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림천하 25권 취와미인(醉臥美人)편 :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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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천하 25권 취와미인(醉臥美人)편 : 9화


제 259 장 일개조신(一個早晨)

날이 밝았다.

해는 언제나 떠오르고 또 지는 것이지만, 오늘은 몇몇 사람에게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임지홍(任志弘)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오늘은 정말 자신에게 특별한 날이라고.

오늘 하루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긴 날이 될 것이며, 또한 가장 중요한 날이 될 것이다. 일이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그는 지금까지의 질곡(桎梏)된 삶을 벗어나 하늘 높이 마음껏 비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 만약 그렇지 못하게 된다면?

임지홍은 더 이상의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일이 완벽하게 성공하는 것 외의 어떤 일도 그에게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었다.

임지홍은 한 차례 깊은 숨을 몰아쉬고는 천천히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유난히 파란 하늘이 눈을 찌르자 그는 잠시 눈이 부신 듯 눈살을 찡그리다가 앞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

잠에서 깨어난 낙일방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잠시 침대에 그대로 누워 있었다. 어제 벌어졌던 모든 일들이 현실이 아닌 꿈 속의 일이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혹시 자신은 단지 꿈을 꾼 것이 아니었을까?

한참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던 낙일방의 입가에 서서히 작은 미소가 그려졌다. 꿈은 아니었다. 꿈처럼 두근거리고 설레는 일이었지만, 그건 분명한 현실이었다.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들이 하나 둘씩 생생하게 뇌리에 떠올랐다. 뜻하지 않게 헤어져야만 했던 장문사형과의 만남도 즐거웠고, 믿음직한 동중산과 동문들의 모습도 반갑기 그지없었다. 무엇보다 자신을 보고 놀란 눈을 크게 뜨던 사저의 모습을 보는 건 전신이 짜릿할 정도로 행복하고 가슴 뭉클한 순간이었다.

일행들을 만날 생각에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섰다가 사저가 장문사형과 나란히 앉아 있는 광경을 보았을 때 낙일방은 하마터면 왈칵 눈물을 쏟을 뻔 했다. 그때의 두 사람은 어쩌면 그리도 잘 어울려 보였던지…….

적지 않은 세월이 흘렀지만 사저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적어도 낙일방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안색이 조금 창백하고 눈빛이 한층 더 깊어진 것을 제외하고는 그녀는 예전처럼 온화하고 부드러웠으며,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목소리 또한 그대로였다.

“다른 곳에서 만났으면 몰라봤을지도 모르겠네. 이제는 정말 어엿한 무림인이 되었구나, 낙 사제.”

놀랍도록 듬직해진 낙일방을 몇 번이고 바라보던 그녀가 속삭이듯 말했을 때, 낙일방은 뿌듯한 마음을 억누르며 최대한 담담한 어조로 대꾸했다.

“어느 새 그렇게 되어 버렸네요.”

“그동안 사제에 대한 소문을 여러 번 들었지만 솔직히 믿어지지 않았어. 그런데 이렇게 직접 보게 되니 소문이 거짓이 아니었네. 그동안 정말 훌륭하게 성장했구나.”

낙일방은 어린 소년처럼 얼굴이 붉게 상기된 채로 아무 대꾸없이 빙그레 웃기만 했다. 너무도 보고 싶고 그리웠던 그녀를 만났을 뿐 아니라 그녀에게서 이런 칭찬을 듣게 되자 마땅히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마음 한 구석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끊임없이 새어나와 전신을 따뜻하게 적시는 것 같았고,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이 밀려와서 허공을 붕붕 떠다니는 것 같았다.

낙일방이 말없이 자신을 보며 미소 짓고 있자 임영옥의 얼굴에도 엷은 웃음이 걸렸다. 옆에서 그들의 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진산월이 낙일방의 전신을 한동안 살펴보더니 불쑥 입을 열었다.

“험한 일을 겪지 않았을까 하여 걱정했더니 오히려 그전보다 좋아 보이는구나.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던 거냐?”

진산월은 낙일방의 예기가 한층 더 날카로워지고 기세가 잘 갈무리되어 있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보았던 것이다.

낙일방은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한바탕 생사(生死)를 오가는 싸움을 하고 났더니 무공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진 것 같습니다.”

“생사를 오가는 싸움이라니?”

진산월은 물론이고 임영옥과 중인들이 모두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낙일방은 간략하게 그간의 사정을 설명해 주었다. 엄쌍쌍이 보낸 것으로 추측되는 의문의 서신을 보고 약속장소로 갔다가 결국 서장 무림인들의 암습을 받고 사경(死境)에 처하게 되었으며, 그때 마침 그곳을 지나던 능자하의 도움으로 구사일생하게 된 일, 그리고 그녀의 안내로 철면군자 노방을 만나 부상을 치료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펼쳐지자 중인들은 그의 말에 정신없이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하나 낙일방은 자신이 유인당한 이유가 단순한 엄쌍쌍의 서신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함께 담겨 있던 정표(情表) 때문이었다는 점이나 부상이 나은 후 자신이 능자하를 따라 가서 성숙해의 이정악을 만난 일은 밝히지 않았다. 일부러 숨기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두 가지 일은 지금처럼 공개된 자리에서 밝히기에는 너무나 민감한 사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진산월도 낙일방이 밝힌 내용 외에 무언가 또 다른 내막이 있음을 눈치 챘으나, 그가 보다 상세한 내용을 말하지 않은 것에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는지 꼬치꼬치 캐어묻지 않았다.

낙일방의 말이 끝나자 한동안 장내에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낙일방의 신상에 무언가 변고(變故)가 발생했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 변고가 서장 고수들의 습격이라는 것은 미처 예상치 못했던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서장 무림과 종남파의 사이에 적지 않은 원한관계가 있다고 해도 하필이면 그들이 낙일방을 목표로 복잡한 음모까지 꾸며가며 그런 수작을 부렸다는 것은 선뜻 이해되지 않은 일이었다.

중인들이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여러 가지 상념에 잠겨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진산월이 조용하면서도 묵직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어쨌든 무사히 돌아왔으니 다행이다. 다만 은(恩)은 마음 깊은 곳에 소중하게 담아 두고, 원(怨)은 뼛속에 새겨두면 되는 것이다.”

낙일방은 안광을 번쩍이며 단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그 분들에게 입은 은혜는 결코 잊지 않겠지만, 서장 고수들에게 당한 빚 또한 기필코 갚고야 말 것입니다.”

비록 그리 크지 않은 음성이었으나, 허공을 응시하는 그의 눈빛이 어느 때 보다 날카롭게 번뜩이는 것으로 보아 그의 말이 단순한 겉치레가 아닌 결연한 각오가 담긴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날 밤, 낙일방은 남들의 눈을 피해 진산월을 찾아갔다. 그와 상당히 오랫동안 깊은 대화를 나눈 낙일방은 새벽이 거의 밝아올 때쯤에야 겨우 숙소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짧지만 깊고 편안한 잠자리를 가져서인지 그의 안색은 어느 때보다 밝았고, 표정 또한 가벼워졌다.

낙일방은 한 차례 기지개를 켜고는 느긋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어젖혔다. 청명한 아침 공기가 밝은 햇살과 함께 쏟아져 들어오자 낙일방의 얼굴에는 절로 엷은 미소가 떠올랐다.

‘정말 좋은 날이로군.’

그는 자신에게, 그리고 종남파의 모든 고수들에게도 오늘은 무언가 좋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에 자신도 모르게 가벼운 콧노래를 부르며 옷을 입기 시작했다.

☆ ☆ ☆

그리고 또 한 사람, 설레는 마음으로 밝아오는 아침 해를 바라보고 있는 젊은이가 있었다.

손풍.

섬서성 서안 태생이며, 종남파의 이십이대 제자. 이제 약관의 나이에 나름대로 풍운의 꿈을 품고 강호에 뛰어들었다. 제대로 무공을 배우기 시작한 지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으나, 지금 그에게는 다른 누구보다 찬란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다.

손풍은 생각했다.

‘이제 앞으로 강호의 역사는 나로 인해 새로 쓰여지게 될 것이다’라고…….

그가 그렇게 자신하는 것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십이일 동안의 지옥과도 같은 고통을 겪은 끝에 어젯밤에 마침내 그는 십이경맥을 모두 타통할 수 있었다.

마지막 경맥이 타통되는 충격에 기절을 했던 손풍은 날이 밝은 다음에야 겨우 눈을 뜰 수 있게 되었다. 아침 해가 눈을 찌르는 순간, 손풍은 누운 자리에서 벅찬 감격을 맛보아야만 했다.

그토록 그의 몸을 괴롭혔던 통증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전신이 날아갈 듯 개운해서 도저히 자신의 몸 같지가 않았다. 이대로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간다면 한 걸음에 누각을 뛰어넘고 바위산조차도 공깃돌처럼 집어던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고수가 된다는 게 바로 이런 기분인 건가?’

손풍은 흡족한 마음에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도 하지 않고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제 십이경맥을 모두 뚫었으니 무공을 익히기란 여반장(如反掌)일 것이며, 무림을 위진시키는 절정고수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다. 자신의 명성이 강호를 진동하게 되면 서안에 있는 아버지가 어떤 얼굴이 될 지를 생각하니 손풍은 웃음이 나와서 참을 수가 없었다.

“큭큭큭……!”

실성한 사람처럼 어깨를 흔들며 소리죽여 괴소를 터뜨리던 손풍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누웠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몇 차례 힘껏 주먹을 휘두르거나 발차기를 해보았다. 엉성하기 그지없는 자세였으나, 손풍은 자신이 마치 천하의 고수라도 되는 양 신이 난 얼굴로 계속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하나 이내 양 손을 늘어뜨리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몸에 통증이 없어지고 전신에 기운이 넘치는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다른 점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당초 기대했던 손에서 바람을 일으킨다던지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등의 놀라운 능력 같은 것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이게 어찌된 일이지? 분명 십이경맥을 타통하면 고수가 될 수 있다고 했는데…….’

손풍은 정성을 다해 자신을 치료해주던 충후하게 생긴 사숙조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확고한 믿음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하나 지금 그 믿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설마 내가 사기를 당한 건가?’

몸 상태가 제법 좋아지기는 했으나, 자신이 생각했던 무림의 고수는 이런 정도가 아니었다. 손풍이 점차 불길해지는 마음을 억누르며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을 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손 사제, 일어났는가?”

문이 열리며 동중산이 안으로 들어왔다. 동중산은 방의 한가운데 우두커니 서 있는 손풍을 보더니 반색을 하며 그에게로 다가왔다.

“정신이 들었군. 그동안 정말 고생이 많았네. 몸 상태는 괜찮은가?”

손풍은 멀거니 그를 쳐다보고 있다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좋고 나쁘고 할 게 뭐 있소? 그나저나 아침부터 무슨 일이오?”

“무슨 일은. 아끼는 사제가 드디어 정식으로 무공에 입문(入門)하게 된 것을 사형으로서 축하해 주려는 것이지. 지금 기분이 어떤가? 몸이 날아갈 것 같지 않나?”

손풍은 심통 사나운 얼굴로 그를 쏘아보고는 냉랭한 코웃음을 날렸다.

“흥! 원래부터 나는 건강한 체질이었소. 굳이 십이경맥인지 뭔지 뚫지 않아도 멀쩡했단 말이오. 오히려 그동안 쓸데없는 고생을 하느라 몸만 축난 건지도 모르지.”

동중산은 외눈을 크게 뜨고 그를 쳐다보았다.

“그게 무슨 말인가? 쓸데없는 고생이라니? 아무려면 자네를 일부러 고생시키려고 필요하지도 않은 십이경맥을 타통시켰단 말인가?”

“…….”

손풍은 그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으나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동중산은 갑자기 엄격한 얼굴로 그를 응시했다.

“자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지만, 장문인과 사숙조께서 자네에게 들인 공을 하찮게 여겨서는 안되네. 그분들이 어떤 분들인데 자네에게 허튼 일을 시킨단 말인가?”

동중산이 정색을 하며 말하자 손풍도 마음이 슬쩍 흔들렸다.

‘하긴. 사숙조는 말할 것도 없고, 장문인도 함부로 남을 희롱하거나 쓸데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지.’

손풍은 자신이 너무 성급했다는 생각이 들어 얼굴표정이 절로 풀어졌다. 동중산은 그의 표정 변화를 보고는 그의 마음을 짐작했는지 그를 다독거려 주었다.

“십이경맥이 타통되었다고 해서 당장 무림인처럼 마음대로 무공을 쓰거나 훨훨 날아다닐 수는 없네. 배우지도 않은 걸 펼칠 수는 없지 않은가? 다만 자네는 남들보다 한결 수월하게 무공을 익힐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 걸세. 그것만 해도 누구라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는 놀라운 일일세.”

손풍은 귀가 솔깃하여 표정이 한층 더 밝아졌다.

“정말 십이경맥을 타통한 것이 무공을 익히는데 효과가 탁월한 것이오?”

“자네가 더 잘 알지 않겠나? 지금 몸 상태가 어제에 비해 얼마나 좋은지 느끼지 못하겠나?”

“하긴. 몸이 좀 가벼워진 것 같기는 하오.”

“그런 정도가 아닐세. 이제 정식으로 내공을 배우게 되면 전신의 경맥이 막히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수월하게 진기의 흐름을 터득할 수 있을 것이네. 뿐만 아니라 체내의 나쁜 기운이 제거되었기 때문에 몸을 움직이는 데 있어서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네.”

“정말 그렇소?”

“십이경맥을 타통하는 것은 무공을 익히는 무림인들이라면 누구나가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 일일세. 그 효능은 무궁무진하지만, 그걸 제대로 꽃피울 수 있느냐는 본인이 얼마나 열심히 매진하느냐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지네. 다시 말해서 앞으로의 성과는 전적으로 자네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는 말일세.”

손풍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일이라면 자신 있소. 내가 얼마나 모지고 독한 놈인지는 사형도 잘 알고 있지 않소?”

동중산은 빙그레 웃으며 그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그렇지. 그래서 사제에게 기대하는 바가 적지 않네.”

이제는 표정이 완전히 풀어진 손풍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하하. 두고 보시오. 머지않아 종남파의 신진고수인 손풍이라는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게 될 테니까 말이오.”

“반드시 그렇게 될 걸세.”

“자, 이제 나갑시다. 장문인과 사숙조에게 인사라도 드려야겠소.”

손풍이 신이 난 표정으로 먼저 문을 열고 나가자 동중산은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당장이라도 고수가 된 줄 알았던 모양이군. 혹시라도 이런 일이 있을까 걱정하여 와보길 잘했구나. 정말 성질 급한 사제란 말이야.’

동중산은 피식 웃고는 자신도 손풍의 뒤를 이어 방을 벗어났다.

☆ ☆ ☆

모용봉의 하루 일과는 몹시도 규칙적이었다. 그는 늘 인시(寅時)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 한 시진 가량 운공(運功)을 하고는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도 그는 어김없이 새벽 운공을 마치고는 창문을 열었다. 운공이 끝난 후 떠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보는 것은 그의 오래된 습관 중 하나였다. 따뜻한 양광(陽光)을 온 몸으로 받으며 동터오는 해를 바라보노라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마음 깊숙한 곳에서 끓어오르는 것이다. 하루를 그러한 자신감 속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하나 오늘 아침 해를 바라보는 모용봉의 얼굴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오늘은 그의 스물일곱 번째 생일날이다. 생일 아침에 바라보는 일출(日出)은 보통 때와는 다른 각별한 맛이 있었다. 모용봉은 오늘의 맛은 유달리 씁쓸하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여러 가지로 특별한 날이 될 것이다.

누군가는 설레는 기쁨을 누릴 수도 있겠고, 누군가는 절망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기회를 잡게 될 것이다.

최종적으로 웃는 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지금까지 모용봉은 늘 자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늘의 일이 어떻게 흘러갈 지는 전혀 자신할 수가 없었다.

하나 그가 씁쓸함을 느끼는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오늘의 일이 자신의 의도대로 흘러간다고 해도 그는 전혀 기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실패를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치밀하게 일을 준비해 왔지만 막상 그 일의 성공을 그다지 바라지 않는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있기에 떠오르는 붉은 해를 보면서도 가슴 한 구석에 씁쓸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가 보고 있는 동안에 해는 완연히 세상으로 떠올라 주위를 환하게 밝혀주고 있었다. 모용봉은 그 해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흐트러지려는 마음을 가다듬었다.

‘어김없이 떠오르는 아침 해처럼 반드시 해야 할 일도 있는 법이다. 이미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지 않았는가?’

모용봉은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지며 천천히 몸을 돌렸다. 해를 등진 그의 얼굴에는 생일을 맞은 사람답지 않은 무거운 표정이 드리워져 있었다.

☆ ☆ ☆

구궁보의 아침은 언제나 분주하다.

오늘 아침은 더욱 그러했다. 오늘은 구궁보의 실질적인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모용 공자의 생일이었다. 이미 상당수의 고수들과 강호의 이름난 명숙(名宿)들이 며칠 전부터 구궁보에 머무르고 있었고, 어제는 늦은 밤에도 뒤늦게 찾아오는 하객들 때문에 하인들이 몇 번이나 홍역을 치루어야만 했다.

평소와는 다른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듯 항상 굳게 닫혀 있던 구궁보의 대문은 아침 일찍부터 활짝 열려져 적지 않은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있었다.

진시(辰時) 무렵이 되자 제법 넓은 구궁보의 정원은 점차로 몰려드는 사람들로 부산해지기 시작했고, 이내 웃고 떠드는 소리로 소란스러워졌다. 이번에 구궁보에 온 자들이 모두 사전에 엄격하게 선정된 초청 인사들임을 고려해 본다면 오늘의 행사(行事)는 매년 있는 모용 공자의 여느 생일보다 한층 더 화려하고 융성한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실로 구궁보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사람들이 와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생일연이 정식으로 열리는 오시(午時)가 가까워오자 사람들의 술렁거림이 더욱 커졌고, 여기저기에서 흥분에 가득 찬 외침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연회가 벌어지는 취몽전 일대는 눈부신 백의를 차려 입은 구궁보의 창룡무사들이 늘어선 가운데 많은 하객들로 북적거렸고, 일하는 시비와 하인들이 정신없이 오가느라 시장바닥처럼 번잡스러워 보였다. 취몽전은 이층으로 되어 있어서 위층은 하객들의 숙소로 쓰였고, 넓게 하나로 트여있는 아래층 전체를 이번 생일연의 연회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취몽전 안의 대청은 상당히 넓어서 이삼백 명이 몰려도 충분한 크기였으나, 지금은 이미 앞부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자리가 차서 빈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그때 갑자기 한쪽이 웅성이며 사람들의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형산파다. 여섯 명이나 왔군.”

“오결(五結)도 있나?”

“칠지신검 좌군풍이 수장으로 왔다는군.”

사람들의 시선이 청삼을 입고 청의 두건을 쓴 일단의 무리들에게 고정되었다. 그들 중 가장 앞서서 걸어오고 있는 인물은 눈빛이 수정처럼 맑고 검은 수염을 탐스럽게 기른 중년인이었는데, 푸른 청삼과 매처럼 날렵하고 추상같은 기상이 너무도 잘 어울려 보였다. 청삼 중년인의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푸른 수실이 달린 장검 한 자루가 유난히 시선을 끌었다.

“저 사람이 바로 형산파의 오결검객 중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좌군풍이로군. 칠지신검까지 내려 보낼 정도면 형산파에서 모용 공자의 생일에 무척이나 신경을 쓴 게로군.”

“그러게 말일세. 좌군풍이 강호에 모습을 드러낸 게 거의 십 년만일 텐데, 오늘 정말 좋은 눈요기를 하는군.”

형산파의 오결검객은 강호인들이라면 누구나가 인정하는 절정의 검객들이었다. 그들은 개개인이 한 마리 학처럼 고고하고 기개가 높을 뿐 아니라 검술이 가히 신의 경지에 도달해 있어 천하에 그 명성이 높았다. 좌군풍은 오결검객 중에서도 조화신검 사견심, 냉홍검 고진과 함께 가장 뛰어난 고수중 하나라고 인정받는 실력자였다.

좌군풍의 뒤로는 다섯 명의 젊은 청삼인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따라오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신태가 비범하고 헌앙해 보였다.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 중 한 명이 무심코 그들을 훑어보다가 이내 눈을 반짝 빛냈다.

“엇? 저 사람은?”

다른 한 명이 의아한 듯 물었다.

“왜? 좌군풍 말고 눈여겨 볼 자가 더 있나?”

“좌군풍의 바로 오른쪽에 있는 자 말일세.”

질문을 던졌던 사람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쪽으로 향했다.

키가 무척 크고 기골이 장대한 사람이 두팔을 휘적거리며 걷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절도 있는 다른 청삼인들과는 달리 무척이나 거칠고 투박해 보였다. 형산파 제자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청색 두건도 대충 머리에 묶었는지 그 밑으로 머리카락이 여기저기 삐져나와 있어 얼핏 보기에는 산발한 것 같았다.

“격식에 엄격해서 다소 고리타분하다고 평가받는 형산파 제자답지 않게 아주 자유분방해 보이는군. 형산파에 저런 제자도 있었나?”

“딱 한 명 있지.”

“그게 누군가?”

“그가 바로…….”

그가 막 입을 열려 할 때 다시 한 쪽에서 낮은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무당파에서 호법진인(護法眞人)이 왔다!”

그 외침은 그리 크지 않았으나 워낙 담긴 의미가 중차대해서인지 중인들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형산파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던 두 사람도 황급히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취몽전의 입구로 막 들어서는 세 명의 도인이 있었다. 그들 중 두 사람은 회색 도포를 입은 중년의 도인들이었고, 한 명은 특이하게도 검은 색 도포를 입은 노도인이었는데, 그들 중 중인들의 시선이 온통 쏠린 사람은 바로 검은색 도포를 입은 노도인이었다.

검은 색 도포는 원래 도문(道門)에서는 흔히 입는 색이 아니어서 무척 특이해 보였을 뿐 아니라, 노도인의 인상이 워낙 강렬해서 무당파의 호법진인이라는 말이 아니었어도 아마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을 것이다. 흑포 노도인은 먹물을 찍은 듯한 짙은 눈썹에 호목(虎目), 그리고 사자코에 두툼한 입술과 노인답지 않은 우람한 체구를 지니고 있어서 흡사 불교의 사천왕상(四天王像)을 보는 듯 했다. 하얀 백발과 턱밑으로 늘어진 흰수염만 아니었다면 중년의 나이로 착각할 만큼 건장해 보였다.

“정말이구나. 무당파에서 단 두 명뿐인 호법진인 중 한 사람인 현우도장(玄羽道長)을 보게 될 줄이야……. 오늘 아주 눈이 호강을 하는구나.”

한 사람이 탄성을 터뜨리자 다른 한 사람이 재빨리 그의 말을 받았다.

“현우도장이라면 젊었을 적부터 사마외도(邪魔外道) 무리 보기를 불구대천의 원수 보듯 하여 양 손에 피가 마를 날이 없어서 혈수흑도(血手黑道)라고까지 불려 졌던 전설의 기인이 아닌가?”

“바로 그렇다네. 좌군풍에 이어 현우도장까지 이곳에 나타나다니 정말 모용 공자가 대단한 사람은 대단한 사람인가 보네.”

무당에서 호법진인의 지위는 무척이나 특이하여 장문인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다고 할 수 있었다. 장문인의 사형제들 중 가장 무공이 고강하고 장문인의 신임이 두터운 두 사람이 호법진인의 지위를 맡게 되는데, 당대의 호법진인은 장문인인 현령의 사제인 현우도장과 현성도장(玄星道長)이었다. 그중 현우도장은 과격한 성정과 가공할 무공으로 마도의 무리들이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 정도로 무시무시한 명성을 떨치고 있었고, 현성도장은 깊은 심계와 높은 도력(道力)으로 많은 사람의 추앙을 받는 인물이었다.

“현우도장의 뒤에서 따라오는 두 명의 도인들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군.”

“나이로 보나 풍기는 기도로 보나 무당십이검 중의 두 사람인 듯 하네.”

“그렇다면 인원은 단 세 명뿐이지만, 형산파 못지않은 진용이로군.”

형산파에 이어 무당파의 고수들까지 모습을 드러내자 장내의 분위기는 점차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이곳에 모인 고수들이 나름대로 강호에서 이름이 알려진 인물들이라고 해도 구대문파의 중요 인사들을 실제로 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더구나 형산파의 오결검객과 무당파의 호법진인이라면 강호 무림 전체를 놓고 보아도 능히 정상에 있는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으니 그들의 등장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들의 뒤를 이어 거대문파와 명문세가의 고수들이 속속 입장을 했고, 그럴 때마다 작은 소란이 일기도 했다. 정오가 가까워 올 무렵, 하얀 백의를 입은 건장한 체구의 중년인이 몇 명의 인물들과 함께 대청 안으로 들어오자 다시 한 차례 시끌벅적한 웅성거림이 장내를 뒤흔들었다.

“환상제일창 유중악, 유 대협이다!”

“신창조화 의기천추!”

몇몇 사람들이 소리 높여 외치는 고함이 좌중의 들뜬 분위기를 여실히 나타내주고 있었다.

유중악은 강호 최고의 고수들인 무림구봉의 일인일 뿐 아니라, 무림인들이 가장 좋아하고 흠모하는 인물이었다. 창법의 제일인자이면서도 의기가 높고 풍류를 즐길 줄 아는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우상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인지 그를 바라보는 중인들의 시선은 다른 어떤 고수를 볼 때보다도 부드럽고 흠모에 찬 것이었다.

유중악은 당당한 체구에 이목이 수려하고 눈빛이 정명(精明)한 중년인이었다. 하얀 백의를 입고 머리는 단정하게 빗어 묶은 뒤 등 뒤로 자연스레 늘어뜨렸는데, 누구나가 호감을 가질만큼 멋들어져 보였다. 많은 사람들의 흠모에 찬 시선을 받으면서도 우쭐하는 기색은 전혀 없었고, 태도 하나하나가 정갈하면서도 기품이 어려 있었다.

그의 양 옆으로 걷고 있는 일단의 인물들도 용 같고 범 같은 인상을 풍기고 있어서 범상한 자들이 아님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중인들은 유중악의 비범한 모습을 정신없이 바라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과연 유 대협이다. 멀리서 보기만 해도 그의 고매한 인격과 철담호협하는 성품을 짐작할 수 있겠구나.”

“명불허전(名不虛傳)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로군. 오늘에서야 비로소 사람이 사람을 보고 끌린다는 게 어떤 뜻인지 알 것 같네.”

“강호의 거목들이 전부 몰려온 것 같군. 이러니 생일잔치가 아니라 마치 무림의 거대한 집회를 보는 것 같지 않은가?”

“확실히 한 개인의 생일잔치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판이 커지고 있는 것 같으이.”

낮게 소곤거리는 두 사람의 목소리는 주위의 웅성거림에 묻혀 제대로 들리지 않았으나, 두 사람은 계속 낮은 음성을 주고 받았다.

“아무래도 이번 생일연은 예전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네. 참석한 자들의 면면을 보니 단순히 모용 공자와의 친분 때문에 이곳에 온 건 아닌 듯 하네.”

“자네 말을 들으니 그런 것도 같군. 유 대협이야 사람 사귀는 걸 좋아하니 그렇다 쳐도, 형산파의 오결검객이나 무당의 호법진인 같은 사람들이 단순히 남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서 산문을 내려올 만큼 한가한 신분은 아니지 않겠나?”

“확실히 그렇지? 내가 보기엔 말일세. 이번 생일연에서 우리들이 짐작하지 못했던 무언가 재미난 일이 벌어질 것 같네.”

“그건 단순한 추측인가, 아니면 신빙성이 있는 예상인가?”

“예감이라고 해두지. 내가 원래 그런 쪽으로 촉이 좋지 않나?”

“그건 그래. 그래서 오죽했으면 자네에게 귀호(鬼狐)라는 별호까지 붙었지 않나?”

“쓸데없는 말을 하긴. 그런 자네의 별호도 그다지 듣기 좋지는 않더군. 교리(狡狸)라던가?”

“제길! 그 이름은 꺼내지 말라니까.”

그들이 투닥거리고 있을 때 다시 시비의 안내를 받으며 칠팔 명의 사람들이 취몽전으로 들어섰다. 이번에 들어온 여덟 사람 중에는 눈이 번쩍 뜨이는 미모의 여인도 있었고, 준수하기 그지없는 절세의 미남자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한 번 훑어보고 이내 고개를 돌려 버렸다. 특별히 눈에 익은 자들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말다툼을 하던 두 사람은 달랐다. 귀호라는 별호를 가진 자가 무심결에 고개를 돌렸다가 그들 일행을 발견하고는 눈을 크게 뜨고 안광을 번뜩였던 것이다.

“엇? 저들은……!”

그의 반응이 의외였던지 교리라는 자가 의아한 얼굴로 돌아보았다.

“아는 자들인가?”

“다른 사람은 모르겠네. 하지만 가장 앞에 있는 자는 들어본 적이 있지. 이곳에 왔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얼핏 듣긴 했지만 실제로 보게 될 줄은 몰랐군.”

교리의 시선이 그 인물에게로 향했다.

훤칠한 키에 왼쪽 뺨의 칼자국이 유난히 시선을 끄는 청년을 주시하던 교리가 무언가를 느낀 듯 몸을 한 차례 부르르 떨었다.

“저 사람은 혹시…….”

귀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도 알아본 모양이군. 그가 바로 신검무적이네.”

그때 귀호 외에도 그를 알아본 자들이 있었는지 곧 장내에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앗? 저들은 종남파의 고수들이다!”

요란한 웅성거림이 마치 호수 위의 파문처럼 대청 전체로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모든 사람들이 눈을 크게 뜬 채로 종남파 고수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안력을 돋우었고,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목을 길게 빼고 쳐다보는 자들도 여럿 있었다. 이제까지는 그저 작은 웅성거림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가히 소동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대청 안이 온통 술렁거렸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한 지역의 패자이거나 거대 문파의 소속이거나 명문세가의 후손들이거나 나름대로 강호에서 상당한 명성을 쌓은 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현재 강호인들의 종남파에 대한 호응과 관심이 얼마나 열렬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종남파의 고수들 중에서도 중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사람은 그들의 중앙에 있는 훤칠한 키의 한 청년이었다.

“저 사람이 바로 그 유명한 신검무적이군.”

“당대제일검객을 드디어 보게 되었구나.”

여기저기서 낮게 소곤거리는 음성이 거대한 울림처럼 드넓은 취몽전 안을 메아리치고 있었다.

“신검무적의 왼쪽에 있는 준수한 미남자는 혹시 옥면신권이 아닌가?”

“그럴 걸세. 남궁세가와의 비무에서는 얼굴도 안보이더니 모처럼 모습을 드러냈군.”

“그렇다면 신검무적 우측의 중년인이 바로 남궁세가에서 신위를 드러낸 무영검군이고, 뒤에 있는 애꾸가 신기에 가까운 지략을 지녔다는 비천호리이겠군.”

“바로 보았네. 그리고 그 옆의 험상궂게 생긴 청년이 아마도 다정군자를 꺾은 폭뢰검일걸세.”

“아! 신검무적에 이어 옥면신권과 무영검군, 그리고 비천호리와 폭뢰검이라니……. 정말 대단한 위용일세. 저것이 바로 종남파로군.”

그렇다. 이것이 종남파다. 강북 무림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폭풍의 핵, 종남파가 드디어 강남 무림의 공개된 자리에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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