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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冬天) – 355화


형산파에 도착해서 이 노사에게 찾아간 동천 일행은 앞마당에서 야채를 재배하고 있는 한 노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척 보아도 문사 차림의 노인은 다소 낡은 옷소매를 걷어 부치고 밭에 거름을 주고 있는 중이었다.

“실례합니다, 어르신.”

부드러운 인상의 노인은 고개를 들어 동천에게 말했다.

“손님인가, 잠시만 기다리거라.”

여유자적한 몸가짐으로 꼼꼼히도 거름을 주고 난 노인은 거름통을 모두 비우고 나서야 밭에서 나왔다. 노인은 연장자인 중소구에게 물었다.

“그래, 무슨 일로 찾아왔는가.”

중소구는 노인에게 대답했다.

“볼일은 본 대인이 아니라, 여기 있는 이놈이오. 그러니 이놈에게 물어보시구려.”

노인은 눈살을 찌푸린 후 동천 쪽을 바라보았다. 동천은 미리 준비하고 있던 소개장을 꺼내들어 노인에게 건네주었다.

“이 노사님이시죠? 이것은 제갈세가의 한 노사님께서 보내주신 것입니다.”

노인은 의외라는 얼굴을 하고 소개장을 받아들었다.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간혹가다 동천의 얼굴을 쳐다본 노인은 이내 소개장을 접고 소매 속에 집어넣었다.

“이 내용이 진배없는가?”

그렇다고 대답할 뻔했던 동천은 한 노사의 당부가 떠올라 올바른 대답을 할 수 있었다.

“예, 진배 있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노인은 동천 혼자만 안으로 들어오라고 명했다. 방 안에서 동천과 마주앉은 노인은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내가 이영환이 맞다. 그것을 녹이는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동천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대꾸했다.

“예, 노사 어르신.”

돌연 한숨을 푸욱 내쉰 이영환은 꺼내고 싶지 않은 물건을 꺼내듯 그러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그 친구에게 자세한 사항을 들었다 하니, 숨기지는 않겠다. 자용검(紫湧劍)은 분명 만년 오행 한철로 만들어진 것이니까.”

마음만 급했던 동천은 더럽게도 질질 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노련한 동천이 그런 문제에 있어서 실수를 하겠는가? 그는 짐짓 감탄의 표정을 지었다.

“아? 그것으로 만들어진 검의 이름이 자용검이었군요?”

“그렇지, 용수천(湧水川)이라는 곳에서 만들었다 하여 자부도의 자(紫)와 그곳의 용(湧)자를 합쳐 지은 이름이지.”

동천은 점점 그 실태를 드러내는 시점에서 크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적당한 목소리를 만들어 물었다. 이는 상대의 흥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서였다.

“용수천이라 함은 어디의 용수천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이영환은 머뭇거리지 않고 가르쳐주었다.

“태양군도(太陽群島).”


동천이 들어간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나올 생각을 않자 중소구는 투덜대며 맨땅에 주저앉았다.

“아깝다, 아까워….”

그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도연이 물었다.

“무엇이 그리도 아깝다는 말씀이십니까?”

“들었는가? 그냥 혼잣말일세.”

중소구는 말해줄 내용이 아닌지라 별거 아니라는 표정으로 얼버무렸다. 그러나 그 속내까지도 그렇지만은 않았다.

‘그 녀석을 어떻게 해서라도 그 형운곡에 데려가야겠다. 이번이 아니면 기회가 없지 않은가. 그래, 꼭 그래야겠어.’

내심 다짐한 그는 동천이 나오자 자리를 털고 일어나 물었다.

“알고자 하는 것은 알아냈느냐?”

동천은 약간 구겨진 얼굴로 대답했다.

“가르쳐주긴 했는데 약간만 가르쳐주었어요. 내일 마저 가르쳐준다고 그때 다시 오래요. 그런데 말하는 것으로 봐서는 내일이 아니라 한 일주일은 걸릴 것 같아요. 본론으로 들어갈 듯 하다가 옆으로 빠지고, 또 잘 가는 듯 싶다 보면 어느새 옆길이고. 아주 답답해 죽을 뻔했다니까요?”

형산파에 남아있어야 할 명분이 필요했던 중소구는 기쁨을 금치 못했다.

“그래? 하하, 차라리 잘된 것일 수도 있다.”

동천은 눈을 부라렸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본 대인의 말씀은 어차피 가르쳐줄 것이 분명하니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것보다 여기에 계속 남아있다 보면, 그 형운곡에 관한 소식을 접할 수도 있을 것이 아니더냐.”

서로 의미는 다르지만, 마찬가지로 형운곡에 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동천은 대번에 밝게 웃었다.

“맞다, 그러면 되겠구나!”

도연은 그들 사이에 급히 끼여들었다.

“되긴 뭐가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쓸데없이 가봤자 아무 이득이 없는 곳을.”

동천은 코방귀를 뀌었다.

“나 참, 사람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꼭 득실을 따져가며 사냐? 때로는 모험도 필요한 거고, 또 쓰디쓴 사랑의 추억도 필요한 법이야. 알겠냐?”

중소구는 어린놈이 못하는 말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한 배를 탄 이상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로 마음먹었다.

“간만에 맞는 소리를 하는구나. 도 소형제, 이 부분만큼은 본 대인도 동감이네. 대개 무림인들이란 언제 어디에서 생을 마감할지도 모르는데, 그럴 때마다 살아남는 자들을 보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이네. 그것이 무엇인줄 아는가? 바로 경험일세. 그것이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지대한 도움을 준다는 말일세.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펼쳐질 형운곡의 경험은 충분히 의미 있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지.”

이들의 의지가 생각보다 대단하자 도연조차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나 마냥 허락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좋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돌아오신 그분들이 일을 잘 해결하고 돌아오시면, 그곳으로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인지해주십시오.”

“물론이네.”

“그러지, 뭐.”

둘은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일주일 동안 들락날락거리며 조금조금씩 정보를 얻어냈던 동천은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영환에 대해 한 가지 결론을 내릴 수가 있었다.

‘이 노인네…. 그 동안 심심했나 보구나.’

그런 동천의 생각은 반만 맞은 것이었다. 이영환의 입장에서는 다 큰놈들만 대하다가 어린놈과 이야기를 나누자 재미가 들린 나머지, 조금이라도 더 붙잡아두고 싶은 생각에 찔끔찔끔 일러주었던 것이었다. 각설하고, 이야기를 들려준 지 열흘을 끝으로 만년 오행 한철을 녹이는 방법을 전부 가르쳐준 이영환은 시원섭섭한 표정으로 동천을 내보냈다.

“히히, 그런 것이었구만?”

형산파의 배려로 숙식 제공을 받고 있었던 동천은 도연과 함께 돌아가며 후련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도연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내일 하시더니 결국에는 전부 알아내셨나 보군요.”

동천은 기분 좋게 도연의 옆구리를 찔렀다.

“짜식, 눈치 하나는 빠르다니까?”

혼자 고개를 끄덕인 도연은 조용히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이제 제갈세가로 되돌아가는 일만 남았군요.”

그 말에 도연 쪽으로 고개를 돌린 동천은 게슴츠레한 눈빛을 보냈다.

“후후, 이 몸께서 형운곡에 관한 것을 잊고 계신 줄 알았더냐? 그것이 해결되면 자연히 돌아가게 될 터이니, 너무 조급하게 굴지 말거라.”

도연은 주군의 마음을 돌이킬 수 없음을 깨닫고, 이렇게 된 이상 그들이 잘 해결해서 돌아오기를 바랐다. 그리고, 나흘 뒤에야 돌아온 형산파의 삼대 제자들은 윗분들에게 보고를 마친 뒤 동천 일행에게 찾아왔다.

“막내에게 소식을 들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저희들의 안부가 궁금하여 아직도 떠나지 못하고 계셨다고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송학도가 포권을 취해 인사해주자 동천을 비롯한 도연과 중소구도 그의 인사를 받았다. 그후 성질이 급한 중소구가 말했다.

“그래, 갔던 일은 잘 되었는가?”

송학도는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덕분에 잘 해결되었습니다.”

중소구는 크게 실망한 얼굴을 했다. 그들이 실패를 했어야 일이 술술 풀려나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자세히 물었다.

“그렇게만 말해주면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재미가 없지 않은가. 그간의 일들을 재미있게 풀어서 들려주게나.”

송학도 등은 갑자기 중소구가 실망한 표정을 지어 왜 저러나 했는데, 알고 보니 그러한 이유이자 금세 즐거워져 생동감 있게 그때의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말재주가 제법 뛰어났던 운환이 그 역할을 맞았다.

“저희들은 닷새에 걸쳐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하루 동안 정보를 수집하고 조심해서 약초꾼들이 지나다닐 만한 곳들을 찾아다녔죠.”

그때 어김없이 동천이 물었다.

“저희와 헤어질 당시에는 형운곡으로 간다고 했으면서 그곳이 아닌 다른 곳들을 찾아다니신 이유는 뭡니까?”

운환은 제법 정곡을 찌르는 동천의 질문에 감탄하며 말했다.

“처음부터 형운곡에 들어갈 수도 있었는데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곳이라 주변을 먼저 확인해본 것입니다. 됐습니까?”

답변을 들은 동천이 뭐라고 하겠는가. 됐다고 하지. 그래서 다시 이야기를 시작한 운환은 결국 찾을 수가 없어 형운곡에 찾아갔다고 말했다.

“그곳으로 가보니, 으시시한 게 절로 꺼려지게 만들더군요.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언제 독물들에게 물릴지 모를 그러한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거기에서 마녀라 불리는 여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백발이 치렁치렁한 그녀는 생각보다 젊어 우리를 놀라게 했죠. 그러나 알고 보니, 주안술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노파였습니다. 그 노파는 우리들에게 무슨 이유로 침입했냐고 묻고는 다짜고짜 손을 썼습니다.

창피하게도 우리는 얼마 버티지도 못하고 제압당했죠. 그러나 우리가 형산파의 사람들이고 약초꾼들을 찾다가 그곳으로 흘러 들어오게 되었다고 말해주자 순순히 놓아준 뒤, 되려 약초꾼들이 있는 곳까지 가르쳐주었습니다. 그 노파가 일러준 곳에 당도하여 형운곡의 경계선에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약초꾼들을 발견한 우리는 그들이 독물에 물려 생명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마을로 내려와 치료를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일을 해결한 것이지요.”

중소구와 도연은 잘 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동천은 아직 그럴 마음이 없었다.

“헌데요. 그때쯤이면 그들이 실종된 지 꽤 되었을 즈음인데, 독물에 물린 그들은 어떻게 살아있었던 겁니까?”

운환은 다시 한번 놀라며 대답해주었다.

“그 부분에 관해서는 생략하려고 했는데 공자의 예리한 안목에는 어쩔 수가 없군요. 약초를 캐다 수사슴을 발견한 그들은 크고 웅장한 수사슴의 뿔이 탐이나 형운곡에 들어온지도 모르고 계속 쫓아갔다고 합니다. 그러다 모두들 독물이나 독충에 물렸고 말입니다. 다행이 잡다한 약초들을 보유하고 있었던 덕분에 제때 치료를 하긴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되돌아가려고 해도 계속 똑같은 길만 나왔다고 하더군요. 진법에 빠진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가다가다 독물들에게 당하고 또 당하면서 저희들이 도착할 때까지 근근히 버티고 있었다는 거였습니다. 참고로 우리가 그들을 노파에게 데려가지 않은 이유는 그 노파가 그들의 위태로움을 알면서도 죽도록 내버려두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운환의 이야기가 끝나자 중소구는 기뻐하며 말했다.

“결국에는 그 노파를 어찌해보지도 못하고 돌아왔다는 말이로군!”

송학도 일행은 중소구가 노파에게 제압당했던 자신들을 비웃는 줄 알고 대번에 불쾌해했다. 왜 갑자기 불쾌해하는지 몰랐던 중소구는 곧 깨닫고 자신이 기뻐한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그러자 그들은 금세 오해를 풀었다.

“하하, 그런 줄도 모르고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걸음을 삼가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저희만 해도 진입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거든요. 더군다나 결정적으로 그 괴팍한 노파가 엄청난 고수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저희들은 운 좋게 되돌아왔지만 대인의 일행께서는 어찌 될지 장담을 못하니까요.”

중소구는 내심 ‘너희들은 애송이들이라 제압을 당한 것뿐이다.’라고 비웃었다. 그러나 겉으로는 호쾌하게 웃으며 생각을 바꾸겠다고 말해주었다. 그들과의 술자리를 마치고 문밖까지 배웅해준 동천은 중소구에게 물었다.

“정말 안 갈 거예요?”

중소구는 씨익 웃었다.

“흐흐, 그럴 리가 있겠느냐. 저 아그들에겐 그저 안심하라고 그렇게 말해준 것뿐이란다. 설마, 네놈이야말로 이제와 꽁무니를 빼려는 것은 아니겠지?”

“히히, 물론 아니지요.”

그들은 서로를 마주보며 아주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는 일체감을 맛보았다.


다음날 아침, 서둘러 형산파를 떠난 동천 일행은 그 목적지를 형운곡으로 잡았다.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찾아간 그들은 9일째가 되는 날 마침내 멀리서나마 보이는 형운곡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근 마을에서 그곳까지 그들을 안내해준 노인은 더 이상 못 가겠다고 말한 뒤, 수고비를 받고 도망치듯 산을 내려갔다. 그것을 지켜본 도연은 일부러 들으라는 듯 선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형운곡의 악명이 꽤나 드높은 모양입니다. 저 할아버님의 말씀으로는 들어갔다가 살아 나온 사람을 본 적 없다고 하니까요.”

도연은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돌아가자는 표현을 우회적으로 말한 것이었다. 그러나 씨알도 먹히지 않는 소리였다. 중소구는 당당히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그런 놈들이야, 무공도 모르는 촌부들이었으니 그런 것 아니겠는가. 허나, 우리들은 어떠한가. 출중한 실력을 겸비한 고수들이 아닌가. 문제될 것은 하나도 없다네. 안 그러냐?”

동천은 중소구의 말을 받았다.

“물론이지요. 고수 둘에 초고수 한 분이시면 그깟 늙은 노파쯤이야 간단히 처리할 것이 아니겠습니까.”

여기에서 고수 둘은 도연과 중소구였고, 초고수 한 분은 당연히 동천 자신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중소구는 동천이 말한 초고수가 자신을 지칭한 것인 줄 착각하고 기분 좋게 웃었다.

“프하핫, 그렇지! 네가 요즘 들어 본 대인의 마음에 쏙 드는 말만 해주는구나!”

가는 한숨을 내쉰 도연은 웃느라 정신없는 중소구에게 말했다.

“해가 지고 있으니 가능한 빨리 도착해야 할 듯싶습니다. 그래야 형운곡 부근에서 밤을 지새고 아침에 들어가지요.”

해가 저물고 있는 것을 바라본 중소구는 도연의 말에 따랐다.

“그래야겠네. 저녁때 움직이면 사물을 분간하기 어려워 큰일이니까.”

신법을 사용해 두어 개의 산을 넘어간 그들은 다행히 제때에 도착하고자 하는 곳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곳에 오는 동안 은근히 경공을 자랑하고 싶었던 동천은 제일 앞서 달려가다가 하마터면 사람들을 잃어버릴 뻔했다. 그 뒤로 그는 적정 선을 유지해 가며 따라가는 조심성을 보였다. 중소구는 생각이 없다면서 동천을 꾸짖었지만 속으로는 정말로 빠른 놈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자자, 각자 두 시진씩 망을 보기로 하고 잠을 청하도록 하지. 먼저 본 대인이 망을 서겠으니, 도 소형제는 두 번째로 망을 보고 마지막은 네놈이 맡거라.”

동천은 자신이 마지막이자 당장에 망을 보지 않아서 좋아했지만 막상 그때가 다가오자 죽을 맛이었다.

“에구, 졸려. 눈이 감기네.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별 셋, 나 세에에에에……, 쿠울.”

그때 누군가 건드려서 재빨리 정신을 차린 그는 그 상대가 도연이자 하품을 참고 말했다.

“나 안 잤어.”

참으로 뻔뻔한 대답이었지만 도연이 원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졸린 시간에 망을 보았더니 지금은 잠이 안 옵니다. 괜찮으시면 제가 계속 망을 보겠습니다.”

이게 웬 떡이냐 싶었던 동천은 주저 없이 허락했다.

“네가 그렇게까지 원한다면 이 몸 하나 희생해서라도 부탁을 들어줘야겠지. 암, 그렇고 말고. 히히, 그럼 수고해.”

도연은 자리를 찾아 기어들어 가는 주군에게 대답했다.

“예, 주무십시오.”

그런 이유로 동천의 몫까지 떠맡아 밤을 지새운 도연은 아침이 되자 중소구를 깨웠다. 동천의 경우는 이른 아침의 운기 조식이 습관이 되어버려 깨우지 않아도 지 스스로 잘도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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