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 – 20화
아이는 쉬지 않았다. 먹지도, 자지도 않았다.
“헉, 헉!”
아이가 내뱉는 거친 숨소리는 드디어 모골을 송연하게 만들었다.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고 전신이 온통 멍투성이인데도 아이는 악착같이 덤벼들었다.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때리는 사람이 지쳐 버렸다. 아니, 질려 버렸다.
“건드려서는 안 되는 독종이라니까 믿지 않더니만…”
근육이 바위처럼 단단한 사내는 수군거리는 소리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인상을 잔뜩 구겼다. 그리고는 분풀이라도 하듯 번개처럼 달려들어 주먹을 휘둘렀다.
퍼억!
쇳덩이처럼 단단한 주먹이 아이의 안면에서 작렬했다. 아이는 실 끊어진 연처럼 날려갔다. 사내의 돌덩이처럼 강한 주먹은 웬만한 어른도 운신하지 못할 만큼 강하다. 흘려내지도 못하고 정통으로 얻어맞았다. 적어도 이빨 서너 개쯤은 부러졌을 게다.
“네놈이 이래도… 엉?”
사내는 말을 하다 말고 질린 표정을 지었다. 아이의 손이 꼼지락거리더니 머리가 들렸다.
“아…!”
아이는 입 안에 가득 고인 핏물을 내뱉고, 살기가 뚝뚝 흐르는 눈길로 사내를 노려보았다.
“미, 미치겠네. 너, 너 정말 뒈지고 싶어!”
사내가 고함을 질렀지만 아이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보기에도 안쓰러울 만큼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가 싶더니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렸다. 사내는 물소를 때려죽인 적이 있었다. 돌덩이보다 더 단단한 구구도 한 주먹에 깨뜨려 버린다.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보통 사람들은 아이가 맞은 것처럼 사내에게 두들겨 맞으면 머리뼈에 금이 가 절명하고 만다. 말이 이상하다. 보통 사람들은 머리뼈에 금이 가 절명하는데 아이는 괜찮다?
“흐흐! 슬슬 질리기 시작한 모양이지?”
“질리겠지. 아무리 권투왕이라고 해도 화자를 이길 수는 없어.”
아이는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비틀거렸지만 빙 둘러선 사람들은 맞는 아이보다 때리는 사내를 불쌍하게 여기는 듯했다.
“져, 졌다.”
덩치가 우람한 사내는 이 앓는 소리를 냈다. 어저께는 한 대만 더 때리면 폭삭 무너질 것 같은 아이에게 달려들어 무지막지하게 난타했다. 아이는 일어나지 못했다. 죽은 듯이 누워 눈썹조차 떨지 못했다. 그저께는 주위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때려댔다. 아이라는 생각보다는 화자를 죽여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까지 띠고 때려댔다. 아이는 피투성이가 되어 누웠다. 피와 흙으로 범벅이 된 얼굴은 다시 세상을 구경하지 못할 듯했다. 오늘은 졌다는 말을 하고 말았다. 한 대만 더 때리면 어제처럼, 그저께처럼 무너져 버릴 걸 알면서도 때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화자가 맞아. 화자야. 화자가 아니라면 이럴 수 없어.’
사내는 아이가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크크! 졌으면 맞아야죠?”
아이는 걷기도 힘들다는 듯 비틀거리며 다가왔다. 때릴 수는 있지만 죽일 수는 없는 아이, 화자. 혹시 모른다. 쓰러져 있을 때 비수로 목젖을 그어버리면 죽일 수 있을지도. 하지만 병기를 사용하려 들면 정말 화왕이 분노한다. 사내는 한쪽 구석에서 싸움판을 구경하고 있는 화왕을 흘낏 쳐다보았다. 그는 자신의 자식이 사경에 이르도록 두들겨 맞아도 눈 한 번 깜짝이지 않는다. 자식이 혼절하면 혼절한 채로 내버려 두고 거처로 돌아간다. 화자는 스스로 깨어나고, 스스로 치료하고, 다음날 어김없이 나타나 싸움을 걸어온다. 병기를 사용하지 않는 한 그런 일은 며칠이고 지속된다. 병기를 사용하려 들면 화왕이 나선다. 화왕은 귀신처럼 움직이며 사지를 잘라내고 목을 베어버린다. 홍리족 제일 용사였던 무신타는 칼을 뽑아 들어 화왕에게 죽었다. 사내도 병기를 뽑아 들고 싶었다. 칼로 소년의 심장을 도려내고 싶었다.
‘칼을 뽑으면 죽어.’
사내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 한 대만 맞으면…”
“그래요, 한 대만 맞으면 돼요.”
“때, 때려.”
사내는 전신에 힘을 잔뜩 주었다. 아이는 인간의 아이가 아니라 화왕의 자식이다. 인간의 아이 같으면 한 대가 아니라 열 대를 맞아도 모기에게 물린 듯 가렵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화자의 주먹은 쇳덩이에 얻어맞은 듯 뼛골을 울린다고 들었다.
퍼억!
화자의 주먹이 복부에 틀어박혔다.
“컥!”
사내는 눈을 부릅떴다. 일순간 세상이 노랗게 변하는 듯하더니 곧 시커먼 암흑이 되었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사내를 뒤로 하고 돌아서는 화자는 곧 무너질 듯 비틀거리며 걸었지만 누구도 부축해 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썰물처럼 갈라섰다.
“저주야, 마을에 저주가 내리기 시작했어.”
팔순에 가까워 거동조차 자유롭지 못한 노파가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화자를 쳐다보는 노파의 눈에는 공포가 가득했다. 화자는 부락을 벗어나 계속 걸었다. 화왕이 몇 걸음 앞에 걸어가고 있지만 부축해 달라거나 힘들다는 소리는 입 밖에도 꺼내지 않았다. 거처는 부락에서 그다지 멀지 않았다. 광활하게 펼쳐진 초원을 걷다 보면 흉물스러운 나무 조각상들이 나타난다. 사내와 여인이 성교를 맺는 광경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는가 하면, 창에 찔려 죽는 장면이 현실처럼 생생한 조각상도 있다. 여인이 아이를 낳는 조각상, 목을 매어 죽는 조각상… 초원 한가운데는 투박한 솜씨로 맞들어놓은 온갖 조각상들이 끔찍한 모습으로 서 있다. 조각상으로 둘러쳐진 울타리를 넘어서면 도처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돌무더기가 난타난다. 홍리족의 공동묘지다. 화왕은 공동묘지에 들어서자 한쪽에 얼기설기 엮어놓은 움집으로 쑥 들어갔다.
“많이 다쳤어요?”
걱정스런 음성이 들려왔다.
“언제나 그렇지.”
“어떡해요. 아무래도 이건…”
“점점 익숙해지고 있어.”
“벌써 일 년이에요.”
“…”
“아무래도…”
“조금만 더 두고 봅시다.”
움집에서 들려오던 음성이 끊겼다. 화자는 돌무덤에 등을 기대고 털썩 주저앉았다. 전신이 물먹은 솜처럼 묵직했다.
투둑! 투두둑…!
손가락처럼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싶었는데 어느새 소나기가 되어 퍼부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거침없이 쏟아져 내리는 폭우다. 사방이 안개가 싸인 듯 뿌옇게 흐려져 한 치 앞을 볼 수 없고 땅에서는 흙탕물이 개울이 되어 흐른다. 화자는 몽둥이처럼 두들겨 대는 세찬 빗방울을 전신으로 흠뻑 받아들였다. 굵은 빗방울은 사내에게 얻어맞은 통증을 어루만져 주었다. 내공이 정심한 고수가 추궁과혈을 해주듯 어혈을 풀어주고 아픔을 달래주었다.
“끙!”
화자는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 일으켰다.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젖을 뗀 맹수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모성애가 지극한 호랑이도 젖을 뗀 새끼는 돌보지 않는다.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먹이를 찾아야 한다. 화자는 뼛골까지 에이는 통증에 정신이 아득했지만 할 일을 잊을 정도는 아니었다. 무덤을 앞에 두고 좌정했다.
“이리 나와라. 나와서 내 손을 잡아라.”
화자의 입에서 주술과도 같은 음성이 흘러나왔다.
‘헉!’
앞으로 거세게 끌어당기는 힘은 상상을 초월했다. 코끼리 서너 마리가 한꺼번에 달려들어 잡아끄는 듯했다.
‘지면 안 돼! 지면 끝이야. 차앗!’
화자는 전신의 모든 기력을 양손에 운집해 끄는 힘에 대항했다.
“호호호! 넌 지금 무척 피곤해. 그렇지? 내가 포근하게 해줄게. 편히 쉴 수 있어. 정말이라니까. 얼마나 편한지 알아? 반항하지 마. 어리석은 짓이야. 뭐 하러 반항하는 거야?”
환청이 들렸다.
환청은 끊임없이 속삭였다. 여인의 부드럽고 달콤한 음성은 투지를 조금씩 갉아먹었다.
‘지면 안 돼. 지면… 절대 안 돼!’
“야아아아앗!”
화자는 폭우를 한꺼번에 밀어 올리려는 듯 거센 고함을 내질렀다. 항거할 수 없는 힘에 대응하려는 마지막 발악이었고, 어쩔 수 없는 환경에 울분을 토해내는 처절한 절규였다.
“귀여워서 살살 달래줬더니 겁을 상실했구나! 네 이놈! 당장 죽고 싶은 게냐! 어디서 개 뼈다귀 같은 게 기어와서는. 네 이놈! 지금 당장 항복하면 무릉도원을 보여줄 것이되 계속 이따위로 건방진 수작을 벌이면 네놈 살점을 오독오독 씹어 먹을 테다! 손을 풀지 못할까!”
악귀나찰이 나타나 으름장을 놓았다. 머리에는 뿔이 달리고 입에서는 방금 전에 피를 빨아 먹었는지 시뻘건 핏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피부는 거북 등처럼 쩍쩍 갈라졌고 두꺼비처럼 오돌토돌했다.
“헉헉…!”
화자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사내에게 두들겨 맞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손에 붙어 있는 살점이 한 점 두 점 뜯겨나가고, 피가 줄줄 흐르고, 뼈마디도 끊겨 나가는 것 같았다.
“내가 이겨. 내가 이겨! 내가 이긴단 말야!”
화자는 마지막 남은 한 방울의 기력까지 모두 짜내 앞으로 내민 양손을 가슴으로 끌어당겼다. 당겨오지 않았다. 이쪽에서 힘을 가하면 가할수록 저쪽에서 잡아당기는 힘도 가중되었다.
‘아, 안 돼! 졌어. 질 수 없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닥쳤다. 어제처럼, 그저께처럼… 화자의 몸에는 숨을 쉴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화자의 몸뚱이는 있으되 속이 텅 빈 껍데기에 불과했다.
‘져, 졌어! 아…!’
악귀나찰의 양손이 거칠게 들어와 몸속을 휘저었다. 화자는 기름칠을 하고 불속에 뛰어든 듯 온몸이 달아올랐다. 뜨거워서 견딜 수 없었다. 움직일 수 있다면 걸치고 있는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싶었다. 졸졸 흐르는 빗물에 활활 타오르는 몸을 흠뻑 적시고 싶었다.
쿵!
화자의 몸이 비스듬히 기울어지더니 풀썩 꼬꾸라졌다.
“세상에 이런 무공 수련은 없어요. 정상적으로 가르치면… 저라도 가르쳐 볼게 요. 상승무공은 아니지만 기본은 닦아줄 수 있을 거예요. 예? 그렇게 해줘요.”
배금향이었다. 배금향은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눈으로 적지인살을 쳐다보며 울먹였다. 적지인살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일 년 전에… 무공을 가르치려면 장문인이 되게 가르치라고 했지. 기억나?”
“네.”
“당신이 지닌 무공으로 이 아이가 장문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
“당신의 무공에 내 무공까지 모두 전수해도 장문인이 되기는 요원해. 겨우 되어봤자 살수밖에 안 되겠지.”
적지인살은 대형의 무공을 떠올렸다. 무형필살 삼십육초천풍선법, 그것이라면 인파의 장문인이 되기는 부족함이 없으리라.
‘하지만 안 돼. 추아가 아무리 귀여워도… 추아의 무공은 적정한 선에서 그치는 게 좋아. 소고에게 적당히 도움이 될 정도만.’
“저는, 저는…”
“알아. 우리 무공이라도 가르치면 남만인들에게 두들겨 맞지는 않겠지. 힘밖에 모르는 무식한 자들쯤은 떡 주무르듯 주무를 수 있을 거야.”
“그냥… 그냥 여기서 살아요. 우리 가족끼리…”
배금향은 되지도 않을 소리를 했다. 종리추가 잔뜩 두들겨 맞고 올 때마다 습관처럼 토해지는 말이었다. 적지인살도 배금향의 속상한 마음을 알기에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십망을 피해 운남을 넘고 남만까지 온 이상 두 번째 할 일을 해야 한다. 소고가 확실한 기반을 다지는 데 일조할 수 있는 무공을 가르쳐야 한다.
청면살수에게는 다섯 명의 의제가 있었다. 그들이 있었기에 단 여섯 명에 불과한 살수들의 모임이 살혼부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살혼부는 살천문과 함께 하남성을 양분하는 살수 집단이라고 하지만 격이 다르다. 살천문이 잡다하기 이를 데 없는 청부만 맡는다면, 살혼부는 단 한 건으로도 하남성을 흔들 수 있는 고급 청부만 받았다. 소고는 살수의 전설인 사무령이 되어야 한다. 살수이되 구파일방이 십망 따위를 선포할 수 없는 절대무적의 살수, 혹은 구파일방이 전력을 기울여도 털끝 하나 건드릴 수 없는 무형의 살수… 그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으면서 유유히 살수행을 걸을 수 있는 존재인 사무령이 되어야 한다. 무공을 닦는 무인들에게 천하제일인이라는 꿈이 있듯이 살수에게는 사무령이라는 꿈이 있다. 청면살수는 사무령이 되고 싶은 꿈이 있었으나 일찍 접어버렸다. 살혼부 고수들도 그와 같은 꿈이 있었으나 포기했다. 살혼부뿐만 아니라 중원에서 살수행을 하는 자들치고 사무령이 되고 싶다는 꿈을 한번쯤은 가져 봤을 게다.
사무령…
적지인살을 비롯한 살혼부 고수들은 어쩌면 대형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들이 포기해야 했던 사무령에 대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한 목숨을 기꺼이 던졌는지도 모른다. 숱한 사람들을 보아왔지만 소고처럼 천부적인 자질을 지닌 아이는 본 적이 없었으니까.
“우리가 맡는 일은 하나같이 눈 밖의 가시지.”
“…”
“구파일방이 언제 십망을 터뜨릴지 모르네. 우리가 편안하게 살인을 하도록 수수방관만 하지는 않을 거야.”
살수문의 비애다. 살수문은 청부받은 자를 반드시 죽여야 한다는 절박함, 청부받는 자에게서 역공을 받을 수도 있다는 긴장감 외에도 구파일방을 비롯한 정도 문파들이 언제 뒤통수를 때릴지 모른다는 압박 속에서 살았다.
“소고만은 구해야지요.”
“소고를 위한 대비책은 준비되어 있네.”
“그럼 됐지 않습니까?”
“만약… 십망을 당하게 된다면…”
“십망!”
“난 십망을 받을 생각이네.”
“대형!”
“그것만이 소고를 살릴 수 있어. 구파일방이 십망을 선포할 때는 우리뿐 아니라 소고의 존재 역시 알고 있을 테니까.”
“…”
“육제에게 살수로서 자질이 풍부한 아이들을 추려보라고 했네. 자네들이 넷이니 네 명을 골라올 걸세.”
“…”
“자네들이 한 아이씩 데리고 떠나면 소고는 숨을 수 있네.”
“좋습니다. 대형, 반드시 사무령으로 키워야 합니다.”
“그러지.”
“만일 그런 일이 벌어지면 목숨을 버리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면, 데리고 간 아이를 뛰어난 살수로 키워주게. 죽을 목숨이면서도 육제에게 뛰어난 아이를 요구한 것은 혹시나 해서야. 내게는 자네들이 있어서 살혼부를 만들 수 있었지. 그런 걸세. 세상이란 혼자서는 살 수 없지. 한 명이 도와주면 십 년 걸릴 일을 오 년에 할 수 있을 거네. 두 명이 도와주면 일 년으로 줄일 수 있겠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하지 말게. 반드시 하겠다고 해주게.”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청면살수는 두 명 이상은 말하지 않았다. 십망이 선포되었을 경우를 생각하면 두 명 이상 살아남는다는 것은 호사였다. 적지인살이 배금향을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배금향은 종리추가 친자식이라도 되는 양 온갖 정성을 다했다. 그런 정성이 종리추에게도 통했는지, 아니면 원체 정에 굶주렸던지 종리추는 배금향을 친어미처럼 따랐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추이는… 신비하니까.”
비로소 배금향의 창백했던 안색에 핏기가 돌기 시작했다. 적지인살의 위안을 들어서가 아니라 숨소리조차 미약하던 종리추의 맥이 정상적으로 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신비한 아이……’
적지인살은 그렇게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