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214화
[그럼 다시… 좋은 아침입니다. 특수 부서 등록번호 130666 직원님. 출근 준비는 다 끝나셨습니까?]
[이런, 보조직들이 준비가 늦구만~ 경비 3팀 반장, 자네 청소부나 경비원 노릇만 하다 보니 아예 외출하는 방법을 까먹은 건가? 손이 아니라 앞발이 다 됐군, 하하하!]
[…….]
[…이봐, 듣고는 있나?]
[뭐 어쨌든, 드디어 보조직들이 특수 부서 직원님을 잘 이송할 준비가 된 것 같군요. 바로 오늘의 근무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아마 오소리 저 친구는 알 텐데, 마침 보안팀에도 연락이 간 사항이라고 합니다.]
[영업팀 직원들에게서 의문스러운 요청이 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회사는 좀 특별한 약을 만드는 제약 회사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에 걸맞게, ‘특별한 고객’들을 두기도 합디다…. 뭐, 사회의 유용한 윗분들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분들께는 이 백일몽 주식회사의 영업사원들이 직접 방문 판매를 하러 가기도 합니다. 대금이 크면 정기 배달도 가끔 있지요.]
[그런데 바로 이 물약을 정기 배달하러 간 영업팀 배달직들이 말입니다. 방금 백일몽 주식회사에 정식 구조 요청을 보냈습니다…. 기묘한 현상을 겪고 있다면서요.]
[그런데 이게 참 재미, 아니, 쏠쏠한 어둠 냄새가 나지 뭡니까?]
[왜냐하면 이 영업팀 사람은 자기를 여기서 꺼내 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자꾸만 답을 알려달라고 하더군요!]
[자기 말로는 무언가에게 쫓겨서 방에 갇혀 있다는데, 정답을 모르겠답니다. 누굴 믿어야 할지, 어딜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고 횡설수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전부터 이 집에 정기 배달을 올 때마다 가끔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느니, 오싹했다느니 같은 소리를 하더군요. 바로….]
[비가 오는 날이면 말입니다. 오늘처럼.]
* * *
창밖에서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다.
콰광.
천둥이 이명처럼 울리고 지나간다.
신경이 곤두선 상태로, 정장을 입은 직장인 둘은 서울 외곽에 있는 이 주택에 들어와 소파로 안내를 받은 참이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후우.’
백일몽 주식회사의 영업사원, 영업팀의 일명 ‘배달직’ 이진영 주임은 한숨을 쉬며 넥타이를 매만졌다.
자신들을 이 집으로 들여보내 주고 ‘방문을 알리겠다’라며 위층으로 올라가는 중년 여성은 이미 뒷모습만 보인다.
아마 고객의 가족은 아니리라.
‘이 집에서 집안일 하는 사람이겠지.’
회사에서 아주 특별한 커스텀 약을 개발해서 공급할 정도로 잘난 사람들이 직접 청소와 설거지를 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약은 직접 산다는 게 신기하네.’
힐끗, 상사가 들고 있는 상자를 보았다.
그들은 이 자리에 ‘특별한’ 물약을 소개하고, 판매하러 왔다.
입사하고 나서야 이 백일몽 주식회사가 탈모약뿐만 아니라 좀 더 특수한 약을 개발하며 판매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원료가 무언가…… 대중적이지 않고 특별하다는 것도.
‘무슨 인체에서 추출한 성분… 이런 건 아니겠지.’
불법적인 냄새가 좀 나서 거북했지만 뭐, 현대 사회 대기업치고 아슬아슬하게 편법의 가도를 달리지 않는 집단이 어디 있겠는가. 자신은 그냥 깊게 관여하지 않고 일하고 월급이나 타면 되는 것이다.
…좀 찝찝하지만.
‘영업직 일이 다 그렇지 뭐….’
그리고 이 집에 정기 배달을 하러 온 건 처음이었다.
상사가 휴가를 낸 사람을 대신해서 자신을 데려온 것이다.
“대리님, 괜찮으세요?”
“음. 좋진 않아.”
소화 기관이 썩 좋지 않은지 안색이 나쁜 회사원이 음울히 대답한다.
‘힘든 고객은 아니라고 했는데.’
…비 때문인가?
주임은 여기 오기 전에 했던 대화를 떠올렸다.
오늘의 정기 배달 고객에 대하여.
-그냥 뭐, 적당히 진땀 빼면 영업 뛸 만한 그런 고객들이긴 한데…. 비 오는 날 그 집이 좀 느낌이 안 좋아서 말이지.
-느낌이 안 좋다고요?
-어. 그… 터가 안 좋은 느낌 있잖냐. 사고 난 터널 같은 곳 가면 느껴지는 거, 모르냐?
-음….
-난 혹시 몰라서 부적도 하나 챙겨온다니까.
그렇게까지?
‘그냥 본인 컨디션이 안 좋은 거 아닌가.’
좀, 습기 차고 어둑하도록 흐린 날씨에는 으레 기분이 안 좋기 마련이다.
‘집 좋기만 하구만.’
주임은 내심 어깨를 으쓱하며, 서울에 위치한 고가의 타운하우스 안을 둘러보았다.
고급스럽고 깨끗하다.
남이 청소해 주는 부잣집다웠다. 주임은 약간의 박탈감을 느끼며 먼지 한 점 없는 바닥을 보았다.
그러다 문득, 보았다.
‘…어?’
소파 밑에 허름한 무언가 있다.
무심코 손을 뻗어서, 그것을 집어 들었다….
얇고 매끄러운 질감.
‘…스케치북 종이?’
아이가 쓸 법한 것이다. 무심코 그 종이를 뒤집었다….
배고파
어린아이가 삐뚤빼뚤 적어놓은 것 같은 글씨가 나타났다.
글자의 주변에는 동그라미와 작대기로 이루어진 어설픈 사람 형상이 다양한 색상의 크레파스로 몇 개 그려져 있다.
다른 가족을 그린 걸까?
“야, 오신다.”
“아.”
주임은 일단 종이를 소파 옆에 두고, 위층에서 나타난 고객님들을 맞이했다.
“안녕하십니까!”
“그래요. 반가워요.”
의외로 부드러운 말투를 쓰는 부부였다.
“배달 오셨나요?”
“맞습니다!”
상사는 표정을 바꾸고 능숙하게 고객을 응대했다.
“항상 받으시는 C등급입니다.”
그 손에서 밀봉된 상자가 넘어간다. 부부 고객은 상자를 열어 그 안의 연두빛 액체가 든 병을 확인하고,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건 대체 뭘까.’
백일몽 물약에 대해 잘 모르는 영업 직원은 그저 힐끔댔다.
회춘이라도 시켜주는 걸까?
어쨌든 저 특별한 물약의 대금은 그 자리에서 치르지 않으며, 소문으로는 사실 치르는 게 돈도 아니라는 말이 있다.
‘회사가 하는 일을 도와준다고 하던데….’
아마 불법 소지가 있는 일을 덮어주거나, 낙찰 비리 같은 게 엮여 있지 않을까 영업 직원은 짐작했다.
물론 입도 벙긋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이후 상황은 으레 정기 배달답게 돌아갔다.
자리를 뜨기 전에 비위를 맞추며 분위기를 온화하게 만드는 것. 그래서 거래가 계속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 말이다.
그리고 영업 직원은 평소 그랬듯이 겉핥기식 스몰 토크감을 떠올렸을 뿐이다.
“아, 자녀분이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시나 봅니다.”
“…네?”
“요걸 두고 가셨더라고요.”
영업직원은 아까 본 그림을 떠올리며 손을 뻗어 소파를 더듬었다. 그러니까 분명히 여기에….
“배고프다고 적어놓은 귀여운 크레파스 그림이요. 그게….”
…어?
눈을 깜박였다.
맨 소파의 가죽 촉감만 느껴진다.
휙 고개를 돌려봐도, 그림이라고 부를 만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다, 분명 소파에 뒀었는데….
“무슨 종이?”
“아.”
설명을 위해 고개를 돌리자, 의아한 듯 자신을 보는 부부가 보였다.
“우리 큰애는 이미 독립했는데. 대학생이에요.”
“그…러시군요.”
집에 아이가 없는데 이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는 반응이다.
젠장!
어딘가 미심쩍은 듯 그를 보던 부부는 곧 ‘약을 보관해 놓고 오겠다’라며 일어났고, 그들이 자리를 뜨자마자 상사는 부하직원을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노려 보았다.
“너 미쳤냐?”
“죄송합니다.”
하지만 억울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아니, 그런데 분명히 있었는데. 대리님도 보셨죠?”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스케치북에서 찢은 것 같은 그림 말이에요. 애가 낙서해 놓은 것 같은…….”
저런 거.
“아!”
영업 직원은 무심코 자리에서 일어나서 발견한 것 가까이 갔다.
주방 식탁 아래에 깔린 카펫 밑에 반쯤 가려진 종이가 보였다.
“야! 지금 뭐 하는 건데.”
“이거 보이시죠? 이런 거였거든요.”
그는 종이를 뒤집었다. 아마 이것도 뒷면에 아이의 그림이나 글씨가….
아퍼
배고파
아퍼
나가고십따
종이를 채운 삐뚤빼뚤한 글씨들.
그리고 그 글씨 주변을 가득 채운 엉성한 가족 그림들.
그 어른들은 손에 검은 막대기와 올가미를 들고 있으며, 얼굴이 있을 부분에는 시뻘겋고 꺼먼 기이한 이목구비가 그려져 있다.
마치 종이 밖을 노려보듯.
“…….”
오싹함이 등골을 타고 올라온다.
심상치 않다.
이런 건 보통, 학대받는 어린이가 심리상담 같은 곳에서 그리는 것 같은…….
“저, 대리님. 이거 한번 확인은 해봐야….”
“야.”
상사가 등을 툭 쳤다.
“우리 교육받을 때 제일 먼저 알려준 속담이 뭐였지?”
“…….”
“기억나지?”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
-고객에 대하여, 판매 물품의 성능에 대하여 알려고 하지 말라.
무지.
보통 영업직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을 정확히 반대로 거스르는 교육이었다.
그래서 가장 처음 강조하듯이 교육한 것이기도 할 터이다.
“그래, 그거야. 너는 아직 우리가 배달하는 약이 뭔지도 모르지?”
“…….”
“최대한 모르는 게 좋은 거야.”
고객도 마찬가지다.
모르는 게 좋다.
“…….”
나가고십따
영업 직원은 그림과 문구를 한 번 내려다보다가, 결국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상사가 그의 등을 두드렸다. 영업 직원은 종이를 접어서 도로 바닥에 두기 위해 몸을 숙였다.
“그래. 이제 조심해서 나가….”
나가
뚝.
“……!”
갑자기 집안의 불이 모두 나갔다.
새카맣게 변한 어둠 속, 두 영업사원은 당황하여 서로를 잡았다.
어둡다.
“저, 정전인가?”
“네, 그런 것 같은데….”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보통 갑자기 집이 어두워지면, 자신들처럼 소리를 내거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대화하기 마련 아닌가?
하지만 적막한 어둠 속, 창밖에서 내리는 빗소리만 정적을 채우고 있다.
후두두두두두둑…….
“…저기요!”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어두운 집안은, 마치 숨죽이고 있는 것처럼 희미한 윤곽만이 보인다….
스산함.
“…….”
“……일단은 나가서 바깥 좀 보자. 다른 곳도 정전된 건지 확인하자고.”
둘은 현관으로 향했다.
비가 내려서 어둑어둑할 뿐 아예 보이지 않는 수준은 아니라서 현관까지 가는 건 무리 없었다.
하지만 어딘가… 거북하다.
‘…비 냄새.’
습기에 젖은 흙냄새가 난다.
잘 관리되는 집안에서 날 것 같은 냄새가 아니다. 주임은 어쩐지 기분 나쁜 느낌에 숨을 옅게 쉬며 발을 내디뎠다.
앞에서는 상사가 주머니에서 뭔가를 잡아서 만지고 있는 듯했다.
저게 그 부적인가?
“이거 잠금이… 잠깐만.”
그리고 현관의 잠금장치에서 애를 먹는 듯했다. 낯선 데다가 어두운 탓이다.
“제가 해볼까요?”
“그래. 근데….”
“너 그 종이 왜 계속 들고 있어?”
고개를 돌렸다.
왼손에 들린 종이가 보인다.
종이에서 뚝뚝, 물이 떨어지고 있다….
‘아.’
비 냄새는 여기서 나는 거였….
삐빅.
우드득.
“…….”
소리.
주임은 뻣뻣이 굳은 고개를 다시 앞으로 돌렸다.
현관의 잠금장치를 잡고 있던 상사가 이쪽을 돌아보고 있었다.
아니.
목만 돌아간 거였다.
쿵.
목이 반대로 꺾여 절명한 신체가 장난감처럼 쓰러졌다.
“…….”
충격으로 몸이 굳었다.
시체.
죽은 상사의 돌아간 얼굴에서 구멍마다 체액이 흐르기 시작했다.
눈물, 콧물, 침이 복도에 흐른다.
빗물처럼.
“힉, 히으익, 힉….”
데구르르르….
죽은 자의 손에서 작고 둥근 기계가 굴러떨어져서, 직원의 손에 닿았다.
직원은 반사적으로 그것을 잡으면서도, 생각했다.
텅 빈 머리에 이명이 울린다.
이게 뭐지?
이게… 무슨 상황이지?
그 순간.
“세상에, 죄송해요! 갑자기 정전이 일어나서 놀라셨겠어요.”
“괜찮으십니까?”
당황한 부부의 목소리가 들렸다.
위층에서 부르는 건지 약간 막힌 듯한 소리였으나, 중요한 건 사람의 목소리라는 점이다.
“아…!”
훅 현실감이 돌아왔다.
안도감과 공포, 경악, 어쩔 줄 모르겠는 감각.
그는 죽은 상사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며 겨우 입을 달싹였다.
“아니! 아니….”
“어디 계세요? 괜찮으신 거 맞지요?”
“이 집이 주택이다 보니까 간혹 이렇게 정전이 나는데… 세상에. 깜짝이야.”
간신히 숨을 고른 영업 직원이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종이를 패대기쳐 버리려 손을 들었….
거짓말쟁이
종이의 바뀐 문구.
그리고….
머리를 스치는, 것.
“어디 계세요??”
…….
“저기.”
입이 열린다.
목소리가 떨린다.
“분명히 그러셨죠. ‘큰 애는 이미 독립했다’라고.”
“네? 그렇죠. 그게 왜….”
그런데.
“…‘큰 애’라는 표현은, ‘작은 애’가 있을 때 쓰는 거잖아요.”
…….
“그럼 ‘작은 애’는 어디 있나요?”
죽음 같은 침묵.
“저기요?”
“늦었네.”
“늦었어.”
영업 직원은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위층 계단의 반대 방향.
“늦었다.”
“늦었어.”
소름으로 뒷목이 마비되는 것 같다.
생존본능이 외친다.
뭔가 잘못됐다.
숨어야 한다.
하지만 어디로?
그는 떨리는 손으로 다시 종이를 펼쳤다. 툭. 비에 젖은 흙과 먼지가 바닥에 떨어진다.
그러나 그것에 기겁하기도 전에, 내용물이 드러난다.
글자가 또 바뀌었다.
“…….”
화장실욕조
‘화장실?’
고개를 들자, ‘Bathroom’이라는 팻말이 붙은 문이 보인다.
영업 직원은 찰나의 순간 갈등하다가, 결국 화장실 옆의 문을 열고 들어가서 문을 잠갔다.
“힉.”
어둑한 팬트리 안의 실루엣이 공포스럽게 드러났으나, 일단 숨을 고른다.
그리고 숨을 죽였다.
…위층에서부터,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으니까.
터벅, 터벅.
“늦었네.”
가까워진다.
점점 가까워진다, 발소리가 터벅터벅 점점 더 커지더니….
“늦었다.”
문 앞에 섰다.
직원은 다시 울음과 숨을 죽였으나, 결국 문고리를 잡는 소리가 들린다….
찰칵.
“…….”
“…….”
다음 순간.
직원은 깨달았다.
문을 연 게 아니다.
바깥에서도 문을 잠근 것이다.
“늦었네.”
“늦었어….”
이게 뭐지?
내가 지금 무슨 판단을 하고 있는 거지?
뭐지?
“아….”
“조금 쉬고 계세요.”
“지금은 방법이 없네요.”
무슨 말을 믿었어야 했던 거지?
영업 직원은 혼란 속에서 손을 부들부들 떨며 다시 종이를 펼쳐 들려다가, 반대편 손에 잡고 있던 것을 깨달았다.
‘상사의 부적.’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처음으로 제대로 확인한다….
‘…삐삐?’
그건 무선호출기였다.
몇십 년 전에 반짝 유행했던, ‘삐삐’라고 불리는 허름한 작은 전자기기.
그 위에는 상사가 이미 입력해 놓은 듯 ‘505’가 입력되어 있었다.
그건….
‘…SOS!’
필사적인 뇌가 해석 값을 도출해 낸다.
‘어디로 연결되는 거지?’
어쩌면 부적이라는 표현은 진짜 부적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거였나?
동아줄을 잡는 심정으로 영업 직원은 허겁지겁 손을 뻗어서 그것을 눌렀다. 전송 버튼처럼 보이는 버튼을 닥치는 대로 연타한다.
“제발, 제발….”
그리고.
[접수 진행 중.]
“…!”
사무적 목소리가 나온다.
작은 속삭임처럼 귓가에 울리는 형태로.
[보안팀을 호출하시겠습니까? 비용이 부가됩니다.]
“네, 네!!”
뭔지는 몰라도 도움이 필요했다. 도움이!! 제발!
“누, 누굴 믿어야 하는지, 아니, 어디로 가야, 저, 저 좀 알려주세요. 답이 뭔지 모르겠어요.”
[접수 진행 중.]
직원은 횡설수설,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을 말한다. 수상한 집, 비 오는 날, 그림, 거짓말.
아이!
“이거 그린 어린애는….”
“보육이 필요한 아이가 있나요?”
“아아아악!”
영업사원은 뒤로 넘어졌다.
기이한 목소리가 나온 삐삐가 바닥에 떨어진다.
그리고 떨어진 자리에 생긴 검은 그림자 속에서, 마찬가지로 검은 인영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접수 완료]
[보안팀 배정]
백일몽 주식회사의 보안팀 제복을 갖춰 입은 직원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