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스 랩소디 1권 – 2장 : 미노-대드래곤의 성지 – 10화
키는 먼저 모든 배들은 돛을 내리고 정선할 것을 명령했다. 선단이 완전히 정지한 다음, 키는 선장들을 자유호로 소환하여 그들에게 일어났던 일을 짤막하게 설명해 주었다. 사정을 이해한 선장들은 자신들이 마법에 걸렸다는 것에 치를 떨었고, 칸나의 경우 점잖은 태도로 오스발을 요리하지 않겠 다고 선언했다. 돌탄 선장은 조금 멋쩍은 표정으로 하리야 선장에게 사과했다.
“어, 차네 성천 때문에 살았쿤. 놀려탠 커 사과하네.”
“성전 때문이 아니라 신의 도움 덕분일세. 돌탄 선장.”
하리야 선장은 이렇게 말하며 품 안에 있는 성전을 쓸어내렸다. 창백해진 얼굴로 안개를 바라보던 자유호의 1등 항해사 식스는 키에게 말했다.
“도대체 누가 마법을 건 것일까요? 그리고 이제는 괜찮은 걸까요?”
둘 다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었고, 그래서 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찌푸린 눈으로 안개를 쏘아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때 레보스호에서 건너온 라 이온이 불쑥 입을 열었다.
“대드래곤 라오코네스입니까?”
식스를 제외한 다른 선장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었고, 키는 매서운 눈으로 라이온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라이온은 어깨를 으쓱일 뿐 태연한 태도 로 말했다.
“뭐, 레보스호에 실려 있던 『제국백과사전』과 라스 법무대신의 도움을 받아 조금 조사해 본 바가 있습니다.”
“왜 그런 조사를 했지?”
“저도 뱃놈이고, 이곳 미노 만이 대드래곤의 성지라고 불리는 것쯤은 알고 있었으니까요. 조사해 보니 그건 별명 같은 것이 아니더군요. 쳇. 말 그대 로더라구요. 대드래곤의 이름은 라오코네스, 800년쯤 전에 이곳을 자신의 영토로 삼았다던데요?”
“아니, 그럼 이곳에 정말 드래곤이…………?”
킬리 선장이 경악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무시하며 키는 라이온을 노려보았다.
“말투가 곱지 못하군.”
라이온은 히죽 웃었다.
“저란 놈이 원래 그런 건 잘 아시지 않습니까. 뭐, 그래도 눈물 콧물 다 쏟아내며 우리들을 드래곤의 아가리로 끌고왔냐고 지랄을 떠는 것보다야 보 기에 낫지 않습니까?”
키보다 식스가 먼저 노해 버렸다.
“라이온 임시 선장! 지금 그게 무슨 말투인가. 지금 선장님을 힐난하는 건가?”
그러나 키는 손을 들어 식스를 제지하고는 라이온에게 말했다.
“그래. 너는 원래 그렇지. 그리고 조급하고.”
라이온은 멀뚱한 얼굴로 키를 보았다. 키는 여유 있는 미소를 지었다.
“네 말은 다 맞다만 충분하지는 않다. 돌아가서 카밀카르의 법무대신과 함께 백과사전을 뒤져봐라. 드래곤이 좋아하는 것이 뭔지를 말이다.”
“예?”
“말하지 않았나. 드래곤이 좋아하는 것이 뭔지 조사해 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