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 세계편 3권 30화 – 아스타로트의 약속 8 – 아스타로트의 약속

랜덤 이미지

퇴마록 세계편 3권 30화 – 아스타로트의 약속 8 – 아스타로트의 약속


아스타로트의 약속

마스터는 코제트의 증오의 안개, 히루바바의 고통의 음파, 그 리고 염체를 운용하는 술수에다가 호웅간의 저주의 주술까지도 한꺼번에 뿜어내서 박 신부와 준후를 밀어붙였다. 박 신부는 옆 구리의 상처에 십자가를 갖다 대어 고통을 참아내고 있었다. 십 자가가 피로 얼룩지면서 더욱더 밝은 빛을 뿜어냈고 저주의 주 술도 더 이상은 박 신부에게 고통을 가하지는 못하는 듯했다. 박 신부는 오른손을 사용할 수가 없어서 간신히 왼손에 쥐고 있는 베케트의 십자가로 오라 막을 끌어 올려 무섭게 부딪쳐 오는 갓 가지 주술을 막아냈다.

힘겹기로 말하자면 준후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호웅간의 저주 의 주술은 준후에게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마스터는 두 사람을 가지고 놀듯, 박 신부보다는 더 활발하게 움직이는 준후 쪽을 맹 렬히 공격했다. 준후는 부적들을 계속 허공에 던졌으나, 마스터 의 힘은 끝이 없는 듯, 부적들이 엄청난 힘으로 마스터의 주술들 과 부딪혀 흩어져 가는데도 마스터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이. 이럴 수가. 어떻게 저런 괴물 같은 인간이………….’

그런데 어느 순간, 마스터가 부리고 있던 주술들이 일제히 사 라져 버렸다. 박 신부와 준후는 놀라서 몸을 주춤했다. 마스터는 껄껄대면서 웃었다.

“새 손님이 오셨으니 인사는 나눠야지. 하하하.”

박 신부와 준후가 돌아보니 그쪽에는 현암과 승희, 그리고 이 반 교수의 모습이 보였다. 이반 교수는 놀랍게도 들어오자마자 말할 틈도 주지 않고 산탄총을 철컥 장전을 하고는 마스터를 향 해 인정사정없이 총을 쏘았다.

“이게 최선의 길이오!”

화약 연기가 부옇게 일어나면서 총소리가 사방을 가득 메워 갔다. 세 발, 네 발……………. 이반 교수는 계속 재장전을 해 가면서 마스터를 향해 총탄을 갈겨 댔다. 열네 발의 총알을 갈겨 댄 이 반 교수는 재빨리 기관총을 꺼내더니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마 스터가 있는 방향을 향해 탄창이 빌 때까지 총알을 갈겼다. 이반 교수의 총에서 철컥철컥 소리가 나자 이반 교수는 눈앞에 자욱 하게 피어오른 화약 연기를 손으로 헤치는 것이었다. 불과 이삼 초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퇴마사들은 어안이 벙벙해 있을 뿐이 었다. 그러나 퇴마사들은 마스터 정도의 인간이 그런 총알에 당 할 것으로는 믿지 않았고, 또 사실이 그러했다. 마스터는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고, 다만 뒤쪽 벽에 무수한 총알 자 국이 나 있을 뿐이었다. 이반 교수가 헉 하는 소리를 내자 준후 가 소리쳤다.

“저건 환영이에요! 진짜 마스터는………….”

준후가 소리치는데 천장에서 시뻘건 불길이 뿜어져 나왔다. 박 신부가 급히 오라를 펼쳤고 준후도 부적을 꺼내려 했으나 불 길 쪽이 더 빨랐다. 이반 교수가 삽시간에 옷에 불이 붙은 채비 명을 지르면서 쓰러졌고 현암은 승희를 한쪽 구석으로 밀어냈 다. 쾅 하는 소리가 울리면서 박 신부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현암과 준후의 몸에도 불길이 쏟아져 내렸다. 머리카 락과 눈썹이 화르륵 타는 냄새를 느끼면서 현암과 준후는 반사 적으로 몸을 굴렸다. 승희가 넘어지면서도 소리를 쳤다.

“준후야!”

승희가 길게 소리를 지르면서 준후에게로 힘을 보내 주자 준후는 수인을 고쳐 맺었다.

“에에잇!”

준후가 앙칼지게 소리를 치면서 양손을 휘젓자 삼매신수의 시커먼 기운이 뿜어져 나와 허공에 돌면서 불길을 꺼뜨렸지만 일행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땅에 굴렀다. 그런 그들의 위에서 웃 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하하. 기습이란 이렇게 하는 것이네.”

박신부가 한숨처럼 중얼거렸다.

“공중 부양!”

놀랍게도 마스터는 가부좌를 튼 자세로 중력의 영향에서 완 전히 벗어난 듯, 천장에 붙어서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피에 젖은데다가 불길에 그슬리기까지 해서 엉망진창이 된 이반 교수가 중얼거렸다.

“저, 저건 인간도 아니야………….”

마스터는 둥실둥실 날아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고 마스터의 환영은 마스터에게로 흡수되었다.

“어떤가 그대들 이제 장난은 그만두고 나와 정식으로 겨루어 볼 텐가?”

“장, 장난이었다구?”

준후가 소리를 치자 현암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저자는 여태까지 우리가 겨루어 왔던 블랙서클의 사람들의 힘을 모두 다 빼앗아서 가지고 있어! 나도 여기 들어서면서 저자 가 무슨 힘을 쓰고 있는지 눈치챘지.”

현암이 박 신부를 보고 말했다.

“마스터는 자신의 힘을 아직 하나도 쓰지 않고, 자신이 빼앗은 호웅간과 코제트와 히루바바의 힘으로 싸운 겁니다!”

승희가 몸을 일으켰다. 승희의 손에는 세크메트의 눈이 들려 있었고, 얼굴은 처연하게 변해 있었다.

“연희 언니가 모든 것을 알아냈어요. 저자는 악마와의 계약으 로 블랙서클의 사람들의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먹은 거예요. 그 대신 자신은 그들의 힘을 흡수했고요. 저자에게는 블랙서클도 그 무엇도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아니, 그뿐만 아니라 세계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는 지옥문을 열어 세계 전체를 악마에게 바쳐서, 인간을 벗어나 자신이 악마가 되려는 거에요!”

현암은 대강 짐작하고 있었으나 그 사실을 처음 들은 박 신부 와 준후는 경악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승희는 계속 말을 이었 다. 승희의 얼굴이 또다시 붉어지고 있었다.

“어떤 이상도, 목표도………. 저자는 오랜 기간 수련을 했지만 그에게 남은 것은 허무뿐. 진정한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다만 힘 에만 집착하게 된………….”

승희의 목소리가 이상스럽게 변했다.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일까? 승희의 몸 안에 있던 애염명왕의 힘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았다.

“모든 것은 저자의 계획……. 그리고 블랙서클의 성원들과 당신들 모두 저자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것이다. 저자에게는 구원은 필요가 없다. 저자는 이미 인간이 아니다.”

“하하하.”

마스터는 다시 한번 웃음을 터뜨리더니 복화술을 쓰지 않고 말했다.

“마하 라쟈시여. 신을 뵙고 경배드립니다. 유배 오신 가엾은 신이시여, 길을 찾지 못하고 다른 몸으로 옮겨 가신 멍청한 신이 시여.”

승희, 아니 애염명왕은 쓸쓸히 고개를 저었다.

“모든 것을 아둔한 자신의 머리로만 생각하려는 자, 깊은 섭리 를 깨닫지 못하는 그대는 영원히 구원받지 못할 것이다.” “하하하. 나는 이미 구원받았소. 나의 새 주인에게…..” 

마스터가 가부좌를 튼 자세에서 손을 올리더니 뭐라고 중얼거 리면서 허공에 빙글빙글 손가락을 돌렸다. 그러자 마스터의 뒤 쪽에서 검은 원이 소용돌이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커다란 블랙서클이었다.

“주여……”

박신부가 성호를 그으며 읊조렸다. 여태껏 들어 본 적이 없는 공포심이 가득차 있는 목소리였다. 준후도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말을 하지 못했다. 현암은 놀라서 소리쳤다.

“저, 저건 뭡니까? 저건………….”

박 신부는 대답을 하지 않고 현암의 손에 달려들어 월향검을 끄집어냈다. 현암은 영문을 몰라서 박 신부가 하는 대로 보고만 있었고 박 신부는 급히 땅바닥에 월향검으로 커다란 원을 그렸 다. 앞에서는 승희, 아니 애염명왕이 고개를 젓고 있었다.

“너는, 너는 악마를…………….”

말을 마친 승희는 털썩 앉더니 합장하는 자세가 되었다. 애염 명왕은 밖으로 나올 수가 없으니 승희의 몸을 통해 세 사람에게 힘을 보내 주려는 것이었다.


박 신부는 일행들의 둘레에 커다란 원을 그리더니 현암에게 월향검을 돌려주었다. 박 신부의 손끝이 가볍게 떨리고 있는 것 을 보고 현암은 무척 놀랐다. 박 신부가 무서워서 몸을 떠는 것 을 현암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암이 기공력을 돌리고 있는데 박 신부는 무릎을 꿇더니 모두에게 말했다. 

“이 원 밖으로 나가서는 안 돼. 무슨 일이 있어도……………. 아아. 이런 일이 있을 줄이야…………….”

“도대체 뭡니까? 신부님?”

“저자가 악마 아스타로트를 불러내고 있어. 이제 곧 나타날 거야.”

마스터 뒤쪽의 원은 검은 호수처럼 일렁거리면서 크게 번져 가고 있었다. 현암은 착잡한 생각에 잠겼다. 악마, 악마라니. 그….

“막아야 해요!”

현암이 허공에 사자후의 기운을 넣고 고함을 지르자 사방이 우르르 울렸고 박 신부와 준후도 정신을 차렸다. 박 신부가 앞으로 나섰다.

“그래, 미리 막아야 하네. 그래.”

박신부가 결연한 자세로 뒤를 돌아보았다.

“무서워할 필요는 없어. 우리는 나약한 인간이지만 악마라고 해도 이겨 낼 수 있네. 믿음으로, 그리고 신념으로………….”

현암과 준후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박 신부는 앞을 보고 말했다.

“내가 가겠네.”

현암과 준후는 박 신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지 못 했지만 좌우간 저 악마를 제일 잘 알고 있는 박 신부에게 힘을 모아 주면 될 것 같았다. 승희가 보내 주는 힘을 바탕으로 현암 과 준후가 퇴마진의 수법으로 박 신부에게 힘을 모아 주자 박신 부는 천천히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벌써 마스터의 뒤쪽의 검 은 원에서는 시커먼 그림자 하나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마스터는 그들을 방관하지 않았다. 그는 미소를 짓더니 몸에 서 엄청난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기운은 눈에 보 이지도 않았고 느낌도 없었다.

“아차! 안 돼요! 신부님!”

현암이 소리를 쳤다. 상대가 악마와 같은 초자연체일 때는 퇴 마진의 힘을 박 신부가 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그 러나 성스러움으로 마스터의 주술과 대적하기에는 부족했다. 현암 자신이 나가야 했는데. 현암은 주저하지 않고 마스터를 향해 월향검을 내밀었다. 그와 동시에 박 신부와 마스터의 두 기운 이 충돌해 가고 있었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엄청난 위력의 충격이 방 안에 가득 퍼졌다. 이반 교수의 몸이 허공을 날아 벽에 호되게 부딪혔고 월 향검을 내쏘려던 현암도 뒤로 날아가 벽에 부딪힌 뒤 땅에 넘어 졌다. 준후는 공처럼 데굴데굴 굴러서 한쪽 구석에 머리를 처박 고는 그만 정신을 잃어버렸다. 박 신부도 총알같이 뒤로 튕겨져 나가 우지끈 소리를 내면서 벽에 처박혔다. 박 신부는 벽에 몸을 반쯤 파묻힐 정도로 짓눌려진 채 고개를 떨구었다. 단 한 사람, 굳어 버린 듯이 조용히 앉아 있는 것은 승희뿐이었고, 승희의 몸 은 애염명왕이 몸을 빌렸을 때면 으레 그런 것처럼 돌처럼 가만 히 있었다.

마스터는 그 자리에 앉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모두의 힘이 합쳐진 일격을 받았는데도 아 무렇지 않은 듯했고, 그 자리에 앉은 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반면 퇴마사들은 단번에 밀려나서 중상을 입은 것처럼 보였다.

“아, 이런 이 정도밖에 안 될 줄이야!”

마스터는 서글픈 듯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타격을 입기는 커녕, 공격이 너무 약해 안타깝다는 표정이었다. 현암은 엉망이 된 박 신부의 모습을 보고 분노의 고함을 지르며 월향검을 내쏘 았고 월향검은 찢어지는 듯한 귀곡성을 지르면서 마스터에게로 쏘아져 나갔다.

‘저자는 해치워야 해. 반드시 해치워야만………….’

현암이 마음속으로 외치는데 마스터는 표정조차 변하지 않고 입김을 훅 불었다. 그러자 무서운 기세로 날아오던 월향검이 그 대로 덜컥, 허공에 멈추어 버렸다.

“아니! 저럴 수가!”

현암은 이를 악물고 있는 힘을 다해 공력을 전달했다. 월향검 전체가 서슬 퍼런 검기에 휩싸이며 귀곡성이 방 안에 메아리쳤 다. 월향은 안간힘을 다해 마스터를 두 동강 내려고 발버둥쳤으 나 마스터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재미없어.”

그러면서 마스터는 손을 약간 벌렸고 월향검은 찢어지는 비명 을 지르며 빙글빙글 균형을 잃고 맴돌다 마스터의 손에 턱, 하니 잡혔다. 마스터의 손이 닿는 순간, 월향검에 깃든 검기는 씻은 듯 사라져 버렸다.

현암은 월향검이 마스터의 더러운 손에 잡혀 있는 것을 보고는 눈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현암은 분노의 고함을 지르면서 본 능적으로 기공력을 모아서 달려들었다. 마스터는 고개를 저으며 훅 하고 입김을 불었다. 그것만으로 기공력을 온몸에 두른 현암 은 대포알처럼 뒤로 튕겨 벽을 반쯤 파고들 정도로 처박혔다.

“워, 월향…….”

눈이 풀린 현암이 입가에 피를 흘리면서 덜덜 떨리는 손을 애 타게 내뻗었고 월향도 안타까운 비명을 질러 댔으나 마스터의 손아귀는 꽉 닫힌 채였다. 마스터는 웃으며 말했다.

“당신들은 그래도 벌레 중에서는 꽤나 질기군요. 죽이지 않을 거고, 죽으면 안 됩니다. 내가 원하는 지옥문이 열리는 걸 누군 가는 봐줘야 할 것 아닙니까? 난 당신들을 선택했어요.”

“헉⋯⋯⋯⋯⋯ 이, 이………….”

현암은 말을 이으려고 했으나 입에서는 말 대신 검붉은 피가 울컥 쏟아졌다. 마스터의 손에 잡혀 있던 월향검이 찢어지는 비 명을 지르면서 버둥거렸으나 마스터는 그 모습을 보고 조용히 웃었다.

“죽지 마세요. 혹 알아요? 어떻게 나를 이길 수 있을지. 기회 를 봐서 처치할 수 있을지 모르잖아요. 아, 당신도 힘을 가져 보 는 게 어때요? 악마에게 영혼을 넘기는 건 어떨지요? 그럼 나보 다 강해질지 모르잖아요? 하하.”

마스터가 현암을 희롱하는데 불길과 뇌전이 한 줄기씩 날아와서 마스터의 앞에 퍽 소리를 내며 꽂혔다. 마스터는 의아하면서 도 재미있다는 듯 여유 있게 미소를 지으며 그쪽으로 시선을 돌 렸다. 땅에 쓰러져 있던 준후가 어느 사이에 몸을 일으켜 수인을 맺고 있었다. 준후는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 맺혀 있었고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고 있었다. 마스터의 얼굴은 태연했다.

“오호. 똑똑한 꼬마. 그런데 너 사람에게 주술도 쓸 수 있던 가 너에 대해서도 좀 아는데 그래도 되는거 맞아?”

“닥쳐!”

준후가 이를 갈면서 양손의 수인을 고쳐서 두 손을 교차시켰 다. 번쩍거리는 뇌전의 빛줄기가 여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모양으로 둥글게 뭉치고 있었다.

“너, 사람을 쏘지 않겠다더니? 의외로 마음이 약하구나.”

“넌 사람도 아냐!”

“아니, 그게 문제가 아냐. 누가 죽든지 말든지 내가 신경 쓸 것 같으냐? 다만 넌 보기보다 마음이 약하고, 그로 인해 앞으로도 많은 고통을 받을 것 같아 하는 말이야. 어? 지금 죽는다고 생각 해? 아니 아니 너희는 내가 지옥문을 여는 걸 봐야 해. 내가 왜 너희를 죽이겠어? 날 해칠 수도 없는 벌레들을 왜 내가 굳이.”

“아, 그만, 그마안……!”

준후는 울먹거리면서도 계속 힘을 모아 가고 있었다. 여태껏 준후는 사람에게 강한 주술을 사용한 일이 없었다. 지금 힘을 모으고 있는 이 뇌전이야말로 인드라의 가장 강한 바즈라의 술수였다.

“난……… 너를 쏠 수 있어. 넌 두려워하고 있어!”

마스터는 빙긋이 웃었다. 악의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표정이었다.

“정말 그럴까?”

“아아…………….”

준후가 몸을 부르르 떨며 망설이고 있는데 갑자기 마스터가 왼 손으로 긴 불줄기를 내쏘았다. 준후는 망설이다가 기습을 당하 자 애써서 만들어 놓은 둥근 뇌전을 놓쳐 버렸다. 뇌전은 천장 으로 날아올라 갔다. 준후가 안타깝게 탄식을 하는데 마스터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리고 뇌전이 날아가는 바로 그 위치에 모습 을 드러냈다. 준후도 이것은 미처 생각도 못한 일이라 헉하며 놀 랐다. 마스터는 뇌전의 무시무시한 기운을 그대로 가슴팍에 맞 았다. 굉장한 폭음과 폭발한 스파크가 사방을 뒤덮었다. 그러 나・・・・・・ 그 속에서 마스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아이야. 넌 결국 사람을 쐈군. 네 맹세는 깨졌어. 안 그래?”

“으아아아악!!!!”

준후는 고통에 겨워 애처로운 고함을 지르면서 양손으로 부 적들을 날렸다. 마스터가 불붙어 날아오는 부적들을 향해 훅 하 고 입김을 불자 부적들은 허공에서 펑펑 터지며 불길은 도리어 준후 쪽으로 밀려들었다. 준후는 안간힘을 다해 불길을 밀어내 려고 했으나 부적들이 터지는 충격에 한쪽 구석에 처박혀 버렸 다. 그런데 넘어지던 준후의 한쪽 팔이 벽 속으로 쑤욱 뚫고 들 어갔다. 그곳은 연희가 엉겁결에 들어갔던 환영의 벽이었다.

랜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