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스 랩소디 1권 – 1장 : 제국의 공적 – 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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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 랩소디 1권 – 1장 : 제국의 공적 – 6화


“어라? 저놈들 돌고 있잖아?”

자유호의 선상에서 해적들은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레보스호는 갑자기 멈추더니 배의 진로를 완전히 바꾸기 시작했다. 범선으로선 절대로 불가능 한, 좌우에 노가 있는 갤리어스만이 가능한 반전 동작이었다. 그 모습을 보던 라이온 갑판장은 호탕하게 외쳤다.

“좋았어! 그래야 바다의 사나이답지. 싸워보겠단 말이지? 으하하, 하지만 만용은 바다 사나이의 사망 원인 1호렷다. 전대포 장전! 갈고리 준비하라! 모든 갑판원 대접근전 태세로-.”

“미안하지만 내가 지휘자인 것 같은데.”

– 라고 1등 항해사님께서 말씀하실 것이다! 그렇죠, 1등 항해사님?”

자유호의 1등 항해사 식스는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거친 어휘로 라이온 갑판장을 꾸짖었다.

“아니다, 이 바보야!”

라이온은 입을 다물고 말았고, 주위의 해적들은 낄낄거렸다. 식스는 불쾌한 표정으로 라이온을 쏘아보고는 그대로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적선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재장전 시간 동안 반전, 아군 함열을 돌파하려는 속셈이다. 사수는 돛을 겨냥하라. 돛줄을 끊어야 한다. 놈들이 순풍을 이용하게 해서는 안 된다!”

석궁을 쥔 해적들이 재빨리 쿼렐을 먹이기 시작했다. 해상에서 사용되는 폭이 넓은 화살촉이 달린 쿼렐로서, 이 넓은 화살촉은 단검처럼 날아가 돛 줄을 끊는다. 해적 궁수들은 이물 쪽으로 우르르 몰려가서는 발사 자세를 갖추었다. 식스는 그런 궁수들을 바라보다가 라이온을 흘끔 바라보고는 외 쳤다.

“전대포 장전! 갈고리 준비하라! 모든 갑판원은 대접근전 태세로!”

라이온의 얼굴에 떠오른 억울함은 필설로 형언키 어려운 것이었지만, 식스는 그런 라이온을 못 본 척하며 엄격한 사나이다운 근엄한 동작으로 팔짱 을 끼었다.

레보스호는 카밀카르 뱃사람들이 보았다면 박수를 아끼지 않을 선회 동작을 성공시켰다. 서너 발의 대포를 맞아 노의 일부를 잃었음을 감안한다면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그랜드파더호와 그랜드머더호가 일제 사격 후의 재장전을 위해 잠시 주춤하는 동안, 레보스호는 진로를 180도로 바꿨다. 곧 역풍은 순풍이 되었고 바람을 가득 안은 돛은 찢어질 듯이 펼쳐졌다.

엘리엇 선장의 속셈은 단순명쾌하다. 해적 함대는 좌우가 갈려나가고 중앙은 밀집하는 바람에 함열에 구멍이 생긴 상태였다. 레보스호는 그 구멍을 혈로로 삼아 바람을 가득 안고는 단숨에 돌파하는 것이다. 그랜드파더와 그랜드머더가 구멍을 가로막고 있긴 하지만 재장전을 위해 꾸물거리고 있으 므로 방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설령 재장전이 되더라도 레보스호가 먼저 뛰어들면 아군이 맞을 위험이 있으므로 쏘지 못한다.

그래서 해상에는 한 척의 배가 여덟 척의 함대를 향해 돌진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게 되었다.

“돌파하면 못 쫒아온다! 해적놈들은 배를 돌리는 것이 느리다! 전속 전진!”

엘리엇 선장은 목청껏 외쳤다. 순풍을 받아 굉장한 속도를 내고 있는 레보스호의 뱃머리에서는 파도가 양단되며 치솟아 올랐다. 그리고 해적 함대 쪽에서는 식스 1등 항해사가 낮게 그르렁거렸다.

“절대로 돌파시키지 않는다. 사수, 발사 준비!”

해적들의 석궁이 일제히 올라갔다. 각양각색의 색깔을 가진 눈동자들이 오직 하나의 적의만으로 불타오르며 레보스호의 돛줄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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