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422화
13장 [서부]
“‥서부? 그쪽은 블랙 프라임에 대해 반기를 들고 갈라선 쪽이 아니었나?”
바이칼의 물음에, 리오는 고개를 저으며 지도를 펼친 후 대답해 주었다.
“표면으로는 그런 것 같지만, 사실은 아니야. 사실 평야 지대가 많은 동부엔 블랙 프라임 정도의 대부대를 이끌 정도의 거대 군사시설이 들어서기 어려워. 지저 기지라면 모를까. 하지만, 서부는 그렇지 않지. 꽤 문명이 발달된 지금도 서부엔 사람이 살지 않는 험난한 산지나 습곡 등이 많이 존재하고 있어. 거대 군사시설 등을 만들기엔 딱이지. 그리고, 예전에 지크에게 들은 정보가 하나 있거든.”
리오의 입에서 지크의 이름이 나오자, 바이칼은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리며 들을 것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 단순한 녀석의 말을 옳다고 믿을 수 있다니‥넌 역시 대단한 자선 사업가군.”
그 말에, 리오는 속으로 웃음을 금할 수 없었다.
‘흥, 너야말로 대단하지‥.’
“너무 그러진 마. 그 녀석 그래 뵈도 예전에 BSP 대원으로서는 꽤 높은 직책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 녀석이 예전에 말하기를, 오래전에 BSP의 기지 건설 예정지역으로 잡혔다가 취소된 이른바 ‘명당’이 서부 어디엔가 있다고 해. 왜 취소되었는지는 그 녀석도 모른다고 했으니‥냄새가 나지 않아?”
바이칼은 별말이 없었다. 그런 반응이 나오면 거의 동의한다는 뜻이었으므로 리오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좋아, 결정했으니 이제 출발 준비하자고. 난 루이체와 마키를 불러낼 테니 넌 로비로 나가 있어.”
바이칼은 묵묵히 일어났고, 리오는 방 안을 대충 정리한 후 같이 방 밖으로 나섰다. 리오에게 방 열쇠와 돈을 받아든 바이칼은 리오가 루이체의 방으로 걸어가려 하자 그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리오는 바이칼을 흘끔 돌아보았고, 그는 약간 굳은 얼굴로 리오에게 천천히 물었다.
“‥어제‥나 조용히 잤나?”
리오는 바이칼의 그 말을 들은 순간, 자제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해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
“응? 무슨 소리야?”
리오가 내색하지 않고 깨끗이 대답하자, 바이칼은 고개를 다시 돌리며 중얼거렸다.
“‥아냐, 가봐.”
“흠‥이상한 녀석‥.”
완전 범죄일까, 리오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연극까지 곁들이며 루이체의 방으로 향했다. 리오가 멀리 사라지자, 바이칼은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후‥예전에 지크 녀석에게 걸린 것만 해도 치욕인데 저 녀석에게 직접 걸렸다면‥생각하기도 싫어.”
바이칼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1층 로비를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도중에, 바이칼은 자신의 갸름한 턱에 손을 가져가며 또다시 중얼거렸다.
“‥나도 술이 세진 모양인데? 포도주를 그 정도나 마시고 별 탈이 없었다니‥.”
그는 잘 띄우지 않는 미소를 희미하게나마 띄우며 다시금 내려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