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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 – 7화


하늘하늘 떨어지는 낙엽이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뿜어냈다. 목청껏 지저귀며 하늘을 나는 새들은 평화롭고 고요한 한때를 연출했다. 오채산의 가을 풍경은 아름다웠다. 토끼가 밤을 까먹다가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놀라 달아났다. 적지인살은 종리추의 손을 붙잡고 낙엽이 가득 쌓인 산길을 걸었다. 그의 행동은 유람이라도 나온 듯 여유로웠다.

“긴장하지 마라. 목에 칼이 들어와도 긴장하지 마라. 때로는 긴장이 필요하지만 지금 같은 때는 사고만 마비시킬 뿐이다.”

“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다정한 부자간처럼 보리라.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떤 아비이기에 어린 자식을 데리고 길도 없는 산길을 헤매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품을 것이다. 물론 일반인들이 봤을 때 그렇다. 무림인이 봤다면 한눈에 적지인살임을 알아볼 게다. 적지인살은 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백색 난삼을 갈아입지 않았다. 머리에는 유건까지 썼다. 적지인살은 자신을 숨기지 않았다.

‘모두 다 탈출할 수는 없어. 주의를 집중할 사람이 필요해.’

그는 고요한 숲에서 일어나는 작은 움직임을 느꼈다. 다람쥐가 도토리를 주워 먹고, 뱀이 다람쥐를 잡아먹고… 개방도의 번뜩이는 눈길이 전신을 훑어온다.

‘이틀 여유가 있어. 이틀 동안 최대한 간격을 벌려야 돼.’

그는 처음부터 어디로 갈 것인가는 정하지 않았다. 소천나찰은 서쪽으로 방향을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 하남성을 벗어나 협서성을 가로지르면 청해에 도달하게 되고, 구파일방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거대 문파인 곤륜파가 있다. 청해성은 곤륜파의 관할이다. 십망을 탐탁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그런 연유로 중원 군웅에게 쫓기는 사람들은 청해성을 안전지대로 생각하고 도주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청해성으로 도주했고, 쥐도 새도 없이 죽었다. 소천나찰은 은근히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 하남성에서는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청해성으로의 도주로를 선택했을 리라.

비원살수는 산서성을 넘는다. 황하를 거슬러 올라가다 분수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고, 산서성을 가로질러 몽고로 들어설 것이다. 몽고로만 들어서면 비원살수를 잡을 사람이 없다. 비원살수보다 몽고를 더 잘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곳은 그의 땅이니까.

사형 미안공자는 물어볼 것도 없이 동쪽이다. 미안공자는 미남 미녀가 많기로 유명한 절강성 항주 사람이다. 문화도 발달된 곳이라 미안공자는 늘 하남성 사람들을 미개인이라고 조롱하곤 했다.

“죽기 전에 가봐야 하는데…”

틀림없다. 일단 절강성으로 발길을 옮겼을 테고, 거기서 버티기 힘들면 이름 없는 고도를 찾아 떠날 게다.

모두 하남성을 벗어나는 것이 관건이다. 하남성에는 구파일방 중 삼파의 본산이 있다. 무림의 태두인 소림사가 등봉현 숭산에 있으며, 그보다 더 가까이 공동산에는 공동파가 버티고 있다. 더욱 힘든 것은 천 년의 고도 개봉에 바로 천하제일의 정보망을 지녔다는 개방의 총타가 있다는 점이다. 전후좌우 어디를 둘러보아도 빠져나갈 곳이 없다.

‘우리 중 한 명만 빠져나가도 요행…’

적지인살은 천천히 산길을 더듬어 내려왔다. 개방도는 명문정파의 신의를 지키려는 종적을 잡아내고도 공격해 오지 않았다.

‘산을 내려가는 데 한 시진, 도읍으로 들어가는 데 한 시진이 걸린다. 늦장을 부린다면 도읍까지 세 시진. 신법을 사용하면 한 시진. 그렇게들 생각하고 있겠지. 결국 시간이 문제군.’

개방 신경을 자극할 필요가 있었다. 그들의 이목은 네 군데로 분산되어 있다. 그것을 한 곳으로 집중시켜야 한다. 그래야 버젓이 모습을 드러낸 효과가 나타난다.

“하나만 명심해라. 내가 죽거나 위험한 처지에 빠지면 내게 배운 것은 절대 드러내지 마라.”

‘그래도 죽기는 매한가지겠지만…’

적지인살은 꼬마에게서 천의 얼굴을 보았다. 종리추는 어느새 겁 많고 천진난만한 소년으로 돌아가 있었다. 얼굴 표정만 그런 것이 아니라 손짓 하나, 발짓 하나에까지 천진스러움이 묻어 나왔다.

“예, 사부.”

대답하는 음성도 맑고 밝았다. 종리추는 자신이 얼마나 큰 위험에 직면해 있는지 알고 있다. 살천문에 쫓긴 적이 있어 도주하는 심정도 잘 안다. 살천문 정도는 하루아침에 멸문시킬 수 있는 거력. 설명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함정에 빠졌다는 말로 자신이 연루되었다는 것도 짐작한다. 워낙 총명한 아이니까.

‘영웅의 그릇은 아냐. 마두, 아니면 효웅이야.’

적지인살은 종리추의 허리를 움켜잡아 옆구리에 꼈다. 그리고 벼락같이 신법을 전개했다.

“본격적으로 도주하겠다 이 말씀인데. 쯧! 그래도 살인깨나 했다는 자들이 왜 이리 미련할꼬.”

숲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백발이 성성한 노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기는 똑똑한 놈들 같았으면 구지신검을 죽이지 않았겠지. 클클! 제 목숨 아까운 줄 알았으면 남의 목숨도 귀한 줄 알아야지. 남의 목숨은 파리처럼 여기면서 저만 살려고 해서는 안 되지.”

백발노인의 눈에서는 서릿발 같은 한광이 새어 나왔다. 검은 머리는 한 올도 찾아볼 수 없는 백발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백발이라고는 하지만 머리를 감은 지 십 년도 더 된 듯 푸석하게 부어올라 단정한 머리칼과는 거리가 멀었다. 첫인상은 불쌍하다는 것이다. 세찬 바람을 이기지 못할 듯 휘청거리는 깡마른 몰골, 덕지덕지 기워 제 천을 알아볼 수 없는 옷, 그나마 맞지도 않아 아이가 어른 옷을 입은 듯 헐렁하고. 동냥 그릇을 내밀면 찬밥 덩이라도 주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만큼 가련한 모습이었다.

노인이 풍겨내는 두 번째 인상은 강퍅하다는 것이다. 노개의 허리에는 일곱 매듭의 허리띠가 둘러져 있다. 또 검은색 지팡이를 들고 있다. 흑봉광괴. 개방 칠결제자, 개방 장로와 같은 말들은 흑봉광괴라는 말속에 묻혀 버린다. 그의 불의를 원수처럼 미워한다. 젊었을 적부터 불의를 보면 앞뒤 가리지 않고 타구봉부터 치켜들었다. 사내답지 못하거나 간사한 자를 보면 신분 여하를 불문하고 욕지거리를 해댔다. 흑봉광괴는 개방을 참 많이 곤란하게 했지만, 의기의 표상이기도 했다. 그런 성격의 몸에 배어 나와 노개를 강퍅한 노인으로 느끼게 만들었다. 그가 오채산에 나타났다.

“다른 놈들은 어떻게 됐을꼬?”

노개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자 어느새 등 뒤에 나타나 시립해 있던 천애유룡이 대답했다.

“소천나찰과 비원살수는 열두어 살쯤 되는 사내아이를 데리고 길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미안공자란 놈은?”

“역시 열두어 살쯤 되는 여아를 데리고 떠났습니다.”

“변복은 하지 않았는가?”

“예.”

“망나니들이 의리는 있군.”

천애유룡은 묻는 말에만 대답하고 입을 꼭 다물었다. 분타주와 장로라는 신분 차이, 삼결과 칠결이라는 배분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이나 높고 멀었다.

“어찌 대답이 없나?”

“예?”

“망나니들이 의리는 있다고 했는데.”

“아! 예… 의리는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지?”

‘아이구! 먼저 말해 놓고는… 시비 걸기 좋아한다더니, 일진이 사납군.’

“저, 그게… 모두들 주의를 자신에게로 끌어당기려는… 노력이 보입니다. 자기를 희생해서 다른 사람을 구하려고 하는…”

“그래서? 남양 분타주께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

‘정말 재수 없게 걸려들었군.’

흑봉광괴가 비웃듯 존대를 해오자 천애유룡은 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이 되었다.

“우리가 맡은 놈은 적지인살. 놈을 죽이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쯧!”

흑봉광괴가 혀를 찼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

“난 이날까지 살아와도 미친 괴인이라는 소리밖에는 듣지 못했는데, 젊은 나이에 천애유룡이라는 거창한 명호까지 얻으신 분이 왜 이렇게 아둔하신가?”

“…”

“이상하다는 생각이 정말 들지 않는가?”

천애유룡은 십망 통지를 받은 날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을 순간적으로 떠올렸다.

‘도대체 뭐가 이상하다고…? 아니다. 성격이 급하시기는 해도 이유 없이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어른이 아니시다. 분명 뭔가 이상한 점이 있기는 있는 것 같은데…’

생각을 거듭해도 이상한 점이 떠오르지 않았다.

“세상에는 그릇이란 것이 있지. 밥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은 밥밖에 담지 못해. 밥이야 훌륭하게 담지. 분타주의 책무를 뛰어나게 잘한다고 해서 사결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냐. 좀 더 높은 직무를 받기 위해서는 그릇을 키워야 해. 키우지 못한다면 자네는 영원히 분타주 그릇밖에는 되지 못해.”

‘무엇인가? 이상한 점이 있기는 있는데 도대체 뭐야? 이상한 점… 이상한 점…’

천애유룡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흑봉광괴에게 받은 모욕, 질타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개방 후기지수라는 자신이 분명히 존재하는 ‘이상한 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 수치스러웠다.

“역지사지란 말이 있네. 무엇인가?”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자네가 살혼부주라면 어떻게 행동할 텐가.”

“…”

“십망을 받을 텐가?”

“네.”

“수하들에게 도주하라는 명을 내리고?”

“네.”

“놈!”

흑봉광괴가 질타를 날려왔다.

“네가 정인군자냐!”

순간 천애유룡은 머리끝에서부터 찬물을 뒤집어쓴 기분이 들었다.

‘그래! 상대는 살수청부업자! 십망을 받기는커녕 살기 위해서는 수하들의 목숨도 담보로 내놓을 자… 아냐. 살혼부주는 그런 자가 아냐. 살수청부업자이기는 해도 사내였어.’

천애유룡은 십망을 받으면서 신음 한 번 지르지 않았던 청면살수를 떠올렸다. 그는 강골을 지닌 사내였다.

‘청면살수는 십망보다 더한 고통을 받더라도 수하들을 도주시킬 자다. 그럼 수하들은…. 그런 자가 거둔 수하라면 의리로 뭉친 자들… 내가 그런 수하들을 거뒀다면… 도주는커녕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라 해도 복수하기 위해 달려들었을 터…. 그런데도 도주하고 있다. 확실히 이상해.’

천애유룡의 낯빛이 변하자 흑봉광괴가 다시 혀를 찼다.

“풋! 미련하기는… 이제야 느꼈는가?”

“예.”

“그게 뭔가?”

천애유룡은 흑봉광괴의 물음을 듣지 못했다. 그는 다른 생각에 몰두하고 있었다.

‘아이들… 아이들이야! 제 한 몸 도주하기도 바쁜데 아이들까지 데리고 도주한다? 후일을 기약하기 위해서라면 나중에 구해도 충분해. 지금 아이들을 데리고 도주할 단계가 아냐. 아이들이야!’

“놈!”

흑봉광괴가 일갈을 내지르자 천애유룡은 정신이 버쩍 들었다. 흑봉광괴는 한눈판 것에 대한 질타는 하지 않았다.

“이상하다고 느낀 것… 그게 뭐냐?”

“아이들입니다.”

천애유룡은 서슴없이 대답했다.

“아이들이 왜?”

“뭔가를 숨기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을 데리고 도주할 단계가 아닙니다.”

“모르고 있었나? 살혼부에서는 차기 살수를 양성하고 있었는데.”

“그렇다 해도 저라면 버리겠습니다. 지금은 오직 일신의 안위만 생각하기에도 벅찹니다.”

“사제 간이다.”

“혈육이라도 버립니다.”

“냉정한 놈이군.”

“살수니까요.”

흑봉광괴는 까마득히 멀어져 가는 적지인살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멀리 도주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가는 곳마다 새로운 눈들이 그를 맞이할 것이다.

“네 아이… 그중에 영영의 손자가 있다.”

“네?”

“구지신검의 첩 중에 영영이라고 창기 출신 계집이 있다. 열여섯에 사내아이를 나았는데 건문이란 놈이지. 우건문. 놈이 제 어미의 핏줄을 이어받았는지 어려서부터 계집을 밝혔어. 열다섯에는 자식을 봤지. 우완금. 그 아이가 지금 열네 살이야.”

“그럼 저들 중에…”

“모두 변복을 하고 도주한다면 쉽게 풀리는 문제인데… 모두 날 잡아 잡수 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네. 청면살수는 길바닥에 버려진 우완금을 데려다 키웠지. 건문이란 인간 말종이 야단맞을 게 두려워서 내다 버렸거든.”

비정은 여기에도 있었다.

“우완금에 대해서는 나이밖에 알려진 게 아무것도 없어. 사내인지 계집인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분명한 것은 청면살수의 모든 비기를 이어받았을 거란 점이지. 이번에 구지신검의 죽음을 조사하다 알아낸 사실이네.”

천애유룡의 머릿속은 다시 복잡해졌다. 네 방향으로 흩어진 사람들. 그들은 모두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추적할 테면 추적해 보란 듯이. 아니 꼭 자신을 추적해 달라는 듯이.

“구지신검의 청부를 부탁한 사람도 영영이란 계집이야. 늙은이가 복도 없지. 말년에 천한 것을 받아들여서는… 그러게 계집 하나 잘못 들이면 집안이 망한다고 했거늘… 청면살수가 우완금에게 쏟은 애정은 남달라. 다 죽더라도 우완금만은 살리려고 할 게야.”

‘누가 우완금을 데리고 있을까? 도주하는 사람들? 그 속에 있을까? 모두 날 죽여달라고 사정하는 사람들인데? 없다면… 도대체 어디 있단…?’

천애유룡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공지장!”

그러나 흑봉광괴는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일은 계책으로 쓸모가 없지. 청면살수는 적어도 뛰어난 놈이네.”

천애유룡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 흑봉광괴 앞에서는 하는 말마다 망신거리였다.

“넷 중 하나가 우완금일 수도 있겠지. 아니면 자네 말대로 공지장이 데리고 있을 수도 있겠고. 그것도 아니면 다른 곳에서 독아를 번뜩이고 있을지도 모르지.”

잡초를 뽑아낼 때는 뿌리째 뽑아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듬해 또다시 성가시게 만든다. 마두의 지식이 마두의 무공을 이어받으면 십중팔구 마두가 된다. 십망에는 마두의 자식에 대한 부분도 정의되어 있다. 자식이 마두의 무공을 익혔으면 수하들과 마찬가지로 ‘도주할 수 있는 자’ 속에 포함시킨다. 잡히면 나이에 상관없이 죽인다. 무공을 익히지 않았을 경우에는 소림에서 승려로 키운다. 이럴 경우, 마음속 번민을 녹이라는 의미에서 평생 외인과 접촉이 차단된 곳에서 오로지 불상과 벗하며 살아야 한다.

“휴우! 할 수 없지. 우리가 맡은 놈은 적지인살. 망신당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추적해. 그리고 청면살수와 공지장에게도 사람을 붙여놓도록.”

“알겠습니다.”

“다섯 점을 깔아놓게. 만일을 대비해서.”

“네? 다섯 점입니까?”

천애유룡은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다섯 점이란 다섯 명을 한 명에게 붙인다는 말이다. 다섯 명은 서로 연관을 맺지 않는다. 그들은 각기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전달해 온다. 분타에서는 다섯 명이 전해온 전갈을 비교해 이상 유무를 가려낸다. 이렇게 중복으로 관찰하려는 것은 두 가지 효과가 있다. 하나는 정보를 명확히 취합할 수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감시자가 변괴를 당하면 다른 감시자가 즉시 변사를 알려온다는 것이다. 보통 중복 감시를 할 경우에는 두 점을 놓는다. 좀 더 중요한 사안일 때는 세 점에서 네 점을 놓는다. 다섯 점은 일류 고수에게나 해당된다. 아무리 뛰어난 고수라 해도 다섯 명을 일시에 제거할 수는 없다. 개방에서는 일시에 제거할 수 있는 숫자를 실험했고, 장문인 수준이라면 동서남북 사방에 흩어져 있어도 일시에 네 명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그래서 일류 고수에게는 다섯 점을 붙인다.

“다섯 점이야… 아는가? 청면살수의 무형필살 삼십육초천풍선법은 강룡십팔장에 버금가는 절공일세. 청면살수는… 휴우! 살행을 하지 않고 협행을 했다면 벌써 명성을 휘날렸을 놈일세. 무공이 악인의 손에 들어가면 얼마나 치명적인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지.”

천애유룡은 청면살수를 다시 떠올렸다.

“십망을 자청했다? 뼈다귀가 억센가 본데… 얼마나 억센지 보지. 흐흐! 야! 저 자식 뼈다귀 좀 취려봐.”

자신은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얼마나 우스운가. 방주와 버금가는 무공을 지닌 자에게 그런 말을 쏟아놓았으니. 정작 그가 그의 성명병기인 접선을 펼쳤다면 몇 초나 감당했을까. 천애유룡은 수치심에 얼굴이 벌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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