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231화
엘리베이터 내부에 내려앉은 침묵이 무겁게 끌어내리듯, 공간이 하강한다.
아래로.
까마득한 심연.
지하 96층으로.
“…누르셨네요?”
그렇다.
갑자기 괴담의 아득한 심연으로, 가늠도 되지 않는 깊은 심층부로 향하는 선택지를 골랐다.
…갈등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나는 아직 내가 나온 꿈 배양기를 마주하고 이성을 찾을 자신이 없다.
하지만….
‘바꿔 말하자면, 그걸 제외하고는 두렵지 않다.’
지금 나는 공포를 느끼지 못하는 상태.
브라운의 말대로 앞으로 서서히 내 이성처럼 감정 역시 회복될 것이라면, 그 이후부터는 이 본관 지하의 유쾌연구소를 탐사할 때마다 공포에 떨게 되겠지.
‘그 전에 파악할 수 있는 건 파악해 두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일종의 예방주사다.
[아, 반복을 통해 두려움을 없애는 작용이로군요. 고전적이고 검증된 학습법입니다….]
[다만, 옆에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군요.]
호유원.
[그 또한 생방송의 묘미라면 묘미겠지만, 불편하다면 그냥 버려두는 편은 어떻겠습니까? 진행자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살짝 거들지요!]
…….
아니, 일단은 데리고 갈 것이다.
[음?]
‘걸고 있는 사원증이 신경 쓰여.’
호유원의 목에 걸린 유쾌연구소의 사원증.
나는 그것을 다시 힐끗 보았다.
놀랍게도 이것과 동일한 형태의 물건을 이미 나는 본 적이 있다.
바로 프로토타입 배양기가 있던 지하의 꿈 배양실, 그곳의 죽은 직원이 가지고 있던 카드키 말이다.
유쾌 연구원
■■■
‘유쾌’와 이름이 적힌 부위가 펜으로 거칠게 지워져 있던 것으로. 배양기를 가동시키는 것에 사용했었다.
아마 지금도 그대로 그 배양기에 꽂혀 있을 것이다…. 다른 누군가가 뽑아가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렇더라도 내가 회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 사원증을 걸고 있는 게 이 유쾌연구소 괴담에서 정확히 어떤 작용을 하는지 한번 관찰하는 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나와 눈을 마주친 호유원은 내가 버튼을 거침없이 누른 것에 잠시 당황하는 듯했던 기색을 없애고 또 웃고 있다.
얼굴은 여전히 다 터진 채다.
“깜짝 놀랐어요. 노루 님, 용감하시네요.”
…….
“용기가 있는 만큼 탐사도 잘하시겠죠? 저는 열심히 따라다닐게요.”
진짜 짜증 나는 자식이다.
나는 그 말을 무시했다.
섬뜩하도록 빠르게 내려가던 엘리베이터 층계의 음수는 이윽고 목적지에 도착한다.
지하 96층.
띵동, 여전히 경쾌한 알림음과 함께 문이 열린다….
그리고.
평화로운 복도가 보였다.
“…….”
사무실에서는 간간이 웃는 소리나 키보드를 경쾌히 누르는 소리가 들리나… 그것이 전부이다.
마치 지하 2층으로 다시 올라온 것처럼, 더없이 정상적인 모습.
그래서 더 이상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노루 님?”
…….
“노루 님, 안 내리시나요? 평범한 사무실 복도인데… 설마, 무서우신가요? 많이 무서우시면 눈을 가리고 계세요. 제가 살짝 밀어드릴….”
경고 1
사유 : 업무 방해 (고의성)
누적 경고 : 1 / 징계까지 2
“네? 저는 도움을 드리려고 했을 뿐인데… 정말 슬프네요.”
후우.
“그리고 징계를 제대로 집행하실 수는 있을지도 걱정이 되네요. 아까는 실패하셨잖….”
징계 집행 성공의 증거
: 스스로의 왼쪽 얼굴 확인
그제야 조용해졌다.
‘제발 입 좀 다물고 있어라….’
왜 얼굴 반절이 쥐어 터지고도 저 모양이란 말인가.
어쨌든, 나는 바닥의 먼지와 사무실 문 앞 기척을 주의하면서 앞으로 발을 디뎠다.
엘리베이터를 나선다.
저벅, 저벅.
발소리는 최대한 죽인다. 공포는 없어도 경각심은 있다.
연기를 두텁게 감쌌다.
‘분명히 뭔가 있다.’
천천히 걸어서 복도의 끝까지 간다.
…….
그러나 노을빛이 비치는 평화로운 유쾌연구소의 복도에는… 아무런 특이 사항도 없었다.
그저 고요한 사무실 복도다.
“정말 이상하네요…. 그렇죠?”
나는 가장 기척이 없는 사무실의 문손잡이를 잡았다.
“아. 그 사무실에 들어가 볼까요? 하지만 그 안에는 어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