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 이미지

왜란종결자 3권 – 4화


한편 이상한 기척을 느끼고 급히 달려간 태을사자 는 백면귀마가막 호유화를 해치려는 것을 보았다. 호유화는 만사를 체념한 듯눈을 감고 쓰러져 있었는 데 백면귀마는 온통 일그러진 흉악한 얼굴이 되어 막 호유화를 잡으려는 찰나였다. 하지만 정신을 잃 고있던 태을사자는 아직 백면귀마가 이판관으로 변 했던 자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하나의 마수라고 생각할 뿐. 태을사자는 급히 백아검을 휘 둘러 호유화의 앞을 막아섰다. 그러자백면귀마는 뒤 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지금 극도로 고통을 참는 것만도 어려운데, 비록 법력을 약간 끌어올릴 수는 있다 하더라도 싸울 기운은 도저히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손에는 법기도 없었고 말이다.

“너는 누구냐!”

태을사자는 백면귀마에게 호통을 쳤다. 그러자 백 면귀마는 태을사자의 얼굴을 보았다. 태을사자는 아 직 자신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 간교한 백면 귀마의 머리에 떠올랐다. 백면귀마는 모험을 하기로 하고 최후의 기운을 끌어 모았다. 분신술을 사용한 것이다. 그러자 백면귀마의 앞에 이판관의 모습이 나타났다. 이판관의 분신은 비록 모습은 그럭저럭 갖추고 있었으나 백면귀마는 힘이 빠져 있는 터라 이판관의 분신은 움직이게 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그것이면 족했다. 백면귀마는 목이 조여 말을 할 수 조차 없었기 때문에 이판관의 늘어진 몸을 잡고 협 박하는 듯한태도를 보였다. 조금이라도 서툰 짓을 하면 이판관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시늉을 한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태을사자는 몸을 꿈틀했다. 호유화 는 물론 백면귀마가 술수를 부리는 것임을 알아보았 다. 하지만 호유화는 법력이 흩어져 입도 뻥끗할 수 없었다.

‘속아서는 안돼! 어서 놈을.. 아이구…’

그러나 호유화가 애타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을사자는백면귀마를 계속 무표정한 눈으로 들여다 볼 뿐이었다. 그러다가태을사자는 뭔가 심하게 번민 하는 듯 하더니 천천히 백아검을 든손을 늘어트렸 다. 그것을 보고 백면귀마는 서서히 뒷걸음질을 치 더니 숲 속으로 달려 들어가려 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흰 빛줄기 같은 것이 한 가닥 백면귀마의 등 으로 달려 들었다. 그것은바로 태을사자가 내던진 백아검이었다. 백면귀마는 갑자기 걸음을 멈춘 채, 놀란 듯이 자신의 가슴에 뚫린 구멍을 들여다 보았 다. 그리고 백면귀마는 멍한 눈으로 태을사자를 보 았다. 왜 그랬는지 의문이 가득찬 눈이었다. 그러자 태을사자는 천천히 말했다.

“네 분신술 정도는 나도 알아 볼 수 있다. 그러나…”

태을사자는 잠시 말을 끊고 땅에 쓰러져 있는 은동 과 강효식의몸으로 다가가면서 말했다.

“네 놈이 여기 두 사람을 해칠 까봐 속은 척한 것뿐이다.”

백면귀마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을 한 채 서 서히 투명해지면서 소멸되어 갔다. 아마 백면귀마는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했을 것이다. 일개 저승사자 에 불과한 태을사자조차도 자신의 분신술을 꿰뚫어 보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태을사자는 이미 보통 저 승사자의 경지를 훨씬 뛰어 넘어 있었다. 백면귀마 가 숨을 거두자 그에 의해 주술이 걸렸던 울달과 불 솔이 변한 쇠고리도 함께사라져 갔다. 태을사자는 그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쇠고리의 원래 모습 인 울달과 불솔 때문은 아니었다. 주술이 풀렸으니 울달과 불솔은 아마도 저승으로 되돌아갔을 것이다. 태을사자가 한숨을 쉰것은 다른 이유에서 였다.금제의 고리가 사라져버렸으니 호유화가 다시 날뛰게 될 때는 어찌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태을사자가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지도 모르고 호유화는 그런 태사자의 뒷모습을 자못 감탄스럽다는 듯 보았다. 태을사자는 방금 생사의 고비에서 간신 히 빠져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놀라거나 당황 한 기색이 없어 보였다. 그것은 보통의 정신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호유화는 비록 태을사자가 자 신보다 법력은약할지 몰라도 심계는 상당히 깊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다.

‘제길. 뭐 저런 놈이 다 있나.’

그때서야 흑호는 은동을 안고 이쪽으로 비틀거리면 서 왔다. 태을사자는 묵묵히 은동의 몸과 강효식의 몸을 바라보고 있었다.

흑호는 태을사자를 보자 반가워 했으며 호유화를 보 고는 의아한눈빛을 했다.

“태을사자! 괜찮우? 나는…”

“잠깐. 시간이 없네. 어서 은동이부터 내려놓게.” 

태을사자는 서두르고 있었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 난터라 자칫하다가는 은동의 몸이 정말로 죽어버릴 우려가 있었다. 그 전에은동의 혼을 다시 은동의 몸에 넣어야만 했다. 그것을 보고 흑호는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지금 이 아이는 기력을 잃고 있는데 혼을 몸에 되돌려두 되겠수? 더구나 아이의 몸이 많이 다쳤는 데..”

“할 수 없네. 은동이는 괜찮을 게야. 인혼주의 기 운을 받아 정신을 잃은 것 뿐이니..”

태을사자는 여전히 무뚝뚝한 어조로 답하고는 눈을 감고 정신을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흑호는 다시 물었다.

“그런데 인혼주는 뭐유? 아까 어떻게 된 거유?” 

그러나 태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태을사자는 정신을 집중하여 주문을 외우면서 양 손을 붙이고 양 검지손가락을 앞으로 세웠다. 그리고 기합성과 함께 손가락을 은동의 몸에 향하자 은동의 정신을 잃은 영혼은 마침내 은동의 몸 속으로 서서히 들어 갔다. 태을사자는 강효식의 몸을 보고는 한숨을 내 쉬었다.

“이 사람은 구하기 어렵겠군.”

그러자 흑호는 다시 태을사자에게 조르듯 말했다.

“아 그런데 인혼주가 뭐냐니깐. 왜 은동이가 정신 을 잃었냔 말이우? 괜찮은 거유?”

그러자 태을사자는 예의 그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눈으로 흑호를돌아 보았다.

“자네 언제부터 이 아이에게 그리 관심이 많아졌는 가? 마음대로이 아이의 혼을 빼놓을 때는 언제고?” 

그러자 흑호는 히히하고 실없이 웃었다.

“이 아이가 아까 우리를 구해 준거나 다름없수. 생 명의 은인 아니우? 그리고 이 아이를 무사히 데려 가지 않으면 유정스님이 날가만두지 않을거유.” 

“데려가다니? 어디로 말인가?”

“금강산 표훈사유.”

그러자 태을사자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강효식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누군가?”

“그 사람은 바로 은동이의 아버지유.”

“뭐?”

태을사자는 상당히 놀라는 것 같았다. 그래서 흑호는 지난 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간략하게 태을사자에 게 말해 주었다. 그리고나서야 태을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그때 앙칼진 소리가 들려왔다.

“이것들아! 뭣들 하는거야! 난 이대로 내버려 둘거냐?”

그것은 호유화의 목소리였다. 호유화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부아가 나도 이만저만 난 것 같지가 않았 다.

호유화는 태을사자와 흑호가 둘 다 자기는 그냥 내 버려두고 은동이에게만 관심을 쏟으며 자신을 돌덩 어리 같이 취급하자 자기도 모르게 울화가 치밀었던 것이다. 물론 이대로 조금 더 있으면자연히 법력을 조금이나마 추스릴 수 있게 되리라. 그리고 실제로 도 법력은 약간 제 자리를 찾아가서 목소리는 나오 게 되었다.

하지만 호유화가 누구인데 평생 이토록 무시당한 적 이 있었겠는가? 호유화는 부아가 치밀어서 소리를 지른 것이다. 그러나 태을사자는 더더욱 복장터지는 소리를 했다.

“그렇게 천하무적인 너를 우리같은 자들이 어찌 돕 겠는가? 알아서 잘 하지 않을까?”

“이..이 시커먼 영감이!”

“그렇게 큰소리를 쳐 대더니만 그게 무슨 꼴이냐? 내가 아니었다면 너도 속절없이 죽고 말았을 것 아 니냐?”

호유화는 화가 나서 안색이 다 하얗게 질렸지만 할 말은 없었다. 사실 태을사자가 달려와서 구해주지 않았더라면 자신은 백면귀마에게 죽고 말았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호유화는 화가 치밀어올랐고 그러자 몸 속의 법력이 어느정도 제 위치를 찾았다. 호유화 는 몸을 휙 일으켜서 앉으면서 머리카락 두가닥으로 양 팔의상처를 싸매서 지혈을 했다. 그러는 사이 흑 호는 돌아보지도 않고 은동에게 남은 법력을 밀어 넣어 주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러자 호유화는 흑호 에게 소리쳤다.

“어이. 거기 지저분한 고양이! 뭐하는 거야?”

흑호는 머리가 조금 둔한 편이라 처음에는 호유화 그러다가 호유화가 자가 누구를 말

신을 욕하는 것을 알고 얼굴을 무섭게 일그러트리면서 소리쳤다.

“뭐? 고양이?”

그러나 호유화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말했다. 

“네가 흑호냐? 덩치는 과연 크구나… 그런데 뭐하 는 거냐구.”

그러자 흑호는 넓적한 앞발로 땅바닥을 한 번 쾅 하고 치더니말했다.

“보면 모르냐? 이 아이를 정신들게 하려구 그런다!”

그러자 호유화는 눈쌀을 조금 찌푸리더니 자리에서 일어서지도않고 머리카락을 두 줄기 그쪽으로 뻗으 며 말했다.

“비켜. 더러운 손으로 은동이를 만지지 말라구.”

“뭐?”

“넌 아까 홍두오공의 독을 쏘였잖아! 은동이의 몸에 독이 옮아가면 어쩌려고 그래!”

그러자 흑호는 조금 찔끔했다. 아닌게 아니라 자신 의 손을 돌아보니 자신은 아까 홍두오공의 독을 쏘 인 탓인지 정말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자신은 법력 이 있어 독이 침범하지 못하지만 은동이는 그럴 수 없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흑호는 얼결에 뒤로 물러 섰고 그러자 갑자기 두 명의 여자가 나타나서 은동 이의 얼굴에묻은 먼지와 피 등을 닦아 주기 시작했 다. 물론 그 여자들은 호유화의 분신들이었다. 그것 을 보고 흑호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태을사자에게 작 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저 여자는 뭐유? 성질도 못되먹은 것 같은데 왜 은동이를 저리신경 쓰는거지?”

그러자 태을사자도 저승에서 있었던 일을 흑호에게 말해 주었다. 호유화도 그 소리를 듣기는 했으나 모 른 체 하고 은동의 간호에만 정성을 쏟고 있었다. 한참 이야기를 들은 흑호는 고개를끄덕였다.

“좌우간 이거 은동이를 잘 돌봐야겠구먼. 은동이는 우리 생명의 은인이우. 거기다가 저 여우는 은동이 말 아니면 듣지 않을 것같으니.. 허허. 은동이가 엄청 중요한 인물이 되어 버렸네 그려.”

그러나 태사자는 주변을 둘러 보았다.

“그런데 금옥이는 어디 갔나?”

그러자 호유화가 볼멘 소리로 대답했다. 호유화의 진신은 지금법력을 회복하려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고 이제는 네 명의분신이 나와 은동과 강효식을 간호하고 있었다.

“없어졌어.”

“없어지다니?”

“죽어 없어졌다구.”

“뭐?”

“그 계집아이만 아니었다면 까짓 백면귀마 놈은 내가 쉽게 이길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태을사자는 그러자 노기를 띄었다.

“그러면 네가 금옥이를 해쳤느냐?”

그러자 호유화는 그간의 사정을 태을사자에게 일러 주었다. 태을사자는 금옥의 비장한 최후를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슬픔의 감정이 없는 태을사자는 비록 마음이 움직였지만 표정의변화는 일으키 지 않았다. 오히려 흑호는 코를 쭝긋거리면서 눈이 벌개졌다. 보기에는 흉악해 보였지만 몹시 정이 많 은 것 같았다.

그리고 호유화조차도 눈가가 조금 변해 있었다. 말 로는 저렇게해도 호유화도 그렇게까지 못되먹지만은 않은 것 같아서 태을사자는 조금 마음이 놓였다. 이 야기를 마친 다음 호유화는 태을사자에게 말했다. “그런데 저 신립의 영혼은 어쩌지?”

“지금은 밤이니 사자들이 내려 올 걸세. 마수들은 주로 낮에 활동하는 것 같으니 염려 없을 것이고. 그나저나…”

태을사자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급하여 그리한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묘진 령이 없어진것은 큰 일일세. 그것을 가지고 사계에 서 이판관님이 죽지 않았다는 증거로 보여주면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인데, 이제 증거도없고 백면귀마도 죽어버렸으니 이판관님이 어디 계시는 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는가? 그러면 사계는 계속 나를 범인으로 알고 쫓을 것이고, 지금의 이 기막힌 상황을 사계에 알릴 방도조차 없으니 원…”

태을사자가 한숨을 내쉬자 호유화가 다시 쏘아 붙였다.

“아까 안 그랬으면 너흰 벌써 다 죽었을 거야. 까 짓 사계는 가서 뭘 해! 병신 같은 것들만 득시글거 리는데!”

그리고 호유화는 다시 말했다.

“그나저나 이거 안되겠는걸? 은동이 아버지가 지금 용태가 시급한데.”

그러자 태을사자가 미간을 찌푸렸다.

“손을 쓸 수 없는가?”

“안되겠어! 내가 아는 인간의 의술은 한계가 있 어. 어쩌지? 아버지가 죽은 것을 알면 은동이가 몹 시 낙심할텐데…”

비록 호유화는 태을사자와 사이가 좋지 않았고, 흑 호는 거의 무시하다시피 했지만 은동의 일로 화제가 옮겨지자 자연스럽게 함계 걱정하는 처지가 되었다. 호유화는 은동과의 맹세가 있었고, 이번에 태을사자에게 어찌되었건 목숨을 구원받았다. 그리고 흑호도 이번에 은동에게 구원받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 리고 흑호는 유정에게 은동을 무사히 금강산으로 데 려가겠다고 약속까지한 터였다. 태을사자도 자신을 인혼주에서 꺼내 준 것이 은동이니 다시 한 번 목숨 의 빚을 진 셈이며 더구나 호유화은 은동의말 밖에 는 듣지 않을 것이니 은동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은동이 아버지의 죽음에 실의에 빠 져서 만사를 귀찮게 여긴다거나, 삼년상을 치른다고 틀어박히기라도 하면 호유화를 통제할 수 없으니 문 제가 심각해진다. 좀 지나친 걱정일수도있었으나 태 을사자는 좌우간 그리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결국 생각하면 할 수록 운동을 위해서면 어떤 것이 라도 해 주어야 한다고 여겨졌다. 결국 그들 모두는 은동을 몹시 소중하게 생각하는 만큼 은동의 아버지 강효식의 생사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그러자 흑호가 눈을 빛냈다.

“그러면 우리 금강산 표훈사로 가자구.”

“거긴 왜?”

 “그리가면 유정이라는 큰스님이 계신데, 법력이 대단하신분이야. 아마 인간의 의술도 정통하실 것이니 이

아저씨를 구해낼 수 있을지도 몰러. 안그려?”

그러자 태을사자가 들고 있던 묵학선을 손바닥에 탁하고 쳤다.

“묘안일세. 그리로 가세.”

그러자 호유화는 좀 꺼리는 듯 말했다.

“그럼 절로 간다구? 나하고는 좀 체질에 맞지 않는데…”

호유화는 환계의 존재이니 아무래도 그런 곳의 기 운과는 맞지않을 것 같았다. 그러자 태을사자는 슬 쩍 호유화의 기분을 건드렸다.

“왜? 자신이 없는가?”

그러자 호유화는 흥하면서 다시 화를 냈다. 자존심 이상한 것같았다.

“뭐가 자신이 없어! 내가 그까짓 중대가리들을 무 서워할 줄 알구? 어서 가자구! 시간 없어!”

그러면서 호유화는 머리카락 두가닥을 뻗쳐 운동과 강효식의 몸을 번쩍 들더니 둔갑법을 써서 나는 듯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고 흑호는 좀 멍하게

말했다.

“그 쪽은 남쪽인데…”

그러자 호유화는 달려가다가 번개같이 다시 돌아와말했다.

“그런데 표훈사가 어디야?”

그것을 보고 태을사자는 참지 못하고 껄껄 웃었다. 천사백년을뇌옥에서 지냈고, 그 전에는 곤륜에 있 었다는 호유화가 조선의지리를 알 리 없었다. 더구 나 표훈사는 아무리 오래되었다 해도천 사백년이 되 지는 않았을 것이니 호유화가 길을 알 리 없지 않은 가? 호유화는 창피한지 화를 냈다.

“웃어?”

“자자. 그만그만. 날 따라오슈. 어서.”

흑호가 시간이 아깝다는 듯 앞장 섰다. 그리하여 흑호와 호유화, 태을사자의 셋은 강효식과 은동을 들고 둔갑법을 발휘하여굉장한 속도로 금강산 표훈 사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셋다조금 지치기는 했지만 둔갑법으로 달리는 것 정도는 크게 법력을 소모하는 일이 아니었다. 아마 한두시진만 가면 표훈 사에 도달할수 있을 것 같았다.

랜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