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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469화


쨍–!!

“음!?”

얼굴에 반창고를 붙인 채 소파에 누워 과자를 먹으며 뭔가를 생각하던 지크는 부엌에서 뭔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오자, 용수철이 튀듯 재빨리 부엌으로 몸을 날렸다. 하지만 별 문제점은 없었다. 접시 하나가 깨진 것 빼고‥. 세이아는 손을 모아 입에 가져간 채 말없이 서 있었고, 지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부엌 안으로 들어가 깨진 접시를 주워 쓰레기통에 넣으며 세이아에게 물었다.

“이런 이런‥티베 아주머니가 또 뭐라고 할지 모르겠네요. 너무 피곤하셔서 그런 것 아니에요?”

“….”

세이아가 대답이 없자, 지크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지 세이아를 올려다보았다. 놀랍게도 세이아의 얼굴은 지크도 깜짝 놀랄 정도로 창백하게 변해 있었다.

“어? 가, 갑자기 왜 그러세요? 아, 의자에라도 잠깐 앉으세요!”

지크는 재빨리 의자를 빼 세이아 앞에 놓았고, 세이아는 비틀거리며 의자에 앉았다. 접시를 다 처리한 지크는 냉장고에 기대 서며 세이아에게 물었다.

“무슨 일 있으세요? 혹시 2일 전 챠오를 간호하실 때‥.”

그러자, 세이아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 아니에요‥이건 불길한 징조예요‥. 접시가 깨졌거든요‥.”

쿵!!

순간, 지크는 기대어 있던 냉장고에서 그만 미끄러졌고 세이아는 흠칫 놀라며 바닥에 쓰러진 지크를 바라보았다.

“괘, 괜찮으세요‥?”

지크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힘없는 미소를 지은 채 세이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헤‥헤헷‥. 저어‥TV를 너무 많이 보신 것 아닌가요‥? 접시 하나 놓쳐 깨졌다고 그게 꼭 불길한 징조일 수는‥.”

그때, 어디선가 바이론이 슬쩍 나타났고, 지크와 잠깐 눈을 마주친 바이론은 말없이 세이아를 바라보았다. 지크 역시 세이아를 바라보았고, 세이아는 고개를 저으며 지크에게 말했다.

“‥아니에요. 저희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는 날에도 어머니께서 접시를 깨셨고, 제가 제 동생 라이아와 헤어지던 날에도 제가 접시를 깼거든요‥. 이건 불길하지 않을 수 없는‥설마 리오 씨에게, 아니면 라이아에게 무슨 일이‥?”

그 순간, 지크는 깜짝 놀라며 세이아에게 소리치듯 물었다.

“자, 잠깐, 라이아가 세이아 씨 동생이라고요!?”

세이아는 지크를 보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부엌 밖에 서 있던 바이론은 손으로 얼굴을 덮으며 지크에게 물었다.

“‥네 녀석‥진짜로 지금까지 몰랐단 말인가?”

“응, 전혀 몰랐는데‥?”

지크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순진한 얼굴로 대답하자, 바이론은 곧 킥킥 웃으며 부엌 안에 있는 지크와 세이아에게 말했다.

“‥큭큭큭‥하긴, 애송이에게 많은 것을 바란 내가 멍청이겠지‥. 어쨌든‥불길한 징조라는 말은 맞을지도 모르지. 잘 봐라‥.”

바이론은 천천히 부엌 안으로 들어온 뒤, 세이아가 닦던 접시와 똑같은 접시를 빼든 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접시는 전혀 깨지지 않았다. 지크는 머리를 긁적이며 바이론에게 물었다.

“‥뭐하는 거야?”

바이론은 지크의 질문에 대한 대답 대신으로 떨어뜨렸던 접시를 다시 잡은 후 오른 주먹으로 그 접시의 중앙을 쳐 보았다. 접시는 간단히 깨져 나갔고, 바이론은 지크에게 말했다.

“이 접시는 머리 좋은 녀석들이 특별히 고안해 만든 접시다. 섬유 결합형 분체 자기라고도 하지. 접시 내부에 얽어져 있는 특별한 섬유 결합에 의해 떨어지는 충격을 접시 사방으로 분산시킨다. 이 세계의 시간으로 3년 전인가 120층 건물 위에서 충격 실험을 해 성공한 것으로도 유명하지. 결론은, 저 여자의 힘으로는 절대 이 접시를 깰 수 없다.”

“‥!!”

바이론의 말을 들은 지크는 흠칫 놀라며 바이론을 바라보았고, 바이론은 씨익 웃으며 깨진 접시를 염력으로 공중에 띄운 뒤 공중에서 빙빙 돌리며 계속 말했다.

“‥크크‥불길한 징조일 수 있다. 하지만‥뭐, 접시가 오래돼서 그럴 수도 있지‥크크크크크큭‥.”

지크는 여전히 놀란 표정을 지은 채, 바이론에게 나지막이 말했다.

“‥네 녀석‥생각보다 유식하군‥!!”

“‥크흣, 불길한 징조 때문에 놀란 것은 아니었군‥어쨌거나, 세이아라고 했나‥?”

바이론은 광기 어린 미소를 지은 채 세이아를 바라보며 물었고, 세이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예‥그렇습니다만‥?”

“‥네 어머니는 어떻게 되었지‥?”

바이론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세이아는 가만히 생각을 하다가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예‥어머니께선‥아버님과 함께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셨다고‥크크큭‥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아하하하하하핫!!!!”

그러자, 바이론은 갑자기 뒤로 돌아서서 부엌 밖으로 나가며 광소를 터뜨리기 시작했고, 세이아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자 지크가 조심스레 세이아에게 말했다.

“웃는 걸 참 좋아하는 녀석이죠. 이해해주세요.”

“예? 예‥”

바이론은 소파에 걸터앉은 채 계속 웃고 있었다. 그 순간, 넬의 방 문이 열리며 잠에서 덜 깬 넬의 모습이 튀어나왔고, 넬은 눈을 뜬 듯 만 듯한 상태로 바이론을 향해 소리쳤다.

“좀 다르게 웃어요 아저씨!!! 꿈이 악몽으로 바뀌었잖아!!!”


“호오‥그래요? 뭐, 좋아요. 당신께서 오늘은 보통 각오가 아니신 것 같으니 저도 정식으로 해드릴게요. 그럼‥!”

그 수수께끼의 여성은 공중을 향해 오른손을 내뻗었다. 그러자, 하늘에서 흰색의 빛이 구름을 뚫고 내려와 그 여성의 손에 내리꽂혔고, 그 빛은 천천히 물질화를 하기 시작했다. 완전히 형상을 갖춘 그 검을 본 리오는 눈썹을 움찔거리며 조용히 물었다.

“‥너 따위가 왜 이오스님의 [새벽의 검]을 쓰는 거지‥?”

그 여성은 빙긋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손바닥 위에 생겨난 새벽의 검을 잡은 뒤 리오에게 대답했다.

“린라우님께서 선물로 주신 것이에요. 뭐 어때요, 제가 쓰면 안 된다는 법 있나요? 호호호홋‥.”

그 대답을 들은 리오는 피식 웃은 뒤 눈에서 푸른 빛을 폭사하며 말했다.

“그래‥뭐, 잘됐어. 라이아가 그 검을 쓸 수 있을 이유는 없을 테니 안심하고 널 죽일 수 있게 되었어. 자아‥없애버리겠다–!!!!!”

쿠우우우웅–!!!!

엄청난 기류와 함께, 리오의 이마엔 회색의 무늬 두 개가 떠올랐다. 안전 주문이 풀렸다는 뜻이었다. 바이칼은 자신의 등 뒤에 달라붙어 덜덜 떨고 있는 시에의 엉덩이를 무슨 뜻인지 손으로 툭툭 치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열이 나긴 열이 났군‥안전 주문 1단계 해제 상태라면‥5분 정도 싸울 수 있을까? 저 여자‥.”

리오의 몸에서 기가 분출되는 압력에 의해 근처 약 500m 반경 안의 건물 유리창이 심하게 흔들리거나 파열되었고, 근처를 지나던 시민들 중에서도 쓰러진 사람들이 많았다. 리오가 엄청난 힘을 방출하며 자신을 쏘아보자, 그 수수께끼의 여성은 침을 꿀꺽 삼키며 중얼거렸다.

“호, 호오‥생각보다 대단하신데요‥? 큰소리 칠 이유가 있었군요‥.”

쿠우웅–!!!

순간, 엄청난 압력의 기합파가 그녀의 옆을 스치고 건물 벽에 틀어박혔고, 손을 앞으로 뻗은 리오는 씨익 웃으며 중얼거렸다.

“‥내가 큰소리친 것과 같이‥넌 이제부터 비명을 지르게 된다‥.”

“흥, 해보지 않고는 모르죠!!!”

둘은 곧바로 공중으로 치솟으며 대격돌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서, 프시케의 회복 주문을 받고 있는 루이체는 희미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오빠‥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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