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 세계편 3권 20화 – 그들은 모두를 미워하라 했다 6 :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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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세계편 3권 20화 – 그들은 모두를 미워하라 했다 6 : 협상


협상

현암은 그 말을 듣자마자 연희에게 소리쳤다.

“잠시만 기다리라고 해 주세요.”

연희가 고개를 끄덕하더니 힘을 다해서 짧게 소리를 질렀고 히루바바는 잠잠해졌다. 도곤족이 내는 이상한 울림만이 여전히 협박하듯 주변을 메우고 있었다. 현암은 탱크 안의 박 신부와 백 호에게 말했다.

“제가가겠습니다.”

백호가 걱정하는 표정으로 인상을 쓰면서 고개를 해치 위로 내밀고 말했다.

“혼자 가셔도 되겠습니까? 저자가 무슨 꿍꿍이를 부릴지 모르는데요.”

“그러나 가야죠. 이런 상태로 계속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차라리 저자를 해치워 버린다면…..”

“안 됩니다.”

악인이라도 목숨은 중하다는 이야기를 하려다가 현암은 입을 다물었다. 너무 여러 번 반복했고, 백호도 그런 것을 모를 만한 사람은 아니다. 그런 말을 새삼스럽게 한다는 것은 백호의 자존 심을 건드릴 수도 있었다. 좋은 생각이 떠올라서 현암은 말을 이 었다.

“우리는 히루바바를 잡아 죽이기 위해 온 것이 아닙니다. 코제트와 젠킨스에게서도 블랙서클 자체에 대한 정보는 듣지 못했어 요. 히루바바에게서 그런 것들을 알아낼 수만 있다면………….” 

“그러나 그런 것은 승희 씨의 투시를 통해서 할 수도 있지 않 을까요?”

“블랙서클의 주술사들은 마음을 닫는 술수를 사용하고 있습니 다. 저들이 빈틈을 보이지 않으면 승희의 능력으로도 알아내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저자와 내가 이야기하는 동안 승희에게 투시하고 있으라고 전해 주세요. 히루바바도 우리가 왔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블랙서클의 인물들은 바보가 아니에요.”

“음. 그런데 현암 씨. 저자와 의사소통이 가능할까요?”

현암은 고개를 돌려서 연희의 얼굴을 살폈다. 연희는 히루바 바가 다시 무슨 이야기를 하지 않나 저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러나 연희는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것이 도곤족의 음파에 퍽 약 한 것 같았다. 준후의 만부원진 속에서도 저 정도의 고통을 느낀 다면 그곳을 벗어나 히루바바에게 다가가는 건 큰 충격일 것 같 았다. 현암의 머리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세크메트의 눈! 그걸 이용하면 될 겁니다. 세크메트의 눈 한 쪽을 히루바바에게 준다면.”

“예? 그러나 그건 대단히 귀한 것 아닙니까? 만약 그자가 돌 려주지 않으면 어쩌려구요?”

“어차피 한쪽만 주는 겁니다. 히루바바도 하나만 가지고는 아 무것도 못하겠지요. 그리고 지금은 아무리 귀한 것이라도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백호 씨, 승희에게 세크메트의 눈 하나를 달라 고 하세요.”

“그러나 혼자서는 위험………….”

“다른 방법이 없어요. 저는 기공력과 사자후, 그리고 준후가 준 부적 등 세 가지를 다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음파 속에서도 고 통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부님과 준후는 탱크를 떠나 서는 안 돼요. 탱크에서 보호가 풀리면 히루바바가 무슨 짓을 할 지 모르니까요.”

“그러면 저라도…..”

“아닙니다. 다른 사람은 저 음파 속으로 들어갈 수 없어요. 고통 때문에 아무 힘도 쓰지 못할 겁니다. 만용을 부리는 것이 아 닙니다. 정말로 저밖에는 갈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백호가 현암을 믿는다는 듯 고개를 몇 번 끄덕거리더니 탱크 안으로 들어가더니 잠시 후 해치 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현암에 게 세크메트의 눈을 건네주었다.

“조심하세요.”

현암은 씩 웃고는 연희가 던져 주는 또 하나의 세크메트의 눈 을 받았다. 그리고 연희와, 여전히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준 후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연희에게 말했다.

“연희 씨. 제가 간다고 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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