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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 – 46화


적지인살은 떠나올 때 종리추가 당부했던 말이 떠올랐다.

“부탁이 있어요.”

“말해 봐라.”

“충성을 맹세했으니… 저에게도 자유를 주세요.”

“…?”

“아버님께서 가시는 일… 소고와 무관하지 않을 거예요. 그렇죠? 지난 세월, 회포도 푸시겠지만 앞으로의 일이 더 중요할 거예요. 만약 저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면 결과가 미비하다고 말씀해 주세요.”

“이유를 물어도 되겠느냐?”

“저 역시 그렇지만… 살아 있다면… 적사, 야이간, 적각녀… 서로 한 치도 지기 싫어할 거예요. 혈기가 강한 나이잖아요. 당연히 경쟁도 심할 테고… 은덕을 베푸셨지만 사실 보지도 않은 소고에게 충성하라는 말씀은 받아들이기 어려워요.”

“음…!”

“다른 친구들도 그럴 거예요. 왜 표정이 굳어져요?”

“…”

“걱정 마세요. 충성한다고 했잖아요.”

“네 걱정은 하지 않는다.”

“그럼 됐어요. 전 필요 없는 신경전을 벌이고 싶지 않아요. 제가 신경을 쓰이게 할지도 미지수지만 경계하고 경계받고… 얼마나 피곤하겠어요?”

“이유가 그것뿐이냐?”

“절 모르세요?”

“알지. 음흉한 놈이라는 것.”

“아버지를 닮아서 그래요.”

“하하하!”

“소제는… 죄송합니다. 적사, 야이간, 적각… 소여은. 형님들의 말씀을 듣고 보니 전 너무 태만했습니다. 추아를 뛰어나게 키우지 못했어요.”

적지인살은 의형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종리추란 아이, 크면 가장 클 아이였는데… 그 나이로 살천문의 암습까지 피해낸 아이가 아니었나?”

이형 소천나찰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전 개방의 추적을 받았죠.”

적지인살은 십망을 받고 뇌옥 같은 동혈을 떠날 때부터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금종수를 익힌다고 무덤과 씨름했던 이야기는 했지만 암연족과의 전투 이야기는 생략했다. 나이 어린 아이가 암연족 전사를 서른두 명이나 죽였다면 당연히 주목받을 게다. 그는 종리추의 말대로 조그만 자유를 주고 싶었다. 모진아와의 인연도 빼놓았다. 오독마군의 전인이 모진아고, 모진아가 종리추에게 무공을 전수했다면 그 역시 주목받을 만한 사건이다.

‘형님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전 추아를 믿습니다. 소고에게 절대 해를 끼치지 않을 거예요.’

대형이 전수한 무형필살 삼십육초천풍선법을 익힌 이야기는 약간 가감을 해서 풀어놓았다. 천풍선법을 익힌 이야기는 했지만 천풍선법의 묘미를 깨우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적지인살의 말을 종합해 보면 평범한 살수를 양성한 데 지나지 않는다. 모두 이상하게는 생각하지 않았다. 십 년이 지났을 때 그들이 기대한 수준이 그 정도에 불과했다. 야이간, 적사, 소여은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을 뿐이다. 뜻밖의 기연이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뿐 소천나찰이나 비원살수 미안공자도 적지인살처럼 남만으로 흘러가 아무 기연 없이 지냈다면 평범한 살수 이상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평범한 살수는 아니다. 자질이 뛰어난 아이들이었으니 뛰어난 살수가 되었을 게다. 지금처럼 놀랄 만한 정도는 아니지만.

“소고에게 충성을 바친다는 맹세도 순순히 했습니다.”

마지막 말에는 모두들 눈빛을 반짝였다. 그들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이 문제였다. 소천나찰, 비원살수, 미안공자… 그들 중 누구도 떠나올 적에 충성을 맹세받지 못했다.

“아닙니다. 종리추도 무형필살 삼십육초천풍선법을 삼성이나 익혔다니 뛰어난 건 사실입니다. 아직 나이가 있지 않습니까. 앞으로도 십 년 정도만 지나면 초일류 고수의 반열에 들어설 겁니다.”

공지장이 적지인살의 무안함을 비켜주려는 듯 위안했다. 그리고 계속 말을 이었다.

“대형께서는 지금도 같은 경우도 예상하셨지요. 소고에게 복종하라는 말이 먹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원래 뛰어난 아이들이었으니 그럴 경우 형님들의 짐을 덜어주라고 하셨습니다. ‘소고에게 굴복하지 못하는 자, 삼이도에서 승부를 가리는 것이 좋겠다’라고.”

“대형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단 말인가?”

비원살수가 한숨 덜었다는 듯 황급히 되물었다.

“하하! 대형께서는 이미 예측하고 계셨습니다. 누가 안 그렇겠어요. 뛰어난 놈들만 추렸는데. 형님들, 저한테는 고맙단 말 안 하십니까? 그놈들을 제가 고른 놈들입니다. 하하!”

“하하하! 고맙네.”

“엎드려 절 받는군요. 하지만 기분은 좋습니다. 하하하!”

오랜만에 통쾌하게 웃었다. 모두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소고는 무공을 완성했다. 자신들이 데려간 아이들도 무공을 완성했다. 대형의 뜻은 서로 무공을 완성한 아이들은 고립된 섬에 집어넣어 스스로 일을 풀어 나가게 만드려는 것이다. 주종 관계가 되는 예전의 살혼부가 그랬듯이 의형제가 되든. 마음껏 웃고 난 후 공지장이 다시 말했다.

“결전 방법은 살수로 양성된 아이들이니 살수로 합니다. 상대는 가리지 않습니다. 죽여도 좋고 살려도 좋습니다. 어차피 완전한 굴복이 아니면 오히려 짐만 되니까. 우리는 가장 나중까지 살아남는 자에게 힘을 보태줍니다. 소고도 예외는 없습니다. 똑같은 조건에서 똑같이 결전을 벌입니다.”

적지인살은 혀를 내둘렀다. 종리추도 같은 말을 했다.

“백부께서 양성한 제자이니 충성을 바쳐라, 이건 말이 안 되죠. 얼빠진 놈인지 바보인지도 모르는 자에게 어떻게 충성합니까?”

“나도 했잖느냐?”

“아버지가 강요했잖아요!”

“끄응!”

“이 앓는 소리 하지 마세요. 강요할 때는 언제고… 제 생각에는 백부님께서는 아마도 모두들 한자리로 모으실 거예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너희들끼리 알아서 해라 하고. 이건 아버님 말씀대로 소고가 천하제일의 무공을 익혔을 때 가능한 방법이죠. 모두들 보아라. 상대할 수 있으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주종이 되든 의형제를 맺든 함께 손을 잡고 살혼부를 키워보자, 이렇게 말이에요.”

“음…”

“두 가지 결과가 나올 거예요. 하나는 백부님의 기대대로 소고가 대형이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오직 한 사람이 살아남을 때까지 죽고 죽이는 혈전이 벌어질 거예요. 모두 소고의 무공이 얼마나 강하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면 전자가 될 것이고 차이가 미약하다면 후자가 될 거예요.”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냐?”

“충성을 바치라고 했잖아요. 이게 모두 살혼부에 대어가 덥석 물 만한 미끼가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인데, 살혼부에 그만한 미끼가 있기는 있는 거예요? 보통 미끼로는 안 되는데…”

종리추가 말한 데서 한 치도 어긋남이 없다.

“금제 방법에 대해서는 말씀이 없으셨나?”

소천나찰이 물었다.

“…”

“…”

공지장이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이 사람, 답답하네. 어서 말씀하시게.”

“금제 방법은… 없습니다.”

“뭐, 뭣?!”

소천나찰이 놀라서 외쳤다.

“아니, 그런! 대형께서는 분명히 금제를 가하겠다고 하시지 않았는가?”

미안공자도 놀라서 물었다. 모두들 화혈단을 생각했다. 화혈단은 독의 일종으로 복용하면 삼십 일 동안은 아무 증세도 나타나지 않는다. 다른 어떤 독보다 잠복기가 긴 편이다. 하지만 삼십 일이 지나면 독성이 폭발하여 전신 혈맥을 타고 번져 나간다. 제일 먼저 나타나는 증세가 사지 마비다. 이상을 느꼈을 때는 이미 늦어 세상의 어떤 약으로도 치유할 수 없다. 사전에 알았다 해도 치유할 방도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사지가 마비되고, 신경이 마비되고, 폐가 굳어지면서 혈류가 중단된다. 이상 증세를 느끼고 오공에 피를 쏟으며 죽기까지가 꼭 한 시진이 걸린다. 무공으로는 어쩔 수 없는 절대고수를 암살하기 위해 만들어진 독이지만 근래에는 누구를 암살하기보다는 사파에서 문도를 장악하기 위해 충성의 표시로 화혈단을 복용시키곤 한다.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같은 종류의 화혈단을 복용하는 방법뿐이다. 같은 종류의 화혈단을 복용하면 먼저 복용한 화혈단은 흔적 없이 소멸되고 나중에 복용한 화혈단이 체내에 잠복하게 된다. 일단 중독되면 깨끗이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영원히 없다. 오직 죽는 날까지 남아서 삼십 일에 한 번씩 화혈단을 복용하는 수밖에는. 세상에 나도는 화혈단의 종류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식물에서 독을 추출한 것도 있고 전갈 같은 종류의 독을 혼합한 것도 있다. 그중에 어떤 성질의 화혈단을 복용시켰느냐는 오직 시전한 사람밖에 모른다. 혹 다른 종류의 화혈단을 복용하게 되면 독성이 즉각 번지게 된다. 서로 다른 화혈단이 상충하며 독성을 최고조로 뿜어내기 때문에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자체가 고통스럽다. 너무 뛰어나 통제할 수 없는 아이들, 그들을 장악하는 길은 화혈단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적지인살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종리추에게도 금제 이야기를 꺼냈다. 적지인살은 종리추가 또 떠올랐다.

“금제는 있을 수 없어요. 단약요? 아버지께서는 지금 화혈단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그걸로 충성을 받아낼 수 있겠어요?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세요. 아버지가 화혈단을 복용하셨다면 충성을 바치시겠어요? 차라리 그럴 바에는 일가붙이를 어떻게라도 찾아내서 그들 목숨을 협박하는 게 낫죠.”

“그렇다고 천방지축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을…”

“아버지.”

“…?”

“잘못 아셨어요.”

“…!”

“저흰 아이들이 아니에요. 검 한 자루 가지고 한 문파를 세울 수 있는 나이예요. 누구에게 복속되느니 낭인이 되어 천하를 떠돌고 싶은 나이. 결코 아이가 아니에요.”

“음!”

“마음으로 굴복시키는 수밖에 없어요. 세상에 사람을 움직이는 건 세 가지예요. 돈, 권력, 여자. 하지만 사내, 특히 무인에게는 하나가 더 있죠. 의. 아버지가 저를 사랑하면서도 백부님과의 의리를 우선 생각하는 것도 의, 소고가 색깔이 다른 자들을 수하로 거두려면 무공 못지않게 인간적인 매력도 풍겨내야 될 거예요. 아마도 백부님께서는 소고에게 그런 수련도 시켰겠죠? 너무 걱정 마세요.”

“도대체… 금제 방법이 없다면 무얼로 그 아이들을…”

비원살수의 눈에서 살기가 터져 나왔다. 세월이 흐르고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그의 눈빛만은 여전했다.

“소고 자체가 금제 방법입니다.”

“소… 고가?”

“형님들, 소고는 이미 스물네 살입니다. 아십니까? 옛날의 소고가 아닙니다.”

“그럼…?”

“사형께서는 소여은이 천하제일미녀라고 하셨지만, 소고를 보고 난 다음에는 말씀을 바꾸셔야 할 겁니다.”

“…?”

“소고가 천하제일미녀입니다.”

“소고가 천하제일미녀입니다.”

공지장의 말에 좌중에 있던 사람들은 활짝 웃었다. 깜찍하고 총명하며, 재지가 발랄하던 아이 소고. 모두들 사무령이라는 말에 절박한 환경에 묻혀 사느라 소고가 얼마나 예쁘게 자랐을지 생각하지 못했다. 문득문득 생각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예쁘게 자랐겠지 하는 선에서 머물렀지 구체적으로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렇다. 소고는 여아였다. 영영이 열여섯에 낳은 아이 우건문, 그리고 우건문이 열다섯에 낳은 자식 우완금. 그녀가 소고였다. 세상 사람들이 아는 것처럼 손자가 아니라 손녀였다.

“그렇게 예쁘게 자랐는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공지장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하하! 소여은과 소고라… 빨리 보고 싶네, 그 아이들.”

“소고는 복면을 하고 삼이도에 갈 겁니다. 용모를 보여주기 전에 무공으로 완벽하게 제압할 겁니다.”

“…”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들의 얼굴에 떠오른 빛은 한결같은 불신이었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소고가 익힌 무공은…”

마른침을 삼켰다.

“혈암검귀의 무공인 혈뢰삼벽입니다.”

“뭣?!”

비원살수가 놀란 빛을 감추지 않았다. 소천나찰, 미안공자, 적지인살도 격동하지는 않았지만 놀란 표정만은 역력했다. 일 대 일의 비무에서는 진 적이 없는 혈암검귀의 무공 혈뢰삼벽. 그것이 어떻게 대형에게 이어졌단 말인가.

“안심하고 최강으로 키우게. 세상의 어떤 무공을 익혀도 소고의 수하가 될 수밖에 없을 걸세. 수하가 되지 않는다면 죽겠지. 안심하고 최강의 무인으로 키우게.”

대형은 자신 있게 말했다. 이제야 그 말의 뜻을 알 것 같다.

“혈뢰삼벽이라면… 적사도 무시 못 해.”

비원살수도 중얼거렸다.

“허허! 야이간 그놈, 혼쭐깨나 나겠군.”

소천나찰도 한숨을 쉬었다.

“…”

미안공자는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말은 모두에게 들렸다.

‘비무를 시키고 싶지 않다. 삼이도에 보내고 싶지 않아. 여은이가 다치면… 그럴 리 없겠지만 혈뢰삼벽이라면 다칠 수도 있어. 여은이가… 안 돼!’

미안공자는 어쩌려고 뒤늦게 사랑을 알아버린 것일까.

“소고는 대형이 우리에게 했던 것처럼 아이들을 감싸 안을 겁니다. 무공으로, 인품으로, 우리의 모든 힘이 소고에게 집중되었습니다. 소고는 사무령이 될 겁니다. 사무령… 그 자체만으로도 벗어나지 못할 유혹입니다.”

적지인살은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종리추가 말한 대로다.

“넌 살혼부에 미끼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어떤 미끼면 덥석 물겠니, 너라면?”

“제 입장에서 자유롭게 생각하면… 그래요. 저는 무림 문파를 세울 수 있어요. 그만한 무공은 지녔다고 생각하니까요. 살수가 되라고 하면 그것보다 나은 보상이 있어야죠?”

“사무령이면 어떠냐?”

“사… 무령…!”

“네가 지닌 모든 것을 버리고 미끼를 물 수 있겠니? 사무령이라면 네 말대로 일파를 세울 만한 무공을 지녔으면서도 소고의 수하가 될 수 있겠니?”

“사무령이었나요?”

“그렇다. 내 꿈도, 대형의 꿈도 사무령이었다.”

“…”

“소고 역시 사무령이 된다는 일념으로 무공을 수련했을 게다.”

“놀랍군요.”

“미끼를 물겠니?”

“아뇨.”

“…?”

“저라면 안 물어요. 전 쫓기지 않을 각오로 무공을 수련했어요. 다시는 쫓기지 않겠다고. 지겨울 만큼 쫓겨봤으니까요. 이제야 알았어요. 쫓기지 않는 방법을요.”

“그게 무어냐?”

“싸우지 않는 거요.”

“…”

“사무령은 천하제일인을 뜻해요. 누구의 눈치도 볼 것 없이 죽이고 싶으면 죽이고, 살리고 싶으면 살리고, 여자를 능욕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고, 아니면 아닌 거고.”

“사무령은 그런 것이 아니라…”

“아뇨, 그런 거예요. 무림인이 말하는 천하제일인은 무공이 제일 높은 사람이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무공을 지닌 사람. 하지만 근본 바탕에는 협을 깔고 있어야 해요. 협이 없으면 천하제일인이라고 하지 않죠. 마두라고 하죠. 가공할 마두.”

“음!”

“살수는 늘 쫓기는 팔자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사무령, 마음껏 죽여도 쫓기지 않는 신세. 하하! 사무령은 존재할 수 없어요. 무인이란 무인을 모두 죽여 버린다면 모를까.”

“사무령은 존재한다. 우리는 못했지만 너희들은 반드시…”

“아버지, 물 거예요.”

“…?”

“제가 물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도 그렇겠어요? 적사, 야이간, 적각녀… 살혼부에 사무령을 만들 힘이 있다면 미끼를 물 걸 거예요. 놓치지 않으려고 꽉 물 거예요. 사무령이 된다는 것은 자유인이 된다는 의미이니까요. 사람을 마음껏 죽일 수 있는 자유인, 살혼부에서 사무령을 만들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기만 하면 모일 거예요.”

“삼이도에 모이는 날짜는 정월 초하루입니다. 괜찮겠습니까?”

“괜찮네.”

“나도 괜찮네.”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불안한 신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소고가 다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또 자신들이 양성한 제자가 다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서로 원만하게 타결되기를 바라지만 그게 쉽지 않다. 가슴속에 납덩이가 들어 있는 듯 답답했다. 결과가 어떻게 끝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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