이 좀 올라갈까

봐 그랬다면 더더욱 그 이상의 어리석음을 찾기 힘들 정도다.

“첩보전이란 원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그림자와 그림자의 싸움이지. 말단 세작 같은 건 나뭇잎처럼 무성히 자라났다가 우수수 지는 존재랑 같네. 낙엽을 아무리 많이 떼어내도 그 본나무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네.”

최말단부터 거슬러 올라가 제대로 된 나무줄기를 찾아내거나, 혹은 뿌리까지 가야 한다. 또한 그 존재를 알면서도 눈감아주는 이유 중 하나는, 이쪽에서 허위 정보 를 흘릴 때 유용한 통로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곳은 기만, 암약, 귀계, 협잡이 난무하는 암흑 속이라네.”

“정말 잘 아십니다!”

남궁상의 감탄을 들은 장홍의 입가에 쓴웃음이 맺혔다.

“나 역시 그곳에 속하던 사람이었으니까. 그녀가 없었다면 난 아직도 그 어두운 그림자 속을 헤매고 있었겠지. 남들의 꼭두각시가 된 채,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른 채.”

그런 그를 이 빛이 가득한 세계로 끌어내어 준 은인은 바로 옥유경이었다.

“난 그녀에게 정말로 구원받았다네. 문자 그대로.”

그렇게 말하는 장홍의 입가에는 어느새 부드러운 미소가 맺혀 있었다.

“아, 가슴으로 말이죠?”

비류연이 옆을 스쳐 지나가며 한마디 했다.

쉿쉿! 장홍은 검지로 입을 가리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앗, 그건 기밀이라고, 특급 기밀!”

그렇게 얼버무리고는 모용휘를 보며 말했다.

“나머지 둘은 그렇다 치고, 자넨 자네의 운명을 바꿔줄 여인과 만난 적이 있나?”

그 순간 모용휘의 머릿속으로 한 여인의 얼굴이 스치고 지나갔다. 장홍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 표정을 보니 한 명 있는 것 같군. 소중하게 대하게.”

하마터면 경공을 펼치다가 지붕 밑으로 떨어질 뻔한 모용휘가 얼굴을 붉히며 대꾸했다.

“놀리지 마십시오, 장 형.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농담이 아닐세. 절대 놓치지 말게!”

오랜만에 장홍은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장홍은 물론 이 도시의 거점 중 하나에 맹주가 숨어 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현재의 포위망과 입출입 검사의 수위를 볼 때, 이미 적은 나백천이 이 도시의 성벽 바깥으로 달아났다고 확신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어, 그 거점 중 하나에 나백천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못했다. 밖으로 나가는 척하며 다시 돌아오는 수법을 쓸 수도 있기 때문 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홍이 원하는 것은 이들 흑천맹 무사들의 움직임, 특히 추격대의 움직임에 대한 동선 정보였다.

그들이 맨 처음 도착한 곳은 잡화상이었다.

경공을 펼치며 달려올 때만 해도 웃고 떠들던 장홍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이게 대체…….”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남궁상은 신음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잡화점이 있어야 할 곳은 폭삭 무너져 있었다.

건물이 서 있어야 할 곳에는 부서진 잔해만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이곳이 한때 잡화점이었던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폐허 한구석에 반쪽으로 나뉘어져 부 러진 ‘태원잡화점’라는 간판 덕분이었다.

“아무래도 정보 차단이 시작된 것 같네.”

장홍이 침중한 안색으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업계에서는 보통 제초 작업이라고 부르지.”

그중에서 가장 강력한 단계인 ‘삭근(削根)’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어서 다른 곳으로 가보세.”

두 번째는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며 차를 마시는 다관(茶館)이었다. 이곳의 건물은 폭삭 무너진 채 간판이 달린 입구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누군가 일부러 그러 기라도 한 듯이.

세 번째로 찾아간 곳은 비단과 옷감들을 파는 포목점이었다. 이 포목점은 건물의 형태는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안은 텅 비어 있었고, 건물의 주변에는 출입 금지를 뜻하는 금줄이 쳐져 있었다.

“비상 암호조차 남길 시간이 없었단 말인가…….”

네 번째로 찾아간 곳은 푸줏간이었다. 그곳은 더욱 기괴했다.

“웁!”

모용휘는 들어오자마자 급히 손으로 입과 코를 막은 후 창백해진 채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는 들어오지 않았다.

“하긴 결벽증을 가진 녀석한테 이런 곳에 들어오라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겠네요.”

붕붕붕!

수백 마리의 파리 떼가 날아다니는 푸줏간 안을 둘러보며 비류연이 중얼거렸다.

사방은 피로 칠갑이 되어 있고 썩은 내가 코를 찌르고 있었다.

“아, 그건 돼지 피야. 사람 피는 아닐세.”

그렇게 말하며 장홍이 커다란 작업용 도마를 가리켰다. 부위별로 해체되다 만 돼지가 그대로 거대한 도마 위에 올려져 있었다.

“뼈와 살을 분리하던 중이었던 모양이네.”

“칼도 그대로 있네요.”

돼지를 해체할 때 쓰던 것이 분명한 커다란 칼도 그대로 도마 위에 꽂혀 있었다.

“부패한 정도를 봐서는 삼 일 정도 된 것 같군.”

사방을 자세히 둘러보았지만 특별히 저항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비류연이 지나가듯 한마디 툭 던졌다.

“사람들만 감쪽같이 사라졌네요. 땅으로 꺼지기라도 한 듯. 그럼 우리 여태껏 헛수고한 건가?”

“아직 아닐세.”

장홍은 가죽만 벗겨진 채 천장의 쇠고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소와 돼지의 몸통 중 하나로 걸어갔다. 그가 멈춰 선 것은 소가 아니라 돼지 쪽이었다. 스르륵.

돼지 몸통에 사선으로 박혀 있는 쇠꼬챙이를 빼내 바닥에 던져 버린 다음, 장홍은 품에서 날카로운 단도를 꺼내 들었다. 그리곤 쇠고랑에 걸린 도축된 돼지의 몸통 을 그대로 반으로 갈랐다. 도축용으로 이미 피를 빼둔 터라 피는 거의 흐르지 않았다. 대신 무언가가 미끄러지듯 바닥으로 쿵 떨어졌다.

“헉!”

남궁상은 물론이고 밖에서 들여다보고 있던 모용휘까지 깜짝 놀라 기함을 터뜨렸다. 매달린 돼지 몸뚱이에서 떨어져 나온 것은 다름 아닌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 사람, 살아 있는 겁니까?”

남궁상의 물음에 침중한 얼굴로 장홍이 고개를 끄덕였다.

“살아 있네.”

하지만 기식(氣息)이 매우 엄엄했다. 자세히 보니 옆구리 쪽에 붉게 물든 구멍이 보였다. 쇠꼬챙이가 뚫고 지나간 장소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며칠간 아무 런 처지도 받지 못한 탓에, 그 상처는 푸줏간 내의 다른 고기들처럼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이보게, 정신 차리게! 상현!”

장홍의 몇 군데 혈도를 추궁과혈하며 사내를 불러 깨웠다.

“아는 사람입니까?”

남궁상의 물음에 장홍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 부하일세.”

“…..”

남궁상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잠시 후, 추궁과혈이 효과가 있었는지 상현이라는 사내가 눈을 떴다. 그리고는 장홍의 얼굴을 보고는 눈가를 파르르 떨더니 힘겹게 입을 열었다.

“대장님…….”

“그래, 바로 날세.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인가?”

“삭초…… 모, 모두…… 전멸…… 위험…… 포위…….”

그는 아직 의식이 명료하지 않은지 여러 가지 말들을 두서없이 내뱉기 시작했다. 장홍은 다시 몇 번 더 질문을 했지만 대답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장홍이 잠시 아랫입술을 깨물더니 이내 결심한 듯, 그의 오른쪽 어깨를 탁 하고 한 번 치더니 딱딱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무영 백이십칠호! 긴급 보고하라! 나백천맹주님의 행방과 현재 상황에 대해 보고하라!”

그러자 의식이 흐릿하던 그의 동공이 확장되더니, 마치 빙의된 사람처럼 몸을 활처럼 휘고는 파들파들 떨면서 입을 열기 시작했다.

“무영 백이십칠호, 보고합니다. 특급 추적 목표 나백천, 지위 맹주. 현재 무창을 탈출, 비밀 거점…… 비밀 거점…… 비밀 거점…… 수비의무. 기밀 유지.. 사내의 말이 어딘가 기억이라도 막힌 듯 같은 자리를 맴돌자, 다시 장홍은 그의 왼쪽 어깨를 치며 말했다.

“특급 기밀 해제! 무영대주의 권한으로 최후의 보고를 허가한다! 임무를 완수하라!”

그러자 무영 백이십칠호가 다시 입을 열었다.

“특일급 은밀 은신 장소 ‘대난원(大難猿)’으로 향함. 현재 천라지망 발동 중. 현재 추적 목표의 부상 확률 팔 할, 이상 최후 보고를 완료합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무영 백이십칠호는 남아 있던 모든 생명을 소진한 듯, 다 타버린 초처럼 힘없이 축 늘어졌다.

“미안하다.”

가늘게 최후의 숨을 몰아쉬고 있는 부하의 상체를 들어 올려주며 장홍은 한마디 했다.

“치, 칠성좌가 움직일 듯……. 조, 조심…….”

사내가 마지막 남은 숨을 쥐어짜내듯 이은 말이었다.

“힘써주었다! 수고했다! 자넨 임무를 완수했네.”

장홍이 그를 힘껏 끌어안으며 말했다.

“가, 감사합니다…… 대장님.”

그리고 사내는 마침내 숨이 끊어졌다. 장홍은 숨이 끊어진 부하를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모두 들은 대로일세. 목숨보다 정보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바로 그림자들의 세계지. 난 역시 아직 이 어둠 속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 같네.” 그렇게 말은 했지만, 그는 다른 무영대주처럼 차갑고 이성적이진 못한 편이었다.

“괜찮겠어, 장 아저씨?”

“난 물론 괜찮네. 정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확도와 신선도일세.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이 정보를 사장시키지 않는 것일세.”

장홍의 말에는 어떤 각오가 느껴졌다.

“방금 전 정보가 사실이라면…….”

한 사람의 목숨과 바꾼 정보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모든 것이 결코 그냥 흘려들을 수 없는 정보였다. “매우 신뢰성이 높은 정보일세. 내 부하가 목숨을 걸고 남겨준 정보니까 말일세.”

그럼에도 딱 잘라 ‘사실’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부상 확률 팔 할……”

비류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맹주님이 위험하겠군.”

장홍이 거기에 한마디 더 보탰다.

“그것도 아주 많이.”

“장 아저씨, 이곳이 마지막 거점이야?”

밖으로 나온 후 푸줏간을 가리키며 비류연이 한 질문에 장홍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닐세, 이곳이 네 번째 거점이라네. 아직 다섯 번째가 남아 있네.”

방금 전 부하의 죽음을 본 탓인지 장홍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았다.

“그거 다행이군요. 남아 있는 마지막 거점이 어딥니까?”

“그게 말일세…….”

장홍의 표정이 매우 무거워졌다. 그 표정에서 모용휘는 불길함을 감지했다.

“설마…….”

장홍은 고개를 끄덕이며 침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맞네. 우리가 옮긴 그 객잔이 바로 마지막 거점일세.”

거점 네 개를 붕괴시키고 단 하나만 남겨놓았다. 그것은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이럴 경우는…….”

비류연의 목소리도 착 가라앉았다.

“맞네, 일부러 남겨놓았다고 생각하는 편이 타당하겠지.”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확실히 그 한 개만 안 들켰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 낙관적인 생각이겠지.”

“덫이 기다리고 있을까, 류연?”

모용휘가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라도 그랬을걸. 십중팔구라 봐야겠지.”

“서둘러 돌아가지요, 대사형. 남아 있는 사람들이 걱정입니다.”

남궁상의 마음도 다급해졌다.

“거긴 염도랑 빙검 노사가 계시지 않나? 어지간한 일이 아닌 한 걱정 없을 걸세. 강호상에서 그 두 사람을 어떻게 할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 말일세.” 장홍의 말을 들은 비류연이 턱에 손을 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래,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말이지.”

그들은 서둘러 그들이 묵고 있는 용산객잔을 향해 급속히 경공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달려가는 그들의 마음속에 이상하리만치 점점 더 불안감이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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