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156화
백일몽 주식회사의 현장탐사팀 직원들은 간절히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기에, 목숨 걸고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자기 소원을 이루기 위해 동료든 민간인이든 미친 괴담이든 이용해 먹을 준비가 된 사람이 직원 대다수라는 것!
오로지 자기 소원을 위한 복지 포인트만 중요한 사람들.
그 대표 주자 같은 세 사람이 내 눈앞에 있었다.
물론 그 인성이 꼭… 소원 때문만은 아닌 것 같지만.
“대리님, 아까 새끼 인어 만났을 때 뒤처진 분들은….”
“관심 없어.”
“조랑말 씨, 물론 잡혀간 분들은 정말 안타깝지만… 그분들 운명인 거죠. 저희는 빨리 전진할까요? 아이템을 찾아야 하잖아요….”
“그렇죠, 그렇죠. 근데 그분들 잡혀가시다가 장비라도 흘리셨을 수도 있으니까 제가 한번 쓱… 하하하!”
“…….”
정말 한결같은 인간들이다….
‘저 인간들한테 새끼인어가 사실 어린애라고 말해봤자….’
씨알도 안 먹힐 것 같다. 도리어 그걸 토대로 더 뽑아먹을 구석 있을지 고민할 인간들이다. 안면이 있어 봤자 소용없군.
아니, 애초에 내가 지금 본 모습으로 나설 수도 없는 상황에 안면 같은 건 원래부터 쓸모없긴 했다.
나는 무너진 가로등이 드리운 검은 그림자에 길거리 동물의 모습으로 숨은 채, 골목 여기저기를 뒤지는 백일몽 주식회사 직원들을 살폈다.
그런데 그때….
“조용.”
진나솔이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숙였다.
“인어다.”
“…….”
“새끼야.”
세 직원은 모두 숨을 죽이고 골목 벽에 붙어 섰다.
꺄르르르르….
소리가 들린다.
아이의 웃음소리 같은 것이.
‘하.’
온몸이 차갑게 굳는 것 같지만… 확인은, 해야 한다.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네발을 부드럽게 수축해 뛰어 담벼락 위에 소리 없이 올랐다.
그렇게 골목 너머로의 시야가 살짝 트인 순간 마침내, ‘새끼 인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꺄르르르르….
이상한 것이다.
이상했다. 인간을 흉내 내는 작은 몸체들이 감염된 도시의 부서진 대로를 걷고 있다.
개중에는 정교하거나 사람의 표정까지 흉내 내듯이 히죽거리는 것들도 있었으나, 어떤 것은 이미 얼굴이 궤양으로 다 부풀어 올라 자기 멋대로 맥동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아래 끔찍한 점막!
점막이 함께 맥동할 때마다 바람이 새며 어린아이의 웃음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났다.
분홍색 궤양 덩어리, 녹빛 살덩이, 오염된 덩어리가 다리를 타고 길게 늘어져서 꼬리처럼 질질 끌린다.
죽은 자들의 소지품과 옷가지.
아무렇게나 걸친 것들이, 마치 기를 쓰고 사람을 속이려는 것처럼 보였다….
사실, 다 무구한 어린아이라는 걸 아는 내 눈에도.
“…….”
식은땀이 날 정도로 등골과 수염이 바짝 선다.
본능이 알려준다.
도망쳐야 한다.
감염 유체와 마주칠 시.
최대한 눈에 띄지 말고 도주하여 거리를 벌릴 것. 실패 시 매뉴얼 없음. 실패한 직원에 대한 구조 시도 권장하지 않음.
감염 유체들이 기괴한 행진처럼 대로를 뛰어 내려온다. 골목의 나와 백일몽 직원들은 모두 숨을 죽였다.
그리고 다른 골목에서 누군가 튀어나왔다.
사람이, 감염 유체와 마주친다.
“……!”
그러나 그 사람은 벌써 감염 점액을 뒤집어쓰고 관절부가 궤양 덩어리로 뒤덮여 조종당하는 것이다.
가망 없는 모습.
감염된 자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으나 비명은 지를 수 있었다.
입이 있으니까.
“악!! 아아악! 악!”
감염 유체들이 웃음을 터트리며 달려든다.
꼬리처럼 달린 촉수 덩어리가 앞으로 징그럽게 쇄도한다.
감염된 자의 배에 붙은 궤양이 활짝 열리고, 피와 점액과 말로 할 수 없는 것들을 터져 나오게 만든다.
“악, 하아아악, 허으으…….”
‘꿀’을 수집 당하고, 당하고….
나는 발을 옹송그리며 그 시간을 견뎠다.
이윽고, 비명이 사라진다.
“…….”
절명한 사람을 지나쳐, 꼬리처럼 늘어진 궤양에 피와 점막을 가득 수집한 감염 유체들이 다시 행진한다.
인어동상으로.
감염의 종양, 생물재해의 군집으로.
꺄르르르르….
“…….”
소리가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골목길의 세 직원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 꼬리에 잡히면 그대로 끝이라는 거죠?”
“어.”
도망쳐야 하는 이유였다.
감염 유체의 꼬리에는 치명적인 마비를 유발하는 점액이 분비되며, 한 번만 찔려도 즉시 근육의 움직임이 영구적으로 상실된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감염되면, 그 사람은 이미 죽었다고 봐야 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대체 이 괴담이 어떻게 C등급 판정을 받았는가 싶을 것이다.
‘아주 확실한 클리어 방법이 있어서지.’
그리고 동전의 양면처럼, 클리어 방법도 사실 저 감염체들에 있다.
퉁, 투투퉁….
다시 대로에서 낯선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이번엔 감염 유체들이 아니다.
다 큰 인간 같은 형체들.
그러나 크기가 커지며 그 정교함이 뭉개진 것 같다. 흐느적거리는 그것들에게 더는 표정이 없다.
꼬리로 보이던 궤양 덩어리 끈은 마치 핏줄처럼 변하여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대로 저 위로 길게 늘어진다.
군집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인간의 모습을 거의 탈피한, 마치 군집이 사람을 유혹하기 위한 미끼 같은 모양새로 변한 것들.
…감염 유체가 최종적으로 변이하게 되는 모습으로 추정되는 것.
일반 감염체는 군집에 완전히 흡수되어 신경 말단처럼 움직이는 것으로 파악됨.
하나의 개체라기보다 일종의 부속 부위로 보임.
나비 가면 대리의 눈에 약간의 의욕이 돌아왔다.
“나왔네.”
그러니 마주친 위험이 감염 유체가 아닌 일반 감염체일 경우.
“잡아.”
사살하여 증거물을 채취할 것.
세 직원이 나가서 감염체를 유인하고 사살한다.
일반 감염체의 경우, 의외로 군체와의 연결 끈이 끊길 시 쉽게 말라비틀어져 사망한다.
“…….”
증거물을 제시할 시, 도시에 남은 탈출정에 탑승하여 해당 어둠을 클리어할 수 있다.
그러니까… 어린이들은.
감염된 채 이용당하다가 궤양 같은 저 생물이 전신에 완전히 번지면, 이지를 상실하고 괴생물체로 변하는 것이다.
요원들이 방문할 때마다 애들이 사라지는 이유.
완전히 감염되어서 죽으면, 저렇게 기괴한 생물재해의 군체와 하나로 연결되어 일부가 되기 때문이었다….
‘…X발.’
나는 토기를 참으며 앞발을 꽉 쥐었다.
욕지거리가 치밀어오르려고 한다.
사실상 저 지경이 되면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탐사기록에서 몇 번이나 읽었던 일인데도 생리적 거부감이 털을 쭈뼛 서게 만든다.
“증거 수집 완료!”
“좀 닥쳐.”
“앗 넵넵.”
이윽고 세 직원은 ‘인어’를 사냥해서 그 증거로 꼬리 안에 달린 감각 기관 같은 것을 채취하는 것에 성공했다.
그 모습이 묘하게 감염된 사람에게서 피와 점막을 채취하던 새끼인어들의 모습과 겹쳤다.
저들은 이제 이곳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즉시 탈출정을 향해 달려가는 대신, 계속 골목을 뒤지고 전진한다.
‘…두 번째 목표가 있기 때문이지.’
백일몽 주식회사 직원들의 행동 양상에 익숙해졌다면 바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템.’
이 어둠이 C등급으로 판정을 받았음에도 일반 조에 담당으로 배부되지 않은 이유.
‘그 규모와 단서들을 고려할 시 더 큰 비밀이 숨겨져 있을 수 있음’이라는 판단하에 아직도 연구팀 산하인 이유.
지원자를 받아서 탐사를 진행하곤 하는데… 항시 지원자는 부족함이 없는 이유.
‘이유가 있지.’
여기서 발견된다는 ‘단서’ 그 자체이기도 한 아이템 때문이다.
이 멸망한 도시에서 찾을 수 있는, 아주 신비하고 경이로운 문명의 흔적이 있었다.
일명….
‘천사의 한숨’.
* * *
“아이씨, 그 한숨이고 뭐고 없잖아.”
“조용히 해.”
정장을 입고 기묘한 가면을 쓴 백일몽 주식회사의 직원이 골목 한편에서 투덜거렸다.
신비한 문명이 있었으나 이미 멸망하고 괴생물체와 오염, 공포스러운 습격만 남은 이곳에 들어오는 건 포인트 때문만은 아니었다.
사실 이번 탐사는 제보다 젯밥에 관심 많은 지원자로 구성되어 있었다.
천사의 한숨.
소라고둥 모양의 아이템으로, 이 도시의 주택가 내외부에서 가끔 발견되는 물건이었다.
그 진가는 이 아이템을 귀에 가져다 댔을 때 나온다.
고둥 속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허밍을 들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상처가 치유되고 기운이 솟았다.
치유용 아이템.
당연하지만 어둠 탐사에 도움이 되는 물건에, 백일몽 주식회사가 매입하는 몇 안 되는 품목이라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니는 직원들이 많았다.
그래봤자 이미 몇십 번이고 탐사한 곳이기에 이제는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점점 더 위험한 중앙으로 들어가거나, 남들이 찾아내지 못한 비밀 공간을 찾아야 했다.
그러다가 감염체에게 걸리는 경우도 부지기수고 말이다.
지금 저 직원들처럼.
“아아악!”
‘병신새끼.’
백사헌은 아까 지나온 저편 골목에서 들리는 비명을 들으며, 자신이 선택한 동행객들에게 짧게 만족했다.
‘밀치고 오길 잘했잖아.’
여기 인간들은 제정신 아닌 것들이지만, 아이템에 홀려서 저런 단기적 안목의 바보짓은 안 하니까.
그는 꼬리에서 채취한 탈출정 입장권을 만지며 입꼬리를 티 나지 않게 씰룩거렸다.
‘클리어 준비도 끝났고.’
이제 아이템 찾아다니면서, 여차하면 옆 사람들은 인어 먹이로 주고 도망가는 식으로 하면… 잠깐.
방금.
뭐가 지나갔지 않나?
‘…어?’
백사헌은 눈을 깜박였다.
분명, 골목 아래 가로등 그림자 속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와서 모퉁이 너머로 간 게, 시야 외곽에서 보였던 것 같은데.
그는 황급히 동행객들을 체크했으나 그들은 반응이 없었다.
‘내가 잘못 본 거라고?’
살면서 자신의 감각과 판단만을 절실히 의존했던 백사헌은 그 결론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렇다고 A조 대리에게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 대신 행동하도록 유인하기가 쉽지 않은 인간상이다.
-야. 7년 동안 인어밖에 안 나온 어둠에서 새로운 괴물 같은 소리를 하고 싶으면 똑바로 묘사를 해.
-한 번만 더 방해하면 넌 두고 간다.
‘그러고도 남을 새끼야.’
아 X발. 아이템 수색할 시간도 없는데.
아깝지만 그는 이를 갈며 골목 모퉁이를 경계하고 있기로 마음먹었다.
그때였다.
휙.
골목의 가로등에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아까 자신이 봤던 그 검은 무언가가 틀림없었다. 그 실루엣은….
삼각형 귀와 유선형 몸체, 네 발.
……후, 뭐야.
익숙한 것이다.
‘고양이 새끼였잖아.’
백사헌은 짜증스럽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저건 인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거치적거리는 길짐승 중 하나일 뿐이다.
그렇게 생각….
‘……어?’
순간.
백사헌의 등 뒤로 차가운 소름이 지나갔다.
생물재해-인어 외에는 아무런 생명도 발견된 적 없는 어둠 속에서.
길고양이가 있을 리가.
“…!”
백사헌의 식은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식이 돌아간다.
그리고 고요히, 다른 직원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살짝, 안대를 들어 올렸다…. 그 속에 감춰져 있는 역안의 보라색 장비로 위험을 확인하기 위해.
그리고.
위험을 보았다.
“…!”
끔찍한 붉은 헤일로가 골목의 모퉁이 너머로 넘실거렸다.
드리운 그림자에서도 보인다. 쥐, 바퀴벌레, 날개, 이빨, 길거리에서 목격할 수 있는 온갖 비천한 유해 생물의 군집 같은 것이 넘실거리고 있다.
아냐.
고양이가 아니다!
저건 네발짐승이 아냐. 뭔가 잘못됐다! 인어다! 아니, 인어보다 위험한 것, 그러니까, 저 헤일로 특유의 모양은 어디서 본 것 같은….
‘……김솔음?’
백사헌은 퍼뜩 고개를 들었다.
“너 뭐해.”
“아, 아니요.”
그는 뻣뻣한 목으로 다시 골목 모퉁이를 보았다….
그림자는 없었다.
모퉁이 너머의 붉은 헤일로는 거짓말처럼 사라져 있었다.
“…….”
그는 수색하는 척, 뻣뻣한 발걸음을 옮겨서 모퉁이로 향했다.
심장이 뛰었다.
그리고 모퉁이를 도는 순간, 보았다.
……바닥에는, 먼지를 날카로운 손톱 따위로 가르고 적은 것 같은 글귀가 적혀 있었다.
죽음을 준비할 것.
“……!!”
* * *
어휴.
‘분위기 조성 완료.’
이걸로 여차하면 백일몽 주식회사 직원들을 유도할 기초판은 짰다.
나는 골목을 달리며 한숨을 참았다.
‘역시 백사헌 눈 성능 좋네.’
내가 준 눈 모양 장비의 효과는 역시 확실한 것 같다. 솔직히 교환으로 받아온 세뇌 만년필과 수지타산이 안 맞는 수준 같기도 하고.
‘나는 스파이라 의심받을까 봐 한 번도 못 썼다고….’
아이템이 귀중해지니 별생각을 다 하게 되는군.
어쨌든 상황 자체는 직접 눈으로 보고 파악했다. …감염체가 판치는 곳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서로 죽이는 아비규환을.
지옥을.
‘…토할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시간, 정보, 힘.
그 모두가.
‘…대체 여기서 애들을 어떻게 구하냐고.’
충격이 가시니 현실이 보인다.
답이 없다.
‘이거, 요원들한테 말하면 차라리 다 인도적 사살하는 편이 낫겠다고 말할 확률도 보이는데….’
내 한 몸 챙기기도 벅찬 판처럼 보인다.
게다가 말이다. 어차피 오늘 해가 지는 순간, 나는 요원들과 함께 이 초자연 재난에서 나갈 것이다.
안다.
당장 이 끔찍한 진실을 알았다고 나한테 구할 책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 코가 석 자라 그냥 무시하는 편이 마음 편하다는 것을.
대충 몸 사리면서 하루 때우고 나가는 게 적당한 해결책 같았다.
하지만….
‘…왠지 불길해.’
이미 나는 이 양면성을 알아버렸다.
그런데 내가 어린아이로 취급받아서 무사히 ‘재난관리국’의 방식을 토대로 탈출할 수 있을까…?
‘…못할 가능성도 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좀 더 깊게 알아보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들을 하나라도 더 구할 수 있다면… 좋고 말이다.
그리고 워낙 의미심장한 구석이 많은 괴담이라, 더 파다 보면 의외로 차후 내 생존에 도움이 될 만한 아이템이나 의외의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좋아.’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자.
일단 약속된 오후 시간 전까지는 내가 모습을 보이지 않더라도 현무 1팀 요원들이 찾지 않을 것이다.
넓은 공간에 아이들도 흩어져 있으니 못 마주쳐도 어색하진 않으니까.
‘방법, 쓸 만한 방법….’
나는 이제 디테일이 많이 흐려진 머릿속 <어둠탐사기록>을 뒤져서 혹시라도 힌트가 없는지 고민했다.
인어무덤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더라도 유사한 괴담을 뒤지다 보면 시도할 만한 파훼법이 떠오를 수도….
어, 잠깐만.
“…!”
아.
‘있었지.’
이 인어 무덤이 언급된 다른 어둠탐사기록이…!
심지어 그 어둠은… 내가 이미 경험해 본 것이다.
‘…좋아.’
시도해 본다.
나는 다시 네발걸음을 옮겼다.
달린다.
괴생물의 감염으로 멸망한 도시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나, 날렵한 네발짐승의 몸이니 좀 낫다.
‘작으니까 회피하기가 쉽네.’
점액과 궤양을 피해 달리는 내 목적지는 분명했다.
‘서쪽 외곽.’
감염 군체와 먼 곳.
그중에서도 특히… 궤양 덩어리가 적어 비교적 안전하게 느껴지는 곳.
하지만 아이템이 있는 주택가가 아니기에 백일몽 직원은 누구도 찾지 않는다.
새끼 인어…들도, 없다.
그래서 탐사가 더딘 곳이다.
‘여기 어딘가… 그렇지.’
찾았다.
반쯤 무너지고 헌 건물들 틈 사이로, 지반이 붕괴하며 아래로 파묻혀 반지하가 된 작은 벽돌집의 문이 보인다….
그리고 그 문의 구석을 잘 들여다보면, 이런 글귀가 보이는 것이다.
달빛 타투샵
“…!”
내가 이전에 봤던 것보다 더 화려한 필기체로, 문 끄트머리에 작게 새겨져 있다.
“…….”
찾았다.
달빛 타투샵의 뒷문.
Qterw-C-1642(인어무덤)에서도 연결된 문을 발견했으나, ‘예약 손님만 받는다’라는 문패가 걸려 있었음.
이는 정문이 아닌 폐쇄된 뒷문으로 보임.
해당 문을 열고 안으로 잠입하려는 모든 신호 실패.
달빛 타투샵에 대한 이런저런 목격담 중 하나였다.
하지만 목격담 대부분에서 타투샵 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문은 닫혀 있었고, 백일몽이 확보한 방문 기록은 내가 사용했던 ‘공실입니다’를 이용한 것을 제외하면 없었다.
실제로 저 문에도 밖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듯한 작은 유리창이 쪽지로 아예 가려져 있다.
현재 예약 손님만 받습니다.
이거 말이다.
‘…예약이 된 건 아니지만.’
똑똑.
나는 앞발로 정중히 문을 두드린 후, 문 아래로 준비한 쪽지를 밀어 넣었다.
앞발로 쓰느라 힘들었다.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타투 커버업 받았던 사람인데, 관련해서 문의드릴 것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
그리고 몇 초 후.
들렸다.
달칵.
뒷문의 잠금이 풀리는 소리.
“…!!”
됐다.
나는 뒷다리로 뛰어올라 문고리를 잡아 열고, 문이 닫히기 전에 재빨리 안으로 들어갔다.
달빛 타투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