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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234화


케이는 첫 대면부터 반어를 사용하는 리마를 보고 예절을 모르는 시골뜨기라 생각하며 피식 웃었다. 그녀는 양손을 살짝 들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얼마나 강한지 지켜봐 드리겠어요.”

가브의 옆에 서있던 리마는 곧 공중으로 가볍게 몸을 솟구치며 케이의 앞에 착지했다. 주위의 사람들은 탄성을 보내며 더욱 긴장된 표정으로 둘을 지켜보았다.

‘저런 행동할 필요까지는 없는데….’

리오는 빙긋 웃으며 계속 지켜보았다.

“자! 무기를 들어봐!!”

리마는 자신의 허리에 장비된 날이 얇은 소검을 꺼내들고 케이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케이는 아무 무기도 꺼내들지 않았다. 있긴 했지만 꺼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소저께서는 너무 흥분하고 계시는군요, 좀 진정하시지요. 호호홋….”

케이의 도발성 어투에 더욱 흥분한 리마는 자신이 배운 그대로, 소검을 케이의 심장이 있는 부위를 향해 정확히 찔러 들어갔다.

“양의 권은 두 가지로 분류된답니다, 하나는 부드러움, 즉 유권이지요.”

친절한 설명과 함께, 케이의 몸은 강하게 찔러 들어오는 리마의 소검을 바람에 밀리는 미루나무의 잎같이 흐르듯 피해 리마의 몸에 접근했다. 리마는 자신에게 갑자기 접근해온 케이를 보고 경악을 하며 있는 힘을 다해 케이에게서 떨어졌다.

“요오… 대단한데?”

방금 전 케이가 보여준 연속 동작은 리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낼 정도였다. 케이는 가볍게 자세를 취하며 설명을 계속했다.

“나머지 하나는 강함, 말 그대로 강권이에요.”

순간, 케이의 몸은 잠시 흐릿해졌고 리마는 반응하기도 전에 복부에 엄청난 충격을 입으며 뒤로 나자빠졌다. 근처에서 쉬고 있던 테크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입을 자신도 모르게 벌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것은 케톤도 마찬가지였다.

“리, 리오 씨! 지금 케이 씨의 동작 보셨어요?”

케톤마저도 리마의 처음 동작과 끝 동작밖에 보지 못했었다. 리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양 다리에 모여진 기력을 한 번에 폭발시켜 보통 때의 몇십 배에 달하는 주력을 내는 거야. 그 엄청난 가속력과 케이의 팔에 모여진 기의 힘을 저 여자 모두 받았으니 꽤 충격을 입었을 거야. 확실히 강하다 케이는.”

케톤은 리오의 말뜻을 이해할 수는 없었으나 리오가 누군가를 강하다고 직접 평가한 것이 처음이라 케이의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후훗, 이게 끝인가요?”

케이는 팔짱을 끼며 리마를 놀리듯 말하였다. 그러나 리마는 그 말을 듣고있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강격에 그만 혼절한 것이었다. 주위의 구경꾼들 중 의사인 듯한 남자가 그녀의 상태를 보았다. 다행스럽게도 그녀의 몸엔 아무 이상이 없었다. 리마는 곧 정신을 차렸고 아직도 어질어질한 듯 구경꾼의 도움을 받아 겨우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이, 이상한 제주를 가졌군! 하지만 장난은 이제 끝이야, 다시 해 보자구!!!”

“꽤 자존심이 강한 분이시군요. 소원이시라면 그럼….”

케이는 다시 자세를 취했고 리마는 기합성과 함께 저돌적으로 케이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리마의 얇은 소검은 마치 독사처럼 케이의 몸을 무섭게 따라다니며 공격했다. 아마 리마보다 하수인 사람이었다면 그 공격에 몸이 갈기갈기 찢겨졌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케이는 하수가 아니었다. 그녀의 몸은 쏟아지는 검우(劍雨)를 유연하게 피했고 케이의 몸은 순식간에 리마의 뒤쪽으로 돌아갔다.

“아, 아니!?”

상대가 갑자기 자신의 뒤에 나타나자 리마는 경악하며 뒤로 검을 휘두르려 했으나 몸이 반응했을 때 그녀의 어깨는 이미 케이의 양팔에 봉쇄당한 후였다.

“받으세요! 석양(夕陽)–!!!”

자신의 앞에 리마를 껴안은 채 케이는 뒤로 몸을 활처럼 굽히며 공중에 약간 떠올랐고 반 바퀴 더 돌아 리마를 뒷편 땅에 강하게 처박았다. 케이는 그 반동을 이용해 리마의 몸에서 떨어져 공중제비를 돌고 양 발로 가뿐히 리마의 머리맡에 착지했다.

“강함과 부드러움이 조화된 기술이군. 정말 대단한데?”

리오는 자신의 피에 섞여있는 투쟁 본능에 의해 주먹을 꽉 쥐며 감탄했다.

리마는 결국 완전히 혼절하게 되었고 근처의 병원으로 실려간 리마를 대신해 가브가 케이의 앞에 나섰다.

“… 내 차례다…!”

케이는 자신과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한 근육질의 몸집을 가진 가브를 보고서 약간 뒤로 물러섰다. 사람의 키 차이란 심리적으로 위압감을 주기 마련이다, 케이는 가브가 3.5미터는 족히 넘어 보이는 거대한 도끼창을 손에 들자 더더욱 위압감을 느꼈다. 구경꾼들도 뒤로 확 물러설 정도였다.

“… 케이 씨, 들어와요.”

리오는 잘됐다는 듯 몸의 관절을 이리저리 풀어보며 여관 밖으로 나서고 있었다. 케이는 한숨을 쉬며 리오의 등 뒤에 바싹 붙어 조그맣게 말했다.

“정말 무서운데요 저 남자? 덩치도 덩치지만… 어쨌든 고마워요 리오 씨!”

곧바로 케톤의 옆으로 간 케이를 뒤로, 리오는 보라색의 검, 디바이너를 뽑아들며 가브에게 말했다.

“오른팔에 가죽 아대를 감고 있는 걸 봐선 건틀릿을 또 구하지 못한 모양이군. 그런, 그때 추억은 아직 생생한가?”

가브는 물론 지울 수가 없었다. 자신보다 작은 상대에게 힘으로서 져 본 일은 그때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가브는 몸에 힘을 넣으며 리오를 쏘아보았다. 그의 거대한 근육 덩어리는 마치 굵은 뱀처럼 꿈틀거렸고 리오는 입을 동그랗게 하며 감탄을 했다.

“굉장한데 자네? 그건 그렇고… 이제 시작해 볼까? 관중들도 지치신 것 같은데.”

가브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지….”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가브의 도끼창은 그의 힘을 모두 실은 채 리오를 향해 엄습해왔다. 그러나, 리오는 그 창을 피하지 않았다.

타아앙–!!

경쾌한 금속성과 함께, 가브의 도끼창은 리오의 디바이너에 간단히 막히고 말았다. 분명 케톤이나 케이였다면 방망이에 얻어맞은 공처럼 날아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리오는 날아가기는커녕 여유 있는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더 강하게 해 보라구 친구, 후훗….”

가브를 포함한 구경꾼들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리오의 힘은 분명히 그들의 상식을 넘어선 것이었다.

“어, 어떻게 내 창을…!?”

창을 되돌린 가브는 자세를 낮추며 리오를 노려보았다. 마치 곰이 먹이를 앞에 두고 숨을 죽이는 모습과 흡사했다. 리오는 디바이너를 제자리에서 돌리기 시작했다. 그 속도는 점점 빨라졌고 보라색의 검광이 리오의 주위를 어지러이 감쌌다.

“후우… 역시 극에 달한 고수군요 리오 씨.”

케톤은 케이가 힘없이 웃으며 중얼거리자 그녀를 흘끔 바라보았다. 케이는 묶었던 자신의 머리를 풀며 입을 열었다.

“검을 휘두를 때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나지 않잖아요. 게다가 저런 대검으로… 동방에 고수라 불리우는 선배들 중 저 정도로 할 수 있는 분은 드물 거예요.”

케톤은 침을 꿀꺽 삼키며 리오를 다시 바라보았다. 준비운동을 다 끝낸 리오는 디바이너로 가브를 가리키며 씨익 웃어 보였다.

“장난은…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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