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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486화


“으악!! 이건 악몽이야!!!! 가까이 오지 마!!!”

“뭐가 악몽이야 오빠!!! 오래간만에 본 동생에게 그럴 수 있어!!”

“이런 이런‥아, 마침 계셨군요 세이아 양.”

“료! 료! 식사다 식사!!!”

“시끄럽군‥크크크크큭‥.”

“‥난 호텔로 가겠어.”

티베를 찾아 먼 길을 오느라 피곤에 지쳐 티베의 방 침대에서 잠을 자던 케톤은 밖에서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자 눈을 희미하게 뜨고 일어나 슬며시 문을 열어 보았다.

“아, 아니‥!?”

문 밖 거실엔 새로운 식구가 여섯이나 불어 있었다. 집의 주인인 티베는 말도 안 된다는 듯 지크를 보고 소리소리치고 있었다.

“아니, 이 집이 무슨 난민 수용소인 줄 알아!! 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온 거야!!”

그러자, 지크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티베에게 중얼댔다.

“‥그걸 왜 나에게 따지는 거지‥?”

“어쨌든!! 그리고 왜 미리 전화를 안 해주셨어요 리오 씨!”

리오는 사실 피로가 극에 달한 상태였으나 의지로 참으며 미안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거린 후 대답했다.

“아, 그게요‥그쪽에서 급히 달려오는 바람에‥.”

소리소리치는 티베의 모습을 본 바이칼은 여유 있게 소파에 앉고 세이아가 가져다준 음료수를 들이킨 후 조용히 중얼거렸다.

“‥더 시끄러워졌군‥. 본성이겠지만‥.”

리오는 곧이어 시에에게 손짓을 했고, 시에는 즉시 리오의 등과 어깨에 찰싹 달라붙었다. 리오는 시에의 진홍색 머리카락을 손으로 만져주며 시에를 모르는 모두에게 소개를 했다.

“음‥이 아이의 이름은 시에라고 합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생명체죠.”

사실, 입장을 바꿔놓고 보자면 상당히 충격적인 말이었지만 시에에겐 그런 것이 없었다. 그녀는 활짝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다 맞다!!”

리오는 계속 말을 이었다.

“블랙 프라임의 서부 기지를 알고 있었지만 사정상 포기하고 아이만 데리고 왔지요. 꽤 오랫동안 우리와 같이 있어야 할 것 같으니 모두 잘 부탁합니다.”

그 말에, 제일 먼저 시에에게 자신을 소개한 사람은 지크였다. 꽤나 호기심이 가서였다. 지크는 시에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자신을 소개했다.

“헤헷, 난 지크라고 한단다. 잘 부탁해.”

그러자, 시에 역시 지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알았다!! 지쿠!! 지쿠!!”

어린아이에게 머리를 쓰다듬 당한 지크는 뒤로 조용히 물러서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지쿠‥? 차라리 슬라이더라고 하지‥젠장.”

그렇게 서로 소개를 하는 동안 바이론은 다시 베란다로 슬며시 사라져 들어갔다. 그런 분위기와는 잘 맞지 않는 성격이었고,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서였다.

여섯 명이 모두 부엌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 지크는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던 중 신기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그러고 보니 음식이 딱 들어맞잖아‥? 세이아 씨가 저들이 올 것을 어떻게 알았지?”

그때, 식사를 일찍 마친 바이칼이 지크의 반대편에 앉으며 중얼거렸다.

“‥아직 살아 있었군 바보 너구리‥.”

바이칼의 시비조 말에, 지크는 질 수 없다는 듯 씨익 웃으며 바이칼에게 말했다.

“호오‥그러는 [미인]께서는 리오에게 자신의 변신 비밀을 안 들키셨는지 궁금하군 그래. 그 녀석이 저녁 같이 안 하겠냐고 유혹 안 하든? 쿠쿠쿠쿠‥.”

“‥!!!”

바이칼은 곧 입을 다물었고, 지크는 킥킥 웃으며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려갔다.

프시케와 루이체, 마키가 부엌에서 나간 후 남은 사람은 시에와 리오, 세이아뿐이었다. 시에는 그야말로 신나게 음식을 먹고 있었고, 리오는 식사를 다 한 후 자신의 앞에 앉은 세이아를 바라보았다.

“오늘은 특별히 신경 쓰신 것 같군요 세이아 양. 이렇게 미리 만들어 주실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요?”

그러자, 세이아 역시 웃으며 말했다.

“네에‥전 리오 씨가 오실 줄은 사실 몰랐어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음식을 이렇게 하고 싶어져서‥정말 잘 됐네요.”

“‥예. 그런데, 집이 꽤 부서진 흔적이 있군요. 근처도 그렇고‥.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그러자, 세이아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며칠 전 갈색 머리의 여자와 악마 한 명이 집을 습격했었어요. 다행스럽게도 잘 넘어갔지만‥악마와 그 여자는 절 노리고 왔었답니다. 왜 절 노리고 왔었는지는 자세히 모르겠네요.”

그 말을 들은 리오는 잠시 눈을 아래로 내렸다가 다시 세이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 좋은 일은 아니었군요. 어쨌든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네. 아, 그런데 리오 씨‥어딘가에서 바닷물 냄새가 나는 것 같네요‥?”

그러자, 리오는 아차 하며 자리에서 즉시 일어서서 욕실로 향하며 세이아에게 말했다.

“아, 죄송합니다. 오다가 좀 문제가 생겼었거든요. 그럼 좀 실례‥.”

세이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모두가 사라진 부엌에서 그녀는 조용히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상당히 많은 일거리였지만 그녀는 불평하지 않았다. 오래 기다렸던 누군가를 만난 듯, 그녀는 행복한 표정으로 식기들을 닦고 있었다.


「‥계획을 어느 정도 눈치챈 모양이군. 모두 그곳에 모일 줄이야‥.」

「‥가즈 나이트만 세 명이고, 용제까지 끼어 있습니다. 용제가 직접적인 개입은 안 하고 있다 하더라도 제일 위험한 존재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아무래도 그녀 혼자로는 힘들 것 같군요. 맨티스 퀸이라도 지원해준다면 좋을 텐데‥.」

「‥동방 대륙엔 휀·라디언트까지 나타났다. 다른 가즈 나이트라면 몰라도 그 녀석은 지금까지 신계, 마계, 인간계, 지옥계를 모두 합해서 신 말고는 그 녀석을 이긴 존재가 없는 녀석이야. 물리적인 공격력으로 따지자면 리오라는 녀석이 더 앞서겠지만 휀이라는 녀석은 경험과 냉혈한 성격 등등‥무시 못할 존재다. 나에게 정보를 주신 악마왕 메피스토님께서 그러시더군. 그 녀석만큼은 주신이 검을 들고 돌아다니는 것과 똑같다고. 물론 지금은 안전 주문이라는 것이 풀리지 않아 약하겠지만 상대하기는 제일 까다로울 것이다.」


“‥그렇겠지.”

코트를 벗고 슈렌 등과 함께 식사를 하던 휀은 그 전의 린스의 말에 그렇게 답했고, 린스는 화를 참지 못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휀에게 소리쳤다.

“뭐가 그렇겠지야! 네가 아무리 가즈 나이트라고 해도 난 한 나라의 공주라고!! 그리고 내 옆에 계신 이분은 한 나라의 여왕이시고!! 예를 지키면 좋겠어라고 하니까 그렇겠지? 종신형에 처할 수도 있어!!!”

그러자, 휀은 손으로 코 밑 부분을 받친 채 언제나 변함없는 무감정의 눈으로 린스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뭐, 좋을 대로‥.”

결국엔 린스도 질려버렸는지 의자에 주저앉아버렸고, 옆에 앉아있던 슈렌이 린스에게 조용히 말했다.

“‥고정하십시오.”

그 말을 들은 린스는 허무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잠시 후 손가락으로 식탁을 두드리며 불만이 가득 쌓인 말투로 중얼거렸다.

“쳇, 말 재미없는 녀석들만 쌓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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