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冬天) – 171화
“칭찬 감사합니다.”
도연의 깨끗한 끝마무리에 동천은 기분이 좋아졌다.
“근데 그 죽은 놈은 어디다 뒀어?”
“아마도 시체 보관실에 있을 겁니다.”
동천은 눈살을 찌푸렸다.
“응? 시체 뭐?”
처음 듣는 소리라 동천이 한 번에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에 도연은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으로 설명해주었다.
“시체 보관실에 있을 겁니다.”
그제야 알아들은 동천은 대충 뜻을 파악해서 얼버무렸다.
“아아, 그러니까 죽은 것들을 모아놓는 곳이란 말이지?”
“예. 그렇습니다.”
동천은 역시, 자신의 머리는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히히, 그럼 거기는 어디에 있는데?”
“서쪽 건물 끝에 자리한 약화문(藥花門) 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뜻밖의 운치 있는 이름을 접한 동천은 다소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약화문? 호오? 그럼, 거기 담당자는 누구냐?”
도연은 주군을 약간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부전주님께서 담당하시고 계십니다.”
약화문의 주인이 밝혀지는 순간 동천은 안면을 구기며 서탁을 내려쳤다.
콰앙-!
“야! 넌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냐? 누가 부전주님이 담당하고 있는 걸 몰라서 물었냐? 내 질문의 요지는 그 약화문 내의 부술실을 누가 담당하고 있냐는 거야!”
호되게 꾸지람을 받은 도연은 당황해하며 고개를 조아렸다.
“죄송합니다, 주군.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리고 더욱 죄송한 것은 그곳의 담당자까지는 저도 모른다는 겁니다.”
도연이 모른다 하자 기세가 등등해진 동천은 목에 핏대를 올렸다.
“뭐? 그런 것도 몰라? 넌, 그러고도 살고 싶니? 빨리 나가서 알아낸 뒤 내일 보고해! 알았어?”
도연은 자신의 무지를 목소리에 반영시켰다.
“알겠습니다!”
큰 소리로 대답을 마친 도연은 신속하게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열 받은 표정으로 씩씩거리던 동천은 도연이 완전히 나간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한숨을 내쉬며 이마의 땀을 닦아냈다.
“휴우.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으음. 도연이 자식에게 쪽 먹지 않으려면 나도 최소한 약왕전의 명칭과 담당자 정도는 알아야겠는걸?”
점점 도연을 의식하기 시작한 동천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날 밤 약왕전의 내부 자료들을 읽어나갔다. 그리고 동천이 늘 그랬던 것처럼 나중에 가서는 짜증을 내며 자료 책들을 아무 곳에나 던져버리고 잠을 청했다. 참으로도 한심한 동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