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서생 3부 – 8-1화 : 진유준, 녹슬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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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서생 3부 – 8-1화 : 진유준, 녹슬다!(1)


“질투…라.”

내가 무심코 언급한 말을 심상치 않은 음성으로 되뇌인 하은이는 문득, 씁쓸하게 웃었다.

“…그런 지도 모르지. 이 화이트 크라우드… DP의 공주가 말이야.”

“진짜…? 야, 넌 그럴 껀덕지도 없잖아. 니 말대로 신분부터 니가 우세하고, 거… 뭐냐, 용모도 사실… 에~ 그게 나야 아무래도 좀 편견이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네가 하나도 안 꿀려. 근데 대체 뭘 질투한다는 거야?”

“그 두 가지를 제외한 모든 것……!”

나는 나도 모르게 잠시 대교에게 하은이가 질투할 만한 요소가 무언지 생각해 보았다. 물론 그래봤자 아직 대교의 현재 상황을 잘 모르니 마땅히 비교할 근거도 없었지만… 그보다!

“하은이 너… 지금 네가 뭔 소리 한 건지는 아냐?”

“……”

“돈과 권력, 예쁜 거까지 자신 있는데 다른 걸 질투한다고? 정말… 배부른 소리하고 있네.”

내 날카로운(?) 추궁에 녀석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오빠, 그런 건……”

그런 건 다음의 말을 기다렸지만 녀석은 끝내 말끝을 흐렸다. 그대로 뭔가 생각하는 듯, 그러나 그게 뭔지는 알 수 없게 애매모호한 표정으로 내 시선을 외면하고 있을 뿐이었다.

젠장. 이 녀석의 특수한 신분만 아니라면… 그리고 DP가 단순한 재벌 기업 수준이기만 했어도 큰 걱정은 않겠는데, 자칫 아까의 론이나 도홍 같은 괴초인(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들이 이 녀석 명령으로 대교를 노리게 되기라도 하면… 그건 정말 큰일 아닌가. 빨리 이 녀석의 질투 원인을 찾아내서 가능한 한 해소시키거나… 하여간 뭐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으음- 아무리 생각해도 나밖에 없는데……”

녀석, 관심 없는 척 하면서도 일단은 돌아보는 군.

“그렇잖아. 그 애한테 있고 너에게 없는 건 나! 나 진유준!”

역시나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변해간다.

“하아- 니가 이해해라. 나도 니가 내 혈육만 아니면… 음- 우린 본래 안 되는 거 알지? 괴롭겠지만, 이젠 날 그냥 오빠로만 봐다오.”

짐짓 신파조의 분위기로 대사를 치며 녀석을 보니… 에? 웃는 게 아니라… 심각해…? 우째? 설마, 진짜로 날?

“맞아. 내가 그녀를 미워하는 이유는… 오빠가 그녀를 좋아하기 때문이야.”

어이- 이봐! 그 무슨 도깨비 쌈 싸먹는 소리를… 아니 도깨비가 쌈 먹는 장면은 나름대로 어울리는…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

“야, 너. 너… 아니 니가 아니고 그……”

빌어먹을! 말도 제대로 안 나오네.

“그… 니 오빠 화이트 크라우드인지 뭔지가 설마……”

…맙소사! 이 녀석의 지금 저 표정은… 그런… 건가? DP의 마스터가 대교를 좋아한다고? 그런 초거대 재벌 기업의 젊은 주인이……?

“대… 아니 주가혜도 화이트 크라우드를… 설마……”

갑자기 ‘그럴 리가 없다!’라는 확신과 ‘혹시…’라는 불길함이 뒤섞여 요동치기 시작했다.

“야, 야…! 정하은!”

나는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녀석의 어깨를 잡았고, 녀석은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몰라! 내가 어떻게 알아, 그런 계집애 생각을!”

“마, 만나는 거 본 적은 있는 거야?”

“올 여름 DP의 홍콩 지사 오픈 파티 때… 주가혜는 오빠를 처음 보는 것 같았지만 화이트 오빠는……”

“그, 그래?”

후아아아아~ 맹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 화이트 녀석이 어쨌든 대교가 아니라면 일단 한 시름 놓아도 되겠지…? 음… 근데 나, 하고많은 것들 중에 왜 하필 거기가 떨어진다는 연상을……

“훗~! 정말 얄미운 계집애야. 내게서 두 오빠를 다 빼앗아 가다니 말야.”

“야, 난 몰라도 니 오빠는 달랑 한 번 만났다면서 무슨……”

“어쨌든 가자.”

“응?”

“…직접 보고 싶어졌어. 주가혜의 어떤 면이 그렇게 매력적인 건지.”

“그야 갠… 에, 하여간 그래, 일단 가자.”

잠시 안도하긴 했지만, 나도 더 이상 하은이를 뭐라 할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고 있었다. 재벌 2세의 프로포즈에 무조건 OK하겠다는… 대교는 결코 그런 부류의 여자가 아니라는 건 알지만… 끄으으음- 믿자! 대교를 믿자, 진유준!

“근데… 너 배는 안 고프냐?”

“어… 그러고 보니 조금.”

녀석은 대답하며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가장 가까운 건물의 1층에 낯익은 인테리어의 패스트푸드점이 있었다. 몇 년 전에 비해 길거리에서 저런 류의 햄버거집(?) 체인점이 몇 배는 늘어난 것 같다.

“야, 정말 저걸로 되겠어? 너 데리고 나와서 햄버거 같은 거 사 먹였다고 하면 어머니가 화내실 거 같은데?”

“어차피 시간도 없잖아. 음- 난 저 S세트 하나랑 치킨 4조각… 아, 요구르트하고 소프트 콘도 두 개씩 부탁해.”

“…넌 다이어트 같은 거 안 키우냐?”

“후훗~! 난 스트레스 받으면 좀 많이 먹어. 그리고… 본래 난 살이 잘 안 붙는 체질이거든.”

아랫배를 매만지며 흐뭇하게 쪼개는 건, 자긴 아무리 먹어도 전체적인 살은 물론이고 X배도 안 나온다는 제스처인가? 사실이라면 다이어트에 목숨 건 여자들이 부러워 죽고 싶을 만한 체질이로군. 그리고… 쳇! 사실 내가 이런 패스트푸드 음식점에 오기가 싫은 건 다른 이유가 있는데……

나는 가게로 들어가 하은이 녀석이 시킨 것들과 금동이가 먹을 샐러드를 주문하고 기다리기 시작했다. 맛난 냄새가 진동하는 장소에 서서 다른 녀석들 먹을 음식만 기다리고 있자니까, 기분이 상당히 착잡했다. 실은… 잔뜩 긴장했다가 풀린 탓인지 갑자기 시장기가 돌아서 먼저 먹는 얘길 꺼낸 거였는데… 그런데도 결국에는 내가 먹을 메뉴를 고르지 못한 것이다.

<몽몽… 나, 아무래도 곧 니 정밀 스캔을 좀 받아봐야겠다. 나 아무래도 좀……>

[혹시, 현재의 업소에서 음식을 주문하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까?]

<눈치 빨라 좋다. 그래. 어쩌면… 현 시대로 돌아왔을 때부터 니가 경고했던 게 생각보다 빨리 진행된지도 모르겠어.>

[금일 오전에 실시한 신체 회복 작업 중 이상 징후를 감지하기는 했습니다만……]

이 녀석, 내가 허락한 사항 외에는 함부로 내 신체에 관여하거나 스캔하지 말라는 명령을 충실하게 지키고 있었군. 그 기특함이 이번만은 다소(?) 문제가 된 거 같긴 하지만……

<몽몽. 나… 지금 전투에 활용 가능한 내력이 거의 없어.>

[그게 사실입니까?]

은발 소년 버전 몽몽이 당황한 얼굴로 나타났다.

[최근의 몇 가지 상위 초식을 사용한 것만으로 벌써 전 내력이 소모되었다는 말씀입니까?]

몽몽도 직접적인 신체 접속이 없는 상태에서는 외적인 것만으로 내공을 측정할 수밖에 없다. 자연적으로 발산되는 기의 ‘향기’와 내공을 수련한 자만의 신체 변화, 예를 들어 태양혈의 크기라던가… 그런 것들을 종합해서 판단하는 것이다. 기의 향기라는 건, 실제로 냄새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항상 풀로 채운 내력 상태와 비슷한 형태로 미미한 양이 피어오르기 때문에 붙은 명칭이고… 하여튼 몽몽도 결국 안목이 높은 고수와 비슷한 방식으로 상대의 내공을 판단하는 셈이다.

<그래. 나도 계속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최근 며칠 동안 실전을 치르면서 확신하게 되었어.>

나는 낮게 한숨을 내쉬며… 업소 안에서 햄버거며 각종 패스트푸드를 먹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사실… 나도 현 시대로 돌아온 이후 얼마 전까지 한 번에 햄버거 두세 개는 우습게 해치웠었다. 오랜만의 현대 음식이라 그런지 입에 짝짝 달라붙는 것이 계속 땡겨서 산에서 수련할 때 햄버거로 끼니를 때운 적도 많았었다. 내가 최근에야 그런 식습관을 그만두기 시작한 것은 폭포수 맞으며 수련하면서 햄버거 먹는 건 그림이 안 나와서…가 아니라, 그 햄버거가 내게는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많은 햄버거에 떡칠된(?) 온갖 화학 조미료들… 그게 단기간에는 어떤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내 무공의 보이지 않는 적이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 그걸 실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자동차로 예를 들자면, 싼 맛에 엉터리로 제조한 가짜 휘발유(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S모사의 제품만은 개인적으로 가짜 휘발유라 생각 안 함)를 쓰다 보면, 나중에 결국 엔진의 힘과 내구력, 연비까지 떨어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무림 시절의 무공을 최소한 유지라도 해야 하는 나로서는 현 시대에서 먹고 마시는 물과 음식 그리고 들이키는 대도시의 나쁜 공기… 그게 전부 ‘독’이며 내 몸… 굳이 표현하자면 ‘혈맥에 녹이 슬게 하는’ 요소들인 건 분명한데… 그렇다고는 해도… 몽몽은 분명 ‘계속 서울 같은 대도시의 나쁜 공기 속에서 살며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고 지내다가는 1년, 혹은 2년 내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라고만 했었는데… 난 그동안 에너지 통로나 집합점을 찾아 시외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었고 먹는 거만 좀 문제가 있었는데… 근데도 우째 벌써 이런 현상이 벌어지게 된 건지……

어쨌든 얼마 후, 난 가게 앞 야외 탁자에 늘어놓은 독극물을(?) 맛나게 먹어대기 시작한 하은이를 보며 ‘요즘 사람들은 화학 조미료 맛에 너무 길들여져 있어서 문제야 문제.’라는 생각을… 억지로(!) 해야만 했다.

“음, 음- 여기 건 처음 먹어 보는 건데… 괜찮네. 음, 쩝쩝~”

“훗~! 뭔 공주님의 식사 장면이 이러냐. 손가락 쪽쪽 빨아가며……”

“호호… 뭐 어때. 식사는 이렇게 편하게 먹는 게 제일이지.”

“맞는 말이긴 하다만……”

슬쩍 주위를 살펴보니, 주위 테이블의 손님들과 심지어 업소의 아르바이트생들까지 우리를 주목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건 관객들의 관심이 성별로 딱 나누어져 있다는 점이었다. 여자들이 샐러드의 야채며 과일을 오물거리고 있는 금동이를 보며 신기하고 귀여워 미치겠다는 반응인 반면, 남자들은 대부분 이 보기보다 먹성 좋은 공주님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차라리 내가 저 닭다리였으면 좋겠어.’라는 식의 시선이라고 하면… 좀 과장이려나…? 하여간 두 녀석 다 어디서든 조용히 지낼 팔자는 못 된다 싶었다.

“근데… 오빠야말로 다이어트 해?”

“아니, 난 그냥… 전에 많이 먹어서.”

“전에? 오빠 늦잠 자느라 아침도 못 먹었잖아. 후훗~! 설마 어제 밤에 잔뜩 먹은 걸로 되새김질하는 건 아니겠지?”

“우쒸-! 내가 소냐?”

괘씸한 녀석 같으니! 안 그래도 눈앞에서 네가 하도 맛있게 먹어대서 더 참기 힘든 판국에……

패스트푸드를 먹는 하은이의 모습을 보며 ‘화학 조미료 맛에 길들여진 요즘 사람들이 문제’ 운운했던 건 자기 최면에 불과하고, 나야말로 예전부터 햄버거에 닭 머리며 온갖 지저분한 고기를 쓴다는 소문이 돌거나 라면에 폐유를 썼네 어쩌네 하는 뉴스 때문에 라면 파동이 일어났을 때도 두 가지 다 줄기차게 먹어댄 사람이다.

‘먹을 거 하나하나에 일일이 신경 쓰며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는 암 생각 없이 맘 편히 먹어대는 게 더 건강에 좋다’라는 게 이 몸의 지론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나도 이렇게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먹고 싶은 거 맘대로 먹어가며 지낼 수 있을 텐데… 그런데……

으~ 어차피 돌아온 후로도 두 달 가까이 먹어 온 건데… 오늘 하루만 딱 햄버거고 뭐고 배 터지게 먹고 내일부터 참을까? 하지만… 하지만… 아무래도 이 ‘녹슨다’라는 게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제기… 내력 보충도 어려운 판국에 있는 거 쓰는 것도 삐걱댄다면……

“…유준 오빠!”

“응?”

“나 이제 배불러. 이거… 해결해 줘.”

으흑~! 이 자식, 하필 그 맛난 닭다리를 내밀다니…

몽몽은 저 치킨 옷에 포함된 성분과 기름조차 ‘지금의 나에게는 독’이라고 판정을… 으~ 안되겠다. 땡기는 음식이라고 함부로 먹었을 때의 사고 사례(?)를 생각하자!

그러니까… 중학교 때 정도였나? 당시 내가 봤던 어떤 미국 소설에서는 초인적인 무술을 익힌 주인공이 햄버거 먹다가 졸도해서 소속 조직의 비밀병원에 실려가 응급조치를 받는 장면이 있었다. 정확한 내용은 잘 생각 안 나지만, 햄버거 소스에 흔하게 쓰이는 조미료 성분 중 하나가 인간의 신경계를 자극하는 작용을 하는데… 그게 보통 사람들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주인공처럼 비정상적으로 신경계가 발달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쇼크를 줄 수가 있어서 그랬다는… 대충 그런 내용이었다.

닥터 몽몽의 진단에 의하면, 나 역시 무공을 익히기 전에 비해 많은 신체 변화가 있는 상태고… 그 소설의 주인공처럼 신경계 조직이 특히 활성화된 상태라고 한다. 그렇다고 실제로도 햄버거처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들에 그 소설처럼 극단적인 현상이 일어날 정도의 성분이 들어 있는 건 아니라고… 음… 제기, 좀 더 쇼킹한(?) 사고 사례 없나? 인스턴트 음식 생각이 싹 사라질 만한… 으으~ 딴 건 몰라도 라면… 소위 ‘면식수행’까지 끊어야 한다면 그건 정말 참기 어려운… 우오오오~!

< 몽몽! 나 정말 빨리 초절정무아지경(?) 고수가 돼야겠다. >

[ …이론적으로는 축적된 행성 에너지의 전신 융화가 완전화되면 유해 성분으로 인한 에너지 통로 손상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게 됩니다. 이는 유입된 성분들의 자연 배출 및 정화 작용이 유입량에 관계없이 활성화되는 것을 의미하나, 해당 경지에 이르는 것은… 가장 최근 방문한 장소에서의 최적 수련 환경을 유지할 경우에도 최소한 30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

< …앓느니 죽지. 좀 전에 한 말은 취소다. 그냥… 내 가장 중요한 목적만 이루면, 그때부터 먹고 싶은 대로 먹다 죽으련다. >

[ …죄송합니다, 주인님. 제가 현 시대의 유해 물질 유입으로 인한 에너지 통로 손상에 대해 보다 정확히 예측했더라면, 이렇게 적응 기간 없이 음식물을 제한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

< 됐어, 임마. 너보다 자기 몸의 문제도 깨닫지 못한 내가 문제지. 넌 처음부터 경고했었잖아. >

[ 하지만 진행 속도와 손상 정도 계산의 오차가 너무 큽니다. 과거의 오염되지 않은 시대에서 보낸 기간 동안 주인님 신체의 적응력이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해당 사항을 계산에 포함시키지 못한 저의 실수입니다. ]

아, 그런가…? 청정지역(?)에서 살다 오는 바람에 이 시대의 유해 물질들이 더 해롭게 작용했던 건가?

[ 또한 주인님께서 허락하시기 전이라도 정밀 신체 검사를 강행했더라면…… ]

< 됐대두! 뭐든 다 완벽하면 니가 신이지 로봇이냐? >

[ 하지만 저의 존재 의미는…… ]

쳇, 이 완벽주의자(?) 몽몽 녀석 때문에라도 앞으로 음식투정은(?) 좀 삼가야겠군. 아니… 낌새가 어째, 잘 설득하지 않으면 졸지에 과보호 로봇으로 변신해서 사사건건 바가지를(?) 긁어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까지 드는 걸?

[ 곧 일일 유해물질 허용치를 재계산해 알려드릴 테니 식단에 철저히…… ]

에구, 역시나.

“유준 오빠!”

“으, 응? 어… 왜?”

“치킨 보면서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그러니까 내가 무슨 사약이라도 권한 거 같잖아.”

“정말 그런 지도… 음, 아니다. 어쨌든 난 정말 생각 없으니 그냥 가자. 시간 다 됐다.”

난 쪼르륵거리는 불쌍한 배를 안고 자리에서 일어나야만 했다. 일어난 자리의 테이블 위에서 닭다리가 벌떡 일어나더니(?) 씨익- 쪼개며 ‘우리 맛난 먹거리 군단의 유혹을 과연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지 두고 보겠어.’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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