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冬天) – 603화
“예, 약소전주님. 실은 귀교(貴敎 : 암흑마교를 높여 부른 말)에서 배신자들의 소식을 전해왔을 때 긴급 회의를 하고자 했으나 본각(本閣)은 그에 앞서 본의 아니게 전력을 투입하지 않을 수 없는 의뢰가 들어온 상태였습니다. 그리하여 그 의뢰로 윗분들 전부가 이번 일에 투입되었기에 이런 사정으로 소인이 약소전주님을 모시러 왔던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진노를 거두어 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말은 되므로 동천은 수긍하는 표정을 지었다.
“흐음! 그런 일이 있었다니 이쪽으로서도 뜻밖이로군. 그럼 그 의뢰 내용이 무엇이었기에 전 살수들을 투입하다시피 해야만 했던 것인가?”
교관은 일종의 묵계(默契)라고 할 수 있는 살수집단의 의뢰 내용을 동천이 알려고 하자 어처구니가 없는 동시에 불쾌함을 금치 못했다. 그로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동천이 순간적인 호기심으로 내뱉은 말임을 알 턱이 없었던 것이다. 다행이 곁에 있던 양위가 같은 살수계에 몸담고 있는 자로서 그 대신에 나서주었다.
“소전주님. 살행에서의 의뢰 내용은 타인에게 절대 알려줘서는 안 되는 것이 철칙입니다. 의뢰자의 비밀이 새어나간다면 그 누가 살인을 청부하겠습니까.”
‘내가 한다, 새꺄.’
괜히 심술이 난 동천은 속으로 투덜거린 뒤 표정의 변화 없이 양위의 말을 받았다.
“그걸 내 어찌 모르겠는가. 본 소전주는 다만 이제 곧 한 식구나 다름이 없을 처지인데 굳이 숨길 이유가 있을까 싶어 물어보았던 것일세. 헌데, 아직은 은중각 쪽에서 한 식구가 될 차비가 덜 된 듯 싶군.”
은중각의 교관은 동천이 대놓고 먹겠다는 야욕을 드러내자 분노하면서도 자신이 나서서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었기에 대충 얼버무려 넘어가기로 했다.
“자세한 것은 제 소관이 아니어서 확실한 답변을 드리지 못하는 점 죄송합니다. 그보다…… 이제 소인의 안내를 허락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오해가 풀렸냐는 뜻이었다. 동천은 여기까지 와서 계속 버티면 옹졸한 인간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해서 내키지는 않았으나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이를 말인가. 당장 출발하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약소전주님!”
지가 감사해하지 않으면 어쩔 거냐고 속으로 생각한 동천은 살짝 뒷짐을 지고 교관을 따라 나섰다. 아래층에서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좌봉공 염화수(炎火輸)와 오행은살수(五行隱殺手)들은 동천이 내려오자 살며시 일어나 대기했다. 그런 모습에 어쩐지 기분이 좋아진 동천은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뒤 객잔을 나왔다.
“약소전주님, 저희 쪽에서 조그마한 성의로 준비한 마차이옵니다. 이쪽으로 오르시지요.”
자신의 전용 마차에 오르려던 동천은 교관의 말에 시선을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다.
‘어? 육두마차네?’
화려함도 화려함이지만 말이 여섯 필이라는 점에서 동천은 마음이 동함을 느꼈다. 그는 곧 자신의 사두마차와 비교할 것도 없이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하하, 마다하면 무안할 것이니 어쩔 수가 없구먼.”
동천이 허락하자 양위가 문을 열어주는 척하면서 내부를 미리 살폈다. 뒤늦게 양위의 행동을 간파한 도연은 내심 깨달은 바가 있어 다음부터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와 반대로 아무 생각 없이 마차에 다가간 동천은 뒤따라오는 도연에게 명했다.
“너는 내 마차에 오르거라. 명색이 약소전주의 마차인데 비워둘 수는 없지 않겠느냐.”
도연은 내심 수긍할 수 없었지만 동천이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었다. 소전주의 전용 마차에 살각의 인물들을 태울 수는 없었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그는 화정이의 존재를 믿고 물러나야만 했다.
“명을 받듭니다.”
“음, 그래.”
동천은 의외로 순순히 물러나는 도연의 모습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지만 처음 타보는 육두마차가 머릿속을 떠나질 않자 깊게 생각 않고 넘어갔다. 내부는 바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넓어 보였는데 뒤쪽에는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고 앞쪽에는 편히 누울 수 있는 구조여서 마음이 내키는 대로 행동하기에 편하게 되어 있었다.
“누추하지만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습니다.”
동천은 만족해하며 생각했다.
‘자식이 누추하다고 생각했으면 더 좋게 꾸밀 생각은 못하고 말로 때우려 하네? 하여간 살수 자식들이란……. 쯧쯧.’
마음속까지 만족하면 벼락이라도 떨어지는 것일까? 끝끝내 불평을 늘어놓은 동천은 미소하며 대답했다.
“훌륭하네. 이 정도면 되었지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하지만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은중각에 도착한다면 더욱더 바랄 것이 없겠네.”
약소전주의 뒷말을 그냥 넘기기엔 부담스러웠는지 안도의 표정을 짓던 교관은 곧 표정을 추스르고 허리를 숙였다.
“그것이라면 염려 붙들어 매십시오. 일주일 내에 도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교관의 억양으로 보아 일주일도 최대한 빠르게 잡아서 이야기한 것인 듯 보였다. 그래서인지 동천은 두말 않고 마차에 올랐다. 뒤이어 오른 화정이는 마차의 내부가 놀라웠던지 연신 입을 벌리며 다물지를 못했다.
“우와! 우와! 동천, 이것 좀 봐봐. 식탁이야, 식탁!”
알고 봤더니 먹을 것을 좋아하는 그녀인지라 식탁에서 눈을 떼지 못한 것이었다. 그런 화정이가 가리킨 것은 그리 크지 않은 이인 용 식탁이었지만 마차 안에 식탁이 준비되어져 있다는 것은 확실히 신선한 감이 있었다. 더군다나 마차 내부의 크기를 고려하여 아담한 크기의 식탁을 놓아서 그런지 창가에 옮겨 놓고 달리는 마차 안에서 식사를 하면 전혀 색다른 맛을 느낄 수도 있을 듯 보였다.
“화정아, 조용히 하고 앉거라.”
폼을 잡은 주인의 명령에 화정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헤헤.”
실없이 웃는 화정이를 바라본 교관은 이런 일에 좀 모자란 듯한 여인을 대동했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었지만 무언가 사연이 있는 것이라 여기고 궁금해하지 않았다.
“소인은 마부석에 동승할 것이오니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라도 물어봐 주시길 바랍니다.”
동천은 끝까지 폼을 잡았다.
“음, 그리 하겠네.”
그 대답을 끝으로 마차가 스르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곤 점점 속력을 내며 나아갔다. 주위에 보는 이가 없어 화정이의 허벅지를 베고 편하게 드러누운 동천은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심심해졌는지 마부석의 교관에게 질문을 던졌다.
“은중각은 역사가 좀 된다고 들었는데 크게 부각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교관은 재빨리 대답했다.
“높게 평가해주시어 감읍할 따름입니다. 사실 본각은 4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유래 깊은 살수 문파입니다만 100여 년 전, 혈류문(血流門)과의 분쟁으로 크게 원기를 상하게 되어 그 위세가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 상태입니다. 통탄할 일이라고 할 수 있지요.”
동천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혈류문? 거기가 뭐 하는 곳이지?’
처음에 은중각이란 문파가 있는지도 몰랐던 동천이었기에 혈류문 또한 생소하기 그지없었다. 그렇다고 물어보자니 체면상 용납이 안 되는 고로, 그는 눈동자를 빛내며 자신의 특기를 발휘했다.
“음, 혈류문이라면 내 들어서 잘 알고 있지. 독하기로 꽤 유명했다던데?”
동천이 아는 척하자 나머지는 교관이 알아서 설명해주었다.
“그래봤자 본각에 멸문한 놈들입니다. 같은 살수계에 몸담고 있는 자들이 남의 의뢰를 가로챘으니 멸문을 당해도 싸지요.”
그제야 살수 문파였다는 것을 알아낸 동천이었지만 멸문했다는 소리를 들어서인지 바로 관심을 끊었다.
“그래야지. 자고로 거지 밥그릇과 살수의 의뢰는 빼앗아 먹는 것이 아니라고 했으니 혈류문은 멸문을 당해도 싼 게야.”
교관은 안면을 꿈틀했다.
‘윽! 저 놈이 비교를 해도 하필 그따위 비교를…….’
듣기에 따라서는 살수와 거지를 동등한 입장에 놓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덕분에 교관은 기분이 상했지만 참는 수밖에 없었다.
“지,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동천은 교관이 겨우 참고 말하자 이어서 물었다.
“그건 그렇고 내 아까 듣자하니 환영혈을 배신자로 취급하던데, 혹시 미리 수작을 부리려는 것은 아니겠지?”
니들이 머리를 굴려서 전대의 환영혈이 저지른 일과 은중각은 아무런 연관도 없음을 주장하려는 것이냐는 물음이었다. 이에 신중해진 교관은 아까 넌지시 말을 꺼낼 때는 아무 말이 없다가 정작 생각지도 못한 때에 그 이야기를 꺼내자 고약한 놈이라고 욕하면서도 서둘러 대답을 해주었다.
“감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사실 그자들은 모반을 꾀하려다 실패하고 도주한 사악한 자들입니다. 대외적으로는 은중각의 명성에 금이 가지 않도록 은퇴한 것으로 공표했던 것인데, 마지막 죽는 순간에까지 이렇게 속을 썩일 줄은 저희로서도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지요.”
여기에서 동천이 수긍을 한다면 모든 오해가 풀어지기 때문에 바보가 아닌 이상 상대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리가 없었다.
“아아, 그런 건 내 알 바가 아니고 또 알고자할 생각조차 없으니 더 이상 언급하지 말게.”
“아, 네에…….”
어린놈이라 깊이 생각 않고 흥미로워할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자 교관은 영악한 놈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일단 운은 띄워 놓았으니 차후 각주께서 거론하시는 데에는 문제가 없겠군.’
은중각 존폐의 문제가 걸린 사안인 만큼 신중하기 이를 데가 없어야 했지만 공교롭게도 일이 터지기 3일 전에 황금 3천 냥의 의뢰가 들어와 각주를 포함한 장로들이 대거 움직인 터라 골치가 아프기 그지없었다. 다행이 떠난 지 닷새 만에 연락이 닿아 각주만 되돌아오고 있는 중이었고, 동천 일행이 도착하는 일주일 안에는 은중각에 도착할 듯 싶었다.
벅벅!
“응?”
어디에선가 무언가 딱딱한 것을 긁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상념에서 깨어난 교관은 두리번거렸고 어렵지 않게 뒤쪽의 닫혀진 창문 쪽에서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잘못 들었을 수도 있어서 계속 그곳을 바라보았는데 잠시 후에 똑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벅벅!
환청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한 그는 작은 창문 한쪽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새하얀 물체가 재빠르게 튀어나오는 것이 아닌가!
“엇? 아…! 고양이로군.”
고작 고양이가 튀어나온 것을 보고 움찔했던 것이 창피했던지 교관은 자신의 옆을 지나 마부의 머리 위로 올라가 앉은 호연화를 괘씸하게 바라보았다.
“나, 나리. 소인의 머리 위에 고양이가…….”
마부 또한 적잖이 당황했던지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호연화가 동천의 고양이인 줄 알고 있었던 교관은 섣불리 떼어내려다 마차에서 떨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이었기에 빙긋 웃으며 자신 쪽으로 넘어 오도록 유인했다.
“나비야, 이리 오너라. 쭈쭈쭈쭈. 이리와, 나비야.”
고개를 갸웃한 호연화는 흥미가 동했던지 살짝 뛰어 교관의 무릎에 착지했다.
“야옹.”
“하하, 그래 착하구나. 상으로 먹을 것을 주마.”
얼른 품을 뒤져 육포 한 조각을 떼어준 교관은 호연화가 넙죽 받아먹자 서너 차례 육포를 떼어주다가 장난이 동하여 품속을 뒤지는 척하며 말했다.
“잘도 먹는구나. 또 상으로 먹을 것을 주마. 자, 먹거라.”
재빨리 내민 교관의 손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러자 호연화가 조그마한 앞발을 살랑거리며 교관의 손바닥을 긁어댔다. 육포가 있을 줄 알았는데 어찌된 일이냐고 묻는 듯 했다. 만면에 미소한 교관은 검지를 내밀며 호연화의 눈앞에서 왔다갔다 움직였다.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하하, 있는 줄 알았는데 없네?”
약간의 조롱이 섞인 교관의 대답에 호연화가 울음소리를 높였다.
“야옹∼.”
그럴 리는 없었지만 거짓말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듯 보였다. 재미있어진 교관은 호연화의 턱을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정말이야. 거짓말 같으면 이 손가락을 깨물어도 아무 말 안 할게.”
콰직!
“끄아아아악!”
그로부터 정확히 일주일 후에 도착한 동천 일행은 어느 전각의 내실로 안내되어 여장을 풀었다. 덕분에 은중각 내부가 분주해졌는데 사람이 하나 이상 모이게 되면 차후에 벌어질 전개를 놓고 저희들끼리 추론해보거나 걱정해하며 한탄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것 못지 않게 은밀히 오가는 이야기가 있었으니…….
“자네, 그 이야기 들었는가?”
친구의 물음에 사내는 미리 짐작하고 손을 휘휘 내저었다.
“무슨 이야기 말인가. 암흑마교의 문제라면 나는 더 이상 하고픈 생각이 없네.”
그러자 사내의 친구가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그것 말고 약소전주라는 애송이를 마중 나갔던 송(松) 교관의 일 말일세.”
사내는 그제야 관심을 보였다.
“송 교관님? 그 분이라면 인재 양성에 지대한 공헌을 세우신 훌륭한 분이 아니신가. 헌데 그분은 왜?”
친구는 사내가 송 교관을 존경하는 듯 하자 약간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이건 확실한 정보통이니 곡해하지는 말게나. 아 글쎄, 그 송 교관이 약소전주가 기르는 고양이에게 손가락이 물려서 검지가 잘렸다지 뭔가?”
사내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뭐? 고양이에게 물렸는데 손가락이 잘렸다고?”
사내의 친구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심하다는 투로 말했다.
“그렇다네. 쯧쯧, 도대체 어떻게 처신했기에 고양이에게 손가락을 잘렸는지 원.”
“저런 병신 같은 놈…….”
사내가 바로 태도를 바꾸어 송 교관을 욕하자 그의 친구는 아무리 자신의 친구지만 의리도 없는 놈이라고 내심 욕하며 사태를 수습했다.
“아아, 너무 병신으로 몰아 부치지 말게. 안 그래도 손가락 병신인데 대놓고 병신 병신하면 듣는 병신이 기분 나빠할 테니까.”
“쉿! 저기 그 병신이 지나가네.”
졸지에 병신으로 지목된 송 교관은 천한 것들 둘이서 자신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자 이상하게도 기분이 나빴다. 그러나 그들을 상대할 시간이 없었기에 그냥 지나쳤다. 잠시 후 목적했던 곳에 도착한 그는 동천에게 이곳이 마음에 드시냐고 물었고, 그렇다고 대답한 동천은 주고받듯 그에게 물었다.
“그건 그렇고 각주님은 언제쯤 뵐 수 있는 것인가.”
교관은 대답해주었다.
“내일 조반을 드신 후 사시(巳時 : 오전 9시부터 11시) 전후(前後)에 뵙기를 청하셨습니다. 아무래도 긴 여행에 피곤하셨으리라 여기시고 그렇게 시간을 정하셨나 봅니다.”
곁에 있던 좌봉공 염화수는 암흑마교의 위세에 눌리지 않고 당일이 아닌 다음 날에 만나기를 청하자 제법 대가 쎈 놈이라고 생각하며 기특해했다.
“허허, 이곳의 주인이 그러자는데 손님이 뭐라 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하겠다고 이르게.”
비꼰 듯한 대답처럼 들린 교관은 혹여 심기가 상한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마음에 어쩔 줄을 몰라했다.
“감히 저희 멋대로 시간을 정했겠습니까. 다만 저희는 좌봉공님을 비롯하여 약소전주님의 일행 분들께서 본각에 도착을 하셨음에도 사정상 마중을 나오지 못하셨던 것이오니, 송구스럽지만 내일까지 기다려주신다면 확실하게 오해를 푸실 수 있으실 겁니다.”
동천은 비꼬듯이 물었다.
“흥, 이곳 은중각의 사람들은 피치 못할 사정들이 상당히 많군. 그래, 어떻게 오해를 풀어준다는 말인가. 설마 그것조차 이야기할 수 없다는 말은 아니겠지?”
교관은 더욱더 저리는 검지를 매만지며 대답했다.
“각주님께서 내일 직접 해명을 하시겠다고 말하시며 기회를 주신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답까지 꼭 해드리겠다고 말씀을 전해달라 하셨습니다.”
상응하는 보답이란 소리에 동천의 얼굴이 비로소 풀렸다. 정확한 보답의 내용은 몰랐지만 받는 것에 인색할 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호오, 그렇단 말인가? 알겠네. 그럼 내일을 기대함세.”
물고 늘어질 줄 알았던 교관은 그게 아니자 잠시 당황했지만 생각 외로 일이 쉽게 풀리자 그제야 안도할 수 있었다.
“이렇게 금방 이해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