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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474화


“왜 죽여야 할지 이유는 모르겠지만‥사라지시지 티베·프라밍‥!”

레이저 조준기와 소음기가 달린 권총으로 티베를 조준하던 괴한은 혀를 불쑥 내밀며 코트 안에 숨긴 권총의 방아쇠를 살며시 당겼다.

“앗, 티베 기자님 아니세요?”

그때, 얼굴에 여드름이 약간 난 소년들이 자신들의 방청석을 찾는 도중 티베를 알아보았고, 티베는 애써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소년들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티베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고, 티베는 속으로 짜증이 났으나 그녀도 자신이 남자들 사이에선 웬만한 연예인보다 팬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원래 성격을 꾹꾹 눌러가며 소년들과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할 수 없지. 이 44구경 정도면 저 여자 정도의 머리는 산산조각이 날 테지만 빨리 처리하는 수밖에‥.”

괴한은 놓았던 방아쇠를 다시 당겼고, 레이저 조준기로 티베의 목을 조준한 뒤 만약을 대비해 레이저 조준기를 껐다. 모든 준비는 완료된 상황이었다. 이제 손가락만 움직이면 그의 임무는 완수되는 것이다.

“욧, Check it out!”

순간, 그 괴한의 머리 위에서 어떤 청년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무언가가 위에서 내려옴과 동시에 괴한은 소리도 내지 못하고 위로 올라갔다. 소리없이 내려온 청년은 오른손 장갑 위에 묶은 보일 듯 말듯 한 강철재 실을 왼손가락으로 튕겨 끊었고, 올라갔던 괴한은 기절한 채 바닥으로 떨어졌다. 음악 소리가 하도 컸기에 그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는 방청객들에게 들리지 않았고, 청년은 방청석에 앉아 소년들의 열띤 취재에 반쯤 곤란해하고 있는 티베를 한번 본 후 고개를 푹 숙이며 힘없이 중얼거렸다.

“에구 바보‥아예 날 쏴주세요 하고 앉아 있네. 빨리 안 왔으면 어쩔 뻔했어‥.”

그때, 한 가수의 차례가 끝났고 즉시 사회자의 중간 멘트가 시작되었다. 그 사이 무대의 불은 꺼져 있었고 그것을 본 청년–지크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티베에게 빠르게 다가갔다.

“아, 그게‥그러니까 말이죠‥.”

소년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티베는 아무래도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도중, 안경을 쓴 한 소년이 안경을 벗으며 티베에게 물었다.

“아, 이런‥죄송하지만 손수건 있으세요? 안경에 이상한 것이 묻어서요‥.”

그 소년이 그렇게 부탁해오자, 티베는 겉으로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꿍얼대며 자신의 정장 주머니에 있는 분홍색 손수건을 꺼냈다.

‘빌어먹을 자식, 지 교복에다 닦을 것이지‥!!!’

그때, 소년이 갑자기 안경의 다리를 부러뜨린 후 칼처럼 끝을 잡은 뒤 티베의 목에 빠르게 가져갔고 갑작스레 벌어진 상황에 티베는 아무 반응도 할 수 없었다.

피잉–!!

순간, 티베는 자신의 몸이 공중으로 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또한 빠르게 방청석을 내려가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퍼억–!

무대 위 역시 빠르게 지나갈 때 자신을 옮기고 있는 누군가에게 무대 위에 있는 누군가가 부딪힌 것 같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자신이 지금 죽기 위해 가는 것인지 누군가에게 구조를 받는 것인지가 중요했다.

무대 세트를 휭하니 넘어 뒤쪽으로 들어간 누군가와 티베는 곧 멈추었고, 그 누군가는 씁쓸한 미소를 지은 채 티베를 바라보았다.

“쳇, 하여튼 피곤한 아가씨라니까‥.”

희미한 빛 덕분에 티베는 청년의 얼굴을 볼 수 있었고, 그제서야 티베는 안심한 듯 미소를 지으며 그 청년에게 안겨 들려 했다.

“역시 지크!!”

“앗, 잠깐‥네 옷에 피 묻으니까 가까이 오지 말아.”

지크가 오른팔로 자신을 막으며 그렇게 말하자, 티베는 깜짝 놀라며 지크의 몸을 두리번거렸고, 곧 그의 왼팔에 상당히 긴 상처가 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 아니 세상에‥!! 어떻게 된 거야 지크!!!”

그러자, 지크는 살짝 인상을 쓰며 당연하다는 말투로 대답했다.

“어떻게 된 거긴, 너 구하려다가 이렇게 된 거지‥쯧. 그 녀석들은 전문 킬러나 일본의 닌자(忍子:ニンジャ)들 같아. 면도날보다 날카로운 티타늄제 날로 된 안경 다리를 사용하는 것은 그쪽에서 자주 써먹는 방법이라구. 으‥쓰려. 독도 발라놨는데?”

“바, 발라놓다니? 광택도 나지 않았는데‥? 그리고 닌자가 뭐야??”

티베가 기자 근성을 발휘하며 질문을 던져오자, 지크는 오른손으로 티베의 머리 위를 약간 거칠게 만져주며 대답했다.

“쳇, 닌자들은 전령, 암살, 성 내부 방어 등을 맡는 전천후 집단이야. 그리고 그 녀석들은 자신들의 날이 있는 무기에 거의 다 독을 발라놓는데 원래 액체성의 독이 발라진 수리검은 상대방에게 제대로 날아가지 않고 날아갈 때 독물이 사방으로 튀기 때문에 효과는 없어. 하지만 설탕 등 과당이 섞여진 독이 발라진 수리검은 다르지. 마치 사탕처럼 물이 묻거나 열을 받으면 액체 상태가 되지만 평상시엔 고체거든. 그걸 뜨겁게 한 뒤 날에 발라두고 식히는 거야. 아주 얇게 바르기 때문에 베는 데에도 지장이 없고, 사람의 몸에 닿으면 날에 있는 독은 상처를 통해 재빨리 혈액 안으로 녹아 들어가지. 강의는 이쯤 해 두고‥으윽‥뒤로 물러서. 피를 뽑아내야겠어‥.”

티베는 즉시 뒤로 물러섰고, 지크는 상처가 난 왼팔에 기력과 힘을 가했다. 그러자, 지크의 상처에선 검푸른 피가 솟구쳤고 붉은 피가 나오자마자 지크의 상처는 빠르게 아물어 갔다. 팔을 움직여본 지크는 만족한 듯 씨익 웃으며 티베에게 말했다.

“자아 자아, 갑시다 아가씨. 한 곳에 계속 있으면 위험해.”

“응? 으응‥.”

순간, 흰색의 그림자 여럿이 둘의 주위를 감쌌고, 지크는 움찔하며 그들을 둘러보았다. 겉으로 보기에 분명 교복을 입은 소년들이었지만, 눈빛만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지크는 씨익 웃으며 티베를 자신의 앞에 바싹 붙인 채 중얼거렸다.

“자식들‥닌자였군. 총을 쓰는 클리너까지는 이해를 하겠는데 왜 너희들이 끼어든 거지? 이 형아가 궁금한데 말해주지 않으련?”

그러나 소년들은 말이 없었다. 대신 등에 감추고 들어온 소태도(小太刀)를 꺼내들 뿐이었다. 지크는 어깨를 으쓱이며 할 수 없다는 듯 또다시 중얼거렸다.

“뭐‥좋아, 대답이 그렇다면 할 수 없지. 헤헤헷‥Do it!!”

지크는 거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왼팔을 강하게 뻗으며 사방으로 휘둘렀고, 순간 이상한 느낌을 받은 소년들은 공중으로 몸을 솟구쳤다. 그러자 지크는 씨익 웃으며 자신의 왼팔을 강하게 당겼다.

“닌자라면 사정 봐 주지 않아!!”

지크가 왼팔을 당김과 동시에, 일곱 명의 소년 중 다섯 명의 목이 몸과 따로 떨어졌고, 나머지 두 명의 소년은 동료가 당한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중에 뜬 채 티베를 향해 소태도를 내리쳤다.

타악!!

“욧차!!”

그때, 지크가 어느새 손가락에 감은 피아노 선을 풀고 공중에 뛰어오르며 두 소년의 머리를 손으로 움켜쥐었고, 그 상태에서 공중제비를 한 바퀴 돌았다.

퍼걱–!!

지크의 공중 회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그 힘에 의해 목이 비정상적으로 뒤를 향해 꺾인 소년들은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고, 지크는 손을 털며 가볍게 바닥에 착지했다.

“헤헷‥인간의 모습으로 나에게 덤빈다는 것은 자살행위라구. 어이 티베, 이제 가는 게‥.”

그러나, 서 있어야 할 티베는 자신의 눈앞에서 다섯 명의 목이 날아가는 모습을 본 직후 기절해 버렸고, 그 모습을 본 지크는 혀를 차며 티베를 어깨에 멨다.

“이런 이런‥하여튼 짐 덩이라니까. 그건 그렇고‥그 여자 괜찮을지 모르겠네‥?”

지크는 머리를 긁적이며 재빨리 세트 뒤에서 빠져나갔고, 그 사이 쇼 프로 사회자의 중간 멘트가 끝나 무대의 화려한 조명이 다시 켜졌다. 사회자는 여느 때처럼 힘 있는 목소리로 가수의 이름을 크게 외치며 소개했다.

“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프랑스, 아니 전 유럽 최대의 아이돌 스타, 맥·베리 양의 순서입니다–!!!”

그러나, 방청객에선 박수 소리는커녕 괴성도 터져 나오지 않았다. 이상하게 생각한 사회자는 슬그머니 무대를 바라보았고, 그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분명히 서서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할 여자 가수가 코에서 피를 흘리며 바닥에 기절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대에서 난리가 났을 무렵, 청소를 맡은 청년이 모자를 뒤로 돌려 쓰며 피곤한 얼굴로 세트의 뒤로 향하고 있었다. 브러시로 바닥을 닦던 청년은 붉은색의 액체와 교복으로 보이는 옷이 바닥에 널려 있자 브러시로 바닥을 내려치며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아, 아니! 어떤 소품 담당 자식이 여기에 소품을 흘린 거야!!! 게다가 이 피 비슷한 액체는 또 뭐야!!! 빌어먹을 녀석들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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