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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385화


6장 <거대 마수>

서재에 앉아 모닝 커피를 마시고 있던 제네럴 블릭사 회장은 책상에 있는 개인 전화에 불이 들어오자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와카루 박사? 무슨 일이오?”

「아, 아침 커피를 드실 텐데 죄송합니다. 예전에 러시아 비밀 생체 병기 연구소를 비공개로 사신 일이 있으시죠?」

그 말에 회장은 커피를 마저 들이키며 대답했다.

“음, 그렇소. 그런데 무슨 일 있소? 아침부터 개인 전화로 말할 정도라면 꽤 큰일이라 생각이 드는데‥.”

「허허헛, 당연합니다. 제가 그쪽 컴퓨터 데이터를 정리하다가 아주 재미있는 자료를 발견했습니다. 제가 곧 가겠습니다. 기다려 주십시오.」

“음‥알겠소, 기다리겠소.”

10분 후, 와카루 박사는 여느 때 이상으로 미소를 지으며 회장의 서재 안으로 들어왔다. 회장은 궁금한 표정으로 와카루에게 물었다.

“아니, 얼마나 대단한 자료이길래 아침부터 날 보자고 했소?”

와카루는 여유 있게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와 서재의 대형 화면을 연결하며 말했다.

“회장님께선‥북유럽 신화를 읽으신 일이 있으시죠?”

회장은 의아한 눈으로 와카루를 바라보며 물었다.

“북유럽‥신화? 대충 알긴 하오만‥당신 같은 과학자도 신화에 대해 말할 때가 있소? 의외구려?”

와카루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윙크를 하며 대답을 했다.

“당연하죠, 저와 같은 생체 병기 연구자는 신화에 대한 내용은 꼭 읽어 본답니다. 그런 곳에 나오는 마물들이나 마수들은 꽤 효율적인 살상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만드는 데 보탬이 많이 된답니다. 나찰과 수라 역시 그 이름은 동양의 한 종교에 나오는 살인귀와 전투 귀의 이름이지요. 특징도 살리긴 했고 말입니다. 음음‥자, 이걸 보십시오.”

와카루는 즉시 노트북의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대형 화면에선 붉은색의 러시아어가 떠올랐다. 회장은 시가를 물며 그 화면을 관심 어린 얼굴로 바라보았다. 와카루의 손가락은 계속해서 키보드 위를 달렸고, 곧 화면엔 짐승의 골격이 떠올랐다. 회장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개요, 아니면 늑대요?”

“허헛, 저도 처음엔 놀랐습니다. 솔직히 개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다음 화면을 보시면‥.”

화면에 나타난 골격엔 입에서부터 가슴까지, 그리고 네 개의 다리와 머리에 각각 기계 장치의 모습이 떠올랐다. 와카루는 손가락으로 골격의 가슴뼈 안에 들어있는 장치를 짚으며 설명했다.

“이 장치는 [하이드로 하트]라 불리우는 수소 응용 핵 융합 장치입니다. 이 장치의 정체를 알고 전 굉장히 질투가 났습니다. 이 생체 병기를 만든 러시아의 과학자‥뭐 지금은 행방불명이 되었지만, 어쨌든 수소를 원료로 하는 핵 융합 장치를 이렇게 최소화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이거든요. 저보다 능력이 뛰어났으면 뛰어났지 못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말 그대로 천재지요! 음음‥그리고 다리에 장치된 이 기계는 [리니어 모터] 시스템입니다. 자기부상 열차와 같이 자력을 이용한 장치이긴 하지만 자기부상 열차가 특정 레일이 있어야 작동하는 것과는 달리 이 장치는 지구 자기장을 이용합니다. 상상을 할 수 없는 고속의 기동력을 가지게 되지요. 아, 빼먹을 뻔했군요. 이 골격은 [바이오 티타늄]이라 해서, 자기 재생 능력을 지닌 초합금입니다. 시시한 형상 기억 합금과 비교하시진 마십시오. 데이터상으로는 상당히 가볍게 나왔군요. 유감스럽게도 이 합금에 대한 자료만은 철저하게 지워진 상태라 응용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근육을 입혀 보면‥.”

와카루의 손가락이 다시 움직이자, 골격엔 붉은색의 근육이 덮여졌다. 와카루는 근육질을 짚으며 설명했다.

“이 근육 조직들은 재생 능력이 뛰어납니다. 근력도 굉장하고 무게도 가볍습니다. 뭐, 이 정도의 조직들은 제가 만든 것이 더 뛰어납니다. 이제 표면을 입히면‥.”

근육 조직엔 곧 피부가 입혀졌다. 검푸른색의 털가죽‥전체적인 모습은 개와는 확실히 달랐다. 늑대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까? 회장은 그 모습에 감탄을 하였다.

“오오‥멋지구려. 잠깐, 북유럽 신화라면‥설마 저것이‥?”

와카루는 자신의 안경을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이 생체 병기의 이름은 [펜릴], 주신 오딘을 먹어 치우고 신들의 황혼을 이룬 신수, 펜릴과 이름이 같습니다. 능력상으로 보면 나찰이나 수라는 장난감에 불과하지요. 아, 활약상을 보시겠습니까?”

“활약상? 완성된 것이오?”

회장의 질문에 와카루는 웃으며 대답했다.

“예! 당연하지요! 연구소 지하가 아닌, 핀란드에 있었습니다. 그리고‥음음, 지금은 도착했겠군요. 전 성격이 좀 급한 편이라 바로 프로그램을 고친 후 내보냈거든요. 지금쯤 방송에선 난리가 났겠군요, 훗훗훗‥. 그리고 목표는‥독일입니다.”

와카루는 노트북을 끈 후 손수 대형 화면을 TV 모드로 전환하였다. 와카루의 말처럼, TV에선 반쯤 폐허가 된 베를린의 모습이 나타났다.

“이제 곧‥그 정의의 용사님이 드래곤을 타고 나타나겠지요. 펜릴이라면 아마 간단히 당하진 않을 것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무시무시한 능력을 지니고 있거든요. 후후후훗‥.”

회장은 시가를 끄며 관심 어린 눈으로 화면을 지켜보았다. 마치 공상 과학 영화를 보는 것 같아 회장은 이상한 재미까지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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