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 – 46화
파크스가 멍히 중얼거릴 때 그의 옆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인형이 있었다.
그 인형은 프로카스에게로 빠르게 다가가더니 그의 몇 미터 앞에서 위로 뛰어 올랐다.
“뭐해, 그렇게 멍하게 있는 다고 해결이 되냐? 빨리 움직여…..루인 피스트!”
빠르게 프로카스의 앞으로 뛰어오른 인물은 바크로였다.
그런 그의 주먹에는 황색의 마나가 휘감겨있었다.
그 주먹은 곧바로 프로카스를 감싸고 있는 회색의 막과 부딪쳤다.
쿠쿠궁…츠츠측….
마치 땅을 때리는 듯한 웅장한 울림이 있은 후 회색의 막과 그의 주먹 사이에서 마나가 격돌하기 시작했다.
바크로는 자신의 주먹과 회색의 막 사이에서 마나의 격돌이 일자 곧바로 뒤로 물러섰다.
이어서 곧바로 공중으로부터 작지만 많은 수의 검기가 내려꽂혔다.
그 검기는 곧바로 회색의 막과 충돌 할 것 같았다.
그러나 한순간에 회색의 막이 걷혀 버리고 그곳으로 프로카스가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얼굴에 살짝 웃음을 지으며 검을 크게 휘두르며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그의 검에 내려꽂히던 검기는 작은 공간을 허용했고 그사이로 뛰어 오른 프로카스는 아직 공중에 머물러있던 벨레포와 검을 맞대었다.
측캉..
공중에서 순식간에 몇 번의 공방을 나눈 두 사람은 땅에 내려서며 서로 떨어졌다.
이어서는 곧바로 프로카스가 곧바로 검을 휘둘러왔다.
프로카스의 검은 화려하진 않았지만 상당한 힘이 들어있었다.
그런 그를 보며 벨레포 역시 검에 강력한 마나를 주입한 후 프로카스의 검을 막아갔다.
둘이 검을 맞대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섣불리 끼어 들지를 못하고 둘의 공방을 지켜보고 있었다.
프로카스는 강하게 공격해 나갔고 벨레포는 방어를 위주로 한 부드럽고 화려한 기술로 공격해 나갔다.
“과연 전장의 트라칸트. 검격이 상당히 훌륭하군요…”
“후~ 그런 자네도….. 그 정도 실력이라면 기사대장이라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데… 용병이라니….”
“후후, 저는 그따위 것에는 흥미 없습니다. 이제 끝내볼까요… 저 녀석을 너무 오래 혼자 두는 것 같군요…”
말을 마친 프로카스의 검이 지금까지와는 상당히 다르게 변화했다.
힘만 있던 그의 검에 상당한 기술과 화려함이 가미된 것이었다.
그의 힘만으로도 대등한 수에 그쳤던 벨레포는 상당히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프로카스의 검은 힘과 기술의 좋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큭…어려워…저 녀석은 클레이모어의 계약자야…..”
가이스와 파크스 곁으로 와있던 타키난과 몇 명의 용병은 파크스의 말에 의아해했다.
“가이스……?”
타키난이 옆에 있는 가이스를 부르며 물으려 했다. 그때 가이스의 입이 열렸다.
이미 타키난의 물음을 안다는 듯.
“클레이모어…. 지옥…즉 마계에 존재하는 7개의 지역을 지배하고 있는 7명의 군주 지옥의 이 인자들, 그 중 절망과 회색의 군주 제6군주 클레이모어, 그리고 저기 프로카스가 휘두르고 있는 검이 클레이모어의 검인 절망의 검이라고 불리는 디스파일이야. 저자가 저 검을 휘두른다면 그건 클레이모어와 계약하여 그의 힘을 쓸 수 있는 계약자라는 말이야.”
“그게 정말이야?”
“내가 이 상황에 농담하겠어?”
“제길….”
타키난은 자신의 입이 마르는 것을 느끼며 뒤로 밀려나고 있는 벨레포와 정신 없이 검을 휘두르는 프로카스의 모습이 보였다.
“저게 그런 괴물이었나…..! 젠장. 뭐 방법이 없어?”
“봤잖아…. 내가 할 수 있는 최강의 마법도 말짱 꽝 나는 거…”
“그래서 이대로 죽냐?”
“왜 나한테 그래? 그럼 넌 좋은 방법이 있니?”
가이스가 크게 한번 소리치자 투덜거리던 타키난도 입을 닫았다.
상황도 상황이지만 얼굴이 빨갛게 되어서 소리치는 가이스 때문이었다.
“큭윽….”
두 사람이 그렇게 말하고 있을 때 벨레포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그곳에는 벨레포가 가슴에 작은 검상을 입은 듯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큰 부상은 아닌 듯 아직 검을 들고 있었다.
“제길….이렇게 보고 있을 수만은 없지….전부 준비해…… 어디 니가 죽나 내가 죽나 끝까지 해보자…”
타키난이 당장이라도 달려나가려는 듯 자신의 검에 마나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그때 옆에 서 이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 형, 진정해요….. 그렇게 흥분하면 될 일도 안 돼…..”
“마, 지금 상황이 침착하게 됐냐?”
“그래도요, 자…그럼 이제 내가 나서 볼까나?”
그렇게 말하며 앞으로 나서려는 이드를 보며 타키난 외의 다른 사람들은 황당해 했다.
“얌마, 너 저거 안 보여? 저기 벨레포 씨도 안 되는 데 니가 뭘 어쩌겠다고…..”
“형…너무 그렇게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구요….. 여기서 잘 보고나 있어요”
“야…마…….”
타키난이 그렇게 말할 때 이드는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
그 모습에 옆에 있던 가이스가 타키난에게 말했다.
“뭐해, 빨리 가서 안 잡고…..위험하다구….”
그러나 타키난은 그 말에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잠시 이드를 바라보았다.
“있어봐….. 저 녀석도 뭔가 방법이 있으니까 저렇게 나섰겠지…..”
타키난이 평소의 그 답지 않게 진지한 목소리로 답했다.
“뭐…..너 뭘 보고…그러다. 그러다 이드가 다치기라도 하면 니가 책임질 거야? 책임질 거냐구…”
“야…..책임은…..내가 언제 책임을 진다고 했냐…..내 말은 그냥…..”
방금 전의 진지함은 어디로 갔는지(한심한 인간) 가이스의 따지는 듯한 말에 꼼짝도 못하는 타키난이었다.
한편 벨레포를 밀어붙이고 있던 프로카스와 그런 프로카스에게 대항하고 있던 벨레포는 갑자기 이드가 가까이 다가오자 의아해했다. 전혀 이 상황에 이드가 올 이유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곁눈질로 이드를 바라보는 두 사람에게 이드는 방긋 귀엽게 웃어준 후 자신의 허리에 매달린 가는 검을 뽑아들더니 그대로 휘둘렀다.
그리고 이드가 휘두르는 검의 움직임에 따라 초록색의 가느다란 검기가 발출되었다.
그런 이드의 검기에서는 은은한 향이 일고 있었다.
“매향(梅香)!”
서로 검을 맞대고 있던 프로카스와 벨레포는 자신들에게 날아오는 향기를 머금은 검기에 신기함과 위기감을 느끼며 급히 떨어졌고 그사이로 이드의 검기가 날아갔다.
검기가 날아간 자리에 은은히 흐르는 꽃향기를 맞으며 프로카스와 벨레포는 이드를 바라보았다.
한마디로 황당했다. 같은 일행인 벨레포가 같이 있는데 검기를 날리다니….
그리고 황당함은 벨레포가 좀 더했다. 얼마간 같이 있었는데 저런 검기를
날릴 정도의 검사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더군다나 향기가 묻어있는 검기라니…. 들은 적도 없었다.
그것은 뒤에 있던 일행 역시 마찬가지였다.
설마하니 검기를 날릴 줄이야……..
“저 녀석 검도 쓸 줄 알잖아…..”
“저런 말도 안 해주고….”
이드가 자신이 검을 쓸 줄 안다고 그렇게 외쳐댄 건 전혀 생각도 않는 이들…..
“이제 저와 이야기 하실래요?”
방긋 방긋 웃으며 프로카스에게 말하는 이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