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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255화


“자아… 시작해 볼까 얼간이?”

지크는 자신의 앞에 멀리 떨어져 서 있는 몰킨을 향해 검지 손가락을 까딱였고 몰킨은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렸다… 후후후.」

몰킨은 자신의 왼손을 하늘 높이 치켜올렸고 그의 손바닥에선 검은색의 광체가 폭발하듯 공중으로 뿜어져 올라갔다. 그 빛은 곧 검은색에 윤기가 흐르는 긴 창으로 변화하였고 몰킨은 그 창을 잡고서 지크를 다시 바라보았다.

“요오~ 묘기 부리는 것을 보니 역시 가고일과는 다르군. 보통이 아닌 것 같은데?”

지크가 조롱하는 듯한 말투로 자신에게 말하자 몰킨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후… 칭찬해 주니 고마운데?」

지크는 그 말을 듣고서 어깨를 으쓱이며 입을 열었다.

“칭찬? 난 보통이 아닌 것 ‘같다’라고만 말했는데… 어쨌든 상관없어. 관객들이 기다리시는 것 같은데 어서 진행하지. 때마침 내 몸도 달아오르고 있으니 말이야…!”

미네아는 눈을 반짝이며 지크와 몰킨이 서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베르니카는 미네아가 더 이상 지크를 볼 수 없게 하기 위해서 미네아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저어… 마마, 저쪽은 보실 이유가 없으니 아이들과 함께 마을로 돌아가시죠?”

베르니카의 권유에 가만히 생각을 한 미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예, 돌아가는 게 좋겠지요. 그러나… 저 남자분이 얼마나 강하신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는걸요? 만약 위험한 일이 생긴다 해도 베르니카가 제 곁에 있는데 무엇이 걱정이겠어요. 보세요, 아이들도 보고 싶어하잖아요?”

베르니카는 찜찜한 표정으로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유치원 아이들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마악 시작하려는 지크와 몰킨의 대결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베르니카는 결국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알겠습니다 마마. 하지만 만약 저 건달이 지기라도 한다면….”

“오빤 지지 않아요.”

베르니카는 자신의 말끝을 흐린 루이체를 바라보았다. 루이체는 약간 인상을 찡그린 채 베르니카를 보고 있었다.

“흠, 저 건달의 동생인가 보군. 근데 아가씨는 무슨 배짱으로 저 건달이 이길 거라 그러는 거지? 저 녀석이 저 고대 마물을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베르니카의 말에 루이체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당신이 지크 오빠에게 당해보지 않아서 모르는 것 같은데, 오빠도 만만치 않은 괴물이라고요. 한마디로 보면 아니까 잠자코 지켜보기나 해요.”

그 말을 들은 베르니카는 그 오빠의 그 동생이라 속으로 중얼거리며 지크와 몰킨이 있는 장소를 바라보았다.

순간.

“어!?”

베르니카는 둘의 모습이 자신의 시야에서 갑자기 흐려지자 그녀 자신도 모르게 짧막한 소리를 질렀다. 시신경의 반사 속도를 넘어선 스피드가 아니면 그럴 수가 없는 것이었다.

“흐앗–!!”

지크의 빠른 돌려차기가 자신의 허리를 노리고 들어오자 몰킨은 여유있게 물러서며 손에 든 창으로 지크를 내질렀다. 순간, 지크는 그것을 노렸다는 듯 몸을 깊이 숙이며 몰킨의 왼쪽으로 돌아 들어갔고 찌르기를 헛친 몰킨은 아차 하며 다시 팔을 구부리려 하였으나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지크의 오른손은 이미 몰킨의 왼 손목을 잡고 있었고 지크의 어깨는 몰킨의 팔꿈치 관절 밑에 닿아 있었다.

“아플걸!!”

파각!

「으읏–!?」

왼팔이 반대 방향으로 꺾인 몰킨은 오른팔로 창을 급히 휘둘러 지크의 다음 공격을 저지하였고 후속타가 막혀버린 지크는 아깝다는 듯 입맛을 다시며 뒤로 물러섰다.

“칫, 조금만 더 하면!!”

왼팔을 완전히 으스러뜨릴 수 있었다는 말이었다. 다시 거리가 벌어지자 몰킨은 쓴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왼쪽 팔꿈치 관절을 다시 회복시켰다. 우두둑 소리와 함께 팔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자 지크는 허무하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쳇, 좋은 몸을 가졌군. 나도 그 정도의 탈골을 회복시키려면 반 시간가량 걸리는데 말이야….”

「후…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넌 강한 남자군. 계속 해 볼까?」

지크는 알고 있었다. 지금 오고 간 서로의 공격은 단순한 탐색전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계속 몰킨을 쏘아보았다.

“아, 아니 어떻게 관절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거지?”

일행 중 가장 먼저 베르니카가 터뜨린 감탄사였다. 지크가 돌려차기의 빈틈을 무시하고 몰킨에게 역 공격을 가한 것에도 놀랐지만 몰킨의 엄청난 회복 능력에 그녀는 더더욱 놀라고 있었다.

“당신이 그랬잖아요, 고대 마물이니 저 정도는 당연한 거 아니에요?”

그러나 베르니카는 자신을 향해 말을 던진 루이체를 볼 겨를이 없었다. 지크와 몰킨이 다시 싸움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이걸 받을 수 있을까!」

팔이 회복된, 게다가 진짜로 시작된 몰킨의 공격 속도는 정말 대단했다. 지크가 움찔하는 사이에 그의 재킷 어깨 부분이 터지듯 날아갔고 가까스로 몸의 상처를 면한 지크는 이를 갈며 몰킨에게 반격을 개시했다.

“맨손만 봐 왔지? 이건 어떠냐!!”

기합과 함께 지크는 자신의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무명도를 빠르게 뽑아 들었다.

“사십칠식, 이섬(二閃)!!”

상대방의 칼이 가공할 만한 스피드로 자신에게 날아오자 몰킨은 정신을 집중해서 자신의 머리를 향해 엄습하는 칼날을 창으로 막아내려 하였다.

그러나 막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헉–!?」

몰킨은 그만 허리를 굽히고 말았다.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그의 등 뒤엔 무명도의 푸른 날이 돌출되어 있었다. 그의 복부를 무명도로 꿰뚫은 지크는 칼을 더욱 깊숙이 밀어 넣으며 말했다.

“분명히 말했을 텐데… **<이섬(二閃:두 번 번쩍임)>**이라고. 아, 넌 모르겠구나. 어쨌든 네가 가지고 있는 창이란 무기는 방어 면에 있어서 베기엔 강하지만 찌르기엔 약하다. 식순이 낮은 기술이라도 이렇듯 괜찮다고. 헤헤헷….”

복부를 관통당한 몰킨은 가만히 지크의 말을 듣고 있다가 그의 말이 끝나자 실소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크으… 후후, 그랬군. 하하하하하핫–!!」

지크는 칼날이 박힌 몰킨의 복부를 슬쩍 바라보았다. 투명한 적색의 액체가 그의 복부에서 흐르고 있었다. 지크는 아무 말 없이 계속 바라보다가 몰킨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끝낼까?”

파악–!!!

지크는 무명도를 비틀어 칼이 박힌 몰킨의 복부에서부터 오른쪽 어깨까지 그대로 그어 올렸고 잘려진 몰킨의 몸에선 붉은색의 액체가 터져 흘러나왔다. 그 광경을 본 일행은 루이체를 제외하곤 모두 고개를 돌려버렸고 지크는 아무 말 없이 쓰러진 몰킨의 몸을 잠시 내려보다가 한숨을 푸우 쉬며 일행 쪽으로 몸을 돌렸다.

“…오늘은 이 정도에서 끝내주지 얼간이, 더 이상 인형을 가지고 놀면 이상한 놈 취급을 받을 테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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