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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241화


리오는 온 힘을 다해 지면을 파라그레이드의 날로 내리찍었고 리오의 기가 담긴 격파는 지면을 일직선으로 파헤치며 성문을 향해 달렸다. 충격파와 충돌한 성문은 산산조각이 났고 아직 힘이 남아있는 충격파는 성 안쪽도 얼마간 쓸어엎으며 질주해 갔다. 지뢰 자르기의 충격파가 쓸고 지나간 성문의 잔해에선 곧 검은색의 연기가 안개처럼 피어 올랐다. 몽마들이 죽었다는 표시였다.

“후훗… 가보실까요?”

여유만만한 웃음과 함께 성을 향해 한 발자국 내딛는 리오의 모습은 노엘에겐 더없이 멋진 그림이었다. 그녀가 살아오면서 이런 감정을 가져본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노엘은 발그레 달아오른 자신의 얼굴을 리오가 준 망토 자락으로 한번 덮어본 후 리오를 따라 성으로 향했다.

「뭐!? 나이트 메어의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고?」

라기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식을 전한 마귀의 가면을 쏘아 보았다. 마귀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죄를 하듯 몸을 웅크렸다.

「흥…! 됐으니까 어서 일어서! 레이라고 하는 동방 계집이나 리오 녀석이 무슨 수를 쓴 모양이니 이대로 가만히 있지 말고 어서 그곳을 습격해라!!!」

그녀의 명령에 마귀 삼인중은 눈을 붉게 빛내며 리오 일행이 있는 여관 쪽으로 몸을 날렸다. 라기아는 자신의 입술을 살짝 물며 분한 듯 중얼거렸다.

「어디까지 방해할 작정이냐 리오·스나이퍼…!!!」

케톤에게 상황을 전해들은 로드 덕은 급히 테크만을 데리고 리오 일행이 있는 여관으로 달리는 중이었다. 테크와 케톤은 로드 덕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가끔씩 노려보며 길을 달렸다.

“나이트 메어! 그런 더러운 저주를 쓰는 녀석이 아직도 있단 말인가? 허허–!! 그 저주를 외부에서 풀 수 있는 방법은 단 세 가지뿐이네, 한 가지는 그 주문을 건 사람을 없애는 것이고, 두 번째는 엄청난 능력을 지닌 성자에게 데리고 가는 것, 마지막 하나는 대상자의 꿈 안으로 들어가 몽마들을 처리해 주며 대상자로 하여금 자신의 꿈이란 각성을 하게 하는 것 이 세 가지뿐이야. 방법은 세 번째가 가장 위험하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저주를 건 사람을 없애는 것이라네. 어서 달리자구!!”

로드 덕은 자신의 최고 제자가 위험하다는 소리를 들어서인지 나이를 잊은 듯 밤거리를 나는 듯이 달렸다. 그들이 여관에 가까워질 무렵, 테크의 눈엔 자신들과 같은 방향으로 달려가는 세 개의 그림자가 보여졌다. 그 그림자들은 케톤의 눈에도 들어와 있었다.

“마귀 삼인중!! 저들입니다 로드 덕!! 저들과 저들을 부리는 라기아라는 마녀가 노엘 선생님에게 나이트 메어를 걸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로드 덕의 눈은 이상할 정도로 빛을 뿜었고 그는 양손을 모아 마법진을 전개하며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세 개의 그림자를 쏘아 보았다.

“그럼, 이거나 먹어라!!! 6급, [라이트 스플랏슈]–!!!!”

마법진에서 발출된 수십 개의 광탄들은 살아있는 곤충처럼 마귀 삼인중을 향해 날아갔고 광탄에 정확히 맞은 마귀 삼인중은 순간 기를 잃어버린 듯 바닥에 떨어졌고 케톤과 테크는 경쟁적으로 그쪽을 향해 달려갔다. 두 젊은이의 혈기 넘치는 모습을 본 로드 덕은 빙긋 웃으며 그들에게 소리쳤다.

“내가 노엘을 도울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을 만들어 주게나!! 자네들만 믿네!!!”

로드 덕은 열심히 여관을 향해 뛰어갔고 테크는 때를 기다렸다는 듯 케톤에게 거칠게 소리쳤다.

“지금은 사람 생명이 달렸다는 일이니 협조해 주마!! 하지만 일이 끝나면 다음 차례는 너다 케톤·프라밍!!”

케톤은 피식 웃으며 레드 노드를 뽑아 들었고 테크도 지지 않으려는 듯 자신의 맨 이터를 뽑았다. 마귀 삼인중이 떨어진 지점에 도착한 둘은 마귀들의 모습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자 잔뜩 긴장을 하며 주위를 살폈다. 어디에서도 그들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멀리 가진 못했을 텐데…?”

케톤이 이렇게 중얼거린 것은 테크 역시 동감하고 있었다. 분명 어디에선가 자신들을 노리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

그들의 머리 위 벽에서 슬그머니 솟아오르는 세 개의 그림자가 있었다. 그러나 테크와 케톤은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마귀 삼인중은 조용히 자신들의 낫을 준비하였고 그들은 케톤과 테크가 몸을 돌리기만 기다렸다.

“호아앗–!!”

우윳빛의 검광이 리오와 노엘의 주위에서 화려하게 번뜩였고 몰려드는 몽마들은 단숨에 검은 증기로 화하여 사라져 갔다. 리오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아대로 살짝 닦으며 또다시 모여드는 몽마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제 곁에 바싹 붙어요 노엘, 안 그러면 제가 당신을 지키기 어려워져요.”

노엘은 리오가 ‘선생님’이라는 말을 떼고 이름을 직접 부르자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리오 쪽에선 급해서 그렇게 부른 것이지만 자신을 구해준 상황과 그때 리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 노엘에겐 간단히 받아들여질 문제가 아니었다. 지금 그녀의 눈엔 리오의 동작이나 말투 하나하나가 감동의 대상일 정도였다. 노엘은 리오의 등 뒤에 바싹 붙으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이 실린 얼굴은 지금까지의 노엘과 달랐다. 20대 중반이라곤 생각하기 힘든, 20세를 겨우 넘긴 아가씨의 앳된 얼굴과도 같았다.

“너무 바싹 붙으면 행동하기 어려워요! 적당히 거리를 두세요! 하아아앗–!!!”

자신의 큰 목소리에 깜짝 놀란 노엘이 약간 거리를 벌려주자 리오는 달려드는 한 마리의 흉측한 몽마를 파라그레이드로 강하게 올려쳤다. 몽마는 비명과 함께 증기로 변하여 사라졌고 다른 몽마들은 리오가 확실히 강하다고 느낀 듯 거리를 두고 리오와 노엘을 노려보았다. 리오는 한숨을 쉰 뒤에 노엘에게 물었다.

“…아까와 같은 악몽을 자주 꾸셨나요?”

“예? 자, 자주는 아니지만….”

“당신의 정신세계는 생각 이상으로 헝클어져 있군요. 아무리 나이트 메어에 걸렸다고는 하지만 몽마의 숫자가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끝이 없을 것 같군요. 속전속결 외엔 방법이 없겠습니다. 마법을 준비해 주세요, 뒷일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노엘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리 자신있는 표정은 아니었다. 그녀는 천천히 양손을 교차시키며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고 리오는 오른손에 들고있는 파라그레이드를 왼손에 옮겨 잡은 뒤에 오른손으로 디바이너를 뽑아 들었다. 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몽마들은 천천히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다.

리오는 조용히 주위를 돌아보다가 몽마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중앙 계단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거기냐… 좋아, 지금이에요!!!”

리오의 신호가 떨어짐과 동시에 노엘은 마법진을 전개했고 그녀의 스승 로드 덕이 직접 만들어 가르쳐준 비전 마법은 굉음을 내며 발동하기 시작했다.

“3급, [프로미넌스]–!!!”

주문 개방어와 함께 리오와 노엘 주위엔 거대한 불꽃들이 거칠게 솟아나 폭풍에 흔들리듯 심하게 왕궁 안을 휘저어 놓았고 그 불꽃들의 범위 내에 들어있는 몽마들은 순식간에 증기로 변해 사라져 갔다.

“날 따라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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