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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란종결자 4권 – 1화


“민초들..”

“그렇소. 하물며 우리 승려들까지 승군을 조직 중이오. 버러지도 죽이지 않는 승려의 몸이지만, 나라 를 위해서는 일어날 수 있는 것이오!”

무애는 서산대사의 말을 일러 주었다. 사실 승병을 조직하여 왜군과싸우고자 하는 뜻을 서산대사가 각 지의 사찰에 알렸을 때 많은 승려들이이에 반대하였 었다. 그러나 서산대사의 신념은 확고했다. 무애도 그 이야기를 들었었다.

–  왜병도 사람인데 자비를 근본으로 하는 승려의몸으로 어찌 살생을범한단 말씀입니까?

–  왜병도 사람이지만, 조선백성은 더더욱 가까운 사람이니라. 그 왜병들 하나하나는 조선땅에서 얼마 나 많은 우리 백성을 도륙할지 모르는 터! 승려의 몸으로 염불만 외우고 있으면 무엇하는가? 죄없는 백성들이 죽고고난을 겪는데 혼자 득도하고 열반하 면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

– 하지만 살생을 범하는 것만은… 그 업보가 무한할 것인데..

-살생을 범하여 떨어질 업보가 두려운가? 승려에 게 자비가 근본이라면 내가 지옥에 떨어질지언정 죽 을 백성 하나를 구하는 것이야말로 큰 자비가 아니 겠는가! 무애의 마음 속에서 서산대사가 다시 외치는 듯 했다. 무애는 다시 강효식에게 말했다.

“스스로의 몸을 소중히 여기시오. 나라를 위해 죽 겠다면 그 몸, 아껴두었다가 나라를 위해 쓰시오.” 

결국 강효식은 무애의 설득에 마음을 돌린 것이다. 그리하여 강효식은그의 군관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서산대사와 유정의 승병을 조직하는데 도움을 주기 로 했다. 사실 강효식이 충주에서 패전하여 하룻만 에 금강산에와닿은 사실은 납득할 수도 없는 일이었 다. 또 엄밀하게 따지면 강효식은탈영을 한 것이나 다름없이 처리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무애는 그러 한 일은 유정이나 서산대사께서 잘 처리해 주실 것 이니 염려말라고 강효식을 안심시켰다. 사실 이제 막 승군을 조직하는 입장에서 실제의 전투경험이 풍 부한 강효식의 조언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큰 도움 이 될 수 있었다. 이후이 표훈사에서 일어난 승군은 서산대사 휴정을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후에사명대사 유정의 지휘하에 들어가서 많은 활약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은동은 어쨌거나 아버지의 곁에 있는 것만으 로도 일단 행복했고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 행복은 불과 며칠 밖에 더 누릴 수 없다는 것을그때의 은동으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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