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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400화


“젠장할 녀석들, 이거나 먹어라–!!!!”

테크는 자신의 검, 맨 이터를 맹렬히 휘두르며 달려드는 건달 패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맨 이터는 날이 톱과 같이 날카로운 탓에 한 번 베이면 상처가 마치 야수에게 물어뜯긴 듯 처참하게 변해 버렸다. 그것을 이미 본 건달 패들은 테크의 공격만큼은 최선을 다해 피하려고 했다. 테크는 검을 계속 휘두르면서 옆에 있는 남자에게 소리를 버럭 질렀다.

“아슈탈! 너 꿔다 놓은 보리자루처럼 계속 그러고 있을 거야!!! 네가 초래한 일이니 네가 처리해야 할 거 아니야!!”

아슈탈은 앞으로 길게 모아 내린 녹색 머리카락 사이로 테크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모든 것이 불만에 차 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난 나쁜 일을 하지 않았어, 이 녀석들이 다짜고짜 덤벼서 그중 하나를 쳤을 뿐이라고!! 그리고 일을 크게 만든 건 너잖아.”

그러자, 앞에서 있던 건달 한 명을 다리로 차 쓰러뜨린 테크가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아슈탈의 멱살을 잡으며 소리쳤다.

“뭐? 다시 한 번 말해 봐 이 빌어먹을 자식!!!”

“두 사람 다 그만해!! 상황을 보고 우리끼리 싸워야 할 거 아니야!!”

뒤에서 들려온 리마의 목소리에, 테크는 아슈탈의 멱살을 놓아준 후 얼마 남지 않은 건달들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쳇, 왜 저따위 녀석을 파티에 끌어들여서–!!”

건달들이 거의 도망친 상태여서 이제 숨을 돌리던 리마는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중얼거렸다.

“흥, 둘 다 똑같은데 뭐‥. 어쨌든 현자 할아버지, 오늘 이렇게 일 벌여서 죄송해요.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그 말에, 의자에 앉아 있던 로드 덕은 고개를 저으며 웃어 주었다.

“아니야, 젊은 나이 땐 다 그럴 수 있지 뭘. 괜찮아 괜찮아‥.”

리마는 글쎄 그럴까 하며 다시 테크와 아슈탈을 바라보았다. 가브가 죽은 뒤 공주 일행과 헤어진 그들 일행은 우연히 어떤 도시에서 아슈탈과 마주치게 되었다. 아슈탈에 대해 조금은 알고 만나본 일도 있던 테크에 의해 아슈탈은 로드 덕에게 소개가 되었고, 로드 덕의 끈질긴 설득에 아슈탈도 결국 일행에 참가한 것이었다. 하지만 아슈탈과 테크는 첫날부터 좌충우돌이었다. 그러다가 결국 오늘 아슈탈에게 시비를 건 건달을 아슈탈이 치게 되었고, 달려드는 주위의 건달들에게 테크가 욕설을 퍼부은 것을 기점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에 처한 것이었다.

“참 나‥ 실력만 좋은 바보들이라니까. ‥엇!?”

투덜대며 주위를 둘러보던 리마의 눈에 옥상에서 화살을 테크와 아슈탈에게 조준하고 있는 두 명의 남자가 들어오게 되었다. 리마는 자신의 품에서 급히 암기를 꺼내어 활을 든 두 명의 남자를 공격하려 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과연 닿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저런 바보들‥! 어서 피해–!!!”

“으아악–!!!”

순간, 비명 소리와 함께 옥상에서 시위를 당기던 두 남자가 자신들의 눈을 감싸쥐며 쓰러졌다. 암기를 던지려던 리마는 깜짝 놀라며 그곳을 향해 달려가 보았다. 그때쯤 건달들은 모두 도망쳐 있었고, 테크는 검을 거두며 자신들의 뒤쪽 건물을 향해 가는 리마에게 물었다.

“어이– 리마. 방금 전 왜 피하라고 했어?”

“시끄러워 멍청이!”

리마는 테크의 질문을 그렇게 억누르며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보았다. 두 남자는 아직도 쓰러져 고통에 신음하고 있었다. 리마는 이상하다 생각하며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주위를 둘러보던 리마는 두 남자가 사용했던 활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어엇!? 어, 어째서 이럴 수가‥?”

사내들이 사용하던 활의 시위가 모두 끊어져 있었다. 시위가 끊어지며 두 남자는 탄력에 의해 얼굴에 상처를 입게 된 것이었다. 리마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팔짱을 끼며 중얼거렸다.

“‥운이 좋은 것치고는 너무한데‥? 응?”

주위를 둘러보던 리마는 짙은 금발의 남자와 갈색 머리의 소녀가 검은 거마를 타고 어디론가 천천히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말이 꽤 크네‥.”

그런 후, 리마는 테크와 아슈탈이 운이 좋은 것이라 확신하고 다시 일행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에이‥ 돈 아까워. 이렇게 돈 던지면 복 달아나는데‥.”

지크가 씁쓸한 얼굴로 중얼거리는 것과는 달리, 그가 동전을 던져 활 시위를 끊는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한 라이아는 놀라움에 가득 찬 얼굴로 지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와아‥ 대단하네요 지크 오빠? 설마 그 거리에서 동전으로 보이지도 않는 시위를 끊을 줄은‥.”

그러자, 지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헤헷, 운이 좋았지 뭐. 자, 이제 여관이나 찾아보자. 카루펠도 피곤할 테고, 너도 어제 카루펠 위에서 자느라 피곤했을 거 아니야.”

그 말에, 라이아는 약간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진 않았어요, 지크 오빠 품에서 잤잖아요‥.”

그러자 지크는 한쪽 눈썹을 찡그리며 라이아의 머리를 주먹으로 살짝 건드리며 말했다.

“어허‥ 쬐끄만 게 못 하는 말이 없네. 그런 말은 나중에 어른이 된 다음에나 해. 네 나이 때는 그냥 고맙다고만 해도 된다구.”

“‥알았어요.”

라이아는 약간 풀이 죽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지크는 그런 것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다시 웃음을 지으며 여관들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어디 보자‥ 아, 저 여관이 좋겠군. 가자 카루펠.”

지크는 천천히 카루펠을 앞에 보이는 여관으로 몰고 갔다.

카루펠을 밖에 묶어 둔 지크는 라이아와 함께 여관 안으로 들어섰다. 마을에서 묶어 가는 손님이 없어서인지, 주인은 환한 얼굴로 지크를 맞아 주었다.

“어서 오십시오! 이 마을 최고의 여관, 락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고마워요 아저씨, 방 하나만 주세요. 침대 둘 있는 것도 좋고, 하나 있는 것도 좋고‥.”

그러자, 여관 주인은 의아한 눈으로 지크와 라이아를 번갈아 바라보았고, 라이아는 펄쩍 뛰며 지크에게 말했다.

“그, 그런!! 같은 방에서 어떻게 자요!!! 말도 안 돼!!!!”

그러자, 지크는 덤덤한 얼굴로 대답했다.

“어떻게 자긴, 침대 하나면 난 바닥에서 자고 넌 침대에서 자고 그러는 거지. 엇, 얘가 또 나이에 안 맞게 이상한 생각 한 거 아니야? 난 열다섯 살 꼬마에겐 관심이 없으니 걱정 말라구. 아저씨, 열쇠 줘요.”

“예? 아, 예‥.”

주인은 머뭇거리다가 결국 열쇠를 지크에게 건네주었고, 라이아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지크의 뒤를 불안한 얼굴로 따라가기 시작했다.

열쇠로 문을 열고 방 안에 들어선 지크는 들어서자마자 아이처럼 침대의 쿠션을 시험하며 즐거워했다. 라이아는 방에 들어오지도 못한 채 머뭇거리고 있었다.

“야, 침대 좋은데? 음‥ 하긴 뭐 네가 잘 것이지만‥. 근데 안 들어오고 뭐해?”

“예!? 아, 알았어요‥.”

라이아는 조심스럽게 지크를 바라보며 방 안으로 들어왔다. 상황을 아직 이해하지 못한 지크는 재킷을 벗어 옷걸이에 집어 던지며 말했다.

“피곤하면 먼저 자. 아직 해가 중천에 떴지만 피곤할 거 아니야.”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라이아는 사실 피곤하긴 했지만 이상하게도 먼저 자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그 나이 또래 여자아이들 사이에서도 ‘이야기’가 돌긴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크는 그렇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의자에 푹 눌러앉으며 라이아에게 말했다.

“음‥ 그건 그렇고, 너 어떻게 할 거니? 계속 날 따라다닐 수는 없잖아. 친척 중에 이 근처에 사는 사람 없어?”

“수도에 삼촌 내외분이 계시고요‥ 그 밖엔 잘‥.”

그러자, 지크는 한숨을 푸우 쉬며 고개를 저었다. 수도의 상황이 어떤지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였다. 지크는 머리를 긁적이며 계속 말했다.

“‥어쩔 수 없구나. 그럼 어떻게 할래? 다른 착한 아주머니 아저씨하고 같이 살래, 아니면‥ 여행하는 거라 치고 당분간 날 따라다닐래. 난 너를 위해서라도 전자를 권하고 싶은데‥.”

그 말을 들은 라이아는 고개를 숙인 후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사실 라이아는 후자를 택하고 싶었다. 무언가 자신을 끄는 것이 지크에게 있어서였다. 방을 같이 쓰자는 말을 들은 후 약간 미덥지 못하게 되긴 했지만‥. 라이아는 다시 고개를 들며 대답했다.

“‥생각해 보고 말씀드릴게요. 죄송합니다.”

“‥뭐, 죄송할 것 까지는 없지만‥ 알았어. 잘 생각해 봐.”

그리고 곧 침묵이 흘렀다. 지크는 눈을 감은 채 의자에 앉아 있었고, 라이아는 불안한 얼굴로 지크를 바라볼 뿐이었다.

‘‥어쩌지‥? 자고 싶은데‥.’

라이아는 살며시 자리에 누워 보았다. 하지만 잠을 자지는 않았다. 가끔씩 지크를 흘끔흘끔 바라보기가 바빴다.

순간, 문밖에서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꽤나 시끄러웠기에 지크는 눈을 뜨고 불쾌한 얼굴로 의자에서 일어섰다. 라이아는 지크가 일어서자마자 자는 척 눈을 감았다.

“젠장, 애 자는데 방해를 하네 저 녀석들‥ 두고 보자.”

지크는 투덜거리며 방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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