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 세계편 3권 33화 – 아스타로트의 약속 11 – 연희의 꿈 (세계편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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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세계편 3권 33화 – 아스타로트의 약속 11 – 연희의 꿈 (세계편 완결)


연희의 꿈

연희는 꿈을 꾸었다. 넓고 넓은 뒷동산, 그리고 따사로운 햇살 이 있었다. 눈이 와서 세상은 온통 하얗게 변해 있었고 모든 것 이 깨끗하고 반짝거리기만 했다. 피아노를 치다가 지루해져서 창문을 넘어 놀이터로 뛰어나갔던 그때처럼, 연호 오빠가 커다란 피자를 사 와서 즐거워하던 그때처럼 좋은 기분. 주위에는 갖 가지 예쁜 형상들이 깡충거리면서 뒤를 쫓아 연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달렸다. 하늘에는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저만치 에는 싱그러운 바람 소리와 시냇물이 졸졸 흘러가는 소리. 폭신 폭신한 것 같은 양털 구름이 하늘 저만치에 흘러가고……………. 구름 사이로 비치는 하늘은 티 한 점 없이 맑기만 했다. 골치 아픈 일 도 속상한 일도 슬픈 일도 없었고, 기분이 상할 일도 아픈 데도 없었다. 흥겹게 사각사각 눈을 밟으면서 내달리는 기분. 그런 연희를 지켜보는 따뜻한 눈이 있었다.

-좋은것만을 생각해요. 그리고 웃어요.

연희는 눈을 떴다. 바깥은 환했고 정말로 눈이 오고 있었다. 언제 잠이 든 것일까? 이런! 문병을 와서 잠깐 기다리는 동안에 소파에 앉아 졸다니. 그렇지만 흐뭇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래, 항상 좋은 것만을…………. 그리고 웃어야 해………….

저쪽에서 간호사가 웃는 얼굴로 연희를 불렀다. 승희와 백호 씨, 윌리엄스 신부님은 먼저 와 있을 것이다. 마스터는 죽고, 안 드레이도 감금과 저주로 지친 나머지 죽음을 맞이했다. 성난큰 곰은 어디로 갔는지 자취를 찾을 수 없었다. 연희와 가까운 사람 들은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었다. 연희는 꽃다발들을 하나씩 챙겨 보았다. 

“장미는 준후 것, 백합은 신부님 것, 이름은 잘 모르지 만 하여간 이 예쁜 꽃은 현암 씨 것, 그리고 이 할미꽃은 딱딱한 이반 교수님 것. 후후후, 그리고・・・・・・ 이 물망초……………”

연희는 조용히 미소를 띠면서 몸을 일으켰다. 물망초 꽃다발 을 눈이 내리고 있는 창밖을 향해 살짝 놓아두고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병실 안으로 들어섰다. 그 꽃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그 건 아마 연희만이 알 수 있는, 작은 비밀인지도 몰랐다.

(세계편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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