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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216화


둔탁한 머리가 눈앞의 어둠을 보며 사고한다….

위키에서 삭제된 무명찬란교의 괴담.

그러나 이곳에 존재한다. 그건….

‘…삭제 기록으로라도 존재하기 때문인가.’

일단 추천수가 충족되어 위키에 등록되었으나 등재 기준 부적합으로 차후 삭제된 것들은 ‘삭제된 괴담’으로 찾아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괴담은 정말로 무명찬란교에서 만들어놓은 권능인가?

아니면, ‘무명찬란교와의 연관성 미달’로 삭제되었으니 별개인가.

……나를, 이 기괴한 육체로 부른 이곳은, 대체 어떤 구조의 세상인가…….

혼란은 느릿하게 무너진 뇌를 타고 퍼진다.

연기가 흔들린다.

“…괜찮아?”

목소리가 들린다.

오소리 가면 쓴 자다.

화장실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대화를 원하는 듯하다.

대기

그러나 나는 판단해야 한다.

그러니까, 이렇게 무명찬란교의 소속일 가능성이 있는 괴담이 백일몽 주식회사의 손에 들어가게 되면 과연 어떤 영향이나 부작용이…….

…….

…….

그게 중요한가?

중요하지 않다.

괴담의 유래와 근본성, 모순에 대하여 내가 고민하는 것은 의미 없으며, 나에게 주어진 과업은 오로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그것이 내 근로 계약의 목적이며, 다른 것들은 필요하지 않다.

내가 할 일은 하나다.

확인 작업 진행 중

백일몽 주식회사 꿈결 생산에 적합한 어둠인지 판정하는 것.

그 기준점 세 가지.

1. 클리어를 통한 꿈결 수집이 가능한 것.

2. 매뉴얼을 바탕으로 생존 귀환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

추론할 수 있다.

아마도 유의미한 클리어 방식은, ‘비가 그칠 때까지 빗물에 절대 접촉하지 않으며 버티는 것’이다.

비 오는 날의 홀림.

직접적인 살육과 폭력보다는 꾀어냄에 근원이 있는 괴담이기 때문에 스스로 정신을 지키며 방문을 걸어 잠그는 것만으로도 생존 확률이 있다.

탐사기록이 쌓이면 행동 패턴을 유추할 수도 있을 것이다.

‘1, 2번 사항 적합.’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조건.

3. 격리 혹은 보관이 용이한 것.

…….

나는 빗물이 들어찬 욕조를 들여다보며, 손가락으로 천천히 턱을 두드렸다.

견적을 낸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조건 충족

: 적합한 어둠

그리고.

이송 가능한 형태로 제압 진행

업무를 진행했다.

“노루야? 지금….”

나는 안개로 욕조 속 빗물을 덮었다.

안개에 가려진 것은 이제부터 원형을 되찾을 것이다.

불필요한 묘사와 기록을 삭제하여.

본연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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