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 – 47화
방긋 방긋 웃으며 프로카스에게 말하는 이드였다.
“그럼 그렇지….. 내가 사람 보는 눈은 아직 정확하지…..”
“지금 그런 말 할 땝니까? 정령 술사이면서… 소드 마스터라니….. 그런 얘기는 처음 듣는데…”
일행들이 모여있는 쪽에서 중얼중얼거리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실력은 꽤 있는 것 같은데….. 꼬마야 여긴 네가 나설 자리가 아니란다.”
프로카스가 조용한 목소리로 이드에게 답했고, 옆에서 벨레포 역시 맞장구쳤다.
“맞네, 이드 군….. 자네도 피해 있게나…..”
그러나 그런 말에도 이드의 입가에 매달린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걱정 마세요….. 그리고 아저씨는 저기 가서 치료나 받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그런 말과 함께 이드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벨레포와 한쪽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그 현상에 뜨악하고 있을 때, 가만히 있던 프로카스가 자신의 오른쪽으로 급히 검을 휘둘러갔다.
그리고 이어서 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리며 프로카스와 검을 맞대고 있는 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이 다시 떨어지면 프로카스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아까 한 말을 취소하지….”
이어 폭발적인 움직임으로 이드에게 다가가며 검을 휘두르는 프로카스였다. 그렇게 휘두르는 프로카스의 검에는 강한 힘이 실려있었다.
“유능제강(柔能制强)이라…… 태극무상.”
이드가 든 검에 초록색의 은은한 빛이 어리고 검이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옆에서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가망성이 없어 보였다. 강하게 밀려오는 힘에 마치 날려갈 듯 부드럽게 움직이고 있으니 말이다.
“저 자식이 돌았나~”
그러나 그런 투덜거림은 곧바로 쏙 들어가 버렸다.
이드의 부드럽기만 하던 움직임이 비록 조금씩 뒤로 밀려나고는 있지만 유유히 프로카스의 검을 받아쳐가고 있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그런 두 검 사이에서 전혀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잠시 두 사람의 사이로 무수한 검영을 만들던 두 사람이 한차례 검을 휘두른 후 물러났다.
“꽤 재미있는데….. 꽤 여러 검술을 상대해 보았지만 그런 검은 처음이야….. 특이한데….”
그렇게 말하는 프로카스의 입가에 미소가 걸려있었다.
어느 차원 어느 곳이건 간에 검사나 파이터에게 새로운 검술과 무술은 관심의 대상인 것이다.
그건 뒤쪽의 인물들도 마찬가지였다. 타키난, 라일, 칸 그리고 그것은 가슴에 상처를 치료하고 있는 벨레포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특이하네…..”
“저렇게도 싸울 수 있나?…..”
한편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있던 프로카스의 주위로 마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의 손에 들린 디스파일에서는 웅웅대는 울음소리가 울려왔다.
“대쉬!”
프로카스의 말과 함께 그의 움직임이 흐릿하게 보일 정도로 빨라졌다. 더군다나 그런 그의 움직임에 검은 아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이드 역시 그런 프로카스를 보며 대비했다.
“로이나, 레브라, 아까처럼 잘 부탁한다….. 수신(水身)! 태극무상, 만화무영(萬花無影)!”
그렇게 말한 이드 역시 프로카스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흐릿하게 보일 정도의 빠른 움직임과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런 이드의 주위로 초록색의 빛이 인다는 것이다.
사실 이드는 정령과 오행대천공을 같이 사용하고 있는 중이었다. 혈(穴)이 다쳐있는 지금 공력의 사용이 어렵기 때문에 오행대천공을 극성으로 정령과의 교감력을 최대치로 올린 것이다.
그렇게 하여 정령의 정령력을 마치 자신의 것처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오행대천공으로 운행되는 정령력은 상당한 힘을 발하고 있었다.
숲(木)의 레브라의 기운은 그와 맞는 일라이져에, 금(金)과 토(土)의 노르캄의 기운은 몸 주위에, 수(水)의 로이나의 기운은 다리에 돌려 신법에, 화(火)의 라스갈의 기운은 팔에 머물러 놓음으로써 언제든 장(掌)을 펼칠 수 있도록 준비해 두고 있는 것이다.
순식간에 서로에게로 다가서던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2m 정도가 되자, 굉음과 함께 주위로 충격파를 동반한 바람이 일어나 한쪽에서 지켜보고 있던 일행들의 옷을 펄럭이게 만들었다.
“마나의 파동…… 프로카스야 이해가 가지만 이드 녀석…. 인간 맞아?”
“제길, 소드 마스터면 뭐해….. 이런 덴 명함도 못 내미는데…..”
그때 가이스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대비해! 마나 파동이 또 온다…..”
그녀의 말과 함께 보통 사람이라면 몸이 기우뚱할 정도의 파동이 일행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때 프로카스의 외침이 울려왔다.
“디스파일이여 너의 힘을 개방하라!”
그의 말이 있자 초록색과 회색의 검기가 판을 치는 싸움판에 회색의 빛이 주위를 물들이며 초록색의 빛을 밀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사이로 흩날리는 검은 실들….
“검은 실? 뭐야… 저거”
갑자기 늘어난 회색의 마나에 싸여 두 사람 모두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주위로 너울거리며 내려앉는 검고 긴 실과 같은 것은….
그렇게 어리둥절해 하며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인지 해답이 들려왔다.
“으악~! 내 머리카락…… 약빙 누이가 길다고 좋아하던 건데……”
이드의 절규에 라일 옆에 있던 가이스가 한마디 거들었다.
“머리카락이래…..”
“나도 귀는 있어….”
이드는 갑자기 거세어진 프로카스의 검기에 급히 몸을 꺾어 피했다.
뒤쪽에서 들리는 소리와 함께 머리가 상당히 가벼워져 버렸다.
그리고 설마 하며 돌아본 뒤에서 나풀거리며 사방으로 흩날리는 머리카락…….
“으악~! 내 머리카락…… 약빙 누이가 길다고 좋아하던 건데……”
이드는 사방으로 날리는 머리카락을 보며 상당히….. 아니 엄청 아쉬워했다.
머리가 잘리고 난 이드의 머리 모양은 머리 뒤쪽 부분으로 목이 있는 곳까지 잘렸기 때문에 귀가 있는 양옆으로만 길게 머리가 내려와 있는 모양이었다.
뭐……. 어떻게 보면 상당히 귀여워 보이는 스타일이다. 물론 양쪽으로 흘러내린 머리를 좀 자르고 다듬어야겠지만 말이다.
그러는 중에도 프로카스의 검이 주위로 강한 강기를 동반하고 이드의 가슴을 목표로 날아 들어왔다.
이드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검을 보며 마치 물이 흐르듯 뒤로 스르륵 빠져 버렸다.
사실 옆으로 피하는 것이 더 좋겠지만 프로카스의 검 옆으로 강기가 형성되어 있어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레브라의 기운에 라스갈의 기운을 더하니 목의 기운이 불을 머금어 화령(火靈)이라…”
이드의 말과 함께, 이드의 검에 생성되어 있던 초록색의 검강에 붉은 불길이 머금어졌다.
“내 아까운 머리 물어내!…… 화령참(火靈斬)!!”
이드의 외침과 함께 일라이져로부터 거의 2m 정도의 거대한 검강이 날려졌다. 검강은 곧바로 회색 강기에 싸여 보이지 않는 프로카스를 향해 회색의 강기를 베며 날아갔고, 이어서 폭발과 함께 주위를 가리던 강기무(剛氣霧)가 날아가 버렸다.
강기무가 걷히며 모습을 드러낸 프로카스는 여전히 멀쩡한 모습이었다.
‘후~ 저 녀석은 이 정도로는 안 되는데……. 아까운 내 머리카락…..’
“독특해….. 너 같은 녀석은 진짜 처음 봐…… 그런데 대충 끝난 것 같군…..”
자신의 가슴 앞에 세웠던 검을 내리며 프로카스가 이드를 보며 여유 만만하게 말했다.
그의 모습에 이드가 발끈하며 외쳤다.
“끝나긴 뭐가 끝나 임마….. 이제부터가 진짠데…….”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정령과도 계약해 놓는 건데….. 이런 경우를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하던가? 젠장…… 잘 돼야 되는데…..’
이드는 프로카스와의 거리를 벌리며 입으로 조용히 되뇌었다.
“저 자식하고는 기량보다는 힘의 차가 크다…….. 해결책은?…… 나도 더 강해지면 되는 것이지….”
결정을 내린 이드는 오행대천공으로 공감해 있는 정령을 느끼며 외쳤다.
“나, 이드가 나와 함께할 존재를 부르나니 땅을 다스리는 존재는 나의 부름에 답하라…..”
이드의 외침과 함께 주위의 마나에 미미한 진동이 일어났다.
그리고 프로카스는 그 모습을 보면서 피식 웃어 버렸다.
“훗……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모양이지……. 이거나 먹어라, 그래이 썬더!”
그의 말과 함께 휘둘러진 회색 번개가 이드를 향해 맹렬한 속도로 달렸다.
“세상의 가장 강한 기운은 금(金), 금의 기운으로 마를 멸한다. 금강선공(金剛禪功)!”
이드는 급히 금강선공으로 황금색의 막을 형성하여 프로카스의 공격을 막아갔다.
‘제길, 버텨줘야 하는데……’
쿠쿠구궁……
이드는 몇 걸음 뒤로 몰리며 몸을 지킬 수 있었다. 몸 주위에 있는 황금색의 막 역시 그대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런 이드의 앞으로 황금색의 작은 드래곤의 모습을 한 땅의 상급정령인 가이안이 모습을 보였다.
[나, 땅의 상급정령인 가이안을 부른 존재여. 나와의 계약을 원하는가…..]
상급정령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성격이 그런 건지, 상당히 오만한 말투처럼 들려왔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이나 따지고 있을 겨를이 없는 이드였다.
“그렇다. 나의 이름은 이드. 가이안, 너와의 계약을 원한다.”
[허락한다. 너는 나의 주인이 되기에 합당하다. 태초의 약속에 따라 계약이 이루어졌다. 계약자여, 지금 나에게 명령할 것은?]
그렇게 말하는 가이안의 말을 듣는 중, 이드의 눈에 가이안 너머로 손을 뻗어 올리고 있는 프로카스가 눈에 들어왔다.
“젠장…. 이번에 장공(掌功)인가?…… 저 자식 별걸 다하네….”
이드는 저절로 나오다시피 하는 투덜거림을 발한 후, 자신의 앞에 있는 가이안에게 명령했다.
“가이안, 지금 날 보면 알겠지만 중급의 몇몇 정령들이 나와 함께 공명하고 있다. 너에게도 이렇게 하길 원한다.”
이드의 말에 가이안은 이드를 다시 한번 본 후 답했다.
[허락한다. 그러나 그것이 될지는 알 수 없는 일, 모든 것이 너에게 달려 있다.]
“좋았어….. 후~후~ 노르캄….. 넌 돌아가고 가이안이 그 자릴 대신한다….. 오행대천공. 금황(金皇)!”
프로카스는 이드의 앞에 떠 있던 드래곤 모양의 정령이 서서히 흐릿해지더니 사라지는 것을 보며 의아해하며, 손에 모아 두었던 에너지로 이드를 향해 크래쉬 캐논을 날려버렸다.
“가라…. 아까처럼 이상한 바리어도 없으니….”
그의 말에 따라 지름 50cm 정도의 스파크가 이는 구가 불규칙한 동작으로 이드를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이드는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는 크래쉬 캐논은 본 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이렇게 가면 시간만 소비할 뿐이다…… 좀 무리가 따르지만…… 해보는 수밖에…’
이드는 두 손으로 자신의 검을 잡고 조용히 섰다. 일라이져의 검신에서는 초록색의 붉은 불길이 이글거리던 강기가 사라지고 대신 은은한 황금빛의 검강이 형성되어 있었다.
조용히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던 이드가 갑자기 눈을 떴다.
“금(金) 황(皇) 뢰(雷)!!!”
터지는 듯한 함성과 함께 이드의 검에서 가히 마주볼 수 없을 정도의 황금빛이 일었다.
그런 후 그 빛 덩어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것도 직선이 아닌 번개와 같이 지그재그 제멋대로 말이다. 또한 그 속도는 가히 전광석화라 해도 누구하나 불만을 가질 이가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 속도 때문에 크래쉬 캐논은 목표를 찾지 못하고 그대로 뒤로 날아가 버렸다. 황금빛의 광구는 프로카스에게 방어할 시간여유도 주지 않은 채 가서 부딪혀 버렸다.
그리고 당연히 이어져야 할 소리……… 가~ 없었다.
한순간 황금빛이 크게 팽창하더니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나타난 모습은 프로카스의 앞에 거의 엎드리다시피 해서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이드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이드의 앞에 서 있는 프로카스는 회색의 경갑과 같은 것을 입고 있는 모습이었다.
“엄청난 공격이었다. 하지만….. 고작 상급의 정령으로 헬에알스의 7군주 중의 한 명인 날 상대하려 했다니….. 실망이군.”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몸에 둘러져 있던 경갑이 사라져 버렸다.
이어 그의 검이 들려졌다.
그러나 그 검을 맞아야 할 대상인 이드는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헬에알스의 7군중에게 상급의 정령으로 대항하려 한 것이 무리였다.
공격이 먹히는 순간 프로카스의 몸을 중심으로 엄청난 강기가 회오리 치며 형상화되어 버린 것이다. 때문에 공격이 성공을 하긴은 커녕 반탄되어오는 충격에 이드가 타격을 입은 것이다. 그러나 이어서 들리는 소리에 프로카스는 다시 검을 내려야 했다.
“여기 좀 봐요~ 괴물 아저씨~잉”
절대 느끼해서 멈춘 것이 아니다. 프로카스의 시선이 돌아간 곳에는 가이스와 파크스 그리고 손을 흔들고 있는 타키난과 라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가이스와 파크스를 부축하고 있는 라일이 타키난과 좀 떨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타키난의 품에는 프로카스가 안고 있다가 보호막 속에 눕혀 두었던 소녀가 안겨있었다. 소녀는 아까와 같이 여전히 잠에 젖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소녀를 안고 있는 모습과 어울리지 않게 타키난의 손에는 작은 단검이 들려있었다.
“그 아이의 몸에 작은 상처라도 난다면…… 절대 곱게 죽이지 않는다.”
조용조용한 프로카스의 목소리였지만 듣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머리 속을 후벼파는 듯한 서늘함을 느껴야 했다. 그렇다고 거기서 포기할 타키난이 아니다.
“하하하….. 걱정 마셔요. 아저씨 절대 생체기 하나 나지 않게 모실 테니 대신….. 알지?”
타키난의 말에 프로카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있던 검을 놓았다. 그러자 그 검은 그의 손에서 아래로 떨어지며 회색의 안개로 변하며 사라져 버렸다. 그런 후 프로카스는 그 자리에서 뒤로 물러섰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칸과 지아가 달려나와 쓰러져 있는 이드와 이드의 검을 잡고는 뒤로 물러섰다. 그 모습을 언덕에서 보고 있던 라일이 일행을 향해서 말했다.
“저 녀석 상당히 잘 따르는데…… 뭔가 노리는 게 있나?”
그리고 옆에 있던 가이스가 고개를 돌려 타키난의 품에서 잠들어 있는 소녀를 보며 말을 이었다.
“아니면 우리가 잡고 있는 인질이 그만큼 중요한 건지도……”
“뭘 그래…. 그러면 더 잘 된 거지…..”
타키난이 별것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그러나 이어서 들려오는 가이스의 대답은 별것 아닌 것이 아닌 분위기였다.
“그만큼 소중하니까.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따라온다는 말이잖아……”
“하~ 그건 별로 좋은 게 아니네……”
“….. 그래도 인질 하나 확실한 사람으로 잡은 것 같은데….. 휴~ 먼 놈에 바리어가 그렇게 쎄냐……”
한쪽에서 라일에게 의지하고 서 있던 파크스가 한마디하며 고개를 들었다.
“이봐. 수다는 그만 떨고 빨리 서두르자…….. 잘못하다간 영원히 벗어나지 못 할 수도 있거든….”
라일의 말에 나머지 세 명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걸음을 옮겨 언덕을 내려왔다. 그리고 한쪽에서 그 모습을 보던 벨레포는 마차 안으로 이드를 넣고 문을 닫는 칸을 보고는 일행에게 전진할 것을 명령하고 자신 역시 말에 올랐다. 그리고 뒤에서 그들이 말을 달리는 모습을 보고 있는 프로카스는 그 자리에서 이를 갈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프로카스에게 한 가지 요청이 더 들어왔다.
“이봐. 한 가지 더….. 자네가 거래하던 자들과는 접촉을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그럼 수도에서 보자고…”
그 말을 끝으로 일행들은 속도를 높여 빠르게 달려나갔다.
“좋다. 그 약속 지켜주기만 한다면 수도까지 지켜 볼 것이다.”
그렇게 들어주는 사람 없는 말을 남긴 프로카스 역시 걸음을 옮겨놓았다.
꽤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는 마차 안 넓은 침대에는 지금 주인 대신 객이 두 명 누워있었다. 한 명은 부상당한 이드였고 나머지 한 명의 소녀는 인질이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었다. 그리고 누워 있는 이드의 옆으로 가이스와 파크스 두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가이스의 손에는 비어버린 포션 병이 들어있었다. 내용물은 이미 이드의 뱃속으로 여행을 떠난 후였다.
“포션을 마셨지만 금방 났지는 않을 테니….. 더 조치해야겠지…..”
그런 말과 함께 가이스와 파크스가 이드에게 힐링을 걸어주었다.
“됐다. 뭐 당장 일어나는 건 무리지만 고급 포션에 힐링을 두 번이나 걸었으니 한두 시간이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아….. 처음부터 그렇게 위험한 상처가 아니었으니까….”
“이것 봐, 황당한 아가씨 뭐가 위험한 상처가 아니야….. 이렇게 빠르게 치료 안 했으면 오 늘 중으로 세상 뜰 수도 있는 직행 티켓용 상처였다고…..”
“그래도 이렇게 빨리 치료되어서 한두 시간 있으면 일어날 수 있다는 건 사실이잖아요…..”
“그래~ 잘나셨어….”
“두 분 다 조용히 하세요. 환자가 있는데….”
한쪽에서 조용히 앉아 있던 메이라의 엄한 목소리에 두 사람은 입을 꼭 다물고 서로를 노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