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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631화


“이봐, 이봐!! 과자가 다 떨어지겠다구, 얼른 싸워!!!”

한참 구경을 하고 있던 레베카는 지크와 리오가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자 과자 봉지를 치켜 올리며 소리쳤고,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 츄우와 아란은 말없이 둘을 주시할 뿐이었다.

그때, 지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고, 그는 뒤로 재빨리 물러서며 리오와의 거리를 더욱 벌렸다. 그러나 리오는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오직 지크의 움직임을 볼 뿐이었다. 리오에게 일순간 반격받지 않을 정도로 거리를 만든 지크는 곧 무명도를 뽑았고, 허리를 크게 돌리며 칼로 바닥을 내리쳤다.

“사백식, 비사격추–!!!”

폭음과 함께, 지크가 내려친 땅으로부터 수십 개의 바닥 파편들이 리오를 향해 날았다. 그러나 리오는 피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는 왼손에 기를 넣은 뒤 앞쪽으로 강하게 휘둘렀고, 곧 그의 앞엔 부채꼴의 폭발이 일어나 날아오는 파편들을 막아 주었다. 그 즉시, 리오는 아무것도 없는 오른쪽을 향해 크게 돌려차기를 가했고, 갑자기 그의 발 끝에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이런–!!”

보이지 않을 정도의 스피드로 리오의 오른쪽을 노리려던 지크는 리오의 차기를 양손으로 막은 채 나타났고, 리오는 곧바로 뒤로 물러서며 지크에게 말했다.

“넌 백스텝을 할 때 언제나 상대방의 오른쪽을 돌지. 패턴을 좀 바꿔봐.”

“‥쳇‥!”

지크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무명도를 빼 들고 리오에게 돌진해 들어갔고, 곧 둘은 엄청난 난타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무명도의 푸른색 잔광과 디바이너의 보라색 잔광은 보통 사람의 눈엔 수십 개로 보일 정도로 어지러이 춤췄고, 둘의 하반신 역시 상대방에게 하단을 허용하지 않도록 먼지를 일으키며 재빨리 움직여 갔다.

“타아앗–!!!!!”

“하앗–!!!”

파앙–!!!!!

순간, 둘의 회심의 일격이 중간에서 충돌했고 그 충돌 장면을 눈으로 본 아란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지크라는 남자‥졌어.”

아란의 말이 무슨 뜻일까. 일격이 충돌한 순간, 지크의 몸은 크게 흔들렸으나 리오의 몸은 흔들리지 않았다. 휘두르는 속도가 같은 상황에서 힘이 밀린다는 말은 상당히 불리하다는 소리와 같았다.

지크는 재빨리 뒤로 물러섰고, 리오 역시 적당한 거리를 두기 위해 뒤로 물러섰다. 자세를 취한 채 가만히 지크를 바라보던 리오는 곧 양손으로 디바이너를 잡은 뒤 자세를 낮추었고, 몸에서 기를 뿜어내며 지크에게 말했다.

“이번엔 내가 간다. 각오해라 지크!!!”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리오는 엄청난 속도로 지크에게 돌진하기 시작했고, 지크는 무명도를 든 손에 힘을 넣으며 잔뜩 긴장을 했다.

‘‥온다‥! 헬즈 타임‥!!’

둘의 간격이 밀착되었다고 보인 순간, 둘의 모습은 돌풍과 함께 사라졌고 보이는 것은 붉게 변한 디바이너의 검광 뿐이었다.

‘1‥2‥3‥4‥!’

아란은 둘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초를 세어 보았다. 헬즈 타임은 4초 동안 상대방에게 모든 각도로 공격을 퍼붓는 난타성 기술이었다. 정확히 4초 후, 리오는 왼손에 검을 든 채 다시 모습을 드러냈으나, 지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둘의 모습을 볼 수 없었던 리진과 챠오, 그리고 넬은 깜짝 놀라며 지크를 찾기 위해 사방을 둘러보았으나, 지크의 모습은 얼마 있지 않아 나타났다.

털석–!!

리오의 마지막 일격에 공중으로 튕겨져 날아간 지크는 리오의 뒤쪽에 힘없이 떨어졌고, 리오는 자세를 푼 후 지크를 돌아보며 말했다.

“무리하지 마 지크. 갑자기 강해진다는 것은 욕심이야.”

“….”

지크는 대답이 없었다. 바닥에 엎드린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리오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으나, 지크에게 다가가진 않았다. 만일의 일격을 얻어맞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봐주기 없기로 했잖아 이 녀석‥!!”

곧, 지크는 엎드린 채 그렇게 말했고, 리오는 힘겹게 일어나는 지크를 보며 빙긋 미소를 지었다. 사실 리오는 봐준 것이 아니었다. 헬즈 타임은 발동 시 역학적 운동 법칙을 완전히 무시해야만 하기 때문에 중간에 힘을 빼거나 하면 사용자 자신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 리오는 뒤로 물러난 뒤, 다시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미안, 어쨌든 다시 시작하자.”

몸을 일으킨 지크는 먼지가 묻은 머리를 털며 가까스로 디바이너의 등에 맞은 복부를 쓰다듬어 보았다. 상당한 충격이 있었기에 처음엔 호흡이 곤란했지만 지금은 그런 대로 괜찮았다. 지크는 자세를 바로 잡으며 리오에게 시선을 돌렸다.

‘‥잠깐이지만, 느껴졌어‥! 다시 한번‥!!’

“‥하앗‥하아아아아앗‥!!!!!”

지크는 자세를 잔뜩 낮춘 채 기를 집중하기 시작했다. 기가 웬만큼 모아진 순간, 지크는 무명도를 뒤로 돌린 후 짧게 중얼거렸다.

“‥받아 봐라, 뇌천살‥!!!”

그때, 리오의 앞으로 엄청난 살기가 밀려왔고 리오는 이를 악물며 디바이너를 거머쥐었다. 곧, 지크의 강렬한 공격이 리오의 머리 위에 날아들었고 리오는 약간 단순한 그 공격을 방어한 뒤 반격할 준비를 했다.

“‥?”

지크의 공격을 받은 찰나, 리오는 자신의 머리카락들이 갑자기 살랑거림을 느꼈다. 피부도 그랬고, 일순간 그의 전신에 시원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바람‥?’

순간, 지크의 공격이 개시되었고 리오는 황급히 그 공격을 피하기 위해 애를 썼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엄청난 스피드의 공격이었다. 칼이 닿지 않았어도 범위 안의 옷자락 등이 찢겨질 정도였다. 사실 리오는 지크의 뇌천살을 이전까진 본 일이 없었다. 지크도 실전에서 뇌천살을 써 본 일은 단 두 번뿐이었다. 이름 그대로 천 번의 베기를 하는 기술이었기에 리오로선 모두 막아내기가 힘겨웠다.

“쳇!!”

콰앙–!!!

수백 번의 공격을 받던 도중, 리오는 디바이너로 공격을 막아내었다는 느낌이 들자마자 어깨로 지크의 몸을 강하게 들이받았고 한참 공격을 하던 지크는 생각지 못했던 반격에 큰 충격을 입으며 뒤로 날아가 버렸다.

“크앗–!!!”

지크는 등으로 바닥을 주욱 긁으며 밀려나 버렸고, 겨우 지크를 떨궈낸 리오는 한숨을 내쉬며 지크를 바라보았다.

“‥이 녀석‥!!”

리오의 팔을 타고 붉은 선혈이 흘러내렸다. 지크의 몸을 어깨로 받는 순간 그 역시 일격을 당한 것이었다. 말하자면 크로스 카운터였다.

“‥헤헷‥.”

지크는 누운 채 흐린 하늘을 바라보았다. 대규모 위성 공격에 의해 날려진 먼지 때문에 회색빛으로 변해 버린 하늘‥. 그러나 그 하늘도 움직이고 있었다.

바람에 의해. 그가 각성해야 할 힘에 의해.

“‥헤헤헷‥하하하하하하하핫–!!!!!!”

지크는 크게 웃으며 핸드 스프링으로 몸을 일으켰다. 입에선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왼팔로 입가를 문지른 그는 씨익 웃으며 리오를 바라보았다.

“‥그런 대로 괜찮았지? 헤헷‥바이론 녀석에게도 한 방인가 맞췄던 기술이었는데, 너 역시 별수 없구나. 헤헤헷‥.”

리오는 지크가 예전과 같은 반응을 보이며 웃자, 쓴웃음을 지으며 팔에서 흐르는 피를 떨궈 내었다.

“‥짜릿했지. 어쨌거나 기분이 괜찮아진 것 같구나 지크.”

“물론! 자, 계속 해 볼까!!!”

지크는 무명도를 양손으로 잡은 뒤,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곧이어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지크의 몸 주위에 기류가 강하게 흐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와 함께, 리오는 지크의 몸에서 엄청난 기가 느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쯤 각성했군. 좋아‥!!”

리오는 씨익 웃으며 왼손에 파라그레이드를 거머쥐었다. 기를 주입해 날을 생성한 그는 자신의 기를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그의 몸에선 푸른색의 기가 매섭게 분출되기 시작했다. 그의 기가 한껏 끌어올려지자, 주위의 지면이 진동을 하였고 그 진동을 몸으로 느끼며 아란은 부숴진 자동 판매기에서 미리 빼 두었던 캔커피를 그제서야 따며 옆에 앉아 있는 레베카와 츄우에게 말했다.

“본 스토리는 지금부터야. 후훗‥.”

그러나 레베카와 츄우의 귀엔 아란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자신들이 그때 처음 상대했을 때의 리오와 지금의 리오가 뿜어내는 기의 차원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하아아아아앗–!!!!!!”

콰아아아앙–!!!!!

이윽고, 리오의 일격이 지크의 무명도에 꽂혔고 그와 동시에 주위는 기와 기의 충돌에 의한 폭발이 일어나 사방으로 아스팔트와 건물 파편을 날렸다. 이전까지 둘이 충돌한 것은 장난으로 보일 정도의 엄청난 일격이었다. 리오의 오른손 일격을 받아낸 지크는 자신의 주위가 상당히 함몰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아까와는 달랐다. 밀리지 않았다.

“아직이다‥. 아직이다 리오–!!!!”

뒤쪽으로 빠르게 물러선 지크는 자세를 정비한 직후 리오에게 파고들었고, 지크는 기류가 한껏 휘감긴 무명도의 일격을 리오에게 선사했다.

“이거나 먹어랏–!!!!”

퍼어엉–!!!!!

지크의 공격을 받아낸 순간, 리오의 뒤쪽에 있는 아스팔트들이 조개껍질 날아가듯 부숴지며 일직선으로 날려가 버렸고 리오는 자신의 팔에 예상한 것 이상의 압력이 밀려오자 인상을 구겼다.

“제법 하는구나 지크!!! 그러나 여기까지다!!!”

리오는 일갈을 터뜨리며 지크의 턱을 발로 올려 찼고, 자세가 경직되어 있던 지크는 멀찌감치 날아가 건너편 건물의 벽에 처박히고 말았다.

“크앗!!!”

지크는 건물 벽을 뚫고 내부까지 밀려 들어갔고, 리오는 그 틈을 이용해 두 검을 교차하고 손에 마법진을 생성시켰다. 마법검이었다.

“마법검, 화이어 크레이브–!!!”

디바이너와 파라그레이드, 두 개의 검엔 곧 폭염이 솟아올랐고 리오는 즉시 지크가 쓰러져 있는 건물을 향해 솟아 오르며 두 개의 검을 강하게 휘둘렀다.

“끝장을 내 주겠다!!! ‘크림존 슬래쉬’–!!!!!!!”

건물의 벽에 검 두 개를 꽂아 넣은 리오는 곧바로 건물을 일직선으로 내려 그었고, 그와 동시에 지크가 처박혀 있는 건물은 주위의 건물을 휘감으며 대폭발을 일으켰다.

“세, 세상에!!! 지크 선배–!!!”

넬은 사방으로 흩어지는 건물 잔해들을 바라보며 건물이 있던 자리를 향해 소리쳤다. 리진은 겁에 질린 얼굴로 챠오를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자, 장난이 아닌가 봐‥!!”

리오는 공중으로 몸을 띄운 후 화염에 휩싸인 건물 잔해들을 내려보았다. 그가 들고 있는 검은 아직도 마법검의 영향 때문에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리오는 검 끝을 아래로 향하며 크게 소리쳤다.

“어서 튀어나와 지크!! 아직 가르쳐줄 게 많단 말이다!!!”

그에 대답하듯, 건물 잔해를 뚫고 불길에 휘감긴 무언가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불길은 빠른 속도로 사라졌고, 그 안에 있던 지크는 약간 그을린 얼굴을 장갑 등으로 닦으며 리오에게 소리쳤다.

“웃기지 마라!! 누가 누굴 가르쳐!!!!”

“흥, 몸으로 느끼게 해 주겠다!!!”

리오와 지크는 곧바로 공중에서 격돌하기 시작했고, 그 광경을 보던 츄우는 기분 좋게 캔커피를 마시고 있는 아란의 팔을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며 나지막히 말했다.

“저 사람들 말려야 하는 거 아니니‥?”

“후훗, 설마 서로 죽이기야 하려고. 구경이나 계속 하자. 재미있는데?”

아란은 캔을 손으로 살짝 흔들며 말했고, 츄우는 계속 격돌 중인 리오와 지크를 다시 바라보며 힘없이 중얼거렸다.

“재미있기보다는 무서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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